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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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금)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청와대 끌어들이는건 정치력 빈곤의 증거"
200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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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신년기획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당 대표에게 듣는다> 오늘은 최근 파행되고 있는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중재 노력을 하고 계신 분이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만나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먼저 청취자분들께도 새해 인사 한 말씀 해주시죠?

◆ 이회창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 해 국회가 말끔히 문제가 해결하고 새해 인사 올렸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서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새해에는 모든 게 잘 풀리고,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뜻 하시는 일 잘 이뤄지시고, 무엇보다도 이 나라가 정말 새롭게 융성하는 그런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국립현충원 참배 다녀오셨죠. 거기에 "영령들이시여, 이 나라를 소인배들로부터 지켜주십시오" 이런 글을 남기셔서 화제가 됐어요. 무슨 뜻인가요?

◆ 이회창

하도 속이 상하고 화가 나서 했는데요. 하여튼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보다도 좀 생각들 넓게 가지고 자기 입장만 너무 고집하지 말고 나라와 국민을 보는 그런 시각에서 모든 것을 풀어간다면 나라가 잘 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으로 적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소인배라 하면 아웅다웅 다투는 정치인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이회창

하여튼 정치인만이 아니라 반성할 분 많죠. 저를 포함해서 모두 반성해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국화 파행이 해를 넘긴 상태인데요. 어제 하루만도 상황이 좀 바뀌었습니다. 오늘 오후 2시에 교섭단체 대표들이 모여서 최종 담판을 한다, 어떻게 조율될 거라고 보십니까?

◆ 이회창

작년 연말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몇 차례 여야 원내대표 협상할 때, 우리 당의 권선택 원내대표가 중간 다리를 죽 놨습니다. 만나서 결렬되고 다시 안 만나는 걸 다시 만나게 하고. 심지어 이제 문서화까지 해서 타협안을 두 차례나 내고. 그랬는데 결국 작년 연말에 30일에 완전히 결렬됐다고. 그렇게 해를 넘기면 안 되죠. 그래서 31일 날 제가 직접 양당 대표 찾아가서 만나고 그랬는데, 결국 그것도 알맹이 없이 끝났습니다만, 정당 대표들이 만난다고 해서 뭔가 그래도 조금 조율되는 게 있는가 싶었더니 그것도 없이 만나서 사진만 찍고 말았는데요.

그런데 지금 내가 그때도 얘기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무슨 85건 이런 것을 일괄해서 강행 처리하겠다, 그건 웃기는 얘기에요. 또 그걸 막겠다고 가서 쇠사슬로 묶고 있는 민주당도 한심스러운 겁니다. 저는 이 문제를 푸는 게 간단하다고 봐요. 우선 한나라당, 여당은 정말 꼭 필요한 법안, 연내, 이번 임시회기 내에 꼭 처리해야 할 법안을 선정하고 야당 측과 조율할 수 있는 법안을 몇 개라도 선정해서 우선 그걸 처리하자, 그리고 나머지 문제 있는 것들은 2월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 회기에서라도 서로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충분히 토론하고 해서 그때 가서 처리하자, 그런 안입니다.

이건 뭐 양쪽이 반대할 이유 없다고 봐요. 그런데 그것도 잘 안 되고 했는데. 줄거리는 그런 거죠, 뭐를 추려내서 이번 회기 내에, 1월 8일까지 처리하느냐, 그리고 나머지 넘어가는 법안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처리하느냐 이런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이 내놓은 양보안을 보니까요. 방송법에 대해서는 시한을 정하지 않고 합의해서 처리하겠다, FTA는 2월 중에 하겠다, 이렇게 시한을 정하고 하겠다, 이런 정도더라고요. 민주당도 과연 여기에 동의할까요?

◆ 이회창

하하. 그건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도 몇 차례 일단 합의된 비슷하게 해서 재개됐다가 또 뻐그러지고 하는데요. 우선 첫째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원내대표들 여당이나 야당, 민주당의 원내대표나, 개인적으로는 아주 유능한 분들이에요, 신축성도 있고. 그런데 문제는 당이 이런 분들한테 협상권을 맡겼으면 협상해 오면 그걸 당은 지켜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강경파들한테 하시는 말씀이군요?

◆ 이회창

강경파든 온건파든 그 문제를 협상 대표들이 한 것을 가지고 가서 도로 번복이 되고 한다면 어떻게 협상이 됩니까. 제가 한나라당 있을 때도 당시 원내총무들이 협상을 하면 그건 꼭 지키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안 되면 오히려 잘못됐다고 하면 원내총무들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곤 했죠.

