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2008 10대뉴스
(7) 금강산 피격사건 등 남북경색 -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CBS가 선정한 2008년 10대 뉴스 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지난 1년 동안의 남북 관계, 특히 금강산 피격사건, 개성공단 폐쇄, 거기다가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까지 이어지면서 올 한 해 남북관계는 순탄치 못했는데요. 한나라당의 북한 전문가 정옥임 의원과 실용정부의 올해 남북관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또 내년도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실용정부 이후의 남북관계,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정옥임
이미 말씀하셨다시피 경색 국면이 계속 됐고. 아마 앞으로도 경색 국면이 계속 될 가능성도 있어요. 이것은 어떻게 보면 포용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한 하나의 성장통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사실 이명박 정부가 오히려 정치적으로 부담을 덜 하기 위해서는 이전 정부의 행태를 그대로 반복할 수도 있었겠지만, 비효율성이 드러났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쳐가면서 실질적으로 북한 인민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성장통이 계속 되리라 보여집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럼 실용정부의 남북관계 기조는 이게 포용인가요, 강경인가요?
◆ 정옥임
포용입니다. 그동안 실용정부의 대북정책을 강경책이라고 비판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세요. 금강산 피격 사건만 해도 그렇습니다. 바로 그날 대통령이 국회에서 남북 대화를 제의했거든요. 특히 6.15와 10.4 정신까지도 존중하니 그 이행을 위한 대화를 하자고 제안을 했었어요. 뿐만 아니라 강경책이라는 것은 북한을 자극할만한 구체적인 행태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은 없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일부에서 강경이라고 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10.4선언이라든지 6.15선언에서, 전 정부이긴 하지만, 약속해 놓은 걸 지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이미 대화의 길을 막은 것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하고요. 결과적으로 또 지금 남북대화 길이 막혀 있기 때문에 누구도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 아니겠습니까?
◆ 정옥임
6.15와 10.4선언 내용을 보면 실제로 6.15와 10.4를 지키지 않은 쪽은 북한이에요. 예컨대 6.15선언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이 나와 있고요. 10.4선언을 보면 쟁점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문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6.15와 10.4, 특히 10.4선언에 대해서 무조건 다 받아들인다고 선언하라는 것은 10.4선언에 대해서 승복하라고 하는 것인데.
10.4선언의 독특한 성격이 있지 않습니까. 2007년 대선 때, 대선 말미에 노무현 정부가 끝나갈 무렵에 대북 정책에 대못을 박겠다고 해서 정상회담을 급작스럽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10.4선언을 부정한다는 자체가 아니라 그 내용 속에는 북한의 인프라 지원 등 상당히 많은 프로젝트가 있으니 실행과 관련해서 대화 하자는 게 지금 이명박 정부의 입장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실제로 6.15와 10.4선언을 지키지 않았다는 건 어폐가 있고요. 1998년에 김대중 정부가 들어왔을 때, 그리고 2003년에 노무현 정부가 들어왔을 때 상황을 보면요. 그때는 상당히 진보적이고 북한에 대해서 속된 표현으로 북한의 입맛에 맞는 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년여 동안의 경색기가 있었어요. 김대중 정부 때는 햇볕정책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했었죠. 그러다가 거의 2년이 지난 2000년 6월에 정상회담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때 풀리기 시작했던 거고요.
또 노무현 정부 때는 핵 문제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본다면 북한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나름대로 좀 길들여보겠다는 의지도 있었다고 분석이 가능하죠.
◇ 김현정 / 진행
그렇다면 개성공단도 존폐 위기에 몰려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옥임
개성공단 경우는 북한에게도 딜레마인 것이 일단 북한의 근로자들이 근로를 해서 임금을 받아가지 않았습니까. 임금을 받아가면 근로자만 받는 것이 아니라 3만 몇 천 명의 근로자가 있었는데. 그 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가족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북한 인민들이 개성공단을 통해 먹고 살았다는 방증이 되거든요.
그래서 합리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쉽게 북한이 개성공단을 가지고 벼랑 끝 전술을 보일 수 없겠지만, 워낙 예측 불가능한 정권이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쉽게 속단하기는 어려워요. 그러나 정부나 당의 입장에서도 개성 공단만큼은 미래지향적으로 서로가 윈윈 하는 하나의 중요한 경제 협력의 모델이 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 정부에서도 이것만큼은 꼭 지켜야 된다, 이런 신념같은 걸 갖고 있는 건가요?
