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3(목) 박지성 父 "피지컬? 명문학교? 그보다 중요한 건…"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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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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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성종 (박지성 선수 부친 (JS foundation 이사장))



[부모:임당] 박지성父 박성종 이사장 편
'산소탱크'로 알려졌지만 원래는 '미키마우스'
체격 작지만…전략 잘 짜는 강점 발굴해 조언
명문학교? 이미 성장했다는 착각할 수도 있어
일본행 이유…오로지 실력으로만 평가받고자
2002월드컵, 끝이 아니라 나아갈 기회라 생각
탑으로 성장하려면 절제력·인내심·성실함 필요


모든 부모의 큰 소망 가운데 하나가 자식 잘 키우는 거죠. 그런데 ‘잘 키운다’는 의미가 뭘까요? 공부 잘하는 아이, 운동 잘하는 아이, 인성 좋은 아이, 아니면 효도 잘하는 아이. 기준은 모두 다를 겁니다. 하지만 다 잘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만은 같을 텐데요. 그래서 뉴스쇼가 기획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사들의 부모님을 만나서 그분들의 자녀 교육 철학을 들어보는 시간이에요. 말하자면 현대판 신사임당 같은 거죠. 뉴스쇼 기획특집 부모임당. 오늘 그 첫 번째 주인공은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축구 선수,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이자 JS foundation을 이끌고 계신 분이에요. 박성종 이사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아버님.

◆ 박성종>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아버님 오늘 인터뷰가 한 5년 만에 방송 출연이시라면서요?

◆ 박성종> 네, 그렇습니다. 공식적으로.

◇ 김현정> 5년 동안 방송을 안 하시다가 이번에 저희가 부모임당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라고 섭외를 넣었을 때, 요청을 드렸을 때는 어떻게 오케이를 하셨어요?

◆ 박성종> 저는 축구 쪽 아이를 키운 부모이기 때문에 손흥민 선수도 나가서 활동을 엄청나게 잘하고 있고 또 그 위에 황희찬 많은 선수들이 나가서 하는데 지금 우리 센터에도 이제 많은 축구를 배우는 어린아이들이 있지만 부모님들이 너무 쉽게 그렇게 진출할 수 있지 않는가…

◇ 김현정> 우리 애 축구 시키면 다 박지성 되고 손흥민 되고 이강인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조금 쉬운 마음으로 오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서 “이 길이 이렇습니다”라고 알리고자.

◆ 박성종> 그렇죠. 부모님들이 앞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데나 아니면 애들을 가르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서 이렇게 했으면 하는 그런 얘기를 좀 전해주고 싶어서 나왔습니다.

◇ 김현정> 잘 오셨습니다.

◆ 박성종>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그럼요. 그러면 박지성 선수의 유년 시절로 한번 돌아가 볼게요. 아들이 축구 선수의 길로 들어서고 싶다라고 했을 때 아버님이 처음에는 반대 하셨다면서요?

◆ 박성종> 많이 반대를 했죠.

◇ 김현정> 왜 그러셨어요?

◆ 박성종> 지금 와서 보면 잘 시켰구나 생각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그렇게 축구 인프라가 그렇게 크지 않았거든요. 프로팀도 그렇게 없고.

◇ 김현정> 물론이죠. 그때만 해도.

◆ 박성종> 그래서 이제 하나 있는 아들이니까 그렇게 바라지는 않았고 그랬는데 본인이 그렇게 정말로 축구를 하고 싶다고 그래서 일단은 시키고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돼서.

◇ 김현정> 빼야지, 그런 생각.

◆ 박성종> 네, 그런 생각이 훨씬 많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 당시에 박지성 선수한테 약속 하나를 받고 “그럼 해라”라고 허락하셨다면서요?

◆ 박성종> 네, 축구를 그만둔다는 얘기를 하지 말아라. 끝날 때까지.

◇ 김현정> 지성아, 그래. 그럼 네가 그렇게 원하면 내가 하게 해줄게 대신 아무리 힘들어도 그만둔다는 얘기 하지 마라.

