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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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주호영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노력한다'=협의와 합의의 중간"
20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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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 방향, 여야의 방향이 좀 다른데요. 먼저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국회법 개정 이야기하기 전에 당내 문제를 먼저 여쭙겠습니다. 지금 여야 협상이 타결되자마자 한나라당 안에서는 당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고 있는데요. 협상에 참여했던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이 비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주호영

우선 먼저 새해 벽두부터 볼썽사나운 난장판 국회 모습을 보여드려서 국민들께 실망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서 여야의 잘잘못을 떠나서 국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의 말씀 먼저 드리겠습니다.

협상의 승패와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각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질범 혹은 테러범이 생긴 경우에 인질범을 처벌하고 인질을 안전하게 구하지 못하면 그것은 실패한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야당이 국회 전체를 인질로 잡고 법질서를 위반하고 불법을 하고 국회의 정상적인 운행을 방해한 데에 대해서, 그들을 다 원 상태로 제거하고 의회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못한 점에 착안해본다면 잘못된 협상이라고 볼 수 있고요.

반면에 여당은 국정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지고 있고 정치의 요체가 국민통합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국회가 정상화돼서 심의에 들어갈 수 있게 됐고 더 이상 국회의 분열상을 보이지 않고 봉합된 면에서는 여당으로서 잘한 것이다, 그런 양 시각에서 볼 수 있는데요.

한나라당 의원들로서는 172석이나 되고 다수결 원리가 작동돼야 될 의회에서 혹은 국회법에 따라야 할 의회에서 야당의 부당한 요구를 일부 들어준 것에 대해서 협상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고, 그 지적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주당이 일종의 인질범이었다고 해석을 하시는 거군요?

◆ 주호영

국회 전체를 인질로 잡고 의사를 방해했던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인질범에게 그럼, 안 좋은 쪽에서 본다면 굴복했다, 이렇게 한나라당 의원들은 보고 계신다는?

◆ 주호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비판이 마땅하다고 보신다는?

◆ 주호영

그런 점이 일부 있죠.

◇ 김현정 / 진행

홍준표 원내대표는 협상 끝나고 80점 주셨더라고요. 주호영 의원께서는 스스로 몇 점이나 매기셨습니까?

◆ 주호영

저도 그 정도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점수를 생각보다 높이 주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을 수 있는데요. 협상이란 것은 이론이나 이치와는 다른 것이죠. 이론이나 이치에 따른다면 국회는 다수결 원리가 적용되고, 과반보다 훨씬 넘는 172석을 가진 한나라당의 뜻대로 표결이 되면 국회가 원만이 풀려갈 텐데, 현실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못 했습니다.

막상 협상이란 것은 상대방을 끌어들이고 상대방이 다른 쪽으로 가지 못하게 할 지렛대가 있어야 하는데, 국회에서의 지렛대는 직권상정이라는 의장의 결정입니다. 너희들이 다수결을 거부하면 본회의에 직권으로 상정하겠다, 이것 때문에, 그렇다면 토론이라도 하는 게 낫겠다고 야당이 협상에 응해오는 건데요.

이건 국회의장께서 이런 저런 사정을 들어서 1월 8일 임시국회까지는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까, 민주당으로서는 협상을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냥 내팽개치면, 국정이 어떻게 되든 자기네들이 내팽겨 치면, 정부와 한나라당이 곤란해지니까 거기로 가면 그만입니다. 그런 점에서 끌어내서 일부라도 상정을 하게하고 90여 건 되는 법률을 이번에 통과하기로 한 것은 우리가 다른 지렛대 없이 받아낸 것이기 때문에 협상의 점수를 좀 주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80점, 좀 후하다 싶게 주셨다는 말씀이세요.

◆ 주호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지도부에 대한 평가가 참 여러 의견들이 분분한 것 같은데, 어쨌든 좀 2월 국회에서는 강력한 원내 지도부가 필요하다, 이런 주장들도 나왔습니다. 이른바 사퇴론도 나왔었죠. 여기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 주호영

운동경기 같은 경우에 코치나 감독의 기대대로 선수들이 뛰어주면 지는 게임이 없죠. 그러나 코치나 감독이 바라고 지시하는 대로 다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뒤에서 지켜보는 의원들로서는 그런 불만을 터뜨릴 수 있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그러나 막상 현실에 들어가면 이상적으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그분들도 이해를 할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해서 이런 생떼 쓰기로 의회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폭력으로 의회를 점거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질책을 국민들도 많이 하고 있는데, 다만 그 점을 받아들인 협상에 대해서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사퇴론이 사실은 좀 거세게 나오다가, 지금은 좀 그런 분위기는 아닌가요, 당내에서?

