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과 창조의 모임 교섭단체의 원내대표들이 어젯밤 한미 FTA 비준안과 미디어 관련법 등 각종 법안 처리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협상은 결렬이 공식 선언됐고 국회의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습니다.
이에 따라서 오늘 국회에서는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과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강제 해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을 각각 연결해서 국회 상황에 대한 판단과 남아 있는 해법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 연결합니다.
◇ 변상욱 / 진행
어제 밤늦게까지 고생하셨을 텐데, 잠은 어떻게 주무셨습니까?
◆ 차명진
저희는 국회 주변에서 다 대기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 진행
오늘 아침 또 바로 모이셔야 하고요?
◆ 차명진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 진행
국민들은 마지막 협상이 어떻게든 이뤄지겠지, 라는 기대를 버리진 않았습니다만, 결국 결렬이 돼서 안타까운데. 역시 파행이 된 책임은 야당에 있다고 보십니까?
◆ 차명진
글쎄요, 여러 가지 서로의 생각이 달라서...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무슨 테러집단도 아니고 탈레반도 아닌데 국회의사장을 점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서 협상을 하는 것 자체가 상황이 맞는 설정이 아니죠.
◇ 변상욱 / 진행
점거부터 일단 풀고?
◆ 차명진
점거 풀고 협상을 했어야 합니다.
◇ 변상욱 / 진행
혹시 저렇게 점거를 하고 들어오지 못 하게 하니까, 지난 번 외통위에서 여당 의원들만 안에서 회의하고 야당 의원들이 들어오려고 몸부림 쳤던 것에 대해서 이해가 좀 가시는지 모르겠습니다.
◆ 차명진
그 당시 상황도 이미 야당과 충분히 상정을 하기 위해서 논의하자는 상황이었고. 그런 논의가 바로 직전까지 진행됐었습니다. 마치 야당 의원들이 못 들게 하고 여당만 일방적으로 참여해서 통과 시켰다고 그렇게 일부 전하고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 변상욱 / 진행
그때도 야당 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었다?
◆ 차명진
네, 바로 전까지 의장실에서 야당 의원과 어떻게 상정할 것인가를 의논했었습니다.
◇ 변상욱 / 진행
알겠습니다. 그 상황은 일단 지나간 거니까 어젯밤 상황을 들어보겠습니다. 야당 측이 주장한 걸 보면 한미 FTA 비준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하자고 노력을 하자, 미디어 관련법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상정만 해놓고 1월 중에 여야 간에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를 하자, 이런 중재안을 내놓았는데, 한나라당이 거부했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뭔가 그래도 처리가 가능하지 않았나는 생각도 드는데요?
◆ 차명진
상황은 거꾸로 입니다. 한나라당 측에서 정, 당신들이 그렇다면 한미 FTA 동의안과 미디어 관련법은 내년 초에 논의해서 처리한 것을 서면으로 약속을 해줘라, 이렇게 요구를 했는데. 끝내 야당 측에서 거절을 했습니다.
◇ 변상욱 / 진행
야당의 거절 이유는 뭐였습니까?
◆ 차명진
글쎄요, 내년 초에도 처리할 의향이나 자신이 없다, 이런 생각이겠죠.
◇ 변상욱 / 진행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하면 큰일 난다, 이런 문제가 아니고. 비준안 처리 방식과 시기 문제면 다 끝까지 가 있는 거고, 아주 어려운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어렵네요?
◆ 차명진
국회에서 의사를 처리하다보면, 모든 일이 마찬가지이지만, 내년 초에는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해서 다시 이 한미 FTA안을 다시 또 의제로 설정해서 또 논의하기 위해서 들여야 할 에너지가 얼마나 필요하겠습니까. 그동안 한미 FTA 동의안에 대해서 우리가 2년 가까이 논의를 다 해왔습니다. 보완대책까지 다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뭘 또 굳이 1개월, 2개월 더 늦춥니까? 늦추자고 하는 의도 자체가 순수하지 않고. 굳이 그렇게 늦출 거면 지금 처리해도, 논의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과 똑같은 얘기입니다.
◇ 변상욱 / 진행
지금 쟁점 법안 중에 방송법이 문제가 돼서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신문방송 학자들이나 민주 변호사 모임까지 나서서 문제가 심각한 것들이 있으니 논의를 더 분명하게 해야겠다고 하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차명진
이 논의는 제가 17대 때 방송통신융합위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지금 문제제기하는 분들 다 같이 함께 논의에 참여했습니다. 그때 얘기한 것들은 다 잊으셨는가, 참 궁금하고요. 당시 논의의 주도는 당시 열린당, 현재 민주당에서 다 주도했던 내용들입니다, 나와 있는 내용들이. 한나라당이 하늘에서 뚝딱해서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요.
