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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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목) 정세균 민주당 대표"직권상정때는 큰 불행한 사태 올 것"
20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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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정당대표에게 듣는다, 오늘은 첫 순서로 정세균 대표부터 만납니다. “소처럼 우직하고 지혜롭게 민주당이 새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 이게 정세균 대표의 신년사였습니다. 국회 상황이 꼬여있는 시점이어서 과연 어떤 해법들을 갖고 이런 희망을 만들어갈 계획인지 궁금한데요.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정세균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 진행

새해 첫 인터뷰 시간에 모시게 됐는데, 사실은 국회 상황이 너무 어지러워서요. 과연 희망적인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 정세균

그래도 노력해야죠.

◇ 김현정 / 진행

새해 첫 포부부터 밝혀주시죠?

◆ 정세균

아무래도 지금 국민들께서 걱정이 많으시잖아요. 위기 상황이거든요. 경제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민주당이 위기를 돌파하는데 앞장서야겠다고 하는 것이 저희들의 생각입니다. 국민들께서 희망을 갖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여야가 어제 정말 큰 일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극한 대치까지 갔다가 일단 해를 넘기는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제1 야당의 대표로서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 정세균

그렇죠... 사실은 원내대표들로 하여금 회담을 하도록 했었는데요. 원내대표들의 회담이 결렬됐지 않습니까. 바로 그것이 30일 밤이었죠. 그래서 저는 각 정당의 대표들이 국회의장과 만나서 얘기를 해 보자, 그것은 회담의 격을 좀 높이고 얼굴을 좀 바꿔서, 회담이 성공을 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냥 만나기만 하고 또 국민들 자꾸 실망시켜 드리면 안 되니까. 그래서 그런 제안을 했었는데 그게 잘 진전이 없어서 어제 각 당 대표를 따로 따로 만났습니다.

이회창, 박희태, 서청원 대표님 이렇게 따로 따로 만나서 어떻게든지 대화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노력한 하루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볼썽사나운 모습은 작년에는 면했는데, 이제 어떻게든지 잘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 대다수 국민들은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일단 국회가 싸우는 모습이 보기 싫다, 할 일 안 하고 해를 넘기는 것 같다, 이런 말씀들 많이 하세요. 도대체 근본적인 원인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정세균

그래도 국민들께서 많이 아세요. 저희들이 여론조사를 해보면 저희들이 말하는 소위 MB 악법, 이거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국회를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생각 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해라는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계시거든요. 국민들께서 물론 여야가 다투는 모습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시지만 그 이유는 알고 계시고 또 잘잘못도 알고 계신다고 봅니다.

본질은 두세 가지 되는데, 무더기로 20건이 넘는 MB악법을 한꺼번에 가지고 나온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이 문제고. 그 다음에는 한나라당이 의석수로 일방적으로 그걸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입법을 성공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숫자만 믿고 밀어붙이려고 하는 것이 문제이고. 또 국회의장께서 국회의 권위를 지키고 국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는 노력을 해주셔야 하는데, 그런 점이 취약한 것 등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온 원인입니다. 그 원인이 제거돼야 문제가 해결되죠.

◇ 김현정 / 진행

과연 그 원인들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 어떻게 희망을 찾을 것인가로 민주당이 고민하고 계실 텐데요. 어제 참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정리를 해보니까 오후 4시 45분경에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만나셨죠. 그리고 나서 저녁 때는 자유선진당까지 3당의 원대대표 만남이 있었고요. 박희태 대표하고 한 시간 쯤 대화 나누고 나와서 “의미 있는 만남”이라고 말씀하셨더라고요. 얘기가 잘 풀린 건가요?

◆ 정세균

아닙니다. 박희태 대표하고 저하고 만나서 미주알고주알 이 법이 어떻게 저렇고를 논의한 것이 아니고요. 제가 보기에 양측의, 특히 박 대표께서 민주당 입장이나 현재 왜 이 MB악법이 문제이고 절차상의 어떤 문제가 있는가에 대한 소상한 보고를 받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점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드려서 이해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생산적이었다고 저는 보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설마 박희태 대표께서 모르실까요? 보고를 잘 못 받았다고 생각하신 건 어떻게?