◆ 정옥임
기본적으로 포용이라고 말씀을 드렸고요. 단지 지난 정부와 다른 건 예컨대 안보의 위협 같은 것, 실제로 안보의 위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하고 교류를 하고 인적지원이 가면 그것이 곧 평화다, 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 부분이 있어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교류는 했는데, 안보나 군사적 긴장에 있어서 변한 게 없습니다.
그 다음에 비용이 들었으면 비용에 대한 비용효과가 있어야 되는데. 예를 들면 북한의 많은 광산, 지하자원 개발 같은 경우, 우리가 경공업 자제를 주고 지하 지원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해 보겠다고 해놓고 실제로 조사해 보지 않았다든지. 이산가족 상봉센터 만들겠다고 해서 돈은 줬어요. 기자재도 주고. 그런데 어디에서 어떻게 진척이 되는지 모르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10년을 착각이라고 하셨나요?
◆ 정옥임
네, 착각이라고. 지난 10년의 착각이라는 건 뭐냐 하면, 실제로 포용의 기본 원칙이라는 건 서로 경제적인 상호 의존을 해가면서 군사적인 긴장 지수를 낮추는 거거든요. 그런데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거죠. 예컨대 대량살상무기라는 게 그런 예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점진적으로 같이 줄여가면서 상호의존을 해서 서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지금 정부의 목표에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게 워낙 예측 불가능한 정부가 되나서요, 북한이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 주면 거기도 하나 주고 이렇게 똑같이 갈 수는 없는 것 같고. 어느 정도는 우리가 더 감싸주면서 가야 되는 것 아닐까요?
◆ 정옥임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요. 포용에 있어서 중요한 게 상호성인데. 우리는 10을 줄 테니 10을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어요. 10을 주면 적어도 하나, 둘 정도는 주는 식으로 해서 주고받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죠. 왜냐면 그쪽의 상황이라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10을 줬는데 전혀 주지 않고 마치 10과 5가 교환됐다는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건 잘못된 정책이라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남북이 물밑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건가요?
◆ 정옥임
물밑대화에 대해서는 제가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고요.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기본 취지는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가 발전하는 상생과 공영으로 나가자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워낙 1년 동안 길이 막혀서요. 물밑대화라도 해서 뚫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정옥임
1년이라는 기간이 참으로 긴 기간인데 지난 정부의 사례를 보면 보통 1-2년은 걸렸던 사례가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얼마나 더 그 성장통이 갈 거라고 보십니까?[BestNocut_R]
◆ 정옥임
또 하나 중요한 변수가요. 북쪽 권력자인 김정일의 건강 문제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황이 어떤가가 북한 내부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한반도 안보의 중요한 변수가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더 많은 도전이 있어요. 만에 하나라도 북쪽 내부에서 급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대규모의 탈북자 문제하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뿐만 아니라 화생 무기도 있습니다. 저쪽 상황이 안정화가 돼야 되는데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 우리가 어떤 대비를 해야 될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많은 과제가 있죠. 앞으로 4년이 남아 있는데요. 그 상황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가능해요. 불가예측한 정권이지만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몇 가지는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내년도는 미국에 새 정부도 들어서는데 남북 관계 전체적으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옥임
북한 내부에서는 오바마 정부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 시절에 미국과 북한간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대한 가능성을 많이 비췄었거든요. 아마 핵문제를 해결한다면 아마 고위급 대화도 가능할 것이고, 양자 간 대화 틀도 가능할 것이에요. 그리고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이것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거라면 얼마든지 환영하는 입장이고요. 기본적으로 정부는 북미 간의 관계개선뿐만 아니라 북한과 일본 간의 관계 정상화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핵 문제를 풀지 않은 상태에서 북미, 북일 간의 관계 개선이나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민주당 정부가 확고합니다. 특히 비확산 체제, 북한인권문제에 있어서는 공화당보다 훨씬 원칙주의적이란 걸 말씀드리고 싶고요.
또 우리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그 문제 잘 풀기 위해서 지난 부시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한미 간의 동맹 정신에 입각해서 조율을 잘 해야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성장통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아까 질문을 드렸었는데.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연결돼서 이 기간은 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시는 거죠?
◆ 정옥임
제가 볼 때는 그렇게 북한 문제가 아주 단순하진 않아요. 그러나 결국은 향후 1-2년 내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화를 통해서 상호의존으로 가고 공영과 상생으로 가는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3(화) 2008 10대뉴스 (7) 남북관계경색 -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
2008.12.23
조회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