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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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수)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 "나라와 국민위해 비상시국 집중해야"
200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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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이 한 번도 제 시한에 처리된 적이 없습니다.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다보면 꼭 법정 처리 기한을 넘기기 마련이죠. 올해도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여야 양보안을 제시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이기도 하죠. 김효석 의원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여야가 양보하자는 안을 여당이 아니라 야당 의원이 내놔서 특이하다면 특이한데요. 어떤 배경?

◆ 김효석

지금 대단히 춥잖아요. 모두가 춥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 추위가 불황의 긴 터널의 초입에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예산은 비상 예산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여야 양쪽이 서로 각자 당론으로 자기주장만 계속 되풀이하고 있고. 이런 시국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양보안을 내놨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여야 양보가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김효석

예를 들면 감세 문제만 해도, 지금 가장 큰 이슈가 여야가 맞서 있는 부분인데요. 이걸 풀지 않고는 예산 심의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은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거의 모든 세금에 대대적인 감세안을 내놓고 있잖아요. 우리 민주당은 부가가치세를 한 30% 낮춰보자, 하고 있고. 종부세도 위헌 판결이 나서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애당초 정부와 한나라당이 감세를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금년 상반기 중이었습니다만 세수가 너무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감세로 좀 돌려주자는 의미에서 출발했던 건데. 현재는 경제 위기가 돌발해서 내년도에는 17조가 넘는 GDP의 2%가 넘는 적자를 예상하고 있고. 앞으로 그 외에도 얼마나 더 긴급 자원이 투입돼야 될지 모릅니다. 부실기업정리문제, 심지어는 은행권의 자본 확충까지도 경우에 따라서는 지금 미국과 유럽에서 드러나고 있는 일들 보면 우리도 어느 정도의 공적 자금이 들어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감세를 해봐야 효과도 제한적이고. 특히 문제는 이런 위기의 최후의 보루는 국가 재정입니다. 재정을 크게 악화시키기 때문에 대응 능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서로 양보를 하자, 한나라당도 여러 가지 감세안 내놓은 걸 철회해라, 우리 민주당도 부가세안을 철회해서 서로 거두어들이자, 이렇게 매듭을 짓자.

지금은 감세를 해야 할 때가 아니라 국가 재정을 튼튼히 여유 있게 만들 곳간을 준비해둬서 내년 재정이 악화되는 걸 막고, 경우에 따라서 엄청난 긴급 자원 투입 준비해야 한다, 서로 양보를 해야겠다는 얘깁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말하는 부자 감세, 어떤 것 철회해야 한다고 보시는 거죠?

◆ 김효석

예를 들면 법인세 전체적으로 2% 낮추는 건데, 법인세 중에서도 대기업에 2% 똑같이 낮추는 것이 별로 투자에 도움이 안 될뿐더러 세수에 엄청난 차질을 가져오기 때문에 법인세 부분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더 낮춰주자는 얘기이고.

소득세도 마찬가지. 소득세도 높은 쪽에 있는 소득세는 그냥 두고, 5,000만 원 이하의 낮은 소득자에 대해서는 너무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부 감면을 좀 해 주고. 우리 민주당 안의 경우에는 부가세를 한 30% 낮추자 한 건데, 이것은 애당초 민주당이 감세하려고 했던 게 아니고, 한나라당이 원체 모든 세금을 다 낮추자고 하니까 차라리 그런 세금을 낮출 바에야 부가세를 낮춰서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게 하자고 제안을 했던 겁니다. 이 부가세도 우리가 철회하자.

대신에 최근에 영세 자영업자의 부가세가 엄청 올랐습니다. 작은 라면집이나 떡볶이집이나 칼국수집에 가도 몇 천 원을 먹어도 지금은 신용카드를 씁니다. 또 현금영수증을 많이 씁니다. 그러다보니까 세금의 과표가 다 노출이 돼서. 애당초 이런 제도를 도입할 때는 고소득 자영업자를 잡기 위한 건데, 예를 들면 성형수술이라든지 한약이라든지, 이런 부분은 지금도 신용카드가 잘 늘어나지 않고, 이런 영세 자영업자들 부가세가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에 이런 사람에 대한 부가세 감면에만 한정을 해서 하자, 그래서 어려운 사람들,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을 위한 감세를 하고.