◆ 정세균

제가 만나기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고요. 대화를 하면서도 보면 현재 85개라고 법을 한나라당에서 밀어붙이겠다는 게 있지 않습니까. 그걸 보면 그 법이 발의된 것이 작년 12월 초입니다. 그러니까 한 달도 안 돼서 법을 밀어 붙이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 국회 역사에 없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전혀 아직은 시간이 되지 않았는데 그걸 막 밀어붙이겠다고 나선 것부터가 잘못인데. 그 법들이 발의된 지가 얼마 안 됐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문서로 어떤 법이 언제 발의가 돼서 어떻게 진행 중인지를 제가 문서로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85건의 법들이라는 것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 안 된 것이 태반입니다. 2/3가 법안이 상정조차 안 된 것이거든요. 그런데 원래 법안은 해당 상임위에서 상정돼서 심의되고 또 법사위로 갔다가 본회의로 오는 등의 절차가 있어서 보통 모든 법이 최소한도 5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하는 법들은 대부분 한 달도 안 된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아직은 밀어붙일 근거와 명분이 전혀 없는 것을 그냥 숫자만 믿고 과욕을 부리는 거예요. 이럴 때는 국회의장께서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졸속 입법, 날림 공사 하듯이 하면 나중에 큰일 난다, 왜냐하면 법은 한 번 만들면 그것이 국민들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거나 여러 가지 규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법을 그렇게 아무렇게나 만들어서 국민 생활을 잘못 규제하면 절대 안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본회의장을 그렇게 점거한다고 하는 것이 극한적인 방법 아니겠습니까. 웬만한 상황이면 저희들이 왜 그렇게 하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어제 박희태 대표한테 그런 것들 설명 드리고 조금 이해의 폭은 넓어졌다고 보시는 건데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본인께서 이해를 많이 했다고 직접 언론인들한테 끝나고 나서 말씀을 하시던데요.

◇ 김현정 / 진행

조금 전에도 급을 높여서 격을 높여서 얘기하니까 좀 낫다는 말씀 하셨어요. 그렇다면 이참에 영수회담도 제안할 생각이 있으십니까?

◆ 정세균

입법은 국회에서 주로 해야 되는데. 원래 대통령은 국회에 간섭하면 안 되는데, 지난 민주 정부 10년 동안 입법부가 독립성을 확보해서 대통령은 국회 간섭 안 했는데 마치 권의주의 시대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에 자꾸 간섭 하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러지 마시라고 여러 번 공개적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대통령은 입법 문제에 대해서 하나하나 말씀하시는 것은 손을 떼야 합니다. 그리고 입법에 관해서는 국회에서 여야가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죠.

◇ 김현정 / 진행

영수회담까지는 아직 생각하시는 건 아니다?

◆ 정세균

네, 전혀.

◇ 김현정 / 진행

원혜영 원내대표는 그런 말씀 하셔서 두 분이 공감을 하신 건가 싶어서 여쭸는데 그건 아니군요?

◆ 정세균

그렇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녁 때 3당 원내대표가 만나셨어요. 언론에 보도되는 걸 보면 한나라당이 약간 양보를 했다, 그래서 언론관계법에 한해서는 시간제한 없이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이렇게 나왔더라고요. 그러면 이게 시간 제한 없이 합의 처리한다, 어느 정도나 충분히 논의해야 적절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 정세균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화와 토론이 어느 정도 되는지 타협이 가능한 선이 어떻게 제안 되는지에 따라서 달라지겠죠. 경우에 따라서는 한두 달 만에 끝날 수도 있고요. 그렇지 않으면 몇 년이 갈 수도 있죠.

저희가 17대 때 4대개혁이라고 해서 추진하던 법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는 4개 중에 2건은 합의 처리했습니다. 1건은 저희가 강행 처리 했죠. 그리고 1건은 4년 동안 상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한나라당의 아주 적극적이고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서 결국 4년 동안 상정을 하지 못하고 4년을 보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뭐죠?

◆ 정세균

국가보안법이죠. 그것 때문에 저희 당이 그런 것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냐 하는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한나라당이 법사위를 점거를 하고 완전히 오랫동안 저항을 하면서 결국은 상정을 막았고요. 또 다른 일들을, 여당은 항상 처리해야 될 일이 많거든요. 그런데 무슨 일을 처리하려고 하면, 만약 국보법을 내놓으면 그것 때문에 방해가 되고 해서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지난 4년 동안 그걸 저희가 상정조차 못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소위 말하는 MB 악법은 저희는 4대 개혁이라고 해서 4개 법안을 가지고 17대 때 그렇게 했는데. 한 20개 법안이 넘는 겁니다. 그것을 그냥 국민적인 동의 절차나 논의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숫자로 밀어붙이겠다고 하니까 그런 때는 야당이 제대로 투쟁을 해주는 것이 옳습니다. 그것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어느 정도 시한 제한은? 한도 끝도 없다는 말씀?

