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간 육로통행 차단을 경고한 게 12월 1일이죠. 12월 1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 처음으로 말했습니다. 대북문제 첩첩산중인데요. 원조 보수지만 실용 정부나 여당에 대한 쓴 소리도 거침없이 하는 분입니다. 한나라당 김용갑 상임고문, 김용갑 전 의원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연결해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대북 문제를 말씀 나누기 전에 이것부터 여쭤야겠어요. 김 고문께서 얼마 전에 우리 경제팀부터 바꿔야 한다, 이런 경제에 대한 조언을 하셨는데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십니까?
◆ 김용갑
제 생각은 지금 미국은 이번에 재무부 장관을 바꾸니까 주가가 올라가지 않습니까? 그 사람을 신뢰한다, 이거예요. 지금 우리 한국 경제팀은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해도 믿지 않으니까 효과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교체해서 시장의 신뢰를 얻고 또 국민이 지지를 해야만 이것이 힘을 합쳐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그냥 사람 바꾸면 경제 살아나느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 진행
이 대통령이 장관 하나 바꿔서 나라가 잘 될 것 같으면 매일 바꾸겠다, 이런 말씀하셨어요. 경제팀 문제는 아니란 얘긴데?
◆ 김용갑
그러면 경제 문제 해결은 대통령이 혼자 다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죠. 장관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장관이 중심 돼서 조정해 나가고 이끌어 나가야지, 대통령이 일일이 이거하라 저거하라 하면, 또 대통령이 경제 전문가도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그 분은 지금 여러 가지 하시는 말씀 중에 국민들이 믿지 않는 그런 말씀을 많이 해요.
어제도 이번에 남미 가서 아주 고생을 많이 하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LA 교민들한테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안에 부자 된다, 그런 해서는 안 되는 말씀을 해 가지고, 그 모든 성과들이 참 수포로 돌아가는, 수포로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하여튼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경제의 확실한 팀장이, 이번에 미국 새로운 재무부 장관 임명된 사람처럼, 신뢰를 좀 줄 수 있는 사람, 그렇게 해서 밀고 나가야지, 한 사람 바꾸면 경제 확 바꿀 수 있죠.
◇ 김현정 / 진행
조금 전에 하신 말씀 중에 지금 주식 사면 1년 안에 부자 된다, 이것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하셨는데요. 좀 희망을 갖자고 한 말씀, 좋게 해석할 수는 없을까요?
◆ 김용갑
희망을 갖자고 하는 건 다른 사람이 해도 되죠. 꼭 대통령이 입으로 말씀 하셔서는 안 되죠. 그래 가지고, 만일 그 말대로 안 되면, 지금까지 말대로 안 된 것이 많지 않지 않습니까? 주가가 3000포인트 올라간다, 펀드를 투자해야 한다, 했지만 현실은 거꾸로 계속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말대로 안 되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그 부분이 걱정되시는 거군요?
◆ 김용갑
네, 그리고 대통령께서 최근에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TV에 너무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용갑
TV 틀면 이 대통령 얼굴과 말씀밖에 없고, 장관들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전부 다 그러다 보니까. 대통령이 말을 좀 어떻게 보면 신뢰도가 자꾸 떨어지는 것 아니냐. 그래서 저는 꼭 신중하고 중요한 이런 정책을 국민에게 알릴 때, 그때 한 번씩 나와서 이야기 하고. 보통 때 작은 문제는 장관으로 하여금 하든지 다른 방법으로 하든지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 진행
얘길 듣다보니까 지금 대통령이 너무 하나 하나 다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아니냐, 장관에게 턱 맡기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보시나 봐요?
◆ 김용갑
대통령은 건설 같은 건 전문가지만 금융이라든가 여기서는 솔직히 말해서 대통령이 전문가라고 할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팀 책임자에게 신임을 하고 중지를 모아서 끌고 나가도록 하는 것이 저는 그것이 옳은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7082님이 문자를 주셨는데요. 수장을 바꾸라 하면 누가 좋을까요, 대안도 함께 제시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질문?
◆ 김용갑
그건 제가 대안을 제시해 주면 안 되죠. 제가 대통령도 아니고 국민들이 중지를 모으면 그것은 뭐 여러 가지 가장 베스트를 뽑아야 되는데, 여기에는 네편 내편 없이,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 정당을 초월해서라도 적절한 인재가 있으면 뽑아줘야죠.
