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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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1(화) [튀르키예 구호대]"'시신이라도'...무릎 꿇고 울던 모습 기억 남아"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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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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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민지 (한국긴급구호대 KDRT 대원)



튀르키예인 감사인사에 대원들 눈물 흘려
지난 일 파노라마처럼…고생 보람 느꼈다
인생 처음 보는 처참함…추위가 가장 힘들어
'가족 시신 수습해달라' 울며 호소하는 이들
이재민 머물 겨울텐트 공급 여전히 부족해
구호대 2진…텐트 담요 물품, 의료 지원 예정


튀르키예 강진 피해 대응을 위해서 구조를 위해서 현지로 파견됐던 우리나라의 긴급 구호대원들 KDRT. 1진 구호대가 현지에서 생존자들을 구하고 또 시신들을 수습하고 지난 토요일에 귀국했습니다. 건물 잔해가 쌓인 현장 수색 또 인력 구조 작업, 이런 게 굉장히 어려웠다고 해요. 총 118명이 파견이 됐는데요. 소방청 구호대원들 또 외교부 직원들, 코이카 직원들이 합쳐서 꾸려진 KDRT였습니다. 활동 마치고 온 분 한 분 오늘 만나볼까요. 김민지 대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민지 대원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지> 네, 안녕하세요. 김민지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그런 현장 다녀오고 나면 굉장한 트라우마 같은 거에 시달리기도 한다던데, 김 대원님 괜찮으세요?

◆ 김민지> 저는 좀 괜찮은 것 같고요. 저희 소방대원분들이랑 현장에 좀 많이 나가신 저희 사무국 인원 분들이 계시긴 한데 그분들은 조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신 것 같긴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돌아오는 그 비행기에서 구호대원들이 타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깜짝 기내 방송이 있었다 해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었어요. 이게 어떤 내용이죠?

◆ 김민지> 저희 튀르키예 현지인들이 감사 인사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저희 대원들에게 전달한 건데요. 현지인분들이 서툰 한국말로 저희한테 힘든 시기에 우리나라에 도움 주신 대한민국 국민들 그리고 저희 대원들 대상으로 감사를 전달하고 싶다라는 내용으로 그렇게 영상을 만들어서 주셨더라고요.

◇ 김현정> 한국말로요?

◆ 김민지> 네, 한국말로 해 주셔서 저희도 정말 감동을 느꼈습니다.

◇ 김현정> 튀르키예 말로 하고 한국말 자막이 뜬 게 아니라 한국말을 배워서 힘든 시기에 우리나라에 도움 주신 대한민국 국민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할 거라고 전달하고 싶습니다. 수십 명을 잔해 속에서 구하여 그들이 다시 살아올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이런 감사. 비행기 안이 좀 감동의 도가니였을 것 같아요. 울먹울먹 하셨을 것 같아요.

◆ 김민지> 네, 많이 좀 눈물을 흘리신 분들도 있었고 저도 그동안 고생했던 일이 딱 쭉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보람이 있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딱 튀르키에 도착했을 때 예상하고 갔지만 현장에 딱 발을 디디고 상황들을 봤을 때 어떠셨어요?

◆ 김민지> 정말 저는 인생에서 처음 보는 처참한 광경이었어요. 정말 재난 현장에는 저는 처음 간 거였든요. 그리고 저희 코이카 직원 분들도 모두 다 처음이었어서 좀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 처음 갔을 때는 정말 소란스러웠습니다. 어디서든 차에서 앰뷸런스가 계속 지나갔고 정말 혼란의 도가니였습니다.

◇ 김현정> 혼란의 도가니. 아니, 사실은 화면으로 많이 보고 가셨잖아요. 그런데 화면으로 보는 것과 또 현장에서의 느낌은 또 다른가요?

◆ 김민지> 그렇죠. 저희가 도시 전체가 정말 무너져 있는데 그런 광경을 저희가 일상에서는 보기 되게 힘든 광경이니까요. 아무리 사진으로 보고 갔어도 막상 딱 들이닥치니까 정말 정신을 차리기가 처음에는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구조활동 벌이면서 제일 힘들었던 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뭐예요?

