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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0(수) 물에빠진 여중생 구한 의상자 - 임영태 택시기사
2008.12.10
조회 241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영웅을 한 분 만나려고 합니다. 영웅은 영웅인데 슈퍼맨은 아니고요. 우리 주변에서 보는 평범한 소시민이세요. 지난 월요일에 제1회 시민영웅 시상식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시민영웅상을 받은 임영태씨입니다. 지난 여름 물에 빠진 여중생을 구해서 화제가 됐던 분인데요. 전북 익산에서 택시 운전 하시는 임영태씨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수상 소식 듣고 소감?
◆ 임영태
가슴이 뛰었죠.
◇ 김현정 / 진행
이름이 거창해서. 시민 영웅상.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셨겠어요.
◆ 임영태
네.
◇ 김현정 / 진행
혼자 받으신 건 아니고요. 몇 명이나 더 함께 수상 하셨습니까?
◆ 임영태
저 외에 10명이요.
◇ 김현정 / 진행
제가 명단을 보니까 물에 빠진 아이들 구하고 자신은 숨진 대학생도 있고요. 또 고속도로에서 사고 난 사람 구하다가 돌아가신 목사님도 한 분 이번에 상을 받으시고, 우리 임 선생님처럼 부상당하신 분도 몇 분 계시고요. 사연을 모르는 분들도 꽤 있을 것 같아서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때가 올 여름이었던 거죠?
◆ 임영태
네.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되신 거예요?
◆ 임영태
저희가 올 여름 휴가를 갔어요.
◇ 김현정 / 진행
어디로요?
◆ 임영태
대하리 그러니까 저수지 밑에 고산촌이라고 그러는데요.
◇ 김현정 / 진행
전라도의?
◆ 임영태
네. 고산이란 곳의 대하리 저수지 밑의 고산. 거기를 가서 놀다가 더워서 이제 수영도 좀 하고 그러고 나와서 휴식 취하고 있는데 다시 이제 여러 동료들하고 같이 수영 좀 하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여중생이?
◆ 임영태
네. 살려달라고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는데 그 소리를 들으니까 안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거의 없죠. 너무 절박하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 여중생 근처에 아무도 없던가요? 선생님만 있었어요?
◆ 임영태
아니오. 있었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던가요? 물에 빠졌는데?
◆ 임영태
거의 일단 제가 목소리를 듣자마자 저도 멈칫 했었어요. 그런데 멈칫하는 순간 제 자신도 모르게 물속으로 들어가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깊은 곳이었습니까?
◆ 임영태
네. 그래서 이제 일단 건져내고 살려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목소리가 너무나 애절해서. 일단 들어갔죠. 들어가서 일단은 살려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어 가지고. 데리고 나와야겠다는 생각.
◇ 김현정 / 진행
물이 얼마나 깊었나요?
◆ 임영태
키를 넘죠. 만세를 불러도 이상이 되니까.
◇ 김현정 / 진행
수영을 원래 잘 하시는 분이시긴 한가요?
◆ 임영태
그냥 저 혼자 조금 해요.
◇ 김현정 / 진행
아이고 그런데 뛰어들었어요?
◆ 임영태
어쩔 수 없잖아요. 그 상황이면 누구나 들어갔을 것 같아요. 애절하게 살려주세요 하는데.
◇ 김현정 / 진행
아~ 그래서 여중생은 구해 내시고 그 다음 상황이 기억나세요?
◆ 임영태
그리고 나서 그 학생을 데리고 나오는 도중에 제가 물속에서 3번 잠겼어요. 2번 잠길 때까지만 해도 그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못 느꼈는데 3번 잠기면서 내가 심각하구나 이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진짜 아닌게 아니라 위험한 지경까지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리고 나서는 정신을 잃으신 거에요?
◆ 임영태
일단 애는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애를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데리고 나왔죠. 그리고 나서 내 자신도 모르게 의식을 잃은 모양이에요. 일단 구해놓고 나서 이제 보니까 이제 밖에 나와서 한숨을 쉬다 보니까 애기는 멀쩡하고 제가 의식을 잃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러고 눈 뜨니까 병원이던가요?
◆ 임영태
일어나 보니까 응급실에서 이제 6시간, 7시간 정도 못 깨어났던 모양이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그 후로도 병원 신세 꽤 지셨다면서요?
◆ 임영태
그 후로 응급실에서 나와서 병원에서 여기 저기 안 좋다 그래서 좀 다녔죠.
◇ 김현정 / 진행
어디가 안 좋대요? 폐 쪽이?
◆ 임영태
폐, 기관지 쪽이 안 좋다 그래서.
◇ 김현정 / 진행
물이 차서? 그렇군요. 구해준 여중생은 나중에 만나 보셨어요?
◆ 임영태
그러고 나서는 응급실에 있고 전화통화 하고 나서는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요. 그렇잖아요. 부담스럽잖아요. 만나자고 제가 전화를 하면은.
◇ 김현정 / 진행
선생님이 전화하기는 그렇지만 그 학생 입장에서는 생명의 은인인데 감사의 인사도 하고 몸도 괜찮아지셨습니까 안부 전화도 할법한데 전화가 한 번도 안 왔어요?
◆ 임영태
그 후로 퇴원하고 나서는 응급실에 있다가 퇴원하고 나서는 통화를 했죠. 그 후로는 없었죠.
◇ 김현정 / 진행
이름도 모르시고요?
◆ 임영태
이름은 저기 뭐.
◇ 김현정 / 진행
이름만 아시는 군요. 여중생 생명 구하고 본인은 아직까지 폐가 안 좋아서 병원 치료 받으시는. 혹시 후회한 적은 없으세요?
◆ 임영태
그런 적은 없어요.
◇ 김현정 / 진행
가족들이 왜 수영도 못 하는 사람이 큰일 날 뻔 했어, 핀잔주지는 않으세요?
◆ 임영태
그렇진 않아요.
◇ 김현정 / 진행
다행입니다. 정말 시민 영웅이시네요. 그야말로. 제가 이상한 질문 하나 드릴게요. 혹시 또 물에 빠진 사람 보게 되면 물에 또 뛰어드시겠습니까?
◆ 임영태
그건 성격이라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성격이라... 역시 시민 영웅다운 답변이십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주변에서 또 일어나면 안 되죠. 지금 택시 운전 하신다고 했는데 오늘도 일 나가십니까?
◆ 임영태
오늘은 쉬는 날이에요.
◇ 김현정 / 진행
택시 일 하기에는 건강이 괜찮으신 거예요?
◆ 임영태
그 정도는 괜찮은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다행이십니다. 돈 많이 버시고요. 건강하세요.
◆ 임영태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인터뷰 내내 말씀을 수려하게 하시는 분은 아니지만 참 흐뭇했습니다. 우리내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하는데 나, 내 가족밖에 모르는 이런 인심인데 이런 분 있어서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 임영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