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부터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CBS가 선정한 2008 10대 뉴스, 오늘이 벌써 여섯 번째 시간이네요. 올 한해 우리 사회를 휘감았던 두 글자, 바로 유명인의 자살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국민 배우였던 故 최진실씨의 사망이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요. 故 최진실씨의 사망과 함께 붉어진 문제가 바로 친권 문제였습니다.

당시에 저도 속보를 전하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요. 최진실씨 자살 이후에 또 하나 붉어진 문제가 바로 이 친권법에 대한 이슈였습니다. 당시에 기자회견을 했던 분 중 한 분이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여성인권 위원장 맡고 계신 원민경 변호사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벌써 이게 11월 얘기네요. 손숙씨, 허수경씨 이런 유명인들과 함께 기자회견 갖고 친권법 이대로 문제 있다, 지적하셨었죠? 당시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거예요?

◆ 원민경
저도 변호사여서 개인적으로 조성민씨 붉어진 이후에 판례를 찾아본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법원이 친권이 부활하는 것으로 보고 친권 상실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웠었는데 마침 모임에서 변호사를 구하고 있고, 저희 여성인권위원회에 50명의 여성 변호사들이 있거든요. 마침 당일 그 시간이 다들 허락되지 않으셔서 제가 위원장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조성민씨와 유족들 사건 보면서 뭐가 가장 답답하셨어요?

◆ 원민경
이런 정말 아이들을 위하는 그 마음이 잘 느껴지지 않았던 그게 가장 답답했던 것 같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때 조성민씨가 12월 초에 기자회견을 갖고 양육권, 재산권 모두 故 최진실씨 어머니에게 넘긴다 이렇게 밝혔잖아요. 그래서 이게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 해결이 됐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게 사실 우리 사회 친권 문제는 아직 진행형 아니겠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있나요?

◆ 원민경
우리 사회 친권 문제는 물론 조성민씨와 유족과의 문제는 이제 합의가 됐기 때문에 법원의 최종 판단을 신청하셔서 받으시면 동일한 결론이 날 텐데요. 여전히 지금 친권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양육하는 친권자가 사망했을 때 다른 쪽의 친권자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상실 선소가 나기 전에 일방적 친권 행사로 자녀 이익에 침해될 수 있다는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게 현행법에서는 검사가 친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긴 있습니다.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말씀이신가요?

◆ 원민경
네, 그렇죠. 검사가 친권 상실에 나서기 전에 이미 부활된 친권자가 친권이 부활된 일방이 자녀에 대한 각종 법률 행위와 재산관리권 행사에 나서기 전에 부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동안 여성, 아동, 가정법 이런 쪽 전문가로 활동을 해 오셨는데요. 그러면 친권법과 관련된 억울한 사연들, 가슴 아픈 사연들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어떤 사례들 기억나세요?

◆ 원민경
전문가라기보다는 그냥 여성, 아동 문제에 관심 갖고 있는 변호사인데 저는 친권이라는 것에 대한 환상을 깨야 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선과 악 등을 모두 갖고 있는데 아무런 힘이 없는 아이들을 친권이라는 이름 앞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생각하고요. 예전에 아빠를 누구보다 좋아했던 딸이 가정폭력을 당했던 엄마가 가출한 뒤에 아빠와 단 둘이 있었을 때 성폭행 당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때 아이가 직접 만나고 형사 고소장을 작성하면서 아이가 그렇게 좋아하던 아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아서 어떤 때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가 어떤 때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빠 좋다고 했다가 막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면서 친권에 대한 그동안 우리가 친권이라는 이름 앞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회가 어찌 보면 방임했었는데 개입해야 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조성민씨 사건 있고 난 후에도 아무런 개정 된 것 없죠?

◆ 원민경
아직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여성 지키기 연구원과 법무부, 여성 단체 그리고 아동 모임과 또 변호사들이 개정을 위한 여러 작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실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친권은 일종의 자연권 아니냐. 또 서로 아이 안 갖겠다고 할 때 친권이 있어야 의무를 지워줄 것 아니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원민경
그런데 아이에 대한 애정이나 의무를 이행하려고 하지 않는 부모에게 친권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강제로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친권 행사 의지가 없거나 부족한 부모보다는 차라리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양부모나 또 우리 국가에서 운영하는 아동 위탁 기관에서 자녀를 돌보는 것이 아이를 위더 좋죠. 물론 그때 위탁 기관이 자녀 돌볼 때는 자녀 부양을 이행하지 않는 양육비를 국가가 청구해야 할 것이고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갑자기 이 부분도 궁금한데요. 조성민씨가 기자회견 하면서 친권 포기하겠다, 이런 단어를 쓴게 아니라 양육권과 재산권 등 모든 권리를 넘기겠습니다, 이런 표현을 썼거든요. 혹시 나중에라도 친권을 다시 갖고 싶다 이러면 부활할 수도 있나요?

◆ 원민경
그렇지만 그렇게 되기 쉽지 않을 것 같고 법원의 최종적인 결정을 받아야 할 겁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현재 합의로 넘어간 다음에 나중에 그 관리권들을 다시 되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합의는 됐지만 법적으로 한 번 더 할 필요는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 원민경
네. 법원을 거쳐야죠.

◇ 김현정 / 진행
최진실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크게 대두가 됐던 우리 사회 친권 문제, 올해 10대 뉴스 가운데 하나로 꼽아 봤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