협상을 맡겼으면 그 사람들이 해온 것을 당에서 존중하고 해야 협상이 되는 것이지, 해 와도 당에 가면 백지가 되고 그러면 어떻게 협상이 됩니까. 우선 그 점이 중요하고요.

그리고 오늘 오후에 한다는 것도 그동안 여러 차례 마지막으로 한다 해 놓고 또 나중에 뻐그러지고 했는데. 오늘 정말 해야 됩니다. 국민 앞에 국회가 앞으로 어떻게 정말 얼굴을 들려고 합니까? 지난 연말 지난 것도 아주 저건데.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의 양보안을 민주당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 이회창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 것 아니에요. 그 안을, 지금 말씀하신 안이 한나라당의 최종적으로 나온 안인지 어떤지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제가 알기로 권선택 대표가 양쪽 조정하면서 안이라는 게 몇 개나 나왔었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제 현재 어떤 걸 최종적인 안으로 쌍방이 제시하는지 그건 아직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어떤 안이든 서로가 진지하게 논의해서 정말 금년 회기 안에, 이번 회기 안에 끝내야 할 것들 추려내고, 나머지 것에 대해서는 국회가 국민을 아주 무시하는 막 가는 국회 아닌 이상은 어떻든 국회라는 게 토론과 논의의 장 아닙니까.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서 처리하도록 한다, 이렇게 합의를 봐야지. 저는 꼭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한나라당의 강경파들은, 강경하게 밀어붙일 법안들은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이게 아무래도 청와대에서 그런 입장을 내비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옵니다. 청와대에서 지난 연말에 다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고 하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회창

지금 청와대가 배후에 있다는 소리를 민주당 쪽에서 하는데요. 저는 이것도 아주 뭐랄까요... 아주 정치적으로 굉장히 좀, 내가 심한 얘기는 할 수 없고,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무슨 얘기냐 하면, 보세요, 대통령은 또 청와대는, 정권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법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챙겨보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관심을 가지고 챙겨본다고 해서 배후 조정 한다고 하는 건 제가 보기에는 이걸 단순히 국회 안에서 여야 싸움이 아니라, 청와대를 대통령을 끌어 들여서 대정권, 반정권 투쟁으로 격상시키려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풀면 정국을 풀 수 없어요.

이건 순전히 여야,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의 정치적 빈곤이 빚어낸 경색이거든요. 그렇게 볼게 아니고. 또 저는 여당이 여당답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요. 여당이 정말 이 문제를 풀려고 하면, 무슨 청와대가 어쩐다, 대통령이 어쩐다 소리를 들은 것 자체가 여당의 빈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자체가 능력 부족이라고 보시는군요?

◆ 이회창

그럼요. 꼭 여당으로서, 정권을 뒷받침 하는 게 여당입니다. 여당으로서 그것이 아주 위법하고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그런 게 아니라면, 정말 추진해야 할 것 몇 개 추려내야 합니다. 85건이 뭡니까? 85건 전체를 하겠다고 나오는 게? 몇 개를 추려내서 그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여당으로서는 관철할 수밖에 없다는 걸 분명히 의지를 야당에게 보이고 협상을 해야 하고.

그런데 85건을 무더기로 내 놓고 이걸 하고 안 하면 강행 처리하겠다고 나온 겁니다. 85건 안을 보면 기가 막혀요. 정부 안으로 나왔던 걸 의원 입법으로 엊그제 바꾼 것, 심지어 우리 당 의원이 내 놓은 거를 똑같은 내용을 이름만 바꿔서 내놓은 것도 있어요. 이런 식으로 하면, 이런 무더기 법안을 갑자기 직권상정 해서 방망이 두드리면 국민을 어떻게 무시하는 겁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하다 보니까 청와대 하고 그렇게 된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 이회창

거기다가 청와대를 갖다 끌어들이는 건요.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거다, 그 얘기죠. 아니 청와대를 왜 끌어들입니까. 민주당은 이걸 무슨 반정권 투쟁으로 승화해서 아주 결판을 내는 게 국민의 눈에 보기 좋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건 여당과 한나라당과의 사이에서 협상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빈곤이지, 무슨 거기다 끌어들입니까? 한나라당은 이런 식으로 무더기 법안 가지고 강행처리하겠다고 으름장 놔서, 소수당으로서야 그러면 회의장 점거하고 버티겠다고 나오는 게 그렇게 나오게 되죠. 왜 그걸 또 유발합니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원내대표 회담에는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나가시나요, 아니면 자유선진당 권선택 대표가 계속 가시게 되는 건가요?