◆ 정세균

가능하면 빨리 빨리 결론을 내는 게 좋죠. 그렇지만 충분한 대화와 토론 없이는 입법이 이뤄지는 것은 곤란하다, 그런 입장이 분명한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참 여러 가지 법안들, 갈등 상황이 그대로인 채 해가 넘어갔습니다.[BestNocut_R]

◆ 정세균

만약에 말이죠. 현재 한나라당 의석수가 172석이나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다수결의 원칙 가지고만 한다면, 모든 입법이나 모든 국회의사의 결정이 한나라당 의견대로 다 될 수 있지 않습니까, 이론적으로 보면. 그러면 한나라당이 의원총회에서 결정하면 되지 국회가 필요 없죠. 국회가 수천억의 예산을 쓰면서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야당의 의견도 반영되는 것이 그것이 의회주의고, 그래서 국회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여야가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다수결의 원리에 승복해라, 승복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을 다수결의 원리로만 하려는 것은 의회주의가 아니고 그러면 야당은 없애버리는 게 낫죠.

◇ 김현정 / 진행

김형오 국회의장은 돌아오는 1월 8일 즈음에 직권상정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알려졌습니다. 만약 그럴 경우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정세균

그러면 아마 큰 불행한 사태가 올 겁니다. 직권상정을 하려면 충분히 명분이 축적돼야 되고 요건이 갖춰줘야 되는데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입법 발의가 된 지 한 달도 안 되고, 이 법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흐른 것도 아닌데, 이걸 직권상정해서 밀어붙인다고 하면 야당으로서는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강력한 투쟁이라면 어떤 것? 장외 투쟁도 생각하고 계십니까?

◆ 정세균

물론 장외투쟁은 기본이 될 것이고요. 그리고 심지어는 일각에서는 의원직을 걸고 해야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요. 아무튼 야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부당하게 직권상정에 의해서 밀어붙여진 법을 원점으로 되돌리거나 다시 개정하는 노력부터 시작해서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하는 확고한 의지를 저희는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정 대표님 개인적으로는 의원직 총사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일부에서 나오는 주장들?

◆ 정세균

우리 의원님들이 그런 걸 추진하자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대표가 먼저 그걸 결론을 내 버리면 또 곤란하니까 제가 거기에 대해서 의견은 있지만, 제가 의견을 이 자리에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만약 MB 악법, 특히 방송법 같은 것들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져서 통과 된다면 그것은 분명 민주주의의 위기이고 민주주의의 후퇴이기 때문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투쟁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그게 정도(正道)라고 저는 확신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모든 수단과 방법이라고 강조를 하시니까, 의원직 총사퇴도 충분히 염두에 두고 계시다는 생각도 드네요?

◆ 정세균

충분히 검토의 대상이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시간이 없지만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언론법은 끝까지 막되,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동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 양보하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 나옵니다?

◆ 정세균

우선 민주당이 말이죠. 한미 FTA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두 가지 조건을 붙이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첫째는 피해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죠, 그 피해 대책 마련 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FTA라고 하는 것은 우리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한미 FTA 아닙니까? 그러면 한쪽에서 비준을 한다고 해서 이 비준안이 발효되지 않습니다. 양측이 비준을 해야 하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국회에 한 번 보내졌다고 회기불계속의 원칙에 의해 폐기됐고요. 그래서 다시 정부에서 국회 이송해서 지난 12월 18일에 문제가 됐던 것 아닙니까? 그런데 미국은 어떤 상태냐 하면요. 아직 행정부가 의회에 이송을 보내지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들이 보기에는 빨라야 금년 가을에나 행정부가 입법부에다가 비준해 주십시오, 보낼 것 같다는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아직도 시기에 동의할 수 없다?

◆ 정세균

물론입니다. 이것은 첫째는 피해 대책이 만들어 져야 되고. 피해 대책은 빠르면 짧은 시간에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처리 상황과 페이스를 맞춰 가면서 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새해 첫날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