◆ 김민지> 현장에 처참해서 피해자분들을 만나는 게 제일 힘들긴 했고요. 그런데 저희 영하의 날씨였어서 겨울이라서 정말 밖에서 숙영하는 게 추위를 이기는 게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디서 정말 묵으셨어요. 그런 처참한 환경 속에서 어디서 주무시고 식사하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며칠 동안?

◆ 김민지> 안 그래도 감기가 걸려가지고 목이 많이 잠겼는데 좀 추위를 이기는 게 좀 힘들었거든요. 저희가 다 밖에서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숙영하면서 침낭 안에서 잤거든요.

◇ 김현정> 텐트 치고?

◆ 김민지> 네, 그렇죠. 그래서 그 안에서 자는 게 좀 추위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솔직한 이야기죠. 추위 견디는 게 어려웠고 게다가 여진이 계속 발생하니까 여진에 대한 두려움도 좀 있었을 것 같아요?

◆ 김민지> 네, 맞습니다. 저희가 좀 그래도 안전한 곳을 선택을 해서 그곳에서 숙영지를 치긴 했는데 주변에 건물들이 그래도 많이 무너져 있는데 여진의 여파로 만약에 무너지게 되면 저희 안전도 100% 보장할 수는 없겠구나, 이런 불안감은 조금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구조 활동하면서 많은 시신들도 보셨을 거고 또 울부짖는 유가족들도 보셨을 거고.

◆ 김민지> 그렇죠.

◇ 김현정>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랄까요. 어떤 것들 떠오르세요?

◆ 김민지> 저희 구호대가 생존자 소식을 듣고 출동을 나가는 길에 정말 건물 내에 몰살당한 가족의 시신만이라도 수습해 달라고 이렇게 울면서 무릎 꿇고 그렇게 비는 분들이 되게 많았거든요.

◇ 김현정> 빌어요?

◆ 김민지> 그렇죠. 빌고.

◇ 김현정> 도와달라고.

◆ 김민지> 시신만이라도. 그렇죠. 도와달라고 요청하시는 분들이 가족 분들이 되게 많았는데 저희가 생존자 신고로 가봐야 된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하면 곧바로 수긍하고 응원을 빌어주셨는데 저희가 잠시 뒤돌아보니까 무릎 꿇고 우시는 모습도 많이 봤고요.

◇ 김현정> 그럴 때 그분들, 그러니까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고 비는 그분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그러니까 일단은 이분은 돌아가신 분들을 좀 수습하게 도와달라는 거고 저쪽에서는 생존자 신고가 들어왔으니 생존자한테 가면서도 그 마음이 어땠을까 싶어요. 돌아서는 마음이.

◆ 김민지> 그렇죠. 저희도 정말 마음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너무 슬펐고 재난의 비극을 진짜 저희가 직접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보니까 우리 구조대가 1진 구조대가 8명의 생존자를 구출했고 19명의 시신을 수습했고 그 생존자들 구조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어요. 어떤 분들이 또 구조되고 이야기를 좀 해 주시죠.

◆ 김민지> 여덟 분들 중에서도 두 살짜리 아기도 있었고 35살 여성분도 있었고 60대 제일 마지막에 구조되신 분이 60대 여성이셨거든요.

◇ 김현정> 그분은 얼마 동안 버티고 구조가 되신 거예요?

◆ 김민지> 그분이 제일 오래 버티셨는데 72시간이 저희 구조될 수 있는 골든타임이거든요. 그런데 72시간을 넘으신 분입니다. 그리고 가장 연세가 많으셔서 저희가 되게 기적이라고 느꼈고 그 여성분은 또 그 남편분과 같이 매몰이 되어 있었는데 남편분이 안고 계셨었는데 남편분은 안타깝게도 사망하셔서 현장을 봤을 때 되게 안타까웠습니다.

◇ 김현정> 아니, 두 분이 그러면 그 매몰 현장에서 안고 있는데 남편은 돌아가신 상태고 아내는 살아 계신 상태고.

◆ 김민지> 네.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구조대원분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리셨을까, 그것도 되게 마음이 아팠고 옆에 있는 남성분은 돌아가셨으니까 그거를 지켜보는 마음도 되게 아팠겠다 싶었습니다.

◇ 김현정> 왜 안 그렇겠습니까? 생존해 나오신 분들은 대부분이 부상자시잖아요.

