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이한구 위원장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좀 주무셨나요?
◆ 이한구
요새는 잠 덜 자는 게 몸에 뱄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집에는 들어갔다 오셨습니까?
◆ 이한구
네, 잠시 갔다 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예결위에서 합의가 안 나니까 결국 원내대표 회담까지 들어갔던데요. SOC 예산과 포항 지역 예산이 결국 걸림돌이 됐군요. 민주당에서는 3조까지 깎자고 주장을 하다가 8천억까지 양보를 했고. 한나라당에서는 6천억 이상은 더 줄일 수 없다, 이런 입장인데. 언뜻 보면 2천 억 정도니까 잘 하면 합의가 될 것도 같은데요. 한나라당이 2천억 정도 더 양보할 순 없는 건가요?
◆ 이한구
우선 예산은 말이죠. 기본적으로 더 주고 덜 주고 무슨 정치 흥정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겁니다. 사업 하나 하나가 제대로 된 것 같으면 다 인정해 주고, 안 된 것 같으면 다 깎아버리고 이래야 되는 겁니다. 그리고 2천억 차이라고 그러시긴 했는데, 그것만 문제가 아니고 더 중요한 게 엉뚱한 게 걸려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SOC 예산도 무조건 더 깎으라는 것에 더해서 특히 포항 지역 예산, 하천 정비 예산, 이걸 정치적인 목적이 있으니까 이걸 깎아라, 이렇게 나오는 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액수도 액수지만, 삭감해야 하는 부분이 그 두 부분이 포함돼야 된다는 거죠, 민주장 주장은?
◆ 이한구
그렇죠. 그것도 각각 1천억씩 무조건 넣어라. 그런 주장인데. 그게 설득력이 없는 얘기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는 타협할 수 없다는 얘기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지금 한나라당이 얘기하는 6천억에는 포항 지역 예산하고 4대강 정비 사업 예산은 안 들어간?
◆ 이한구
들어가고 안 들어 가고가 아니라, 그거 들어갈 수 있어요, 있는데. 사업 하나 하나를 따져서 어떤 것이 좀 무리가 있다고, 그렇다고 하면 그건 빼야 하는 거예요. 그래야지, 뭘 대 놓고 그 종류는 1천억 깎아라, 이건 말도 안 된다, 이거죠.
그리고 저는 이걸 삭감하는 것 자체만 겨냥하는 게 아니고, 예를 들어서 국가 하천정비 사업은 대운하 사업이다, 또 포항 관련된 것은 이건 대통령이 있으니까 그것하고 관계되는 거다, 하는 식으로 주장을 하기 위한 증거 비슷하게 내놓은 요구입니다. 속셈이 그런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런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예산 심의가 솔직히 시간이 너무 없는 것 아닌가요? 국민들이 보기에는 이렇게 여러 가지 쟁점들이 많으면 시간을 좀 갖고 볼 수는 없는 건가, 너무 급행열차처럼 달려가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 이한구
(웃음) 예산 제출한 지 2달이 됐는데, 어떻게 급행열차입니까.
◇ 김현정 / 진행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기국회까지 넘기고 전반적으로 보면 시간이 많이 지난 건 맞는데, 여야가 합의하고 실질적으로 심사를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7일에 합의를 한 거잖아요, 12일 날 하자고. 누가 잘했느냐 못 했느냐를 떠나서 실질적인 심사 기간이 너무 짧았던 게 아닌가...
◆ 이한구
아니에요. 실질적인 심사 기간은 오히려 다른 어느 해보다 길었어요. 무슨 얘기냐 하면, 전체 회의가 굉장히 알차게 진행됐어요. 전체 회의에 질문하는 날짜가 다른 해 보다도 이틀이 늘었어요. 그리고 굉장히 차분하게 했기 때문에 알찼고. 또 분석 자료가 많이 제공이 됐거든요. 그때 전문가 도움을 많이 받아서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전문가들이 객관적 분석 자료를 제공을 해줬고요.
심지어는 국민 참여 예산 제안까지도 만들어서 그런 것이 다 반영이 됐던 거예요. 예산 심의는 그것이 다 필요한 것이고, 다만 소위 단계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정치적 입지가 불안정 하니까 이걸 자꾸 지연작전 써서 심의를 제대로 못 하게 해서 그게 문제였지.
◇ 김현정 / 진행
시간이 부족한건 아니었단 말씀이시군요?
◆ 이한구
그렇죠. 이건 어느 때보다도 정말로 준비 잘 돼 있고 알찼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그동안 협조해 주신 모든 예결위원들에게 감사하고 있는 중이에요.
