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TV에서 국회 몸싸움 장면, 심지어 문이 뜯어져 나간 모습 본 분들은 충격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은 야당 의원들이 들어오지 못 하도록 아침부터 회의장의 문을 잠갔고, 야당 의원들은 왜 못 들어오게 하냐면서 해머를 갖고 와서 문을 부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문을 걸어 잠근 채 상정 했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국회의장실을 점거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다치진 않으셨나요?
◆ 원혜영
안 다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상황 어떻게 평가 하십니까?
◆ 원혜영
정말 안타깝고 걱정됩니다. 제가 어릴 때 신문에서 3선 개헌 할 때, 그때 박정희 정권 때입니다. 그때 야당 의원들에게 안 알리고 여당 의원들이 별관으로 빠져 나가서 날치기 처리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근자에는 김영삼 대통령 때 그 유명한 노동법 개악 파동 때, 여당 의원들만 몰래 새벽에 회의실에서 기습 처리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FTA 상정은 이미 며칠 전에 박진 위원장이 단독 상임위 개회를 선언을 했고 다 공개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야당 외교통상위원들이 들어가려고 입구에서 계속 문을 열어달라고 문을 두드리고 부탁했는데, 경위들 동원해서 봉쇄하고 문을 잠그고 안에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만 가지고 일방 날치기 처리한 거거든요. 이건 국회 사상 이런 적이 없습니다. 외교통상위원회 위원을 입장시키지 않고 여당 의원들만 강행 처리 하고, 경위들과 물리력을 동원해서 야당 의원을 입장시키지 않은 사례는 의정 사상 없던 일입니다. 정말 폭거이고, 너무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 큰 걱정입니다.
◇ 김현정 / 진행
폭거라는 말까지 해주셨는데요. 그러니까 한나라당이 외통위에 들어가서 문을 걸어 잠근 게 아침 7시 이전입니까?
◆ 원혜영
한 8시쯤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안에 민주당 최규식 의원도 있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 원혜영
(최규식 의원은) 그 전에 들어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상황이었다고 전하나요, 그 안에서는?
◆ 원혜영
경위들한테 둘러싸여서 거의 고립된 상태로, 감금당한 상태에서 8시간을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애초에 한나라당과 합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 원혜영
한나라당과 우리 야당 간사, 민주당 간사가 합의해서 상정하자는데 합의를 했고. 박진 위원장이 외교통상위원회 본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여야의 합의가 있을 때 상정한다고 언명을 했습니다. 속기록에 다 있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그 약속을 일방 파기하고 박진 위원장이 단독 강행 처리를 시도한 것이고.
저는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야당 의원들의 참석만 허용한 상태에서 했다면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불법성의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경위를 동원해서 국민이 부여한 국회의원들의 회의 참여권을 박탈한 것은 이건 헌법에도 위반이고 국회법에도 위반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불법 행위가 아니라 범법 행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아침 10시 반에도 양당 원내대표가 잠깐 만나셨잖아요. 이때도 얘기가 잘 안 풀렸던 건가요?
◆ 원혜영
그때 얘기 풀고 한 게 아니고 저희는 외교통상위원회가 소집됐는데 우리 야당 의원들을 경위를 동원해서 입장을 못 하도록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건 국회법과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 아니냐, 박진 위원장에게 얘기해서 우리 야당 의원들이라도 들어가서 회의에 참여하게 해라, 그렇게 저는 요구를 했고.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야 간사가 협의해서 이걸 상정 문제를 다시 논의하면 어떻겠느냐 해서, 저희는 박진 위원장이 여야 간의 합의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이렇게 야당 의원들의 입장을 봉쇄한 상태에서 한 걸로 봐서, 여야 간의 의미 있는 협의가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어쨌든 홍준표 대표는 자기가 그것도 시도해 보겠다고 박진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만나지 조차 못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홍준표 원내대표는 만나겠다고 의사표시를 그때는 했던 거군요, 아침 10시 반에는?