나머지 감세는 지금 논의할 시점 아니다, 우리가 몇 년 뒤에 경기가 좋아지면 그때 가서 감세를 논의해도 된다, 이 어려운 비상시국에 여야가 예산을 가지고 이렇게 줄다리기 하지 말자.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그 부가세 감세 부분은 이미 민주당이 당론으로 확정한 것 아닙니까? 조율하려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 김효석

당론으로 확정은 돼 있습니다만, 그래서 제가 사실은 이런 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론에 어찌 보면 어긋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한나라당이 감세를 철회할 때는 우리도 적어도 그런 자세를 가지고 우리도 이런 걸 철회할 수 있다는, 그런 함께 양보하는, 그렇게 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또 하나는 한미 FTA 비준안이라든지 금산분리, 출총제 관련 법안, 이것하고 예산안하고 연계 시켜가겠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이었는데. 김효석 의원은 그것도 반대시더라고요?

◆ 김효석

금산분리나 출총제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금산분리 문제만 해도, 지금 금산분리를 해서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게 한들, 지금 은행 매각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제 위기에 제값 받지도 못하고 살 사람도 없습니다.

지금은 이런 논의를 해 봐야 아무런 실익이 없는데, 이런 걸 던져서 괜히 갈등을 만들고 대립을 만들어 내고 이럴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정치권이 모든 당력을,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비상시국에 집중해야 합니다.

어떻게 우리가 일자리를 만들어 가느냐... 실업대란이 생깁니다, 두고 보십쇼. 100만 명 이상 일자리 없어지고 실업이 생길 텐데. 이런 부분에 집중을 해야지, 지금 그런 걸로 갈등을 만들어 내고 대립을 만들고, 실익도 없는, 이런 논쟁을 그만 두자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종부세의 경우에도 김효석 의원께서는 민주당 전체 의견하고 다른 말씀을 하셔서 눈에 띄더라고요. 종부세의 경우 민주당이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러면 종부세 도입 자체에 무리가 있었다는 주장이신가요?

◆ 김효석

종부세는 사실 조세 정의에 맞는 세금입니다. 그런데 참여정부가 도입할 때 본질이 훼손된 부분이 있습니다. 부자 때리기, 강남 때리기, 이렇게 감정적으로, 정치적으로 접근을 했어요. 그 당시 속도가 빨랐습니다. 세금이 갑자기 늘어난 점 있고.

◇ 김현정 / 진행

세금이 갑자기 늘어났다?

◆ 김효석

그렇죠. 속도도 빨랐고 그러다보니까 일부 소득에 비해서 과도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정치적으로 도입을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종부세를 폐지하는 데에 있어서도 그런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잖아요. 사실은 조세의 본질하고 상당히 어긋나 있습니다, 이 부분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민주당도 인정을 하고 잘못된 부분을 손질하겠다, 하는 용기를 갖고 서로 접근해야 이 문제가 풀립니다.

우리 민주당은 지금 현행 그대로 종부세가 옳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또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접근해서 폐지하겠다, 이렇게 나오는 것이, 대단히 종부세의 원래 취지나 본질에 어긋난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지적했던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전 원내대표이자 현 싱크탱크의 원장이시기도 한, 워낙 무게감 있는 분의 주장이기 때문에, 이것이 지금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이라든지 정책 방향에 대한 이의 제기처럼 비춰질 수도 있는데요. 그런 부담도 가지고 계셨을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김효석

뭐... 현재 지도부의 생각도... 당론과 저는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감세안 같은 경우도 애당초 내놨을 때는 한나라당이 감세안을 내놨기 때문에 그쪽보다는 이쪽이 낫다는, 한나라당이 철회한다면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는 사실은 다시 논의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건 배치 되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 진행

혹시 그럼 이런 양보안 내시기 전에 지도부와 교감 하셨습니까?

◆ 김효석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그런 건 없지만 상당히 많은, 저뿐만이 아니고 많은 의원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가 정치를 시작할 때는 개인보다는 당이 중요하다, 정당보다는 나라를 위해 하겠다, 국민을 위해서 하겠다는 게 모두 다짐했던 것 아닙니까.

