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의는 79점 정도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이번 여야 예산안 합의에 대해서 스스로 매긴 점수입니다. 여야가 오는 1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를 했는데, 사실 민주당 내부나 시민단체에서는 그다지 반기는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내건 이른바 부자 감세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민주당 정세균 대표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 진행
예산안 얘기 들어가기 전에, 국회의원들이 세비 10%를 자진 반납하자, 이런 새로운 제안을 하신 게 눈에 띄더라고요?
◆ 정세균
네, 제가 그 제안을 했는데요. 국회가 솔선수범하자는 취지입니다. 내년도에 실업 문제가 대단히 심각할 것 같고요. 중소기업 자금난이 대단히 심해서 돈 쓸 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부자 감세 밀어붙여서 저희들이 일부 막긴 했습니다만 빚을 엄청나게 내서 운영해야 될 형편이거든요. 그래서 국회가 먼저 실업 대책이나 중소기업 대책에 쓸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 시발점이 된다는 차원에서 세비를 10% 삭감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통을 분담해 보자는 제안이시겠죠?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의원들 반응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더라고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그렇고?
◆ 정세균
저희 당에서 제가 혼자 제안한 게 아니고요. 이번에 예산안 처리 때문에 계속 의원 총회를 했거든요. 그 의원 총회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제 개인 제안이 아니고.
◇ 김현정 / 진행
혹시 한나라당이 반발한다면 민주당이라도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십니까?
◆ 정세균
한나라당이... 반발하지 않겠죠. 왜냐하면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당 의원들의 그런 생각이 시의 적절하다고 보여 지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한나라당이 반대 하겠습니까. 저는 한나라당이 수용할 걸로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같이 좀 꼭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시군요. 알겠습니다.
◆ 정세균
예산안 처리에 어제 합의를 했습니다. 우선 12일이라는 기한은 반드시 지켜지는 겁니까?
◆ 정세균
합의한 사항은 존중을 해야 되겠죠. 그래서 제가 예결위 계수소위 위원들을 독려를 해서 지난 주말에도 토요일, 일요일, 밤늦게까지 일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좀 지지부진하다고 그래서 걱정은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합의한 것은 지킨다고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민주당은 당초에 정부가 낸 예산안이 감세가 너무 많이 돼 있어서 적자 재정을 키울 거다, 이렇게 걱정하고 반대를 했는데. 어떻게 국회 통과하면서 나온 걸 보니까 감세 규모가 당초 정부안보다 더 커졌더라고요?
◆ 정세균
그것은 민주당은 부자 감세는 반대하고 서민 감세는 확대한다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에요. 그러니까 그것을 감세가 부자 감세냐 서민 감세냐를 구분하셔야 하죠. 지금 경제가 아주 어렵고 서민 취약계층 생활이 어렵지 않습니까. 이런 때는 서민들은 좀 도와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서민 감세는 확대하라는 것이고 부자 감세는 안 되는 거죠.
제가 구체적은 내용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상속, 증여세 같은 것을 감세하자는 한나라당이 있었는데 그런 건 철회 시켰거든요. 그래서 전체 부자 감세를 한나라당 안보다 저지한 금액이 2조 260억 원입니다. 부자 감세를 저지한 부분이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다 저지를 못 하다 보니까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부자 감세안도 수용이 되고, 또 민주당이 주장하는 서민 감세안도 수용이 되고, 양쪽 주장이 다 수용이 되다 보니까 감세 폭은 당초 정부안보다 더 커진 거군요?
◆ 정세균
그렇죠. 저희가 서민 감세를 주장해서 서민 감세를 3조 3,790억 원을 확충을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원래 한나라당 부자 감세 저지한 2조 260억보다 저희가 서민 감세를 확대한 3조 3,790억 원이 더 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감세 규모가 더 커졌죠. 그걸 제대로 평가를 하셔야죠. 부자 감세와 서민 감세를 구분해서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요.
그 대신 돈 쓰는 세출 문제에 있어서는 저희가 삭감을 할 테니까요. 결과적으로는 국채 발행 규모는 좀 달라질 수 있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른바 부자 감세에 대해서는 좀 더 저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비판도 있더라고요. 민주당이 합의 하는 과정에서 설득당한 것 아니냐, 이런 비판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균
지금 2중대 발언 논란이 심했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자유선진당에 대한 2중대 발언이요.