논의의 핵심은 뭐냐, IPTV 시대, 방통융합시대에 빨리 우리가 그 산업을 선점하자, 이런 얘기입니다. 아직까지 컬러TV 시대에 흑백TV를 보고 있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은 얘기이죠, 이 분들 얘기는.
◇ 변상욱 / 진행
그게 공영과 민영의 논란이 아니라 경제 산업에서의 국가적 이득을 위한 거라는 말씀?
◆ 차명진
완전한 공공재가 아니고. 공공적 성격을 가지는 방송과 통신의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을 현재 법에도 여러 가지 저는 장치를 해놓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분 참여의 제한이라든가 여러 가지 편성의 권한이라든가 이런 문제를 제한을 해놓고 있고요. 어느 정도 제한을 하느냐, 이런 문제죠.
◇ 변상욱 / 진행
한나라당이 너무 법안 처리를 빨리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아까는 차 의원께서 얘기하시기를 어차피 다 논의가 돼 있는 걸 왜 다음으로 미루자고 자꾸 그러는지, 그건 결국 내년에 어떤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뒤로 미루고 국민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 이런 말씀 해주셨는데. 올해 안에 꼭 처리해야 하는 어떤 다급함이 있습니까?[BestNocut_R]
◆ 차명진
개별 법안으로 놓고 보면 여러 가지 할 얘기가 있겠죠. 예컨대 지금 말씀하신 미디어 관련법 얘기하면요, 제가 방송통신위원이었으니까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가 2001년도에 다른 나라보다 훨씬 먼저 IPTV사업을 시작을 했어요. 기술적으로 훨씬 앞서 있다가 이제는 똑같아졌어요. 10년 만에 우리보다 훨씬 후발주자인 다른 나라들이 IPTV를 기술적으로 도입해서 아마 내년이나 후년쯤이면 우리보다 빨리 이것을 상용화할 겁니다.
그러면 우리가 그 시점에서 그와 관련된 하드웨어 기술, 소프트웨어 기술을 그 나라들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어떤 선점 효과를 거의 잃어버리게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미디어 관련법 하나만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다른 것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 변상욱 / 진행
경제 살리기나 이런 법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 차명진
네, 너무 너무 급한 사항들이고. 자, 그러면 내년에 한 1, 2 개월 더 늦추면 어떠냐는 얘기가 있는데. 그동안 안 해주고서 왜 이제 와서. 내년에는 분명한 건 0% 성장 시대입니다. 또 다른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막 밀려닥칩니다. 그때는 그때 할 일이 있는 거죠.
◇ 변상욱 / 진행
알겠습니다. 일각에서는 혹시 청와대가 한나라당 의원들을 전선으로 계속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차명진
그건 이 문제 제기하는 분들의 세계관을 저는 묻고 싶어요. 아직까지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2차원적으로 낮은, 누가 시켜야만 일을 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가.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로봇이나 거수기가 아닙니다.
한나라당 의원 하나 하나는 지금 10년 만에 정권을 다시 찾아서 우리가 찾은 정권의 의미를 국민들께 반드시 각인해야 되겠다는 그런 집권 정당으로서의 자부심으로 다들 충만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국민들께 약속한 정책을 반드시 시행해서 우리가 4년 후에 심판 받겠다, 이런 의지가 있습니다. 무슨 청와대가 시켜서 우리가 이런 일을 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 변상욱 / 진행
만약 국회에서 지금 점거 중인 야당 의원들을 밖으로 다시 내보내고 정상화 시킨다면 한나라당 의원들도 동료 의원들을 들어내는데 직접 나서서야 합니까,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차명진
그거야 여러 가지 경우가 가능한데요. 일단은 불법적으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또 그 부속인들은 빨리, 국회의장께서도 어제 저녁 8시 20분부로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으니까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국회의 권위를 위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질서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죠. 그 다음에 일어날 상황들은 우리가 여러 가지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 진행
알겠습니다. 현재로서는 그게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첫 번째 단초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군요?
◆ 차명진
이미 실마리는 풀리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더 이상 국회를 저렇게 불법으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요구들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 변상욱 / 진행
혹시 물밑접촉은 하고 있습니까?
◆ 차명진
제가 알고 있기로는 어제 모든 대화가 거의 무산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변상욱 / 진행
현재로서는 이 난국을 풀 수 있는 방법은 뭐라고 보십니까. 첫 번째 수순은?
◆ 차명진
일단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밖으로 나오셔서, 다시 나오는 순간 대화는 다시 할 수 있습니다. 정 그렇지 않다면 저희 한나라당으로서는 국민을 보고 가야죠.
◇ 변상욱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1(수)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 "우린 로봇이나 거수기가 아니야"
2008.12.31
조회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