◆ 박성종> 그걸 일기장에 썼어요, 본인이. 저는 오늘 엄마 아빠한테 얘기를 했다. 절대 축구를 그만두는 일이 없게끔 해서 축구를 시켜달라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 김현정> 그때 박지성 선수가 직접 쓴. 이렇게 하신 이유는 분명히 고될 거 아는데 네가 그 정도 확신이 있으면 해라라는 다짐이었군요.

◆ 박성종> 네.

◇ 김현정> 박지성 선수 별명이 산소 탱크잖아요. 두 개의 심장.

◆ 박성종> 근데 이제 그거는 나중에 지어진 별명이었고 옛날에는 조그마했을 때는 미키마우스라는 그런 별명을 가지고 있었어요.

◇ 김현정> 미키 마우스.

◆ 박성종> 고등학교 뭐 이럴 때까지는.

◇ 김현정> 그 얘기는 뭐냐하면 나중에 별명은 산소 탱크지만 미키 마우스라고 불렸을 정도로 신체적인 조건, 피지컬은 그렇게 아주.

◆ 박성종> 많이 부족했습니다. 사실은 이제 운동이라는 거는 조금 어느 정도 신체적인 게 받쳐줘야 하니까. 물론 이제 세계적인 선수가 조그마한 선수도 많이 있기는 하지만. 체격이 안 되면 기술이라도 익혀야 되고 그다음에 또 여러 가지 이제 다른 쪽으로, 그러니까 체력이 강한 선수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를 해야 되고 내가 끝까지 축구를 하려면 모든 걸 동원해서 해야 된다. 그래서 여러 가지 조언을 엄청나게 많이 해줬습니다.

◇ 김현정> 저는 책에 있는 말 중에 이 말씀이 되게 좋더라고요. “지성아, 네가 진짜 모든 걸 다 갖추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노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네가 체격적으로 좀 부족하니까 지금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 이야기와 대신 너는 머리가 뛰어나잖아. 생각하는 축구를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이건 단점이지만 저건 장점이니까 이걸 잘 살리라고 말씀해 주셨다는 게 좀 굉장히 와 닿더라고요.

◆ 박성종> 그런 쪽으로도 많이 얘기해 주고 항상 그래서 본인이 자기가 스스로 전략도 짜고 했어요. 그것도 일기가 있는데 오늘은 이런 전략을 했다. 이 선수를 이기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한다. 그런 거는 이제 자기 스스로도 일기로 쓰고.

◇ 김현정> 그런데 또 희한한 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일부러라도 축구 명문학교를 찾아다니는 분들이 많은데.

◆ 박성종> 그렇죠.

◇ 김현정> 아버님은 일부러 명문학교를 피해다녔다.

◆ 박성종> 그때 제가 이제 파악하기로는 청소년 대표 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가는 확률이 통계는 안 냈습니다마는 한 20~30명 중에 한 명도 안 됐을 거예요. 국가대표로 가는. 그만큼 이제 먼저 성장해 놓으면 뭔가 태극마크 나는 달았다고 그래서 노력 안 할 거고 뭔가 그 학교 분위기상 최고는 아니고. 그래서 정말로 그거는 제가 진로는 잘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제 그러니까 명문학교를 안 보내고. 또 그리고 제가 도와줄 수 없는 거리에 멀었어요. 자꾸 가서 보고 어떤, 자기 말로는 선수 본인은 잔소리인데 저는 조언을 해주고 싶어서 바로 근처 학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 학교는 20년 동안, 창단한 20년 동안 우승을 한 번도 못 한 학교예요.

◇ 김현정> 박지성 선수가 간 학교는. 근데 그건 굉장히 과감한 결정이었네요. 좋은 학교 가려면 갈 실력은 됐는데.

◆ 박성종> 바보라고 그랬어요, 저보고. 왜 거기를 안 가냐 도대체.

◇ 김현정> 오라는데 굳이 안 갈 필요가 뭐 있냐.