◆ 원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게 이뤄지지 않았단 말씀이세요. 한나라당이 이렇게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무리해서 통과시킨 배경이 있다고 보십니까?
◆ 원혜영
그것은 이미 국회를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으로 풀겠다는 국회 운영의 원칙과 오랜 관행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서 파기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요?
◆ 원혜영
저는 그렇게 봅니다. 직접적인 지시는 없었겠지만 대통령이 APEC 참석하고 돌아오셨을 때 여당의 당 대표, 원내대표들이 대통령한테 12월 9일 날 예산안 기한 내에 강행 처리하겠다, 그리고 모든 법들을 연말 안에 처리하겠다고 보고를 했고. 그 다음부터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군사 작전으로 감행이 됐습니다.
심지어 예산안 날치기 통과하고 그 다음 날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제부터 전쟁이다, 전쟁 모드로 들어간다, 전광석화처럼 하겠다, 박희태 대표 얘기입니다. 대통령 속도전을 얘기 하셨습니다. 속도전이란 얘기가 많이 듣던 얘기 아닙니까. 미국에서 하는 얘기죠. 지금 대통령이 진두지휘하고 여당의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일선 사령관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다,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고. 그렇게 드러난 아주 실상이 이번 국회법과 헌법을 무시한 국회의원의 의사 참여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사상 유례가 없는 폭거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한나라당 지도부의 어떤 입각 경쟁이랄까요, 이런 것도 원인이라고 보십니까?
◆ 원혜영
저는 그렇게 보고. 제 견해만이 아니라 많은 정치권의 그리고 전문가들이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예산안 처리 때는 기한 내 처리라는 것을 가지고 홍준표 원내대표가 충성심을 과시하려고 했고. 한술 더 떠서 이한구 예결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해서 홍준표 원내대표가 직접 지시하고 본인이 수용했던 형님운하, 대운하 예산, 1,000억 삭감을 예산안을 짜는 과정에서 완전히 빼 버렸습니다. 이건 정말 사기 작전을 감행한 거죠.
이번에는 아마 박진 위원장이 홍준표 원내대표보다 더한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해서 원내대표의 여야 간사간의 협의를 종용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냥 강행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입각을 위한 전반적인 충성심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보여 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청취자들 질문 들어왔는데요.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이 망치로 문을 뜯어낸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그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습니까?”
◆ 원혜영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만, 우리 의원을 회의장에 입장을 못 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이 부여한 또 국민으로부터 부여 받은 의사 참여권을 거부 받았기 때문에 참여하기 위해서,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우리가 물리적 행동을 한 것입니다. 물론 그런 일이 없이 당연히 의원은 회의장에 들어가야죠. 그것을 봉쇄하니까 저희가 얌전히 박진 위원장이 경위들을 동원해서 날치기 하려고 우리 못 들어가게 하니까 할 수 없지 않냐 하고 앉아서 멍하니 기다릴 수는, 방치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청취자 다른 질문, “경위는 누구의 지휘를 받습니까? 경위가 그렇게 국회의원을 막을 수 있나요?” 이런 질문 주셨는데요.
◆ 원혜영
경호권을 발동할 수 있는 힘은 국회의장한테만 있습니다. 어제 김형오 의장께 물었더니 김형오 의장께서는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것은 분명히 불법적으로 변칙적으로 경위들의 힘을 국회의원들이 회의장을 참여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에 쓴 것입니다. 이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단순한 불법이 아니라 범죄 행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박진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할 생각이십니까?
◆ 원혜영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지금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김형오 의장께 이렇게 경호권을 발동 안 했는데 경위들이 나서서 야당 의원들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입장을 봉쇄한 것에 대해서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김형오 의장께서도 약속을 한 바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국회윤리위에도 제소를 하실 건가요?
◆ 원혜영
물론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국회의장실 점거 중이시죠, 지금?
