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아시다시피 미네르바는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것을 두고 찬반양론이 뜨거운데요. 그런 가운데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한 주요 사유가 됐던 미네르바의 ‘허위사실 유포’ 부분이 허위가 아닌 ‘진짜’ 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주장인데요.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미네르바가 구속된 결정적인 증거가 된 글이 지난 12월 29일에 쓴 글, “정부가 시중 은행과 대기업에 달러 매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내용인데요. 이게 미네르바가 허위가 아니라 사실이었다고 주장하시는 거죠?
◆ 이석현
중요한 사항은 사실이었다, 공문은 없었어도,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공문을 보냈는지 안 보냈는지는 확인이 안 돼요, 지금.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12월 26일에 은행회관에 7대 시중은행 간부들을 모아놓고 달러 매입 자제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 됐거든요. 제가 그걸 처음으로 폭로했고요.
그리고 12월 29일 당일에는 또 전화로, 기획재정부 외환관리팀이 시중 은행에 전화를 걸어서 다시 한 번 외화매입 자제를 당부했던 겁니다. 그것도 확인이 됐어요. CBS가 기획재정부에 물어보니까 그런 사실을 모두 인정했지 않습니까, 기획재정부도?
그래서 제 말은 뭐냐 하면, 달러 매입 금지하는 공문을 보냈나, 안 보냈나는 몰라도, 최소한 달러 매입을 자제해달라는, 외환 개입을 기획재정부가 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미 팩트가 두 가지가 나왔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그냥 허위라고만 몰아붙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 공문을 보냈느냐 안 보냈느냐는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정부가 외환 개입을 했느냐, 안 했느냐 인데,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는데 그것이 대책회의를 통해서 했느냐, 전화를 통해서 했느냐, 공문을 통해서 했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공문으로까지 보내서 금지 요청하는 것과 구두로, 전화로, ‘이렇게 해 주십시오’ 하고 뜻을 비친 것은 그 요구 강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요?
◆ 이석현
정부가 한 것이 두 가지거든요. 하나는 은행회관에 모아놓고 구체적으로 얼굴을 보면서 대책회의를 한 거고요. 그리고 덧붙여서 그거로도 마음이 안 놓이니까 29일에 전화까지 해서 다시 강조한 것입니다.
그런데 공문은 더 약합니다. 왜냐하면 보통 정부가 하는 일이라는 게 어디에다 협조 공문 한 장 내던져 놓고 말아버리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런데 이건 그보다 훨씬 강하게 직접 나오라고 해서 회의를 소집해서 얼굴을 맞대고 그렇게 권유했던 것이고. 또 전화로까지 확인했던 거고, 이건 확실한 외환 개입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오히려 공문보다 더 강하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석현
그렇습니다. 훨씬 강하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그 대책회의장에서 그냥 권유 정도가 아니라 금지하라는 강한 어떤 게 드러났다는 증거가 있나요?
◆ 이석현
‘금지’ 라는 표현은 적절한 건 아닌데요. 자제해 달라, 말하자면 지금 달러 값이 폭등하면 모두 가 어려워지니까. 은행도 어려워지고 일반 기업도 어려워지고 하니까 달러 매입을 자제해 달라, 그리고 고객들한테도 그런 방향으로, 달러 과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잘 지도해 달라, 그런 취지의 얘기들을 했던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상당한 압박이 되나요?