◆ 박성종> 이 학교를 보내냐 여기는 항상 문제만 있었고. 그런데 제가 여러 가지 판단한 것도 지도자도 바뀌어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프로 선수가 와서 이제 그 해부터 지도를 하게 돼 있고. 그래서 이제 그 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는데 정말 1학년 때 막 들어가서는 이제 할 맛이 안 났을 거예요. 내가 좋은, 더 좋은 학교 갈 수 있는데 굳이 여기 와서. 그런데 지도자가 중요하거든요, 사실은. 지도자한테 매료되고 또 1, 2학년 지나면서 좀 해보겠다. 이런 게 있어서 사실은 굉장히 고등학교 때 제가 보면 키도 컸고 그다음에 실력도 상당히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자존감이라고 흔히들 얘기하잖아요. 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자신감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죠 아이들한테.

◆ 박성종> 그리고 이제 나중에 복기를 해보면 박지성 선수하고 이영표 선수하고 같이 네덜란드를 갔을 때 네덜란드에 우리나라 청소년들 붐이 일어났어요. 엄청 많이 왔어요. 여기서 배우겠다고 했는데 저는 정말 반대를 했고 부모님들한테.

◇ 김현정> 왜 반대하셨어요?

◆ 박성종> 지금 여기 안 오셔도 한국의 선수들도 다 한국에서 배웠다. 그리고 또 거기서 있는 그런 에이전트나 이런 사람들도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한국에서 잘하고 있으면 우리가 이렇게 다 데려온다. 굳이 여기 와서, (생활)조건이 완전히 다른데 청소년기에 맞지 않는 곳에 운동하는 게 그렇게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했었죠.

◇ 김현정> 부모님이 옆에서 챙겨주면서 자신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이런 환경이 더 중요한 거지 잘하는 사람들 틈에서 엄청나게 경쟁하면서 자존감은 떨어지고,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 그렇게 이제 학교를 다니다가 고등학교를 다니고 일본행을 박지성 선수가 택하게 되는데 일본으로 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 박성종> 들었던 얘기인데 일본의 축구 선수로 네가 가면 어떤 편견도 없다. 똑같은 실력으로 평가해 줄 것이다.

◇ 김현정> 학연, 지연, 혈연, 돈이 있고 없고 이런 거 전혀 상관없이 실력으로만 평가하는 게 일본 축구계다, 그 당시.

◆ 박성종> 들은 얘기가. 그래서 이제 너는 가면 충분히 네 자리를 잡을 수 있겠다.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히딩크 감독이 와서 우리 축구팀을 구성할 때도 혈연, 학연, 지연, 다 떠나서 구성했던 것이 지금의 한국 축구를 만든 거 아닙니까? 똑같은 거네요 진짜.

◆ 박성종> 지성이는 만약에 그런 게 없었으면 이제 사라질 축구 선수였죠.

◇ 김현정> 아버님 그러면 생활이 아주 넉넉하거나 그런 건 아니셨어요?

◆ 박성종> 그럼요. 저는 조그만 회사 다녔고 중소기업. 그래서 생활은, 정말 밥 먹을 정도 이런 가정이었죠. 이제 중학교 진출할 때 다른 부모들 같이 조금 관심은 좀 가져야 되겠다. 그래서 제가 이제 회사를 그만두고 그래서 이제 적극적으로 좀 옆에, 곁에서 이제 좀 따라다니면서도 경기도 보고 그렇게 이제 지원을 했죠.

◇ 김현정> 부모가 그렇게 거의 올인해서, 직장을 바꿀 만큼 도와주는 게 모든 아이들한테 다 유효한 건 아닐 테고 어느 정도 시점이면 좀 그렇게라도 지원해야 하는 그런 시점은 언제일까요?

◆ 박성종> 정말로 그렇습니다. 그거는.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가서 입학했을, 2학년 때쯤 했는데요. 그때는 이제 결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이 선수를 축구 선수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이제 축구를 그만두고 정말로 다른 진로를 택해줘야 될 것인가. 그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이제 축구를 워낙 좋아하고 그만두지 않는다고 맹세를 하고 그랬으니 이걸로 일단은 자기가 하고자 하는 데까지는 부모가 부모로서 해주자 그래서 이제 그런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대한민국의 영원한 캡틴인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박성종 이사장 지금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금 히딩크 감독 얘기했는데 정말로 2002년 월드컵 이후에 박지성 선수는 슈퍼스타가 됐어요. 근데 보통은 젊은 나이에 유명해지고 나면 술과 관련된 문제라든지 아니면 돈과 관련된 문제라든지 태도에 관련된 문제라든지 뭔가 좀 잡음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박지성 선수는 정말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여기에도 어떤 특별한 아버님의 당부가 있었을까요?

