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이었죠. 여야 합의로 기획재정위를 통과한 예산안이 법사위에 도착 했습니다. 여야가 합의를 했으니까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민노당 의원 5명이 법사위를 점거하고 반대하면서 상정이 무산 됐습니다. 반대 이유는 종부세 감세안을 비롯한 소위 부자 감세 법안을 이런 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거였죠.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그날 결국 상정을 포기하면서 마지막 기한으로 오늘을 얘기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김형오 국회의장도 오늘 자정이 마지막 기일이다, 이런 말을 어제 했죠. 감세 법안, 과연 오늘 법사위에서 어떻게 될까요. 민주당 유선호 의원, 법사위원장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김형오 국회의장으로부터 오늘 자정까지 심사를 마쳐달라고 통보를 받으신 거죠?

◆ 유선호

네.

◇ 김현정 / 진행

그 얘기는 오늘 자정을 넘기면 그냥 의장이 직권 상정 하겠다, 이런 뜻으로 들리네요?

◆ 유선호

네.

◇ 김현정 / 진행

유감이라고 입장 표명을 하셨어요?

◆ 유선호

그렇습니다. 이건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정말로 법사위 심사권에 대한 하나의 압박이고 침해라고 할 수 있죠. 어제 또 그렇게 의장께서 우리 원내대표의 동의도 없이 그렇게 하신 것은 우선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고요. 만약 그렇게 하시면 야당의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켜서 그 후유증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저는 의장께서 그것을 오늘 마땅히 거두어 주실 것을 요청 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철회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세요?

◆ 유선호

네.

◇ 김현정 / 진행

그리고 심사 기일을 좀 넉넉하게 미뤄 달라, 이런 말씀이신가요?

◆ 유선호

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게 여야 합의가 이미 돼서 기재위에서 올라온 사안 아닙니까. 그래서 김형오 국회의장도 그렇게 강하게 말씀하실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 유선호

저도 사실은 여야 합의를 지키고 존중해야겠다고 심사에 임했습니다만, 민노당 의원들이 그렇게 점거를 하면서 쏟아낸 의견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거기에도 예를 들면 좀 시간을 줘야 되겠다는 확신이 든 것이요.

◇ 김현정 / 진행

소수당의 의견이라도 목소리를 기울여 봐야 되겠다?

◆ 유선호

그렇습니다. 이번 법안들이 기재위에서 대단히 심사 기간이 짧아서 졸속 처리됐다는 점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 법안에 반대하는 분들의 얘기가 국민들한테 전달될 시간이 없었어요. 그렇게 되면 이 법안이 잘못돼서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키거나 통합에 저해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민노당 의원님들한테 법사위에 나오셔서 당신들이 주장하는 종부세율이랄지 1주택 장기보유 기한이랄지 이런 것들을 주장하고 설명을 하십쇼, 이렇게 설득을 하고 있는 단계이거든요.

그래서 오늘 상황은 또 그제와는 또 다르죠. 어제 국회의장께서 그렇게 심사 기일을 정했기 때문에 보다 상황이 심각해진 겁니다. 그래서 이 법사위의 심사 권한이 침해되게 되면 이 법안들이 보면, 여야가 너무 졸속으로 해서 완전 누더기 법입니다. 예를 들면 조세 체계와 간사 원칙, 이런 것들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무너져서 이 법이 그대로 간다고 하면 경기진작이나 서민 부담 완화 이런 것은 취지가 반영되지도 않고여.

또 정부 여당 말로는 감세 효과를 올린다고 하는데, 그런 효과도 안 나오게 돼 있어요. 거기다가 소득세 법 같은 것은 주택 숫자에 따라서 그 형평이 완전히 뒤바뀌어져 있고. 이 법이 그대로 나갔다가는 바로 다시 재개정해야 할 상황이 돼 있고.

◇ 김현정 / 진행

그 정도입니까, 다시 재개정해야 될 정도로 허점이 많습니까?

◆ 유선호

그렇습니다. 농특세법은 농촌 현실에서 감당이 안 되는. 어제 농촌 의원들이 전부 몰려왔어요. 이걸 그대로 하면 안 된다고.

◇ 김현정 / 진행

민노당 의원들만 반발한 게 아니군요?

◆ 유선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이렇게 예를 들면 민노당 의원들이 또 실력 저지 해 가지고 이 법안을 최소한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 상태에서 직권 상정이 돼 버리면 그 역사적 책임을 민노당 의원들이 져야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저는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민노당 의원들한테 전달해서 저희들이 요청하는 방식으로 회의에 협조 하시고 또 민노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법사위에서 국민들에게 주장 해 주시면, 그것이 법안에 반영될 뿐만 아니라 또 앞으로 재개정 할 때도 하나의 큰 바탕이 되는 것이고. 민노당 입장에서도 앞으로 경쟁에서 다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어떻게 하든지 그런 상황에 대한 상황 인식을 좀 민노당에 전달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민노당한테도 와서 충분히 설명할 기회 줄 거다, 설득하실 거고. 국회의장한테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기일을 정한 걸 좀 거둬 달라, 이렇게 중재하시겠다는 말씀이시군요?

◆ 유선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말씀 듣다 보니까, 굉장히 졸속인 부분이 많나 봐요?

◆ 유선호

그렇습니다. 완전히 이건 평가를 할 수 없는 누더기 법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럼 민주당은 왜 여야 합의를 해줬습니까. 일단 기재위에서 올라온 거잖아요?