◆ 이석현
그렇습니다. 정부가 달러 값이 앞으로 오를 거다, 또는 내릴 거다, 혼자서 말만 해도 구두 개입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건 아주 구체적인 강력한 외환 개입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지금 검찰의 기소 내용도 변경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석현
기소 유지가 어려울 겁니다, 재판에서. 앞으로 권한 재판을 앞두고 있지 않습니까. 기소 유지가 어려울 걸로 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반대 되는 증거가 대두된 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인데. 구속까지 해야 하는 사유로 밝힌 게 “우리나라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끼쳐서 사안이 중대하다” 이거였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 이석현
정말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장 발부 요건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미네르바가 온라인상으로 경제 전망 하는 글을 올리는 것이 어떻게 국제 신인도를 저하 시킬 수가 있습니까. 이건 미네르바 논객에 대해서 구속 영장을 발부하게 한 검찰과 법원이 국가 신인도를 저하시킨 겁니다. 왜냐하면 세계 어느 나라에 인터넷에 자기 의견 올린 것 가지고 구속을 시킨 사례가 있습니까. 이건 아프리카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반론하는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어쨌든 미네르바가 쓴 글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해졌고, 경제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면서 사람들의 여론을 움직였기 때문에 그런 면으로 봐서는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줬다고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는데요?
◆ 이석현
미네르바가 뜬 것은요, 정부 때문입니다. 정부가 지금까지 경제 예측을 잘 못 했고 항상 말이 틀렸거든요. 그런데 미네르바는 상당히 정확하게 중요한 대목마다 달러 값 올라가는 것이나 주가 떨어지는 것이나 잘 예측을 했고 맞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대중이 미네르바 말을 신뢰하게 된 것이고요. 미네르바가 인터넷에 글 올린 것은 자기 의견을 개진한 것에 불과한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구속된 미네르바가 진짜냐? 또 다른 미네르바가 있는 게 아니냐, 이것도 좀 의문이 상태인데요. 이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석현
그건 저희가 알 도리가 없죠. 그런데 일단 검찰이 진짜다, 진짜다 하니까 진짜인가보다 하는 건데요. 사실은 지금 문제의 심각성은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요. 어떻게 해서 미네르바라는 사람이 탄생하게 됐느냐, 대중의 우상이 됐느냐, 이 문제입니다.
정부가 제대로 정신 차려서 바르게 경제 전망하고 또 이 경제 상황에 대해서 대처를 제대로 해나왔어야 해요. 박사 학위가 10개면 뭐하고 정부에서 장관, 차관들이 있으면 뭐합니까. 이렇게 아무 이름 없는, 가방끈 짧다고 요새 검찰이 주장합니다만, 가방 끈 짧은 미네르바가 더 훨씬 훌륭한 예측을 해온 것 아닙니까. 이래서 대중 우상이 탄생된 것이죠. 그래서 진짜 가짜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네르바 현상이 있다는, 사회심리적인 현상이 중요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작년에 신동아에 기고했던 미네르바가 있지 않습니까. 그때 신동아의 보도국장이 당시 50대 증권맨 출신이다, 이런 식으로 내비쳤고요. 또 정부에서도 11월 즈음에 50대의 증권맨 출신, 혹은 고위직을 지낸 누군가,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습니다.
◆ 이석현
좀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사실은. 저도 지금 잡힌 미네르바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사실 전 혼란스럽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좀 조사를 하고 계시나요, 민주당에서?
◆ 이석현
그건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신동아 보도국이 그럼 사기꾼한테 속은 건지, 아니면 다른 원조 미네르바가 있었던 건지 이 부분이 좀 혼란스러운 지점인데요. 이 의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아시는 건 없군요?
◆ 이석현
네, 아는 건 없고 흥미 있는 담론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십니까?
◆ 이석현
이건 완전히 추측이지만, 잡힌 사람이 맞겠죠.
◇ 김현정 / 진행
다른 복수의?
◆ 이석현
다른 사람이 신동아에 인터뷰한 것인가, 추측할 수 있죠.
◇ 김현정 / 진행
청취자들의 의견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사회를 교란시킨 죄가 있지 않습니까, 반정부 세력은 아닐까요” 이런 질문 주셨네요. 어떻게 보세요?
◆ 이석현
아, 그건 너무 비약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데, 몰아가는 거라고 말씀하시는 거군요?
◆ 이석현
그럼요.
◇ 김현정 / 진행
5600님도 의견을 주시는데요. “검찰이 그럼 과잉 충성한 것이라고 보십니까” 이런 질문도 주셨네요?