◆ 박성종> 그때는 정말 그랬어요. 이게 기회인데 정말 세계적인 선수로 조금 더 나갈 기회인데 이거를 망칠 기회가 똑같이 공존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성종> 그런 위기도 있었어요, 사실.

◇ 김현정> 위태위태했던 적도 있어요, 아버님 보시기에는. 들떠 있었어요, 박지성 선수도? 그때는 뭐 다들 떠 있었으니까(웃음).

◆ 박성종> 아직까지는 2002년에 4강 올라간 것뿐이고 사실은 선수로서 아직도 일본 선수일 건데 때마침 저 생각에는 구세주인 것 같아요. 히딩크 감독님 모시고 간 거. 거기 가서 너는 여기 와서 더 열심히 해서 더 빅 클럽으로 가야 된다. 아마 이런 계시가 있었는지 아무튼 그나마 조금 떨어져 있게 만들었잖아요. 저쪽에서.

◇ 김현정> 좀 들떠 있었으면 사실 젊은 혈기에 그게 운동에만 전념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그때 이제 히딩크 감독이 박지성 선수를 모시고 갔어요.

◆ 박성종> 그때 당시에 엄청 안 됐거든요, 축구가. 내 실력이 정말 이게 유럽에 와 보니까 아무것도 아니다는 그런 판단도 섰을 거고 본인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 김현정> 들떠서 영웅 같은 느낌을, 네덜란드 가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정도가 아니네 이러면서 다잡게 됐을까요?

◆ 박성종> 처음으로 축구가 하기 싫었을 때도 그때라고 그랬어요. 처음으로 축구를 축구 선수 돼서 정말 내가 형편없는 축구 선수구나.

◇ 김현정> 그런 얘기를 했어요?

◆ 박성종> 그 얘기를 정말로 했었어요.

◇ 김현정> 아버님이 그래서 그 얘기 듣고는 네덜란드로 가셨어요?

◆ 박성종> 저희는 이제 그때부터는 가족이 다 네덜란드에 같이 가서 생활을 했습니다.

◇ 김현정> 도와줘야겠다. 제가 듣기로는 아들을 위해서 아버님께서도 그때부터 술을 끊으셨다.

◆ 박성종> 술을 전혀 끊지 않고 술을 먹는 장소에는 안 갔죠, 아예. 어디든지.

◇ 김현정> 왜 아버지까지 그러셨을까요?

◆ 박성종> 그런 흐트러진 모습이 하나하나 그런 것도 있었어요, 사실은. 지성이는 올바른 사람인데 아버지가 저러고 다니면 안 된다는 혹시라도 그런 어떤 핀잔을 들을까 봐서 그래서 저희 재단의 이사들은 다 압니다. 한 15년 정도는 아예 공개적인 자리에 가서 술을…

◇ 김현정> 또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아들도 그런 쪽으로 절제를 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 박성종> 조금 그런 거는 있었을 거예요. 또 다른 면으로 보면 자기 아들은 이렇게 안 키우겠다. 아버지 같이, 이런 얘기도 하고(웃음).

◇ 김현정> 철저한 자기 관리네요. 진짜.

◆ 박성종> 그렇지 않으면 운동선수는 톱에 올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 여러 가지 얼마나 많은 스타들을 보고 주위에서 이렇게 유혹도 있고 힘들게 하는 부분이 너무 많거든요.

◇ 김현정> 유혹이 얼마나 많겠어요,그런 유명한 스타들은.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아버지께서도 몸소 보여주셨던. 모든 선수가 그렇듯이 박지성 선수도 슬럼프가 있었을 텐데 그게 이제 네덜란드 때가 제일 심한 슬럼프인가요? 그럴 때는 뭐라고 조언, 격려해 주셨어요?