◆ 주호영

조금은 줄어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원내지도부 임기가 5월까지인데요. 5월엔 국회가 없습니다. 임시국회는 2월과 4월 두 달만 있는데요. 4월은 아시다시피 4월 말에 적어도 5-6개 지역 이상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마 국회는 재보궐 선거 지원, 공천 이런 관계로 활동이 활발하지 못할 걸로 보여 지고요.

사실상 이번 원내지도부 임기 중에 남은 국회가 2월 임시국회이고, 거기에는 이번 협상에서 협상한 것처럼 처리해야 할 법률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상태에서 교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당내에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몽준 최고위원, 정두언 의원, 이런 분들이 당이 사분오열 됐다는 비판 어제 많이들 하셨습니다. 공감 하십니까?

◆ 주호영

정당이라는 것은, 특히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각자의 의사가 다 존중이 돼야하죠. 그래서 다양한 의사가 분출되는 것을 나쁘게 볼 필요만은 없습니다. 일단 당내 토론이나 과정을 거쳐서 방향이 정해지고 난 다음에 다른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은 분열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 순기능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공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친박, 친이, 친이 중에서도 누구 파, 이렇게 갈라져 있는 건 사실 아닌가요?

◆ 주호영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경선 때는 이명박 후보 비서실장을 하면서 열심히 도왔는데요. 그렇다면 저는 친이 중에도 친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저는 그런 것을 잘 못 느끼고 살아요. 오히려 언론에서 친이, 친박 하니까 그걸 보는 국민들께서는 무슨 여야 못지않게 대단한 분열과 파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이 전혀 없다고 볼 수도 없지만, 막상 언론이나 밖에서 보는 것처럼 구분이 뚜렷하고 견해 차이가 많고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고 그런 건 아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조금 전에 청와대 비서실장 얘기도 하셔서, 제가 청와대 얘기도 갑자기 궁금해지는데요. 청와대에서는 이번 협상 어떻게 얘기를 하고 있나요?

◆ 주호영

청와대가 이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우리가 직접 들어보지 못해서, 직접은 알 수 없습니다만, 대변인이 언론에 한 이야기를 통해서 보면, 또 우리가 만약 청와대 입장이라면 어떻게 볼 것인지를 놓고 보면, 만족스럽지 않겠죠.

왜냐하면 경제 살리기가 급하고 그 경제 살리기의 핵심이 예산과 법률들인데, 또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 공기업 통폐합에 관한 법률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경제 살리기의 핵심인 금산분리제도완화라든지 출총제 폐지, 이런 것들이 이번에 다 되지 못했기 때문에 정부는 조급하고, 해야 할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회가 야속하고 원망스럽겠죠.

◇ 김현정 / 진행

주 의원님 직접 개인적으로 들으신 것 없으시고요?

◆ 주호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협상장에 계시던 분이니까 이것 하나 확인하고 국회법 얘기 넘어가겠습니다. “미디어법은 합의하도록 노력한다” 이 문구가 여야 내 전혀 다른 해석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데요. 협상장에서 이 애매한 부분이 정리가 안 됐습니까?

◆ 주호영

정치 협상이라는 것이 법률 문서처럼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는 지금 국회의원 5년째 하고 있는데요. 그 전에는 판사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 17대 때 여야 대표들이 맺은 협상문을 보니까, 이건 도대체 안 맺어도 되는, 명확하지 않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정해주지 못 하는 그런 협상이더라고요.

이번에 와서 제가 수석부대표를 맡고 나서는 그래도 조금 많이 명확하게 했습니다. 이번에도 협상 조항이 9개나 되고 많이 세분화했는데요. 협상 중에 가장 다툼이 많았던 부분이 협의로 처리하느냐 합의로 처리하느냐 였습니다. 국회법은 당연히 협의 처리가 당연한 것이죠. 협의 처리라는 것은 대화와 토론을 해 보고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다수결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협의 처리인데요. 당연한 국회법의 원리를 야당이 불법 점거로 인질을 잡고 방해를 해왔던 것이죠. 그러면서 합의 처리를 요구했던 것이죠.

