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른바 MB악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서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한 지 나흘째입니다. 주말 사이에 상황 변화라면 미묘하게 있긴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했고요.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의 중대제안이 곧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발표를 했다가 일단은 취소 내지는 연기를 한 상황입니다. 오늘 내일이 중대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어디신가요?
◆ 원혜영
국회 본회의장에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잠은 주무셨어요?
◆ 원혜영
네, 잘 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한나라당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한 상태인데요. 오늘 오전에 김 의장이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혜영 원내대표께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
◆ 원혜영
무엇보다 김형오 국회의장님은 대한민국의 입법부를 대표하는 입법부의 수장이십니다. 입법부는 행정부를 비판하고 감독하고 견제할 책임이 있고. 국민의 대의 기관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김형오 국회의장이 과연 대한민국 입법부의 수장으로서의 자기 책무에 충실하시느냐, 아니면 대통령의 요구와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한나라당의 그야말로 협조자로서 자기 위치를 낮추실 것인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권상정을 통해서 또 경호권을 발동해서 국회를 그야말로 단순한 물리력의 행사장으로 전락을 시킨다면 그 책임은 김형오 국회의장님께 오랫동안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최근에, 국회에서 경호권이 발동된 경우를 보면 79년도 야당 총재였던 김영삼 의원을 제명한 건, 유성환 의원이 국시발언 때문에 체포 동의안을 처리한 건, 다들 기억하시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할 때 경호권이 세 번 발동했습니다. 그때마다 그 정권과 그 세력은 국민의 심판을 받고 몰락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김형오 의장이 이 불행했던 역사를 꼭 기억하고 이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나오는 관측으로는 당장 경호권 발동하고 직권상정을 하진 않을 거다, 일단은 대화 시한을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은데요. 만약 오늘 국회의장이 대화 시한을 제시하면, 대화 시한 내에 여당과 접촉할 생각은 있습니까?
◆ 원혜영
대화의 형식과 내용이 제대로 갖춰져야 합니다. 지금 홍준표 원내대표는 12월 31일에 우리가 법안을 처리할 테니까, 거기에 동의한다면 우리가 사과도 하고 재발 방지 약속도 하겠다, 날짜를 정해 놓고 그 기한 내에 강행 처리하고 거기에 협조한다는 걸 전제로 해서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하겠다고, 이게 도대체 앞뒤가 어떻게 맞는 얘기입니까?
이번에도 며칠 주고서 단순한 시간 벌기로, 모양 갖추기로 며칠 시간 내에 해라, 이렇게 얘기를 해서는 곤란합니다. 아니면 그 다음 날 물리력 동원해서 경위권 발동하고 강제 처리하겠다, 그건 정당한 협의도 아니고 협상도 아닌 거죠.
◇ 김현정 / 진행
우선은 FTA 단독 상정에 대한 사과부터 있어야 그 다음에 대화 협상테이블에 나올 수 있다는 거죠?
◆ 원혜영
적어도 진정한 의미가 있는 대화와 협상이 되려면, 그 협상 결과에 따라서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있어야지, 강행처리 시한 못 박아두고, 그 시한 내에서 협의하자, 이건 항복하라고 해놓고 항복할 수 있는 시한을 주겠다, 이런 거랑 똑같은 거죠.
◇ 김현정 / 진행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하고 동시 사과하면 사과할 수 있다, 이런 말씀도 하시더라고요, FTA 사태에 대해서?
◆ 원혜영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번에 FTA 강제 상정이 근본적으로 헌법과 국회법을 어긴 거거든요. 국회의원의 의사참여권, 회의참여권을 박탈했거든요. 이건 특수공무집행방해죄라는 중대한 범죄 행위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 원인을 그렇게 제공한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면 우리는 그 사과에 기반 해서 어쨌든 우리가 물리력을 동원해서 국민들에게 걱정과 우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 사과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만약 국회의장이 최종 시한을 정했는데, 그 안에도 이러저러한 대화가 없으면 그 다음에는 아마 경호권도 발동하고 직권상정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 이런 의견들이 많습니다. 만약 그렇게 될 경우, 그때는 민주당 의원직 총 사퇴도 고려하고 계십니까?
