오는 2012년까지 서울 시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최소 1개 이상 영재반이 설치될 전망입니다. 영재교육 대상자를 선진국 수준인 전체 학생의 2-3% 수준으로 올리겠다, 이게 이제 서울시교육청 방침인데요.
참 취지는 좋은데 이게 또 우열반으로 변질이 돼서 여기 들어가려고 사교육 늘어나고 이렇게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영재학급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그리고 시민단체 함께 만나보죠.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의 허동 과장,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의 박범이 지부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허과장님께서 영재학급에 대한 계획, 목표, 효과 설명을 해 주시죠?
◆ 허동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장
영재교육진흥법이 2000년도에 제정되었고, 동법 시행령이 2002년도에 제정되었으니까 영재교육은 2003년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년 이제 7년째가 되는 해인데요. 지난 6년 동안 시행하면서 어느 정도 인프라도 구축되었고, 노하우도 생겨서 영재교육의 양적, 질적 성장의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현재 실시하고 있는 영재교육 운영을 살펴보면 주로 방과후나 주말, 방학 동안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풀아웃 제도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우리도 이제는 방과후나 주말영재교육에서 벗어나서 운영의 다양화 측면에서,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단위 학교의 영재학급 운영을 실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서울시에 있는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다 한 반 이상씩 영재가 많을 경우에는 두 반을 만들 수도 있고 이런 건가요?
◆ 허동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장
그 부분을 좀 말씀을 드리면, 영재교육진흥법시행령에 보면, 영재학급에서 영재교육을 수업 시간 중에 실시하는 경우에는 교과 활동 외에 재량활동 및 특별활동 등의 형태로 해야 한다, 이렇게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단위 학교에서의 영재교육은 현행 법령상 학교 교육 과정에서 교과 활동이 아닌 재량활동 또는 특별활동 시간에 한해서 운영할 수 있고요.
우리 교육청에서 실시하려고 하는 영재학급은 모든 초중고에 개설하는 게 아니라 여건이 성숙된 학교로부터 신청을 받아서요. 영재교육진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됩니다. 그래서 선별 규정을 하려고 하고요. 그렇게 2012년도까지 전체 학생의 1-3%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박범이 지부장님,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시는 건가요?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영재를 발굴하고 키워져야 할 그런 필요성과 취지에는 당연히 동의를 하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보시는 겁니까?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지금 미국이나 이스라엘이나 이런 나라에서 영재가 10%까지도 발굴이 된다, 우리도 확대를 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요. 그런 나라들은 아예 어린 아이들, 유아 때부터 국가가 나서서 영재 발굴을 위한 전면적인 프로그램을 가동을 하고, 적정기에 그런 아이들의 영재성을 점검을 해서 아주 다양한, 삶의 전체적인 것들을 점검을 해서 영재성을 개발하고 일부러 키워주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 전혀 없이 가운데 뚝,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 대상, 이렇게 해서 영재 발굴을 억지로 만드는 형국이라서, 취지는 좋으나 형태와 어떤 방법은 옳지 않다, 오히려 사교육이 더 늘어날 우려만 하나 만들어진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도 아예 시작 안 하는 것보다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쭉 10년 간 실시하는 게 나은 것 아닌가요?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실시를 진즉에 하려면 했었겠죠. 기존에는 왜 안 했겠습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만큼 연구하는 시간이 필요했겠고. 또 하나는 영재라고 하는 것에 대한 개념이, 모르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쓰는 개념하고 우리가 용역으로 연구한 결과가 같은지의 결과에 대해서도 아직 영재교육이란 것에 대해서 그렇게 활발하게 일반적인 초중고 교육에 대한 교육과정이나 이런 것들의 연구 성과와 달리, 활발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충분히 준비가 안 됐다고 보시는 거군요?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그렇죠. 어떤 합의를 가지고 영재라고 말할 것이냐, 수학 과학을 잘 하는 게 영재냐?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과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BestNocut_R]
◆ 허동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장