◆ 이석현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된 셈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 미네르바 구속사건을 보면서 인터넷 상에서의 글쓰기, 이게 어디까지 자유가 보장돼야 하는가, 이걸 다시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 기준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석현
인터넷 글 쓰는 거를 정부가 너무 과민하게 대응하고 있어요. 사실은 별거 아닌 일 가지고 저렇게 과민하게 대응하는 것이 지금 이명박 정부가 그만큼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중 의사 표현을 충실하게 보장해야죠. 우리는 이미 선진국입니다, 그런 정신적인 면에서는. 너무 그런 것이 제한돼 있는 것이고요.[BestNocut_R]
이번에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겠다고 하는데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네티즌들 입에 재갈 물리는 식인데, 과거 형법상 모욕죄는 친고죄 아닙니까.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조사하는 건데, 이 사이버모욕죄는 친고죄가 아니고 반의사불벌죄로 돼 있어요. 그래서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검찰이 잡아다 수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정부 비판하는 글을 어떻게 띄우겠습니까. 그러면 언론의 자유가 막히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미네르바한테 적용된 법을 보니까요. 전기통신기본법상의 47조 1항, ‘공익을 해할 목적을 가지고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는 행위를 금한다’ 이 부분인데요. 상당히 포괄적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 이석현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이 부분도 아마 과거에 헌법 소원을 이미 내 놓은 것으로 알고요. 상당히 막연한 규정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걸 좀 구체적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들 생각은 없으십니까?
◆ 이석현
헌법 소원이 이미 올라가져 있으니까 앞으로 그 부분이 판결이 있겠습니다만,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이런 표현은 전근대적인 구속 요건이거든요. 그런 부분을 앞으로 개정했으면 합니다. 이건 당에서 의논 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걸면 걸리는 혹은 봐주려면 얼마든지 봐줄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 이석현
그렇습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고.
◇ 김현정 / 진행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 작업이 있겠군요?
◆ 이석현
앞으로 당에서 의논해서 개정을 해나가도록 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헌법 소원에 들어가 있는 문제라고 하셨는데요. 언제쯤 결론이 날까요?
◆ 이석현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언제쯤 결론에 나느냐에 따라서 미네르바의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 이석현
공익을 해할 목적이라고 입증하기가 지금 상태에서도 검찰이 그걸 입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네르바가 공익을 해친 일은 없거든요. 오히려 사회적 약자들이 괜히 증권 투자를 많이 해서 크게 망했더라면 더 손해났을 텐데, 이런 예측을 잘 해줘갔고 이걸 믿고 그런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지 않겠습니까. 오히려 사회적으로 기여한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고치기 전 현재 법으로도 구속 사유가 불충분하다는?
◆ 이석현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네르바 본인이 주장하듯이 “다른 목적 없었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내가 아는 지식을 동원해서 경제 의견을 올린 것이다” 이런 것이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중요한건 다 맞았어요. 지엽적인 건 틀린 게 있나 몰라도.
◇ 김현정 / 진행
청취자 분이 조금 다른 내용으로 질문 주셨는데. 답변이 가능하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질문 드려보겠습니다. “이석현 의원님은 4선의 중진이신데, 몇몇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주말에 태국으로 골프 여행을 간 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임시국회로 바쁜 시기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는 여론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질문 주셨네요? 이석현 의원께서는 당사자가 아니라서...
◆ 이석현
제가 답변하기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은 본회의 일정이 화요일까지만 잡혀 있잖아요. 중간에 아마 누가 어디 다녀온 모양인데. 제가 구체적인 경위를 몰라서 제가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당 의원님들이 국민들이 염려하실 일을 한 데에 대해서는 저도 우리 당 당원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에서도 조사가 있을 모양이네요, 아직까지는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만?
◆ 이석현
제가 잘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월) 이석현 민주당 의원 "검찰 과잉 충성...미네르바 공소유지 힘들 것"
200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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