◇ 김현정 / 진행
(웃음) 저희들이 화면으로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요. 수만 건의 항목을 놓고서 이건 됐으니까 넘어갑시다,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게 좀 술렁술렁 넘어가는 듯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 이한구
아, 소위에서요? 그러니까 이게 다들 인식이 잘 못 돼서 그런데. 이미 소위 위원들은 모든 자료를 미리 다 읽고 와야 하는 거죠. 다 읽고 핵심만 서로, 의견 차 있는 것만 조절하는 게 소위지, 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 들어와서는, 옛날에 어디 다른 데에 책 있는 것을 다 내 놓아라 하는 식은 안 되죠. 그 사람들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건.
◇ 김현정 / 진행
이런 건 어떨까요, 연말에 몰려서 예산 심의하는 것 말고 미리 미리 연중에 하는 건 어떠냐. 새로운 시스템을 제안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 이한구
연중에 할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 진행
할 수 있는 것들은 좀 미리 해놓자?
◆ 이한구
그렇죠, 그래서 그걸 국가재정법 지난번에 바꿀 때, 그거 제가 5년 동안 투쟁해서 바꾼 거예요. 그런데 바꿀 때 그래서 결산은 5월까지 하고, 예산은 어떻게 하고 쭉 다 해 놓았는데, 이번에 국회 구성이 민주당 방해 때문에 늦어졌잖아요. 그래서 정말로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많은 예결위원들이 협조를 해 줘서 예산만은, 예결위원만은 괜찮게 돼 왔었어요.
◇ 김현정 / 진행
그나마 이게 나은 것이다, 더 개선할 필요는 없다고 보시는?
◆ 이한구
아뇨, 아뇨. 그건 제도는 제대로 돼 있어요, 제도는 이 정도면 되는데, 지금 운영을 다른 목적 때문에 방해하기 때문에 문제에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러면 오늘 오전에 여야 대표들 한 번 더 모이는데 여기에서 합의가 될까요?
◆ 이한구
저는 합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봅니다. 민주당이 아까 말씀 드린 어거지 주장을 철회한다면 몰라도 지금 대운하 아닌 걸 대운하라고 덮어씌우고, 경북 포항을 무조건 예산 자격 없는 사업에 막 예산 배정하는 식으로 주장을 하기 위한 그런 것만 계속 한다면 그건 안 되는 거예요. 다른 주장 같으면 받아줄 수 있지만.
◇ 김현정 / 진행
지금 보도들 나오는 것 보면 5천억 정도 선에서 서로 양보하는 걸로 합의가 될 것이다, 이런 전망들 나오던데?
◆ 이한구
아, SOC 문제는 5천억 삭감 가능하다는 문제는 지난번에 소소위 구성하기 전에 이미 다 합의했던 거예요. 합의했는데, 합의해 놓고, 소소위 구성되자마자, 3조원으로 늘려라 주장한.
◇ 김현정 / 진행
말이 달라졌다는?
◆ 이한구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양보할 수 없다?
◆ 이한구
이건 양보가 아니라 거짓말하는 문제잖아요.
◇ 김현정 / 진행
만약 오늘 협상이 실패하면 이거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가는 겁니까?
◆ 이한구
단독으로 할 수밖에 없잖아요. 약속은 12일 날 처리하기로 돼 있고.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금 민노당 같은 경우는 예산 부수 법안이라고 할 수 있는, 법사위 걸려있는 것들 놓고 점거 중인데요. 지금도 점거 중인가요?
◆ 이한구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이한구 위원장께서는 이 부분도 걱정을 많이 해 오셨던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부자 감세에 대한 부분들, 평소 회의적인 입장이셨죠?
◆ 이한구
네.
◇ 김현정 / 진행
지금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한구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기 전에는 당 차원에서 알아서 미리 조정을 해주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었고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 버렸잖아요. 그러면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르기는 따라야 할 것 아니에요. 그러면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할 거냐, 그건 미세한 조정이 필요한 것이거든요. 그걸 갖고 국회를 점거하고 그렇게 이런 식으로 가 버리면 굉장히 큰 부담이 되지 않겠어요?
◇ 김현정 / 진행
민노당도 점거를 풀어야 한다고 보고, 여기도 안 되면 강행 처리해야 한다고 보시는군요?
◆ 이한구
그건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처리하는 게 맞죠. 그런데 지금 종부세 법이 통과 안 되면 세입 예산을 확정을 못 해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같이 걸려있는 문제니까요.[BestNocut_R]
◆ 이한구
그러니까 예산을 지금 12일에 처리해도 지금 늦은 셈이거든요. 왜냐하면 내년 경제가 심각합니다. 빨리 처리를 해서 행정부가 예산을 집행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못 하게, 조그만 부분 갖고, 의견 차이가 있다고 해서 못 하게 만드는 것이 옳으냐, 아니면 많은 국민들을 어떻게 할 거냐, 이 판단 문제죠.
