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3(화) 열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 장애인 최초 7대륙 최고봉 완등
2009.01.13
조회 254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정말 자랑스러운 산악인을 한 분 만나려고 합니다. 세계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등정한 분인데요. 그런 산악인들 전에도 꽤 있었습니다만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를 가지고 이렇게 등정에 성공한 분은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이번에 남극 빈슨 매시프 정상을 밟으면서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하고 어제 밤에 귀국했습니다. 김홍빈 대장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잘 주무셨습니까?
◆ 김홍빈
네. 뭐 늦게까지 환영식이 있어 가지고요.
◇ 김현정 / 진행
아직도 많이 피곤하시겠어요. 그런데 그렇게 환영식 받고, 축하 인사 받고 이러다 보면 조금 피곤이 다른 때보다 덜 하실 것 같아요?
◆ 김홍빈
그렇죠. 이것도 또 극복을 해야죠.
◇ 김현정 / 진행
남극의 최고봉을 딱 밟는 순간 기분이 어떠시던가요?
◆ 김홍빈
글쎄 뭐... 정말 12년에 걸쳐서 꾸준히 해 온 7대륙 최고봉 등반을 정말 마무리 했다는 큰 짐을 덜어버리는 그런 홀가분한 느낌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큰 숙제 하나 푼 것 같은 기분?
◆ 김홍빈
네.
◇ 김현정 / 진행
그곳이 날씨가 상당히 안 좋다고? 연 평균 기온이 영하 50도라 그러고. 강한 눈보라, 눈보라 정도가 아니라 눈폭풍이 친다면서요?
◆ 김홍빈
네. 정말 정상에 섰을 때 날씨가 굉장히 역시 뭐 거의 7-8,000m 정상의 수준 정도의 그런 날씨였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거기는 몇 m나 되는데요?
◆ 김홍빈
4,897m인데요. 실제 체감으로 느끼는 것은 거의 8,000m에 가까운 그런 바람도 불었고요. 그리고 올라가는데 힘들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 김홍빈
정상 갈 때였는데요. 굉장히 심한 바람이 불어 가지고 얼굴에 동상을 입을 정도로 지금도 약간의 흉터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요. 그렇게 강한 바람이 불어 가지고 정말 제가 정상 사진을 봐도 아주 실감나게 찍었던 그런 사진이고 굉장히 힘들게 찍었어요. 날씨 때문에 장갑을 벗고 찍어야 될 그런 정도의 상태였기 때문에 찍는 사람도 굉장히 힘들고 또 찍히는 저도 굉장히. 저도 장갑을 벗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굉장히 힘들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게 김홍빈 대장, 7번째 남극 대륙봉까지 등정에 성공했습니다만 그 자체만으로도 그냥 축하받을 일입니다만 보통이 산악인이 아닌 훨씬 힘든 시련을 극복했기 때문에 더 배로 축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91년이었죠. 북미 최고봉 등반하는 도중에 동상에 걸려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습니다. 대장님 사실 산악인이라면 몸을 움직여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운동선수하고도 비슷한 건데. 그런데 손가락을 잃었어요. 이게 참 세상이 원망스럽지는 않으시던가요?
◆ 김홍빈
뭐 매킨리 등반이 제가 하고 싶은 등반을 하다가 사고가 났기 때문에요. 저는 오히려 그게 저한테도 큰 교훈이고 후배들한테도 큰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비는 적게 쓰고 올라갈 수 있겠지만 식량은 우리가 충분히 먹고 배가 불렀을 생각했을 때 한국 사람들은 힘을 쓰지 않습니까. 식량 개선을 한다는게 5년, 몇 년 해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태어나서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일을 당한 후로는 혼자서는 옷을 입을 수 없고 손잡이도 돌리지 못하고 이런 상황들이 계속 일어나면서 우울증도 좀 앓으셨을 것 같아요?
◆ 김홍빈
없다고 보면 거짓말이겠죠? 정말 왜 이렇게 살아야 되나 그럴 때도 있었지만 산을 통해서 극복을 하게 됐고요. 산이 아니었으면 정말 극복하기 힘들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많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산에서 그런 일을 당했으면 산을 다시는 보기도 싫었을 것 같은데? 그쪽으로는 눈도 돌리기 싫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산을 통해서 또 치유를 받으셨다고요?
◆ 김홍빈
산에만 가면 저는 용기가 생기고요. 또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런 것이 제 그냥 에너지처럼 다가옵니다. 몸으로. 그래서 산에만 가면은 주위의 사람들도 그냥 정말 굶었던 무슨 짐승이 먹이를 만난다는 그런 느낌의 표현을 할 정도로 저는 산에 가면 신이 나고요. 자신감이 생기고.
◇ 김현정 / 진행
그게 안 다녀본 사람은 모르나봐요. 저도 주변에서 산 좋아하시는 분들이 그런 말씀들 하시던데 사실은 안 다녀본 사람들은 느낄 수 없는 감정인데. 그렇군요. 한 번은 자살까지도 생각하신 적이 있긴 있으시다면서요?
◆ 김홍빈
그런 충동이 여러 번 있었죠. 그런데 그런 것을 또 산을 통해서 극복하게 되고 앞으로 또 나 같은 장애인이 없을 수 없잖아요. 산에서. 그러면 나를 보고 살아라 라는 그런 메시지도 전해주고 싶었고 제가 씩씩하게 삶으로 해서 다른 산악 사고를 당한 장애 산악인들이 정말 지금도 많이 있지만 더 오히려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굉장히 제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가족들은 말리지 않으세요? 그만 가라.
◆ 김홍빈
지금은 다 포기했죠.
◇ 김현정 / 진행
포기하셨습니까? 그러면 앞으로 어떤 도전 더 하고 싶으세요?
◆ 김홍빈
글쎄요. 제가 7대륙 등반은 장애를 입은 후에 계획했던 등반이었고요. 그리고 제가 8,000m 14좌의 꿈을 제가 90년에 꿨었습니다. 그 꿈을 한 번 꿔보고 싶고 또 후배들에게 어떤 좋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줄까. 같이 할 수 있는 그런 후배들과의 등반에도 고민을 하고 저도 도움만 받았지 도움을 주지는 아직 못 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등반도 한 번 생각을 해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든든하게 뒤에서 응원하겠습니다. 그 계획 꼭 이루고 나서 한 번 더 인터뷰 하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