◆ 원혜영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고요. 지금으로서는 민의의 전당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또 포기하기를 강요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또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자기 책무를 다하지 못 하는 국회의장에 대해서 우리는 결연하게 맞서 싸울 수밖에 없고.
아무리 물리력을 동원하고 한나라당이 다수의 세력으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상정 한 번 하지도 않은 법안들을,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에서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그냥 날치기 처리한다는 것을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는 행위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모든 노력을 다해서 막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과제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의원직 총 사퇴, 이런 이야기가 당 일부에서 나오는 것 같아서 제가 여쭤봤는데요?
◆ 원혜영
우리 의원님들 많은 분들이 그런 의지로 이번 날치기 사태를 막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책무다, 그리고 정말 그것이 안 되면 정말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지 않느냐는 그런 결의를 많은 분들이 얘기하고 계십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가 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국면타개용 중대 제안을 할 것이다, 이렇게 알려졌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
◆ 원혜영
우리가 이 문제를 정말 국민의 입장에서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아까 말씀하신 의원직 총 사퇴 등 여러 가지 결단도 지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에 대한 입장을 한 번 표명할 기회가 있겠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현재 아직 어떤 경우에 어떻게 한다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결정돼 있는 건 아닙니다. 좀 더 고민할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직 계획은 잡고 있지 않으시군요?
◆ 원혜영
상황이 가변적이니까요. 상황에 맞춰서 대응할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안에 영수회담 제안도 고려중이십니까?
◆ 원혜영
지금이야말로 영수회담은 필요한 때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명박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야당 대표와 협의하실 자세가 돼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저희가 회의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을 보면요, 한나라당이 85개를 발표했는데요, 소위 말하는 떼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집단소송법. 그게 분명히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당내에서 많은 논란이 있어서 이건 빼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마지막에 끼어들어왔어요. 그래서 기자들이 이거 빼기로 했는데 왜 포함이 됐냐고 했더니 “아 실수로 빠졌었는데 끼어 넣은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렇게 무책임하게 얘기를 하는 게 한나라당의 실상이고, 거기에는 바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니냐, 한나라당에서 문제가 많다고 뺀 것조차도 청와대에서 넣으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넣는 게 지금 완전히 그냥 주체적인 판단과 책임을 지지 못하는 한나라당의 실상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 한나라당이 FTA 단독 상정한 후에 저랑 인터뷰하실 때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어요. 대통령의 지시,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상황도 비슷하다고 보시는 거군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명백하게 이건 문제가 있었다고 했던 게 다시 들어왔고. 할 말 이 없으니까 실수로 빠졌던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게 정말 말씀하는 분도 낯이 뜨거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청취자들 질문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어쨌든 국회가 다수결 원칙을 따라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씀 주시네요?
◆ 원혜영
국회는 민의의 전당입니다. 뜻을 달리하는 정당들이 모여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타협도 하고 설득도 하면서 합의를 통해서 운영하는 것이 국회입니다. 다수결이라는 것은 오랜 합의 과정 끝에,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서로의 공감의 폭이 넓어지면서 최종적인 것을 결정하는 절차입니다. 모든 것을 다수결로 한다면 국회에서 토론도 필요 없고, 협상도 필요 없게 되겠죠.