◆ 유선호

제가 알기로는 민주당이 거의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냥 방망이 두드려진, 그런 상태의 법들도 상당수 있는 걸로 제가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종부세는 그런 것 아니지 않습니까?

◆ 유선호

종부세율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조금 심사가 부실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유선호 위원장님 입장은 충분히 알겠습니다만, 한나당에서는 민노당 5명이 국회를 마비시키고 있다, 깡패집단이냐, 위원장이 질서 유지권이라도 발동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강하게 말씀하시는데요?

◆ 유선호

저도 합의를 존중해야 된다는 입장이었고 민노당 의원들이 그렇게 왔을 때 대단히 당황스러웠고 여야 합의된 법안을 법사위에서 상정 안 한 경우 없다, 이렇게 제가 강력하게 나갔습니다만. 민노당 의원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니까, 아까 말씀드린 대로 너무 졸속으로 기재위에서 통과가 됐고. 또 거기에 필요한 부분들이 전혀 토의가 안 됐고.

◇ 김현정 / 진행

민노당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 유선호

네,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어요. 민노당 의원님들의 그런 의견 개진 기회를 꼭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민주노동당이 위원장 실 9일 날 방문했을 때 좀 당황하지는 않으셨어요?[BestNocut_R]

◆ 유선호

저는 어쨌든 간에 소수당이라도 그 분들한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 민주 의정에 맞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실력 저지보다는 실력으로 제압하는, 그것은 최악의 수고. 일단 민노당 의원들한테 설득을 통해서 우리가 참여시키는 것이 우리 사회를 통합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또 이 법안들에 대해서 많은 서민들이 우려하고 있고 반대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민노당 의원들 말씀을 듣고서 알게 됐습니다.

제가 그렇게 해 드리는 것이 우리 국민들을 위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어떤 여야의 어느 한 쪽 입장에 치우쳐 있지 않다는 것을 꼭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유선호 위원장께서는 동시에 민주당 의원이신데요. 사실 80석이 넘는 민주당은 종부세 지키기 250만 명 서명까지 받았지만, 결국 한나라당에 합의를 해 주고 말았는데. 고작 5석 민주당이 이렇게 막아내는 걸 보니까, 어떠셨나요?

◆ 유선호

그런 점들은 조금 관점의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죠. 민주당에서는 지금 경제 상황이 시급하기 때문에 심사 기간이 졸속으로 되더라도 이것을 신속하게 처리해서 경기 부양에 임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고요. 또 민노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들은 꼼꼼히 따져야 서민들한테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약간의 차이에서 발생한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개인적으로는 어떠십니까, 아까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이 있다고 전하셨어요. 민주연대 같은 모임도 만들어지면서, 내부 비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 유선호

그래서 저는 중간의 입장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민주당에서 기재위를 제대로 정말 심사를 지켜내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보고. 법사위에서 그런 부분들을 손을 조금이라도 봐야 되겠다, 물론 시간이 많지 않지만. 그런 입장에서 민노당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그 부분들이 여당에서도 어느 정도 배려를 해주고 수용해 주길 바라는 상황인데. 의장님께서 어제 갑자기 심사 기일을 정하는 바람에 저희들은 지금 대단히, 어떻게 보면 화가 났다고 할가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요즘 이 뿐만 아니고 논란이 되는 법안들이 많습니다. 최저 임금법도 있고, 북한 인권법, 사이버 모욕죄, 불법 집회에 대한 집단 소송법, 이런 법들 가운데 가장 주목하고 계신 법, 관심 두고 있는 법안 어떤 걸까요?

◆ 유선호

저는 기본적으로 경제 관련, 민생에 관련된 법안하고, 민주주의 관련 법안은 조금 속도에서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관련법들은 대단히 신중하게 역사에 두고 검토를 해야 하는 것이고.

◇ 김현정 / 진행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 유선호

말씀하신 집단소송법, 사이버 모욕죄 등 여러 가지 신문방송에 관한, 언론에 관한 법들 많죠. 그런 법들은 조금 천천히 해도, 천천히 하면서 올바르게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민생과 경제 관련법들은 대단히 신속하게 해야 한다, 이런 입장 차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의 기조는 만약 이번 경우 같이 말이죠. 야당이든 국회의장이든 여당이든 간에 법사위의 심사권을 침해하고 박탈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의 침해고 박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가 그런 심사권의 침해에 대해서는 앞으로 직을 걸고서 맞서 싸우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오늘 만약 이 법안이 자정을 넘기면요. 예산안 처리 기한 여야가 합의한 게 내일이잖아요. 이것까지 차례로 순연이 되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연기를 시켜야 되면 예산안도 연기를 시켜야?

◆ 유선호

제 말씀은 그것이 아니고요. 일단 12월 12일 날 처리하고자 하는 그런 합의는 존중돼야 하는 기본적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존중하고자 하는 것은 합의 그 날짜 자체가 아니라 합의의 정신이죠. 경제와 서민을 살리겠다는 합의 정신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12월 15일 하나 12월 12일 하나 큰 차이는 없는 겁니다. 국민들에게 돌아갈 국익과 이익이 있다면, 그 합의 정신이 지켜진다고 한다면 큰 차이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내일 자정에 예산안이 처리된다고 하더라도 내일 오전에 또 시간이 있는 겁니다. 예산안 처리까지는 저희들한테 시간을 주셔야죠.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