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여든이 넘도록 보험설계사로 일을 하다가 얼마 전에 은퇴를 한 우리나라 최고령의 보험사 한 분을 만나려고 합니다. 26년 동안 인연을 맺은 고객만 3,000명 된다고 하세요. 지금 정확히 81살이세요. 전 보험설계사 김금희씨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은퇴를 하신게 정확히 언제입니까?
◆ 김금희
저번 주에요.
◇ 김현정 / 진행
항상 고객들 만나러 다니시다가 갑자기 집에 계시려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그러겠어요?
◆ 김금희
(한숨) 자꾸 한숨이 나고 눈물도 나와요. 내 인생 다 간 것 같은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여든 넘으신거 정말 맞으세요?
◆ 김금희
지금 82살이에요.
◇ 김현정 / 진행
어쩌면 목소리가 40대 같으세요.
◆ 김금희
직장 덕택이죠.
◇ 김현정 / 진행
보니까 26년 동안 인연을 맺은 고객이 3,000명에 이른다고. 그럼 보험료 수입액은 어느 정도 되나요?
◆ 김금희
수입액이 아마 500억이라는데 모르겠어요. 어떻게 대충...
◇ 김현정 / 진행
500억?? 와~ 이 정도면 업계에서 신화적인 존재로 통한다 그러던데 그럴만 하네요.
◆ 김금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처음부터 아는 사람이 많은 상태에서 시작하신 겁니까?
◆ 김금희
그게 아니죠. 제가 원래 강원도 사람이에요. 강원도에서 할 얘기 아닐지 모르겠지만 신랑 가시더라고요. 돌아가시더라고요. 애들 한창 학교 다닐 땐데, 데리고 서울 올라왔어요. 올라와서 이것 저것 하다가 제가 운이 좋았죠. 어떻게 삼성 들어와서 26년 2개월 동안 열심히 살아서 다 성공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강원도에서 서울에 아는 사람도 없이 아이들만 데리고 올라와서 처음에 어떻게 사람들에게 접근하셨어요?
◆ 김금희
교육 받고. 교육을 그렇게 알아듣게끔 잘 해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비법이 뭐에요?
◆ 김금희
그러면 ‘거절은 승낙이다.’ 저희 구호에요. 그게. (웃음)
◇ 김현정 / 진행
(웃음) 싫다고 하고 시간 잘 안 내줘도 계속 달라붙는 겁니까?
◆ 김금희
그러니까 하루에 ‘5방’ 하고, 거절은 승낙이다, 이게 아주 제 가슴 속에 묻혀버렸어요. 하루에 ‘5방’이 안 되면 어떻게 하다 보면 3방, 4방밖에 못 하잖아요.
◇ 김현정 / 진행
5방이 뭐에요?
◆ 김금희
다섯 집 방문해야 되는 거죠. 오다가 4방 했으면 하나 모자르죠? 그러면 5방을 채워야지만 제가 직성 풀리는 생활을 했어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집에 가서 딩동 벨을 눌러요. 대부분 보험설계사다 하면 문을 안 열어주는데 그러면 어떻게 하세요?
◆ 김금희
몇 번 누르다가 안 되면 거절은 승낙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돌아서죠.
◇ 김현정 / 진행
그러고 다음날 또 가요?
◆ 김금희
또 가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하면 열어 주나요?
◆ 김금희
그럼 열어 주죠. 그리고 우두커니 섰으면 어떻게 시장 갔다가 들어오다 날 만나며 ‘왜 그러시냐고’ 그러면 같이 들어가서 얘기 하고. 100% 아니죠. 거절해서 나오면 다른데 가야죠.
◇ 김현정 / 진행
가장 서러웠던 기억은 언제 기억나세요?
◆ 김금희
거절은 습관 돼서 괜찮은데 그렇게 어떻게 보면은 젊은 사람이 보험도 제대로 들지도 않으면서 이상하게 자존심 상하는 소리 할 때는 서럽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어떤 얘기를 해요?
◆ 김금희
왜 안 든다는데 자꾸 오느냐고. 이런. 자식들이 그러잖아요. 그냥 지금 세상 그렇잖아요. 보험 들지 말라는데 자꾸 왜 그러냐. 이런 소리 하고.
◇ 김현정 / 진행
정중하게 거절하면 되는데 괄시하면서? 자존심 상하게 뿌리치는 경우?
◆ 김금희
그렇죠. 그리고 이제 사귀고 나면 종교를 알게 되잖아요. 그 집은 불교고 나는 하나님이거든요. 그러면 내가 갔다가 나오면 소금을 뿌려요. (웃음) 식당이니까 이제. 그런 것도 있었고. 뭐 26년 무슨 일이 없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가 하면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객도 있을 것 같아요?
◆ 김금희
있죠. 날 도와준 사람 있죠.
◇ 김현정 / 진행
어떤 경우 기억나세요?
◆ 김금희
지금 일시납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목돈 넣는 것. 그게 많아서 아마 액수가 많아진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런 분들은 어떻게 사귀게 됐어요? 돈 많은 분들? (웃음)
◆ 김금희
직장이니까, 회사다 보니까 어떻게 알게 돼 가지고 하다 보니까 그렇게 인정해 주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결국은 혈혈단신으로 하루 하루 꾸준하게 방문하면서 얼굴 도장 찍고 거기에서 신뢰 쌓고. 이왕 보험 드는 거 당신한테 들겠소 이런 거죠. 정성입니다.
◆ 김금희
그리고 이제 그래도 오니까 중간에 소개도 해주더라고요. 그래 가지고 참 뭐 그렇게 어렵지 않게 26년을 넘어갔어요. 그리고 이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다 착착 된 것 같고.
◇ 김현정 / 진행
다행입니다. 26년째 되고 은퇴하던 날 손자뻘 되는 지점장이 우리 김금희씨를 업고 영업소를 한 바퀴 도는 특별한 세리모니도 해줬다면서요? 사진 화제가 됐던데. 남은 여생 소원하는게 있다면?
◆ 김금희
지금? 앞으로? 이제 자꾸 한숨이 나오고 눈물이 나올 때는 내가 나이가 81살이니까 그렇게 인정해지지 않더라고요. 나이 많은 할머니라고 인정하지. 내가 뭘 한다고 해도 남한테 인정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나이가 많으니까.
◇ 김현정 / 진행
지금 제가 목소리만 들어서는 할머니라는 말이 안 나옵니다. 열심히 사시고요. 저도 오늘 아침 열심히 사시는 분 인생 얘기 들으니까 힘이 나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6(수) 81세를 끝으로 현역 은퇴한 삼성생명 FC
200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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