다수결이 서로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과정을 거치면서 하지 않는 것이 아까 말씀드린 제헌국회 이례 총 6번의 경호권 발동을 통한 강행처리, 이런 것이었고. 그런 것은 항상 국회 파탄, 그리고 그것을 강행 처리한 집권 세력의 파탄으로 귀결됐습니다. 그런 점에서 충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한 여야 간의 합의를 통해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 국회의 오랜 전통이고 원리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런 질문도 주셨어요. “민생 법안은 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신데, 그 기준은 뭡니까?”[BestNocut_R]
◆ 원혜영
그런 점에서 사실 민생 관련 법안이 그렇게 많이 있지가 않습니다. 지난 예산안 때 대부분 처리가 됐고요. 지금 그래도 좀 의미 있게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의 대출을 많이 해주라고 하는데 실제로 못 해줍니다. 그래서 중소기업 은행의 자본금을 대폭 늘려가지고 중소기업에 대부를 많이 하도록 해주는 중소기업 은행법안 개정안, 그리고 대부업체들에 대해서 이자 제한의 기준 같은 것을 규정한 법이 있는데 그걸 연장해서, 그것이 현실적으로 무리 없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 이런 몇 가지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쨌든 여야 간에 이것은 함께 따져봐서 필요하다, 야당 입장에서 크게 이견이 없다, 하는 것이 아마 한나라당이 제시한 85개 중에 반이 넘을 겁니다. 그런 것부터 하고. 다른 부분은 찬찬히 따져서 협의해서 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절대 안 된다고 민주당이 얘기하는 게 금산분리법, 방송관계법, 이런 것들이죠?
◆ 원혜영
그렇습니다. 국민들 휴대폰을 합법적으로 도청 감청 해주겠다는 법이 있고요. 국정원을 옛날의 안기부나 정보부처럼 정치 사찰하고 국내 문제의 모든 것에 관여하게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도 있고. 또 은행들이 제 역할을 못 해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온 게 아닙니까? 재벌한테 은행을 넘기는 것, 그리고 또 방송도 재벌한테 넘겨주겠다는 방송장악법, 이런 것들이 아주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런 것들은 꼭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홍준표 원내대표는 언론관계법이라든지 금산분리 완화법은 17대 국회 때도 어느 정도 논의가 됐던 거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원혜영
국회는 한 국회의원의 임기, 그러니까 지난 번 17대 국회 내에서 입법화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효가 됩니다. 그리고 18대에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주 자명하고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원리를 그렇게 무시를 하면 안 되고요.
특히 한 가지 지적하는 것은 지난번에 위헌 판결이 났기 때문에 신문법은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독과점에 대한 규정이 과다하니까 그건 위헌이다, 이렇게 판결을 했는데. 이번에는 신문 방송 겸영 금지까지 위헌인 것처럼 그래서 꼭 바꾸어야 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거든요. 이것은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일입니다. 참 정당하지 못한 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여야 원내대표 간에는 물밑 접촉이 전혀 없는 상태인가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만날 계획도 없으신가요?
◆ 원혜영
홍준표 원내대표가 언제 어디서라든지 만나겠다고 했는데요. 그 전제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12월 31일에 방송법이라든가 악법들을 전부 다 경제법이라고 끼어 넣고, 일부 사회 관련법 열 몇 개 중에서 몇 개 중에는 12월 31일에 강행처리 안 하고 며칠 미룰 수 있다, 그걸 전제로 해놓고 만나자고 하니까. 이건 항복 선언을 하는데 좀 시간을 주겠다, 만나서 협의를 해주겠다, 항복선언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한나라당이 법안 처리 포기를 선언하지 않는 한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장 점거를 풀 계획은 없다, 이렇게 생각해도 될까요?
◆ 원혜영
그것도 좀 더 상세하게 말씀드리면, 합의 처리가 가능한 법이 지금 85개 중에 반이 넘는다고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 먼저 하고. 저희는 한두 개 하자는 게 아닙니다, 최대한 많이 하고. 정말 국론 분열의 여지가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소지가 큰 법은 국민적 통합이 시급한 때, 국민의 갈등과 분열을 촉진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은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 그리고 우리 야당이 할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충분히 협의해서 의논해서 절차를 밟아서 결정하자는 얘깁니다. 그걸 전제로 우리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9(월)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경호권 발동 정권, 국민심판으로 모두 몰락"
200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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