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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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5(화) IMF ‘눈물의 비디오’를 제작했던 제일은행 이응준(現 기업은행근무)
200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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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11월, 이맘때가 바로 우리가 IMF에 구제 요청을 했던 그땝니다. 그때도 지금만큼이나 많이 추웠죠. 당시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면서 사람들에게 ‘눈물의 비디오’로 회자가 됐던 다큐멘터리 비디오 한 편, 혹시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통폐합 때문에 문을 닫게 된 은행 한 지점의 하루를 찍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었죠. 당시 ‘눈물의 비디오’를 찍은 분은 그 은행에 다니는 평범한 직원이었는데요. 11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이응준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어떻게 지내십니까?

◆ 이응준
저는 그 이후에 일반 기업에 홍보 부분으로 옮겼다가 다시 은행 쪽으로 옮겼습니다. 은행에서 홍보 담당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원래 다니던 제일은행이요?

◆ 이응준
아니요. 지금은 다른 은행에 다니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이요.

◇ 김현정 / 진행
자리를 옮기게 되신 거군요.

◆ 이응준
네.

◇ 김현정 / 진행
통폐합 때문에 문을 닫게 되는 제일은행 테헤란점의 마지막 날을 담은 비디오였는데, 당시 어떻게 비디오를 찍을 생각을 하셨어요?

◆ 이응준
처음 촬영을 하게 된 것은 직원 교육용이라든지 홍보용은 아니었고요. 원래 제목은 ‘내일을 준비하며’ 라고 제목을 달았었는데, 사실 저는 그때 당시에는 그런 어려움이 이제 상당히 오래 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고, 처음에는 곧 안정을 찾고 할 단계에 와서 우리에게 이런 어려움 있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처음에 개인적으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추억을 남겨보자, 이런 정도로. 좀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을 하신 거네요?

◆ 이응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후배들한테 이때는 이랬었다, 웃을 수 있으면서 얘기도 할 수 있는 자료로 남기려는게 처음의 목적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는 와중에 다른 회사에 흡수돼 버리는 이런 상황. 최악의 상황이.

◇ 김현정 / 진행
1만 2천개나 나갔어요. 그 비디오가. 기업, 청와대, 군부대, 뉴스에도 나오기도 했고요. 저도 봤습니다만. 이 비디오 기억이 나는게, 마지막에 동료들이 한명씩 인터뷰를 하게 되죠. 마지막에 여직원 한 분은 차마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이거 찍지 말아주세요. 제일은행 사랑합니다. 15년 동안 열심히 일 했고요. 남아있는 여러분, 우리 은행 꼭 살려주세요. 이렇게 울면서 얘기했던 저 기억이 나요. 그런데 그 분만 모자이크 돼 있던 기억 나는데 왜 이 분만 모자이크 처리를 하신 거예요?

◆ 이응준
그 분은 마침 또 그 날 또 명예퇴직이 확정이 된 통보가 된 날이라, 상황이 그렇게 되다 보니까 인터뷰 하다 보니까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너무 우셔 가지고. 그냥 나가는 건 좀 어렵겠다 그래서 그 분만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b>◇ 김현정 / 진행
기억이 많이 나시겠어요. 가장 기억 나는 사연, 가장 기억 나는 동료는 어떤 분이세요?

◆ 이응준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모자이크 처리한 여직원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b>◇ 김현정 / 진행
그 분 어떻게 되셨나요? 그 이후에?

◆ 이응준
그 이후에 소규모로 창업을 하셨다가 성공은 못하셨던 것 같고. 그 이후에 미국으로 가신 것 같습니다.

b>◇ 김현정 / 진행
이민 가셨군요. 동료들, 이응준씨처럼 다른 곳에 잠깐 갔다가 다시 은행계로 돌아오신 분도 있지만 그 길로 영영 소식 끊어지신 분도 있을 것 같고요. 다들 어떻게 지내신다고 하세요?

◆ 이응준
그때 당시에 치킨집이라든지, 식당업이라든지 이런 쪽 일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b>◇ 김현정 / 진행
그때 퇴직금 받아서 치킨집 여는 게 붐이였지 않았습니까.

◆ 이응준
그리고 그때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대부분 퇴직금의 대부분은 회사를 다니고 있으면서 받은 대출금이든지 이런 것들을 갚고 나오는 분들 많았기 때문에 여유가 있던 분들은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

b>◇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이응준씨는 지금도 은행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 조정 얘기 나오고 금융권 어렵다. 이런 얘기를 가장 먼저 피부로 느끼시는 분 중 한 분 일 것 같아요. 혹시 요즘도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진 않으세요?

◆ 이응준
그때 많이 생각이 나고 하는데요. 국민들이 이제 힘들 때 많이 생각나는 시대적인 아픔이 ‘눈물의 비디오’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b>◇ 김현정 / 진행
보통 11년, 12년은 이런 해는 이게 생각이 잘 안 나게 돼 있는데 기념 안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11년인데도 그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이런 얘기 나오면서 다시 IMF 때 생각이 나고, ‘눈물의 비디오’ 생각이 나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이응준씨 어떻게 사는지 한 번 저희가 찾아서 연결을 해 봤습니다. 제발 제2의 눈물의 비디오는 이런거 만드는 일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 이응준
그건 절대 있으면 안 되죠.

b>◇ 김현정 / 진행
끝으로 평범한 직장인의 한 분으로서 어떤 희망을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죠.

◆ 이응준
10년 전 하고는 이제 상황이 많이 닮아 있지만 이번에는 위기의 시발점이라고 하는 부분, 많은 부분들이 그때와는 달라 있는 것 분명하고 우리가 많은 것들을 이겨왔고 준비했다는 것도 가장 큰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생각하는데.

b>◇ 김현정 / 진행
또 한 번 겪어보기도 했고요.

◆ 이응준
그렇죠. 정부라던지, 은행이라던지, 기업, 국민, 각자가 누구의 탓으로 돌리거나 이제 막연하게 어떤 보상이라든지 지원을 바라는 것 보다는 내가 먼저 준비하고 내가 먼저 일어설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하고 아까 말씀하신 거처럼 제2의 눈물의 비디오 너는 어떻게 가면 은행만 가면 그런 상황이냐 말씀을 하시는데. 제2의 눈물의 비디오보다는 우리가 내일을 준비하는 ‘희망의 비디오’를 다시 한 번 만들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b>◇ 김현정 / 진행
맞습니다. 11년 전, 11월을 생각하면서 오늘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만나봤습니다. 반가웠습니다. 희망의 비디오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