◆ 박성종> 어렸을 때는 화를 내고 이렇게 왜 안 하냐고 다그치고 했지만 그 이후로는 격려해 줄 수 있는 말이 그냥 아무 말도 안 하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조금 이게 뭐 다른 사람 듣기는 그렇지만 항상 얘기한 거죠. 아시아에서 왔지 않냐 얼마나 이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하겠냐. 조금 더 참고 하자. 힘들어도.
그런데 본인이 나중에 스스로가 그 얘기를 했어요. 저는 오자고 그랬죠. 그만하고 이렇게 힘들 운동을 왜 여기서 계속 해야 되냐, 가자. 그리고 이제 일본 보내준 팀에서는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기다리고 있었고 본인 스스로가 나는 조금만 더 해보겠다. 내가 내 실력 발휘도 못 했고 여기 와서 다시 가면 다시는 이쪽 나라 못 온다.
그렇게 참았던 게 인내심도 길렀어요. 기다릴 줄 알아야 된다. 언젠가 처음에 가서 몇 경기 뛰고 너에 대한 모든 평가를 다 받을 수는 없다. 근데 그게 1년이 되고 그다음도 안 되니까 이제 가족은 힘들어 했는데 스스로가 그걸 견디고 일어나더라고요.

◇ 김현정> 자식이 슬럼프 빠졌을 때 채찍을 들어서 이렇게 해, 이거 더 해, 이것도 더 풀어, 학원도 다녀 이게 아니라 그럴 땐 그냥 묵묵하게.

◆ 박성종> 그러니까 어렸을 때는 모르겠지만 자기가 더 많은, 아빠보다도 사실은 축구 전략이나 어떤 면이 안 되는지는 더 많이 알고 있을 때니까, 그냥 기다리고 응원해 줄 수밖에 없었어요.

◇ 김현정> 박지성 선수의 최대 장점은 아버님 뭐라고 보세요?

◆ 박성종> 아까도 얘기했지만 좀 기다리고 인내심도 강하고요. 그다음에 이제 또 축구를 하는데 어떤 정말 매일 고민하고 하는 머리를 쓰는 그런 그러니까 항상 어떻게 해서 전략적으로 이겨야 되나 이런 걸 굉장히 중요시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그런 체격이 좀 약하고 그러지만 그런 쪽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되게 성실하죠?

◆ 박성종> 그러니까 성실하지 않았으면 아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데는 갈 수가 없었을 거예요. 감독이 우리가 봐도 옛날에 퍼거슨 감독이 데리고 갔지만 여러 가지 조건으로 봐서 뭐가 잘 난 그런 어떤 장점이 거의 없는 선수거든요.

◇ 김현정> 장점이 거의 없는 선수를.

◆ 박성종> 불러서 놓고 자기가 봤다고 그랬잖아요, 보고 데리고 갔는데 챔피언스리그를. 저 선수는 정말 성실한 선수다. 그다음에 감독 말을 정말 잘 듣는 선수다 정말로 이제 그런 선수가 필요하거든요. 어느 팀이든지. 그래서 아마 그런 전략으로 틀림없이 데리고 그리고 그런 말을 했었어요. 퍼거슨 감독이.

◇ 김현정> 퍼거슨 감독이 아버님께?

◆ 박성종> 그렇죠. 그러니까 저 친구를 데려오면 다른 선수가 틀림없이 더 뛸 것이다. 너무 많은 자리를 뛰어다니니까 안 뛸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열심히 성실하게 뛰어다니면 자극이 된다, 다른 선수들한테.

◆ 박성종> 그렇죠. 다른 선수까지도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서 정말로 많이 뛰는 팀을 만들었다.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기획 특집 대한민국 부모 발굴 프로젝트 부모임당. 지금까지 대한민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박성종 이사장과 함께 했는데요. 저희가 매회 세 가지 정도 공통 질문을 드려요. 첫 번째 질문, 지금까지 자녀를 키워온 스토리를 쭉 말씀하셨습니다만 그중에서도 부모가 놓쳐선 안 되는 핵심 키워드를 하나 좀 꼽아주신다면요?

◆ 박성종> 결단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부모의 결단력. 그건 어떤 말씀이실까요?

