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하나로 단번에 이라크의 영웅으로 떠오른 사람이 한 명 있죠. 이라크를 방문한 부시 대통령에게 기자회견장에서 신발 두 짝을 던지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이라크 기자가 있습니다. 이게 살인 미수냐, 아니면 국빈 모독이냐, 죄명을 놓고도 뜨거운 논란이 될 정도로 세계적인 화제가 됐는데요. 오늘 저희 화제의 인터뷰에서도 이 얘기 좀 해 보죠. 오랫동안 중동 특파원 지내신 전문가 분이십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이 동영상 보고 깜짝 놀랐던 게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신발을 던졌어요. 이게 미리 계획을 했던 거라고 합니까?
◆ 서정민
그런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나름대로 돌발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방문해서 좁은 장소에서 기자들과 친밀하게 거리를 두고 기자회견 한 게 많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봐도 상당히 거리를 두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장소가 협소한 곳에서 이런 기자회견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라크 기자도 충동적으로 일부 보도에서는 계획된 것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너무 자신이 던져서 맞출 수 있는 거리가 아니겠는가, 충동적인 행동을 한 것이고요. 중동 사람들 스타일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평소에는 정치에 크게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만약에 실현 가능한 목표가 앞에 있다고 한다면 액션을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 마디로 욱하는 성향을 갖고 있군요. 그게 왜 하필 신발이었을까요?
◆ 서정민
신발이 중동에서는 가장 모욕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로 말하면 침 뱉거나 이런 것과 비슷합니까?
◆ 서정민
더 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동에는 이슬람법이라는 게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밥을 먹을 때도 오른손으로만 먹지 않습니까. 왼손은 화장실에서 많이 쓰는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러면 발 같은 경우는 화장실도 계속 밟고 다니는 가장 더러운 것을 많이 밟고 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발바닥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화를 냅니다. 예를 들어서 다리를 꼬고 앉으면 발바닥이 조금씩 보이지 않습니까? 발이 들리니까. 그런데 그것도 상당히 모욕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신고 있던 신발을 던져서 맞추려고 했다는 것은 최고의 경멸의 표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언론사가 국빈급 기자회견장에 초청 받았을 정도면 상당히 영향력 있는 곳인가 봐요?
◆ 서정민
나름대로는 바그다드에서는 큰 언론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집트에서도 본부를 갖고 있고 또 이라크 관련된 거라 이라크에서 나와 있던 그런 이라크 출신 기자가 참석하게 된 것입니다. 중동 지역도 최근에 우리나라처럼 언론이 상당히 다양해지고 많아지다 보니까 어떤 기자회견장이나 이런데 많은 신청서가 들어오고 각 당국에서도 규모가 작다고 안 받아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받아주는 분위기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쪽 뉴스를 따라가면서 보고 계실텐데 아랍권에서 이 기자가 영웅이 됐다는데 반응이 어느 정도나?
◆ 서정민
상당히 일단 이라크 내에서 정당한 행동이다 라는 시위가 아직까지도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고요. 주변국 특히 대학교들을 중심으로 가장 용기 있는 젊은이, 이런 투표가 이집트에서 잠깐 열렸는데 그걸로 뽑혔고요. 이집트에서도 대모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쪽에서도 이 사람을 지지하는 대학교 시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행동이란 것은 아랍권 22개국 어느 대통령도 미국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가장 우리들의 국민의 마음을 잘 표현한 사나이 이 정도까지 추앙 받을 정도로 예를 들어서 많은 아랍 사람들 제가 엊그제도 한국에 있는 아랍 사람들 만나 봤는데요. 맞추지 왜 못 맞췄을까 이런 얘기 할 정도로 아랍권 사람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갖고 있는 반감이 깊게 쌓여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영웅 정도 아니라 연일 방송에 나오고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어떤 기사 보니까 자기 딸하고 결혼해 달라고 그 기자 형에게 프러포즈한 사람이 있다?
◆ 서정민
그런 경우도 있고 지금부터 한 달 동안 태어나는 아이들이 이 사람의 이름 따서 자이디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 이름에도 이 사람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상당히 영웅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중동에서 미국 부시 대통령에 대한 악감정이 아직도 심했는가?
◆ 서정민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입니다. 미국에 대한 반감은 1948년이 이스라엘이 설립된 이후에도 일방적으로 미국이 이스라엘만 지지해 왔었고요. 이라크 전쟁 수행에도 문제 있었죠. 이라크는 전쟁으로 통계마다 다르지만 죽은 사람이 최소 60만에서 120만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 이라크 땅에서 해외로 나가 있는 난민이 250만이고. 인구의 1/10이죠. 국내에서 떠돌아 다니는 난민이 150만 정도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미군이 들어 와서 질서 유지도 해 주고 건물도 지어 주고 이런 것 아니에요?
◆ 서정민
그렇게 보지 않죠. 그리고 외국에 있는 전문가, 미국에 있는 전문가조차도 점령 5년이 지났지만 이라크 전쟁 이전보다 사정이 나아졌느냐 아니라는 거죠. 지금 실업률 20%~40%이고, 예를 들어서 전력 전기가 들어오는 것도 바그다드 같은 경우에 전쟁 이전에 17시간 들어왔는데 현재는 6시간에서 9시간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다 잃어버리고. 갈 곳이 없으니까 저항에 참여하게 되고. 상황이 우리가 봐서 미국이 예전에 한국에 도움을 줬던 것하고는 조금 다른 차원이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9(금) 이라크, 발바닥만 보여줘도 모욕, 신발은 최고의 경멸표시!
20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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