네, 말씀 잘 들었는데요. 사실 영재교육에 관련돼서는 우리 헌법에도 31조에 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은 권리를 가진다” 능력에 따라서 권리를 가진다, 이렇게 돼 있어요. 그래서 거기 ‘능력에 따라’ 라는 말은 영재아로서 잠재 가능성을 가진 학생들은 그 능력에 따라서 교육 시킬 의무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또 영재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것조차도 우리 영재교육진흥법에 정의가 돼 있어요. 제2조에 보면 “영재라 하면 재능이 뛰어난 사람으로서 타고난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하여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자를 말한다”
◇ 김현정 / 진행
지부장님 말씀은 그게 좀 애매하다는?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애매합니다. 그래서 여러 선진국 학자들이나 우리나라에도 여러 학자들이 많이 나오고 계셔서 논의가 그동안에 많이 됐습니다. 대체로 받아들여지는 영재 개념이라고 할까 그런 부분은요. 렌쥴리라는 미국 영재교육전문 학자가 있어요. 세고리 모형이라고 흔히 얘기하는데요. 그 분은 세 가지를 얘기했는데, 평균 이상의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부분,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강한 과제 집착력을 구비해야 된다, 이런 세 가지 모형으로 영재를 얘기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박범이 지부장께서 말씀하시는 건 그 기준이란 것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 물론 취지는 좋지만 자칫하면 이게 우열반으로 명문대 진학반이 되지 않겠느냐, 이 걱정인 것 같은데요?
◆ 허동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장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항상 있어 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영재교육이 우수 학생에 대한 특별한 교육이라는 일부 왜곡된 인식이 상존하고 있어서 사교육에 영향을 끼칠 거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그러나 영재교육은 개인이 갖고 있는 타고난 잠재 능력을 개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을 뿐이고, 상급 학교 진학에 대한 혜택은 없습니다. 또 영재를 선발할 때 다단계 3-4단계의 다단계 선발을 하거든요. 영재성을 그렇게 측정 선발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의한 사교육은 저희가 배제하려고 노력을 분명히 하고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박범이 지부장님, 답변을 주셔야겠네요?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상급 학교의 진학의 어떤 인센티브, 어떤 이점을 주지 않는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지금 가령 작년 2008년이죠, 2008년 봄에도 서울과학영재학교가, 기존에 있는 서울과학고가 전환되는 거죠, 영재 학교로. 그런 발표를 하고 그러면서 그때만 해도 벌써 영재사설학원이 굉장히 많이, 뭐라 하죠, 호기를 맞은 상담인들과 학부모들의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영재학원이 또 따로 있나요?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그렇죠. 학원이 따로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제가 사는 곳에 유치원 버스에 영재 중학교, 영재 고등학교 대비, 라고 하는 걸 유치원 버스에 붙이고 다닙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디 사세요, 서울 사십니까?
◆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서울입니다. 그런 상황인데, 이것들이 특정한 어떤 학교를 입학하는데 상급 학교 진학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거의 이건 학교 현실을 전혀 눈 감고 외면하시거나 전혀 돌아보시지 않은, 학부모들의 처지를 생각하시지 않은 그런 이론에 지나지 않는 현실입니다.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과장님 이런 우려에 대한 대비책도 가지고 계십니까?
◆ 허동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장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우려를 항상 저희는 의식을 하면서 영재 선발에서부터 교육 내용, 이런 데까지 전부 그런 것과 관련해서 사교육 시장을 유발시킬 수 있는 부분을 배제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구체적인 것들은?
◆ 허동 서울시교육청 과학영재교육과장
영재 선발과 관련해서 방금 말씀하신 대로 3-4단계 걸친 다단계 선발을 하고, 그 중에서 영재성 검사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개발하는 게 아니고요. 교육개발원에서 개발해서 16개 시도가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명문대학 진학을 위한 학급 되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씀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런 내용도 사실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은 교과서 내용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나 또는 교과서 내용이라도 다른 접근 방법이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네요.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8(목) 영재학급 찬반토론 - 허동 서울교육청 영재교육과장 vs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200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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