◆ 박성종> 어린애들이 판단이 좀 안 서 있을 유아기 있잖아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 중학교 때. 그때는 부모가 결정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모가 정말 좋은 방향으로 아까 제가 학교 잠깐 말씀드렸지만 그런 거는 애들은 항상 좋은 곳으로 가고 싶고 하지만 부모가 자제를 시켜서 정말 필요한 곳에 보내줄 수 있는 그런 결단력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크고 나서야 자기가 알아서 한다지만 어렸을 적에는 이 아이가 정말로 이 길을 가고자 하는 어떤 각오가 확실한 것인지, 사실은 부모가 제일 잘 알잖아요. 잘 관찰해서 한번 가보게 하는 게 좋겠구나, 아니구나를 좀 결단해 줄 수 있는 힘.

◆ 박성종> 그렇죠.

◇ 김현정> 두 번째 질문은요 이제 소위 말해서 자식 농사를 잘 지으신 분 아닙니까?

◆ 박성종> 근데 자식 농사보다는 본인이 더 노력을 했을 거예요. 아버지는, 부모는 또 다른 부모하고 똑같이 한 거예요. 주인공이 더 훨씬 노력하고 많이 했겠죠.

◇ 김현정> 물론이죠. 결과적으로는 잘 키웠지만 쭉 이 과정을 돌이켜보면 이거는 내가 후회가 된다 하는 점도 있으실까요?

◆ 박성종> 그건 박지성 선수한테 직접 들은 얘기인데 아빠 나를 이렇게 그렇게까지 안 했어도 나 이만큼 할 수 있었어 이런 얘기를 가끔 하는데(웃음) 조금의 자유를 줬으면 더 창의적인 생각도 많이 하지 않았을까. 유럽 같은 데는 막 다그치는 게 아니고 좀 풀어놓고 운동을 시키고 그러거든요. 좀 그런 면에서 조금 더 자율적으로 뒀으면 상상력을 발휘해서 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은 가끔 하는데 그거 말고는 항상 부모 말을 잘 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축구뿐만 아니라 교육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좀 이렇게 정해진 길로 거기서 열심히 하는 그런 환경인데, 이제 좀 큰물에 갔을 때는 조금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공간을 마련해 줬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후회가 좀.

◆ 박성종> 그거는 조금 후회가 되네요.

◇ 김현정> 그럼 더 컸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하시나요?

◆ 박성종> 글쎄, 그거는. 그런 후회가 있는 거지 더 컸을 수 있다고 말고 본인이 자기도 조금 더 편했고 그렇게 강박 관념에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지 않은가 이렇게.

◇ 김현정> 세 번째 질문은요. 어느 정도 수준 넘어서 탁월함을 만드는 어떤 임계점 같은 게 있잖아요. 그 탁월함을 만드는, 잘한다 정도가 아니라 탁월함을 만드는 그 기준, 비결은 뭐라고 보세요?

◆ 박성종> 저는 이제 운동을 시켰으니까 운동은 지도자의 탁월한 선택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모든 부모가 정말로 열심히 하고 다 하지만 그 선수를 발굴해서 데리고 가는 지도자를 잘 만나야 한다고 그래서 학업이나 이런 건 조금 더 틀리겠죠. 어떤 성적이 나오니까. 그런데 운동이라는 건 사람이 보고 판단을 하고 그래야 되기 때문에 지도자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

◇ 김현정> 오늘은 이제 축구 선수의 아버지를 모신 거니까 축구 쪽에서 볼 때는 원래 잘하고 열심히 하는 아이들에서 탁월함으로 올라갈 때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박지성 선수한테는 히딩크군요?

◆ 박성종> 그렇죠. 그전에 다른 훌륭한 국내 지도자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발돋움하고 할 수 있는 거는 정말 히딩크 감독이었죠.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기획특집 부모임당. 오늘 첫 순서는 축구선수 박지성 선수의 아버님을 통해서 축구인을 길러낸 이야기를 들었지만, 축구가 아닌 분야의 자녀들이라도 본질적으로는 같구나라는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아버님, 오늘 귀한 걸음 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전국에 있는 부모님들한테 오늘 굉장히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 박성종>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박지성 선수한테도 안부 전해 주시고요(웃음).

◆ 박성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다음에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 박성종>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 기획특집 부모임당 오늘 첫 번째 시간으로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이자 JS foundation의 이사장이세요. 박성종 이사장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