◇ 김현정 / 진행
어쨌든 오늘 강행해야 한다는?
◆ 이한구
그렇죠. 내용은 저도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을 수 있어요, 부분적으로. 그러나
◇ 김현정 / 진행
그럼 며칠 더 볼 수 없는 건가요?
◆ 이한구
그게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습니다. 12일 어기고, 언제 된다, 그런 보장이 없는 거잖아요. 9일도 약속 어기고 그렇지 않아요?
◇ 김현정 / 진행
네, 다른 문제도 여쭙겠습니다. 내년 성장률, 정부가 잡아놓은 게 4%인데, 요새 나오는 여러 가지 보고서 보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위원장께서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나요?
◆ 이한구
저도 굉장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마 내년 일시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걱정하고 있는 판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일시적이라면 초반이 될까요?
◆ 이한구
아마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세계 경제 상황에 우리가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알기가 무지하게 어렵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내년 초에 추경 예산 짜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의견도 나오던데?
◆ 이한구
저도 그걸 지금 걱정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가능성이 있군요?
◆ 이한구
네.
◇ 김현정 / 진행
전반적으로 몇 % 생각하고 있으세요. 아직 한국은행의 수정치는 안 나왔습니다만?
◆ 이한구
글쎄, 그건 아무도 얘기 못 한다고 봅니다. 세계경제 전망 자체가 큰 폭의 차이가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어제는 한은이 금리 1%, 정말 파격적으로 인하를 했는데. 그러면서 이성태 총재가 일종의 금융 비상사태 경계선에 있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실 국민들은 좀 헷갈리는데. 그 금융 비상사태라는 게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걸까요?
◆ 이한구
금융기관의 신뢰성이 상당히 떨어져서 금융기관끼리의 거래조차도 별로 원활하지 못하다, 그런 정도의 사태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가 지금 뭘 못 막으면 그 정도까지 갈 가능성도 있습니까. 경계라고 했는데?
◆ 이한구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급하게 노출돼 있는 게 건설업계 문제에서 지금 다른 업계로 많이 퍼지고 있잖아요. 그 다음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 금융권의 경우 상황이 상당히 나빠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고. 실물 경제가 나빠지면서 멀쩡하던 금융기관들의 신용 상태가 떨어지죠. 그러니까 부실 채권이 많아지는 거죠.
오염이 된다고 그럴까요. 그런 오염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 하는 판단을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럼 혹시 금리를 지금 보다 더 인하할 필요도 있을까요?
◆ 이한구
지금도 많이 내려가 있는 것 아닌가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 이한구
물가 상승률 생각하면 굉장히 내려가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더 이상 내리는 것은 또 물가니 국제수지니 이런 것에 대한 영향을 생각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다른 조치로 이걸 보강을 해줘야지 금리만 갖고 다 푼다, 이런 식으로는 접근하기 어렵죠.
◇ 김현정 / 진행
한국은행장이 만약 금융 비상사태로 가면 한국은행도 비상조치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채를 매입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처럼 여신 행위를 할 수 있다, 이런 파격적인 발언도 했는데요. 이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을까요?
◆ 이한구
글쎄요, 그런 건 저도 잘 언뜻 이해는 안 가요. 그런데 다른 여러 가지 상황이 어떻게 된 걸 전제로 해서 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뭐라고 비판하기는 어렵네요.
◇ 김현정 / 진행
유동성이 더 나빠지면 한국은행이 발권이라도 하게 되는 걸까요?
◆ 이한구
유동성은 발권 문제는 아니에요. 어차피 재정 적자가 늘어나면 그게 발권으로 연계돼 있잖아요. 사실은 다른 데서 터져서 한국은행이 수동적으로 거기에 응하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문제이지, 그걸 적극적으로 한국은행이 그런 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좀 적절치 못하고. 오히려 어떻게든지 개별 금융기관들의 신용 상태를 높이도록 하는, 마이크로 정책이 필요하지 않겠나 싶은데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금융당국이 지금 BIS 비율 8%를 12% 높여라, 이런 주문을 은행에다가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은행들 가뜩이나 힘든데 이렇게 되면 기업 대출 더 옥조이는 것 아닌가요?
◆ 이한구
그런 면도 있긴 한데요. 금융기관 스스로 방망 경영 한 것도 많이 있거든요. 그런 것은 스스로 노력해야죠.
◇ 김현정 / 진행
12% 맞다고 보시는군요?
◆ 이한구
저는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2(금) 이한구 예결특위위원장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것"
20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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