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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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목) 정운천前농림장관 "쇠고기 협상=국익 위한 결단, 후회는 없다"
2008.12.18
조회 234
- 4월 협상 타결 당시, 이런 상황 전혀 예상 못했다
- 국익 위한 결단, 그때 협상 안 했으면 한미통화 스와프도 없었다
- 국민들은 감성 앞섰다, 지금 주동자들 다 잡혀가는데도 잠잠하지 않나
- 국익위한 결정, 후회는 없다


김현정의 뉴스쇼 2008 10대뉴스
(4) 한미 쇠고기 협상과 촛불정국 - 정운천 前 농식품부 장관
지난 월요일부터 보내드리고 있는 2008 10대 뉴스, 오늘은 네 번째 시간입니다. 올 상반기 우리 사회를 가장 크게 뒤흔든 사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촛불시위입니다. 오늘은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을 만납니다. 쇠고기 수입의 주무부처였던 농림수산식품부의 수장이었죠. 정운천 전 장관을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퇴임 후 첫 방송 출연이 될 것 같네요.

◇ 김현정 / 진행

퇴임 후 5개월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정운천

촛불 정국의 진정한 의미를 바둑에서 복기(復碁)해보는 것처럼 똑같은 마음으로, 농어촌 현장을 돌아보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뭔가 현장에서 찾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2월 29일에 취임하셔서 제가 세보니까 딱 159일 장관직을 지내셨더라고요. 재직 시절 돌아보면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일은 뭐니 뭐니 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 이거겠죠?

◆ 정운천

당연하죠. 촛불 정국이었죠.

◇ 김현정 / 진행

제가 당시 일지를 다시 들춰보니까 4월 11일에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고. MBC PD수첩이 4월 29일에 방영이 됐고. 촛불집회는 5월 2일부터 본격화가 됐더라고요. 그리고서 5월, 6월 내내 그야말로 전국이 촛불로 뜨거웠는데요.

4월 초 협상문에 도장을 찍을 당시에 이런 상황이 올 거라는 예상, 전혀 못 하셨던 걸까요?

◆ 정운천

그런데 이게 1년 동안 죽 이어져오던 현안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 축산농가가 가장 큰 피해를 가져올 것 같아서 축산 대책을 강하게 강구하고 나면 큰 다른 여러 가지 문제는 국제 기준이 있기 때문에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엄청난 일이 일어나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축산농가들의 반발은 있겠지만 다른 국민들이야 뭐 이것 갖고 문제가 될까란 생각을 하셨던 거군요?

◆ 정운천

그렇죠. 축산농가 대책을 철저하게 사전에 준비해서 촛불정국 하에서도 축산 농가들은 그렇게 크게 반발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조금 불편한 질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장관께서 또 주무부처에 계신 분들께서 쇠고기 문제를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셨던 건 아닐까요?

◆ 정운천

결과론적으로는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죠. 그러나 작년에 4월 달에 FTA 협상을 타결하면서 이미 5월 국제 기준이 바뀌어 지고. 광우병 위험 통제국가가 되기 때문에, 작년 9월 말에 약속을 전 정권에서 했고. 그게 이어져서 1년 동안 죽 진행돼온 거였기 때문에 사실상 이건 더 뒤로 미룰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걸 반대로 뒤집어 보면, 전 정부에서 1년이나 협상을 했는데도 마무리 못 짓고 중단을 해야 할 만큼 뜨거운 감자 같은 문제였는데. 이게 새 정부 들어서자마자 충분히 논의 없이 협상을 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계속 있었거든요?

◆ 정운천

충분한 논의라는 자체가 어쨌든 서로 대화가 통하고 할 수 있는 논의가 돼야 하는데, 그 논의는 작년 5월부터 죽 진행해 온 거였기 때문에. 그 논의 보다는 과거에 우리 국민들이 갖는 기준하고 작년 5월의 국제 기준이 너무 현격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 현격한 차이를 줄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잘 이해가 안 가서요. 쉽게 풀어서 말씀해주신다면 어떤 차이?