합의 처리라면 야당이 반대하면 결정을 못 하는 것이고, 다시 말하면 야당이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야당의 결제를 받아야만 법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인데. 그것은 의회주의 원리에 반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대화 정치라는 차원에서 우리가 일부 합의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있는데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합의라는 것에 더 방점이 찍혀 있는 것 아닌가요?[BestNocut_R]

◆ 주호영

그렇지는 않습니다. 문제가 됐던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법률들은 협의 처리도 아니고 합의 처리도 아닌, 중간... 그 중간을 그렇게 표현한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시중에 나오는 해석처럼 민주당은 합의 처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주장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되 되지 않을 경우에 다수결로 가야 하지 않느냐는 건데, 끝까지 합의 처리라면 합의라는 표현을 썼지,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고 쓰지는 않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노력에 방점을 찍는다?

◆ 주호영

그렇죠. 노력하다가도 되지 않을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합의 노력을 하다가 되지 않을 경우는, 거기에 쓰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국회법의 원리, 의회주의 원리에 따라서 가야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하여튼 그 애매한 부분이 거기에서 확실히 정리는 안 됐군요. 중간 정도로 그냥 좋게 좋게 서로 해석하고 끝나 버린 거군요?

◆ 주호영

제가 앞서 말씀드렸지만, 정치 협상문이라는 게 법률 문서처럼 명확하지 않습디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화제를 돌려보죠. 국회법 개정 준비하고 계시죠. 내용을 보니까, 국회의장석이나 위원장 석을 임의로 점거하지 못하도록 하고, 질서 문란 행위를 한 의원이 있으면 직무 정지 명령을 내리겠다, 그러면 국회의원으로서의 신분이 정지가 되는 건가요?

◆ 주호영

신분은 정지가 아니고,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정지 되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소수 야당의 목소리를 너무 제한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 주호영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인가 양비론이 많이 휩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너도 잘못했고 저쪽도 잘못했으니 전부 다 똑같은 사람 아니냐... 그러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잘잘못을 가리지를 못 해요. 무엇이 더 큰 잘못이고 무엇 때문에 이 일이 안 되는지를 분명히 국민들이나 언론이 판단해 줘야 되는데요. 이번 사태의 경우도 그런 식으로 여도 책임 있고 야도 책임 있다고 하는 언론들을 많이 봤는데요.

의회주의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토론과 대화 그리고 안 되면 다수결인데요. 그 다수결에는 다수의 횡포와 독선이 들어있지 않느냐,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수의 의견 중에도 그것이 옳고 그렇게 돼야 하는 것이 있는데요. 다수가 그 판단을 잘못하고 다수의 힘만 믿고 횡포를 부릴 때는 여론이나 국민들이 다음 선거에서 심판을 해서 그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죠. 이 원리대로 작동하는 것이 의회주의이고 서구 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소수가 그 의회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의사진행을 물리적으로 막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대만 정도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번에는 다수결 가기 전에 논의 과정이 너무 적었다, 이런 것 아닌가요?

◆ 주호영

그 점은 솔직하게 인정을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논의의 전제가 법안들을 상임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인데요. 법안이 제출되면 올려서 토론하는 것인데, 민주당은 상정조차 거부하고 막았지 않습니까, 문방위 같은 곳. 그리고는 미디어법이 토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자기모순이죠.

공청회도 하지 않았다, 토론도 하지 않았다? 맞습니다. 그런데 상정해서 토론하고 공청회 하자는 요구 자체를 물리적으로 문을 닫아걸고 막았기 때문에 그런 모순이 있는 것이고요. 토론을 오래 하고 전문가의 의견 듣고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그것이 할 수 있는 법이라고 하면, 역풍을 맞을 법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것이거든요.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그런 과정 자체를 민주당이 거부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국회법 개정 필요하다는 건데요. 민주당에서는 상정하고 나면 바로 다수결 표결 처리로 밀어붙일 것이기 때문에 상정조차 못하게 하는 거라고 하면서, 직권상정을 제한할 수 있는 법을, 새로 개정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절충하는 건 어떨까요?

◆ 주호영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 문제인데요. 그럴 경우에 해결 방법은 끝이 없습니다. 다수가 힘으로 밀어붙일 나쁜 측면도 없진 않겠지만, 이 세상의 제도 중에 악용되면 나쁘지 않은 제도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의회주의 원리라는 것이 다수결로 가라는 것이 근본 원칙입니다. 그리고 그 다수결을 남용한 사람은 가차 없이 국민 여론이나 선거로 심판하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지금 주장은 자신들이 의회에 몸담고 있으면서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