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지만 또 가장 함부로 사용하는 곳, 공중화장실을 18년째 묵묵히 청소해온 분을 만나볼까 합니다. 얼마 전에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우수화장실관리인을 뽑았어요. 시상식을 열었는데 여기에서 전국 최우수 관리인으로 뽑힌 분입니다. 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공중화장실을 관리하고 계신 분이세요. 여점남씨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청소하실 시간이신가요?
◆ 여점남
지금요? 네. 정각 8시에 시작합니다.
◇ 김현정 / 진행
8시에 시작해서 몇 시까지 일을 하세요?
◆ 여점남
지금요? 지금 8시에서 8시까지요.
◇ 김현정 / 진행
12시간. 꼬박 12시간. 요즘은 아침이 참 쌀쌀하잖아요. 이럴 때는 나와서 청소하기에 손도 차고 발도 차고 그러지 않으세요? 어려운 점 있으시죠?
◆ 여점남
제일 어려운 거는 손발이 좀 많이 시려워서 거기에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죠. 일회용 장갑 끼고, 면 장갑 끼고, 고무 장갑 끼고, 단단히 하는데도 물 속에서 있던 손을 바깥에서 3시간 넘게 계속 꾸준히 하다 보니까 손이 얼어 가지고 거기에서 많은 고통 받고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온수를 쓰시긴 쓰시는데 계속 물만 만지는게 아니니까. 그 손으로 변기도 씻으셔야 되고 대걸레질도 하시고 그러셔야 되니까. 그 사이에 어는 거예요. 손이. 하루 일과 12시간 어떻게 보내세요?
◆ 여점남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청소했던데 또 하고 또 돌아보고 했던데 또 하고 계속 그냥 연결로 12시간을 일에 대해서 그냥 보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하시니까 최우수 관리인으로 뽑히셨죠. 이번에 시상식장에서 최우수상 받고 나서 그렇게 많이 우셨다고요? 뭐가 그렇게 서러워서 우셨어요? 감동해서 우셨어요? 왜 우셨어요?
◆ 여점남
제가 일을 하면서 이제 몸을 너무 혹사해 가지고 몸이 이래 됐다는 것 그걸 생각하면 제 몸에 대해서 제가 미안하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셨어요?
◆ 여점남
손발이 다른데는 모르는데 손 때문에 엄청 많은 고통을 지금 받고 있어요. 그리고 소변기 보면은 냄새 안 있습니까. 그거하고 소독 냄새 합쳐서 이러다 보면은 간접적으로 아니고 직접 만지고 몇 시간을 하다 보니까. 거기서도.
그 냄새를 직접 맡으니까 거기에서 제 몸에 무리가 많이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광장 올라서서 눈물이 하염없이 났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도 말씀하시면서 또 우시려고 그러세요. 어떤 고객들이 18년 동안 일을 하면서 그렇게 얄밉게 속을 썩이던가요? 야속하게?
◆ 여점남
다른건 모르겠는데 첫째는 이제 들어오시면 금연 장소인데 흡연을 많이들 하십니다.
◇ 김현정 / 진행
화장실에서 되는줄 아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 여점남
그런데 일단 오실 적에는 평범하게 들어오십니다. 오셔 가지고 변기 안에 들어가시면 흡연을 많이들 하세요. 하시고 난 다음에 침을 구석에 많이 뱉어요. 제가 미처 다른데 청소를 하다가 미처 손이 못 가서 거기를 가보지 못한 그런 결과가 있거든요. 그러면 고객님이 들어가실 적에 깜짝 놀래서 발을 밟는다든지 이러면 발바닥 쳐다보시고 다시 나오신다든지 이런걸 제가 볼 때 저렇게 먼저 분이 저렇게 해 놓지 않았더라면 다음 고객님이 마음이 편안하실텐데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막 제가 뛰어 가서 고객님 왜 발로 쳐다보십니까. 그러면. 저거 저래 놨다고 말씀하시고.
대변기도 내리고 가면 고객님이 들어가려다가 쭉 이렇게 차례차례 들어가게 되어 있거든요. 그것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계시면 고객님들이 바쁘시잖아요. 모든 분들이 너무 바빠서. 좌우로 돌아보시면서 사용하지 못 할 적에. 왜그렇게 하시나 싶고.
◇ 김현정 / 진행
대변도 안 내리고 가시는 분들 계세요? 요새도?
◆ 여점남
많아요. 그래서 대변 같은 거는 얼마든지 내려드리죠. 그런 거는 얼마든지 하루에 100%라도 제가 다 해 드리는데 침을 안 뱉었으면 그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머리를 감는다든지 이렇게 하면 머리카락이 세면기에 들어가서 세면기가 막혀요.
◇ 김현정 / 진행
공중화장실에서 머리 감는 분도 계세요?
◆ 여점남
머리 많이 감으시죠. 제가 청소하는건 당연히 할 사람이기 때문에 괜찮은데 머리 감고 나시면 머리카락이 하수구에 맺히면 물이 내려가지 않고. 물이 계속해서 뱅글뱅글 돌면 뒤에 고객님들께서 막바로 손을 씻으신다든지 그런걸 못 하기 때문에 안타깝죠.
◇ 김현정 / 진행
한도 끝도 없겠습니다. 말씀하시다 보면은. 그런 행동들 삼가 주시고요. 그 반면에 고마웠던 고객도 있을까요? 기억나는 고객?
◆ 여점남
그럼요.
◇ 김현정 / 진행
누가 있을까요?
◆ 여점남
땅에 떨어진 휴지라도 가끔씩 주워서 넣어주시고. 또 외국 분들 오시면 너무 깔끔하게 청결되어있다고 등 톡톡 두드리면서 말씀도 못 하시면서 저한테 웃음을 답해주시고. 고객님들께서 가끔 너무나 화장실 깔끔해서 내가 자주 들린다 하시면서 뭐를 좀 아주머님에게 해 드리면 마음이 편안할까 말씀해주시는 분들 있으시고.
◇ 김현정 / 진행
그 말씀 하나하나가 고마운 거죠. 사실은 하시는 분들은 별 어려움 없이 하신 말씀이라도 듣는 사람 입장에선 너무 너무 고맙게 힘이 되는 거죠?
◆ 여점남
엄청 고맙죠. 말씀 한 말씀이 엄청 고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시간이 없어서 이게 더 얘기를 들을 수는 없지만 오늘 들으시는 분들은 앞으로 특히 고속도로 화장실 깨끗하게 다들 쓰실 겁니다. 18년째 일을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도 굳은 일이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해 주십시오. 대신 제가 감사한 말씀 전하겠습니다.
◆ 여점남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8(월) 여점남 화장실 관리원 "다른건 다괜찮은데, 침만 뱉지 마세요"
200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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