◆ 원혜영
그렇습니다. 점거보다도 김형오 의장께 지금 국회가 이렇게 그야말로 링 위의 전쟁이 아니라 전쟁터로, 그리고 군사 작전을 감행하는 식으로 여당을 몰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입법부의 수장으로서의 국회의 권능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책임 있게 임해 달라, 재발을 막아 주고, 청와대에 들어가는 여당의 이런 그야말로 주체적이지 못한 행위들을 견제하고 통제해달라는 당부의 뜻으로 우리가 의장실에서 항의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미 FTA 비준안 지금 상정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몇 단계 건너뛰고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도 할 수 있는 상황 아닌가요?
◆ 원혜영
그렇지만 지금까지 계속 불법적으로 자행된 여당의 폭거를 의장께서 더 이상 그대로 방치하고 더 나아가서 동조하는, 그런 반의회적인 행위를 김형오 의장께서는 도저히 하실 수 없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나라당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국회에서의 불법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폭력을 행사한 강기정 의원을 국회윤리위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인데요?
◆ 원혜영
그것은 사실 자체가 다릅니다. 그 경우도 결국은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행정안전위원회를 몰아가려고 하기 때문에 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이 강력히 항의하는데,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니까 항의하는 뜻에서 서류를 밀었습니다. 서류가 테이블에 쌓여 있으니까 죽 밀려 나가다가 끝에 있던 유리컵이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그것은 아주 명백한 증인들이 있고, 증거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또 이런 얘기도 합니다. 불과 열 달 전에 회의장 점거해서 처리했던 민주당인데, 지금 이렇게 물리력 행사해서 막는다는 것은 생떼를 쓰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 하셨더라고요?
◆ 원혜영
그 경우는 강행하려고 하는 쪽에서, 주로 여당입니다만, 다수의 힘을 가지고 야당 의원들을 의장석에 점거한 것을 물러나게 하면서, 법의 규정에 그렇게 돼 있습니다, 의장석에서 반드시 선포하거나 의결하도록 돼 있거든요.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은 의정사상 유례없이 위원회가 열리는데 그 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참석을 물리적으로 봉쇄한 것입니다. 경위를 동원해서. 범죄행위인 겁니다. 헌법에 명시된 의원의 회의 참여권, 의사 참여권을 원천적으로 물리적으로 봉쇄한 일은 역대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장외투쟁을 선포 하셨다가 계획을 좀 수정하신 것 같은데 맞습니까?
◆ 원혜영
선포한 적이 없습니다. 일부 중진 의원들께서 이러한 상황이라면 장외투쟁까지도 우리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줬고요. 그런 것은 우리가 모든 우리 능력과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통해서 이런 반민주 악법, 반서민 악법들, 휴대전화를 감청하는 것을 법적으로 합법화 하겠다는 통신비밀보호법, 이런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법들을 강력하게 저지하겠다는 뜻에서 병행해야 한다는 그런 주장도 있었던 겁니다. 당론으로 채택된 적이 없습니다. 공식 거론된 적도 없고요.
◇ 김현정 / 진행
다른 계류 법안들도 상정하고 심의하는 것을 서두르겠다고 한나라당이 말하는데, 여기도 협조 안 하십니까?
◆ 원혜영
물론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국회는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민의를 완성해가는 과정이거든요. 그것을 정면에서 부인하고 짓밟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난 예산안 처리 때부터 여당은 야당이 우리 조건을 들어라, 그 전제 하에서 협의를 해 주겠다, 그래서 제가 홍준표 원내대표께 오죽하면 점령군도 포로를 상대로 협상을 해도 이런 식으로 안 한다, 너무나 야당을 부인하고 국회가 국민의 뜻을 토대로 논의하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것을 파괴하는 행위다, 이렇게 누차 항의하고 지적한 바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9(금)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한미FTA비준안상정, 대통령 지시 있었다"
20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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