◆ 정세균
네, 그게 국회 구조가 현재 그렇게 돼 있죠. 의석 구조가 말이죠. 아마 우리 측 협상단이 굉장히 어려움 겪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하고 싶죠. 그런데 일방통행이 잘 안 됩니다, 국회는. 한나라당이 172석을 가지고 있고 또 예산안과 관련해서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에 적극 동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뜻대로 안 되지 않습니까. 그게 국회가 대화와 타협을 한다는 것이죠.
우리 민주당 입장에서는 더 많은 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2조 정도밖에 저지를 못한 건 아쉬운 점이고요.
◇ 김현정 / 진행
현실적인 문제였다?
◆ 정세균
그렇죠. 또 만약 그걸 몸으로 막고 싸우다가 한나라당이 일방 처리하게 두면, 2조 부자 감세 저지도 못 하고, 또 우리가 서민 감세 추진하는 3조 3, 790억 원도 날라 가 버리고. 그러면 명분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빈손이 돼 버리죠. 그래서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것은 참으로 고민스러운 것이었는데. 일단 의회주의라고 하는 건 대화와 타협이 기본입니다.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고 싸울 때는 싸워야 되지만 말이죠.
또 국가 예산을 결정하는데 그냥 한나라당에 다 맡겨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는 참여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참으로 차선책으로 타협을 한 거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지켜보면서 정 대표께서 고민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여당에서는 왜 이렇게 민주당이 발목 잡느냐, 빨리 처리해야 한다, 경제도 안 좋다, 이렇게 항의를 하고. 당 내부 시민단체에서는 왜 그렇게 쉽게 합의를 해줬느냐는 반발이 나오고요?
◆ 정세균
실제로 그런 어려움이 있는데요. 이번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는 지도부가 독단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당내 의원총회 등을 통해서 충분히 의논하면서 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 내 일부에서 거기에 대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죠. 저도 거기에는 공감을 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이걸 파탄 낼 것이냐, 아니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좀 부족하지만 차선책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놓고, 저 혼자 고심한 게 아니고, 우리 의원들이 계속해서 지난 목요일, 금요일, 이틀 동안 국회에 있으면서 계속 회합을 통해서 논의를 하면서, 결국은 국민 여러분들께서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 걱정이 크시고, 내년 예산안이 빨리 처리돼야 한다는 걱정들이 크시기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국민들의 정서와 의회 내에서의 의석 구조들을 감안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 예산안 문제뿐만 아니고 제가 어딘가 인터뷰에서 보니까 의석수가 적은 제1 야당으로서의 한계, 그러니까 야3당이 공조를 해도 장관 해임건의안 하나 낼 수 없는 이런 한계를 사람들이 참 이해 못 하는 것 같다, 이런 고민을 토로하신 인터뷰를 제가 봤습니다.
◆ 정세균
네, 그런 고민을 하긴 하지만요. 그렇다고 해서 기죽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기죽지는 않으신다고요? (웃음)
◆ 정세균
꼭 우리가 몸으로라도 막아야 될 부분은 막을 것이고요. 또 강력하게 싸울 때는 싸우는데, 원래 의회주의라는 것이 기본은 대화와 타협이고요. 또 예산안은 다른 것과 좀 달라요. 왜냐하면 예산안은 어떤 것이 꼭 바른 것이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다고 국민 여러분들 각자의 생각에 따라서 평가가 다를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예산안을 가지고 몸싸움을 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죠.
그래서 그런 점도 다른 법안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하는 점도 감안을 하셔야 될 겁니다. 만약에 완전히 반민주적인 악법을 밀어붙이려고 한다든지 그런 때는 다시 생각해 봐야겠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예산안은 합의가 됐습니다만, 새 법안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잖아요. 그중에서 한나라당은 개혁 법안이라고 하고 민주당은 반민주 악법이라고 하고 이렇게 첨예하게 부딪치는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정세균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이 부분에서는 강하게 나가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 정세균
물론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몸싸움까지 가더라도 이건 막아야 한다는 법들, 있습니까?