사실 현재 국회가 운영되는 걸 죽 봐 오면 당파적 이해로 흘러가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슴이 아프죠. 특히 이렇게 어려울 때는 우리가 좀 꺼내놓고 얘기를 하자, 우리 의원 중에서도 민주당의 많은 의원들이 이런 데에 공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 양보안에 대해서 김부겸 의원이 공식적으로 반발을 하셨더라고요. 중도적 합리주의자다, 나 역시 투쟁보다는 협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열 가지를 타협해 주더라도 절대로 안 되는 하나가 있으면 그것만은 물고 늘어져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 오히려 지금은 야성을 키울 때다, 이런 지적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효석

그렇습니다. 야성을 키울 부분은 키워야 되는데 과연 우리가 물고 늘어져야 할 만한 것들이 무엇인가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금 무얼 해야 하는 건가, 우리 민주당이 사실은 요새 여러 가지 어렵죠, 지지도도 고착돼 있고. 그런 이유가 민주당이 버릴 건 버리고 잘못된 부분에서는 인정을 하고, 고백을 하고, 그런 용기가 필요하고. 그렇게 해야 국민들이 민주당도 다시 쳐다보고 국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얻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김부겸 의원은 반대로 해석하셨더라고요. 지금 민주당이 꼭 양보해서는 안 될 것 까지도 양보하면서 가다 보니까, 야성을 잃다보니까 국민들이 지지를 안 하는 것이다, 지금 지지율이 하락한 원인을 두 분이 서로 다른 데에서 찾고 계신 것 같아요?

◆ 김효석

아니 그것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분명히 지켜야 하는데, 지금 이 부분에 관한, 예산에 관한 부분들에 관해서는 그런 접근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종부세 문제도 그렇고, 감세안도 그렇고. 감세안도 예를 들어서 이 경우에 우리가 어떤 경우에도 부가세 30%를 지켜내겠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도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등 감세안을 절대 철회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도 지키겠다, 이렇게 나온다는 얘기죠?

◆ 김효석

그렇죠. 감세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지금 우리가 지켜야 될 이슈는 실업을 막아내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이런 데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거지. 물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부가세 늘어난 부분들, 이런 부분들은 손을 대고 수술을 해서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 손을 대야 하지만. 이런 이슈를 가지고 우리가 당성을 지키고 무슨 당의 운명 걸고 해야 될 그런 이슈는 아니지 않는가.

종부세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부세 문제도 그렇게 해서 풀어가고 매듭을 져야지, 언제까지 이렇게 지금 처리 시한 얼마 남아 있지 않은데. 기본적으로 저는 그렇습니다. 우리가 정파적인 이해를 벗어나서, 우리 정치가 너무 대립의 정치, 이번에 오바마도 보면 한없이 부럽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금 김효석, 김부겸 의원의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보면서, 민주당 중진들 사이에서도 민주당의 진로를 놓고 진지한 토론이 시작됐구나,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민주당이 왜 이렇게 지지부진하다고 판단하고 계신 겁니까?

◆ 김효석

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사실 참패를 했고.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굉장히 사실은 정치적인 문제가 있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못 받지만, 그분들,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관심과 이런 것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지난 번 그런 것들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말로만 반성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 김현정 / 진행

정부의 반성을 말씀하시는 것?

◆ 김효석

우리가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고 역사적인 일을 했지만, 종부세 문제만 해도 도입할 때부터. 잘못되고 왜곡된 부분은 인정하고. 이런 걸 고쳐 나가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도 중요하고.

또 소위 얘기하는 민주평화개혁세력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민주평화개혁만 가지고는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 이미 우리는 그런 부분들은 김대중 정부의 집권과 노무현 정부의 집권을 통해서 충분히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얻었고, 이제는 그런 양반 족보 보다는 구체적인 국민들의 삶에 관한, 경제에 관한, 일반적으로 민주당은 경제 파이를 나눠먹는 데에만 관심 있다, 키우는 데는 관심 없다, 이런 것들에 대한 잘못된 개념들. 대대적인 재창조의 길로 나서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