◆ 정운천

쉽게 풀어서 얘기하면 30개월 미만 뼈 없는 쇠고기만 우리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는데. 거의 국제 기준은 SRM 빼 놓고는 다 풀어야 하는 입장이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러한 차이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이번 협상의 최대 난제였는데. 나름대로 국제 기준에 없는 그러한 일들을 저희가 찾아내는 것으로 저희가 협상을 타결했는데. 국민들의 눈높이는, 과거의 눈높이, 과거의 기준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사실 그 차이를 좁힌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고.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안전하게 먹고 있는 쇠고기인데 왜 당신들은 그렇게 약속을 안 지키려고 하느냐, 이런 등등으로 압력을 서로 협상이라는 것은 서로 간의 장점을 가지고 협상을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운신의 폭이 좁았던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하지만 협상문에 오역이 있었다는 게 뒤에 밝혀졌고요. 국민들 뜻을 끝까지, 어쨌든 꼼꼼히 묻지 않는, 그런 부분에서는 좀 서둘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정운천

결과론적으로는 그건 인정을 합니다. 서둘렀다는 표현도 될 수 있는데. 사실상 국제간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그리고 나면 국제 가장 현안들을 먼저 해결해 가면서 더 큰 국익을 찾는 것이 국가 간의 협상이라고 봐야 하거든요. 그런데 국민들한테 그렇게 좀 서둘렀다는 그런 걸 보여준 것만큼은 저도 인정해서 총체적인 책임을 제가 아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이 문제를 다시 꺼내서 토론을 하려고 하는 자리는 아니니까요. 당시를 회상해 보는 자리니까, 가능한 입장을 듣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정운천 전 장관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촛불시위 규모가 가장 컸던 6월 11일 광화문 광장에 직접 나가서 뭔가 말씀을 하시려다가 시민들 반대로 돌아서 가셨죠. 그때 어떤 마음으로 나오신 건가요. 사실은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셨을 텐데?

◆ 정운천

당연하죠. 그런데 50일 동안 제가 사실을 사실대로 그렇게 국민들에게 얘기를 해도, 거기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않고, 소통이 안 된다고만 하고. 이건 이론적이나 논리적이나 수학적으로 풀 수 있는 건 아니구나. 그렇다면 내 몸으로라도 내 죽음을 각오하고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서 제 진정성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가 마지막 주무장관으로서 해야 할 책임 아니겠느냐, 하는 그런 참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제 한 몸을 던졌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 당시에 쇼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었거든요?

◆ 정운천

죽음을 각오하는, 봉변을 당할 각오가 쇼가 되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셨어요, 만약 그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으셨다면?

◆ 정운천

그때는 뭐 국민들이 너무 화가 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제 한 몸을 쇠고기를 위해서,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제 몸을 던지겠습니다. 이런 등등의 얘기가 되지 않았겠어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걸 논리적이나 수학적으로 풀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또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그렇게 들고 나왔기 때문에, 감성적인 건 감성적으로 풀어야 되겠다, 그런 걸로 할 수밖에 없었어요.

◇ 김현정 / 진행

지금도 그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국민들, 좀 감성에 치우쳤다고 보시는 건가요?

◆ 정운천

그렇죠. 왜냐하면 사실을 사실대로 그걸 근거로 준비해서 연구하고 나온 게 아니고. 그냥 주저앉은 소는 전부 광우병이라고 나오는 게 감성적이지 사실은 아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협상문에 오역도 발견됐다고 하고, 그것은 협상이 꼼꼼하게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아닐까요? 먹을거리에 대한 사안인데 말입니다.

그건 우리 대통령님이나 저나 간곡하게 두 번 이상의 사과를 했고. 그런 등등 속에서도 이렇게 사실이 사실대로 전달이 안 되니까. 제 몸을 던지는 노력이라도 제가 해야 할 책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당시 국민들 감성이 앞섰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지금 몇 개월 지나고,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되는 걸 보면서도 비슷한 판단하시겠군요?[BestNocut_R]

◆ 정운천

지금 벌써 몇 개월이 지났는데. 그때 시위대의 대표들도 지금 현재 법적 조치를 받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 현재 아무런 시위가 일어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그건 굉장히 그때의 감성적인 그런 것에 의해서 (불이) 붙여진 거고. 일단 정지하고 돌아보면 지금 하나하나가 다 껍질이 벗겨지면서 사실이 사실대로 되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벌써 옛날 얘기처럼 들리지 않아요?

◇ 김현정 / 진행

미국산 쇠고기가 이미 들어왔기 때문에, 더 이상 방법이 없으니까 분위기가 가라앉은 거지, 관심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무리지 않나요?

◆ 정운천

제가 볼 때는 지금 현재 광우병이라는 것이, 그때도 얘기했지만, 전 지구상에 사라지고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캐나다에서도 얼마 전에 발견됐다는 뉴스가?

◆ 정운천

소가 그런 거고. 지금 영국에 3만 7천 마리가 광우병 소가 생길 때도 사람 광우병은 극소수였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게 아니라 인간 광우병은 줄어들고 있다는 말씀?

◆ 정운천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광우병 대책 인사들 구속되는데도 촛불 안 일어나고 이런 것 보면 그 당시 사람들이 감성에 이끌려서 잘못 판단하셨다는 증거다, 이렇게 본다는 말씀이시군요?