◆ 정세균
전체를 다 그렇게는 못 하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절대 안 되겠다고 하는 공감이 만들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비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언뜻 생각나는 것들 어떤 것들 있을까요?[BestNocut_R]
◆ 정세균
국정원의 권한을 마구잡이로 늘리겠다고 하는 국정원법 개정이 나와 있고요. 또 휴대전화 감청하겠다는 것, 또 사이버 모욕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걸 저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내부적 논의가 있어야 되고. 또 어떤 법을 강력하게 저지할 것인가 하는 전술 전략적 문제가 있지만, 금방 생각나는 악법들은 그 정도 되겠어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정 대표님은 항상 국회의 신사로 통하시는 분이세요. 가능하면 대화로 푸는 것을 좋아하시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만, 당 내에서는 타협도 좋고 대화도 좋지만 지도부가 더 선명하게 싸워 달라, 이런 요구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민주연대라는 새로운 조직도 만들어지면서. 이런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 정세균
저는 아직 경청하고 있고요. 사후에 비판하는 것보다는 미리 미리 참여해서, 원래 당이 어느 개인에 의해 이끌려 가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구성원들이 참여해서 당의 의사 결정이나 당의 행동 지침을 만들 때, 관여하는 게 옳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럼 그분들은 지금 적극적으로 참여 안 하시면서 말씀 하는 건가요?
◆ 정세균
그런 경우도 있죠. 이번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는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수시로 의원 총회를 열어서 의총의 협의 결과를 토대로 해서 대화와 타협이 이뤄진 것이지, 저 혹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항이 아닙니다. 제가 이것은 책임을 면하려고 하는 얘기는 아니고.
원래 민주당이라는 정당은 당 내부의 민주주의가 확립된 정당이거든요.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특별한 시간적 문제 때문에 제대로 논의 못 할 경우 있지만, 이번의 경우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도출된 결론이라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 예산안만 가지고 꼭 그러는 것 같진 않고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서 조금 더 선명하고 야성을 찾자, 이런 주장인 것 같던데. 민주당이 좀 힘을 키우기 위해서 내년 재보궐 선거에 손학규 전 대표나 정동영 전 의장이 나오는 건 어떠냐, 이런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당 대표로서 혹시 권유하실 생각도 있으십니까?
◆ 정세균
좀 이른 질문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재보선 지역이 확정된 곳 아무 곳도 없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재보선 지역이 확정된 연후에 어떤 분들이 나가서 어떻게 당을 대표해서 출마하는 게 적절한지 두고 봐야겠죠.
◇ 김현정 / 진행
보궐 선거 지역이 나오긴 나올 텐데요.
◆ 정세균
아직은 지역이 확정이 안 됐거든요. 그래서 그 지역의 특성이나 연고나 여러 가지를 따져서 후보자가 선발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나오기 전에 후보를 먼저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거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조금 전에 줄줄이 나오는 입법안들 얘기를 나누었는데, 얼마 전에 이상득 의원이 개혁입법추진 난항실태, 이런 보고서를 보고 있다가 포착이 돼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정세균
아, 저도 그 뉴스 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균
우선 한나라당 의원들한테 물어봐야 할 텐데. 하여튼 한나라당 당내 의원들의 동향을 파악한다 하는 걸 보면 군사독재 시절이나 5공 시절이 연상이 돼요. 그 자체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있거든요. 그런데 다른 분들이 만약에 당을 좌지우지하는 정당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상왕 정치, 이런 얘기까지도 나오던데. 이런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보십니까?
◆ 정세균
제가 한나라당 내부 사정은 정확하게 잘 모르니까요. 그런데 그 문건 출처가 어디인지는 좀 밝혀야 하지 않아요, 한나라당이? 문건 출처가 어디라고 하는 것이 왜 밝혀지지 않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문제 제기들을 별로 하지 않아요.
◇ 김현정 / 진행
심각한 문제라고는 보십니까?
◆ 정세균
저는 아주 심각하다고 봅니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양심과 인격에 따라서 입법에 참여를 하고 또 당의 당론에 따라서 참여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당 지도부도 아니고 또 이상한 괴문건 같은 것이 나와서 성향을 분석하고 하는 건 완전히 구태죠. 전근대적인 참으로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9(화)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상득 괴문서사건 전근대적,,출처 꼭 밝혀야"
200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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