◆ 김민지> 그렇죠.

◇ 김현정> 그분들은 그럼 지금 어디 머물 곳도 없는 상황에서 치료를 어떻게 받습니까?

◆ 김민지> 현장 주변에서는 항상 현지 앰뷸런스가 항상 있어서 의료진을 부르는 거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그 부분은 되게 신속하게 이루어졌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앰뷸런스까지는 타는데 병원이 다 수용할 수 있을 정도가 돼요?

◆ 김민지> 그렇죠. 그 부분은 조금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현장에서 일단 앰뷸런스 타는 것까지만 보셨군요.

◆ 김민지> 그렇죠. 저희는 병원까지는 못 따라가고 또 다른 생존자 소식을 들으면 저희는 바로바로 다른 건물로 이동을 해서 계속 출동을 해서 병원까지는 못 따라갔습니다.

◇ 김현정> 이재민의 숫자도 엄청나게 많은데 그분들은 어떻게 지내세요?

◆ 김민지> 그렇죠. 정말 추운데 이재민 분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게 텐트 숙영지인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먹을 것도 사실은 정부에서나 구호단체에서나 저희 코이카에서도 그런 것들 다 식량, 식수 이런 거 다 기증을 해서 그래도 얻기에는 많이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장 어려웠던 것은 집이 없으니까 추위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숙영지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거든요.

◇ 김현정> 오히려 먹는 문제는 구조대원들이 전 세계에서 지금 파견이 되고 있으니까 구호물품도 보내오고. 그러니까 먹는 거는 오히려 해결이 되는데 머물 곳이 마땅치 않군요. 텐트들을 막 지으면 안 돼요? 텐트도 많이 지금 보내지고 있지 않나요. 물품이?

◆ 김민지> 많이 보내고 있고 그런데 아무래도 이재민 수가 너무 많다 보니까 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은 되는데 계속 저희 코이카도 이번에 2진 출발하면서 텐트를 많이 지원했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지원하고 있는 현황으로 알고는 있습니다.

◇ 김현정> 구호물품들이 많이 보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일 필요해 보이는 건 뭐였나요?

◆ 김민지> 제가 말씀드렸던 숙영, 그리고 저희 텐트 그리고 담요, 침낭 이런 것들이 제일 필요한 것 같거든요. 저도 1진 머물면서 추위를 이기기가 제일 힘들었는데 이재민 분들도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 1진도 나올 때 모든 텐트를 기증했고 저희가 가지고 있었던 침낭들도 주변 주민들한테 나눠주고 또 핫팩 같은 것도 정말 인기 상품이었거든요. 저희 숙영지, 저녁에 더 추우니까 현지인분들이 저희 좀 도와달라고 오시는 분들도 몇 분 계셨거든요. 그분들한테 핫팩도 나눠주고 하면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 김현정> 제일 힘든 건 추위와의 싸움이네요.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추운 거, 거기에 머물 곳 마땅치 않은 거 이런 상황들. 그런데 이분들이 지금 집이 다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텐트에 언제까지 머물러야 할지 모르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참 걱정이네요. 1진이 돌아오셨고 2진 구호대가 바통 터치해서 들어갔는데 2진 구호대는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 김민지> 2진에서는 지금 구호 물품들을 지원을 많이 했고요. 이미 기증식도 한 상황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텐트랑 담요랑 침낭 등을 지원을 했고 또 의료진 분들도 가셔서 주변에 필요한 분들이 있으면 지금 활동을 하려고 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구호대원들 정말 고생 많으셨고 또 거기서 또 많은 분들을 구조하고 돌아오셔서 보람이 느껴집니다만 문제는 말씀 듣다 보니까 이게 끝이 아니고 이 비극이 언제쯤 마무리가 될까, 여진이 언제쯤 끝날까, 또 이분들이 언제쯤 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까 답답한 마음도 듭니다.

◆ 김민지> 네, 그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 김현정> 그렇죠. 게다가 튀르키예는 이나마라도 되는데 지금 옆에 시리아 상황은 더 처참하다고 하니까.

◆ 김민지>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래저래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고생 많으셨고요. 오늘 생생한 튀르키예 소식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민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튀르키예에서 현장 구호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분입니다. 김민지 팀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