◆ 정운천

꼭 잘못 판단했다기보다도 한 번 우리 국민들이 불이 일어나면 확 불이 일어나는 특성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 것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제가 항상 국민들께 그런 말씀을 드렸어요. 우리가 일단정지하고 자기 자신을 함께 되돌아보자, 정말 국가의 이익이 생겨야지,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 만약 미국 주식으로 먹고 있는 것을 위험하다, 위험하다고 주장한다면, 그런 나라들하고 무슨 협상이 이뤄지고.

또 그런 나라를 지금 금융 스와프를 통해서 우리가 조금 안정을 찾았는데. 미국에서 그런 신용 금융 스와프를 해 주겠습니까? 국익이라는 걸 주무 장관으로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 김현정 / 진행

또 다시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 와도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되실까요?

◆ 정운천

참 제가 외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더 뒤로 물러설 수 없는 그러한 외나무다리에 딱 걸치면, 그걸 협상을 타결을 하든지 아니면 나라가 어떻게 기우뚱 할 수도 있는데, 그런 가운데서는 제가 몸을 다 던져서라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마지막 골목에서 제가 버티다가 할 수밖에 없었다...

◇ 김현정 / 진행

그 당시 떠올려보면, 만약 협상장에서 도장을 안 찍었다면, 뭔가 국익에 굉장히 해가 올 거라는 생각도 드셨단 말씀으로 들리네요?

◆ 정운천

물론입니다. 왜냐하면 어쨌건 우리가 70% 이상이 외국하고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 아닙니까. 그런데 이러한 등등이 가장 걸림돌이 됐고. 이게 초기 협상이 아니고 1년 동안 이어져온 협상이었기 때문에 뒤로 미룰 수 없을 만큼 어떤 상황이 이뤄졌다고 봐야죠.

이번 금융대란 같은 데에서 어떻게 미국하고 여러 가지 금융 스와프랄지 이런 등등의 협조 관계가 이뤄질 수 있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아, 그렇게 연결이 된다고 보시는군요.

◆ 정운천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정운천 전 장관께서는 쌀 직불금 국정조사 특위에도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세요.

◆ 정운천

네. (웃음)

◇ 김현정 / 진행

직불금 부당 수령 문제는 장관 재직 당시에 전혀 인지하지 못하셨나요?

◆ 정운천

제가 한 두 달간은 농림수산식품부 되는 바람에, 그렇게 부처가 커지는 바람에, 살림살이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고요. 그 다음에 촛불 정국으로 갔는데. 원래 이 직불제도 농가 등록이 전제가 돼서 했더라면 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농가 등록이 아직 안 된 상태에서 그런 빈 구멍이 좀 있을 수 있었죠.

◇ 김현정 / 진행

농림부 장관 재직 당시에는 이것까지는 신경 쓰실 여력이 없었군요?

◆ 정운천

(웃음) 네. 그런 등등은 그때 직불금이 나가는 시점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등등에 대해서 손을 볼 새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저는 정운천 전 장관 만나면 이 질문 꼭 드려보고 싶더라고요. 사실 정 전 장관께서는 참다래 아저씨로 교과서에도 실린, 그야말로 존경받는 벤처 농업인 출신이신데요. 혹시 내가 괜히 관직에 나섰구나, 후회하신 적은 없으세요?

◆ 정운천

제가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보니까 역사적으로 살아 왔어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

◆ 정운천

돈벌이보다는 우리 농업을 어떻게 살려낼 거냐, 그걸로 초지일관 지금까지 살아왔거든요. 장관직에 꼭 있다고 해서, 장관직에 안 있다고 해서 중요한 게 아니고. 오히려 이번 초대 농식품부 장관이 되면서 농업의 그런 근본적인 게임의 룰, 패러다임을 바꿨습니다. 미래 성장 5대 전략을 만들어 냈어요.

이러한 미래 전략이 새롭게 이뤄지면 농업이 점점 상업적 측면으로 접근을 해서 중국, 일본, 발전하는 그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농업의 새로운 부활을 일궈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확신하고. 주춧돌은 박아 놨기 때문에, 저는 절대적으로 이번 장관이 돼서 한 일은 크게 제가 할 일은 했다, 이렇게 보고요.

그러한 내용을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농업 현장에서 제가 직접 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저는 후회하는 건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쇠고기 협상의 주역이었다는 사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후회는 없으십니까?

◆ 정운천

후회 없습니다. 왜냐하면 누군가는 했어야 했는데, 저는 저 나름대로 총체적인 책임을 안고. 오히려 장관직이나 높은 직에 오면 권한보다 책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책임을 뒤로 회피해보거나 누구에게 맡겨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총체적인 책임을 제가 안는 것도 제가 해야 할 일이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