◆ 이회창

오늘은 자유선진당의 권선택 대표가 나가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죽 중간에서 조정하면서 진행해 온 협상이기 때문에 오늘 된다면 우리가 들어가서 마무리를 짓도록 해야죠.

◇ 김현정 / 진행

이번 협상 끝까지 오늘이 되든 아니든 권선택 원내대표가 계속 가시는 건가요?

◆ 이회창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결과를 봐야죠.

◇ 김현정 / 진행

문 대표가 바뀌는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회창

그거야 약속을 했으니까 약속을 지키는 게 정치의 신의 아니겠습니까. 다만 그 분 자신도 이미 우리 쪽에 그런 얘기 했지만, 교섭단체 대표가 된 뒤에도 자유선진당의 정체성을 훼손하거나 건드리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얘기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타협이 안 되고 넘어가게 된다면 그때는 넘겨야 된다는 생각도 가지고 계시는 건가요?

◆ 이회창

뭘 넘겨요?

◇ 김현정 / 진행

협상의 참여권이요. 문국현 대표에게 넘겨야 된다는 생각도 가지고 계시는 군요?

◆ 이회창

물론이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동안 국회의장 처신에 대해서 이회창 총재께서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오신 걸로 압니다. 만약 오늘 결렬이 되면 국회의장은 8일에는 직권상정 하겠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는데. 직권상정할 경우에는 국회의장 사퇴까지도 요구하는 민주당, 동의하십니까?[BestNocut_R]

◆ 이회창

직권상정이야 국회의장의 권한인데 그걸 가지고 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제가 말씀드린 것은, 이번에 사태를 이렇게 악화시킨 데는 국회의장도 일조를 했어요. 일찍부터 직권중재니 직권상정이니 직권 소리를 남발하니까, 요즘 뭐 김 의장을 가지고 직권의장이라는 별명도 나오는데. 그러니까 야당으로서야 긴장하고 거기에 대비하고 자연히 그렇게 되죠.

또 국회의장이 이 사태가 도저히 의장이 개입해서 직권상정의 방식으로 밖에 해쳐나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으면, 미리 선성을 내고 그럴 게 아니라, 정말 직권상정해야 할 것을 딱 추려서 여당 측에 요구하고 그리고 진짜 실효성 있게 직권상정을 해야 합니다.

가령 본회의장이 점거돼 있으면 들어내야죠. 본회의장 점거가 만일 불법적인 방법이었다고 판단이 된다면 그 불법을 바로 잡는 게 의장의 권한 아닙니까? 그런데 일찍부터 직권상정이니 뭐니 말만 해 놓고 잔뜩 준비하고 또 야당이 거기에 대해서 방어 자세를 만들어 놓고 난 다음에 그 다음에는 또 흐지부지 하고 끌고 가고. 그러니 이러다가 직권상정한다고 또 나오면 말이죠. 여야 간에 설득력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이 문제가 정리되고 나면 개각과 청와대 진용 개편으로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개각 하면 항상 나오는 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대표한테 손 내밀어야 되고 박 전 대표는 그 손을 잡아서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이 얘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 이회창

더 이상 친이니 친박이니 그런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집안에서 그렇게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 가지고 국민을 피곤하게 안 했으면 좋겠어요. 개각은 그런 수준으로 무슨 한나라당 안에서 어느 쪽을 보듬어 안고 그런 식의 개각이라면 할 필요 없습니다.

정말 개각이라면 이번에 정말 이명박 정부가 지금까지 국민 앞에 보여 왔던 무능력하고 힘없는 정부 물러나고 새로운 능력 있는 정부 다시 세웠습니다, 국민 보십쇼, 이제부터 뛰겠습니다, 이런 의지로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전부 바꿔야죠. 진짜 아주 새로운 모습의 내각을 내세우고 국민 앞에 선 보여야만 그래도 지난 해 실망했던 걸 한 번 다시 기대해보자, 이렇게 나올 것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전부 바꿔라?

◆ 이회창

네. 지금 이제 또 하면서 친이니 친박이니 말이지, 당 안에서 누구를 보듬고 껴안고 이런 식으로 개각한다면 할 필요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이재오 전 의원 얘기도 나오는데요. 그런 식으로 껴안고 가는?

◆ 이회창

아이고, 뭐 그런 얘기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