◇ 김현정 / 진행
인사 얘기가 나온 김에 좀 더 여쭙죠. 얼마 전에 박근혜 전 대표가 탕평 인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했고요. 또 미국에서는 오바마 당선자가 경쟁자였던 힐러리를 중용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나 혹은 친박 인사 기용하는 개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용갑
친박 인사를 기용하라, 이것 보다는 친박 인사든 어느 쪽이든 간에,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거의 대부분이 자기 사람, 자기와 관련됐던, 선거를 도왔던, 그것도 경선 때만 도왔던 사람, 이렇게 하다 보니까 국민들이 미국 이번에 오바마가 인사한 것을 보고, 야 우리도 저렇게 했으면 국민 화합적 차원, 우리 국가의 총력을 기울여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것은 미국의 참 영향을 받은 것이 크지만, 그보다는 지금 사실 경제가 어렵고 국민 통합이 필요할 때 대통령이 한 번 어떤 이런 방향 전환을 하면 국민이 한데 힘을 모아주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저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박근혜 총리론이 나오고 있는데 박근혜 전 대표도 총리로 쓸 수 있다고 봅니까?
◆ 김용갑
박근혜 총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경제를 이끌어갈 수장이 더 중요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말씀하시는 것 보면 경제 수장으로 누구를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다는 느낌도 드네요?
◆ 김용갑
아니요. (웃음)
◇ 김현정 / 진행
전 정권 인사라도 경제를 잘 했던 사람이라면 써야 한다?
◆ 김용갑
네.
◇ 김현정 / 진행
지금 한나라당 내부는 많이 분열돼 있나요?
◆ 김용갑
한나라당 내분보다도, 한나라당이 지금 제 역할을 제대로 잘 못하고 있고요. 국민들의 질타를 많이 받고 있는데. 경제 위기 속에서 가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경제 문제인데, 지금 엉뚱한 것 가지고 예산도 통과 못 시키고 거대 여당이면 뭐 합니까? 그래서 국민의 질타를 많이 받고 있는데 참 안타깝고요.
제가 한 가지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어제 오늘 TV나 신문을 보니까 1987년도 KAL기 테러 폭파 사건의 김현희 씨가 이동복 씨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지난 노무현 정부 때 국가정보원이 방송 3사를 통해서 KAL기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의혹을, 부풀리는 공작을 꾸몄다고 본인이 밝혔어요.
◇ 김현정 / 진행
김현희 씨가 편지를 통해서 그런 얘기를 한 게 보도가 됐죠.
◆ 김용갑
네, 그리고 자기는 위협을 느껴서 5년간 도피 생활을 해 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정권 코드에 따라서 국가 안보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이건 도저히 우리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사실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 국회가 국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제가 이 방송을 통해서 청원을 드립니다. 반드시 밝혀주길 제가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느 쪽도 누가 사실인지 모르니까요. 수사를 해달라는 말씀이세요?
◆ 김용갑
네, 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대북 문제로 넘어가보죠. 질문 하려면 많습니다만, 개성공단 위주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어제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여차하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얘기했고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개성공단 같은 것은 국내에 수백 개 만들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북한이지 우리가 아니라는 말씀을 하셔서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강경 입장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 김용갑
북한이 계속 이명박 정부를 흔들려고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데, 그걸 개성공단 폐쇄 쪽으로 가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과거 좌파정부처럼 끌려 다니고 굴복하면서 하는 대북 정책을 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북한이 왜 이번에 일방적인 약속을 파기하면서 협박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절대 말려가선 안 되죠. 지금 일부 야당을 위시한 일부에서는 협상을 위해서 여러 가지 특사 이야기까지 나오고 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 그대로 의연하게 북한이 변해서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역시 강경한 입장이시군요. 그러면 개성공단 문 닫아도 할 수 없다, 그렇더라도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말씀?
◆ 김용갑
북한이 말이죠.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우리보다 자기들 타격이 더 큽니다. 더 크기 때문에 쉽게 폐쇄하기는 힘들 것이고. 만일 폐쇄를 한다면 우리가 당당하게 거기에 대한 대응 조치를 해야죠. 우리가 폐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개성공단을 할 때 저는 국회에 있을 때 저는 이것이 잘못하면 북한에 인질로 잡힐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반대했습니다만.
◇ 김현정 / 진행
애초에 반대하셨군요?
◆ 김용갑
네. 왜냐하면 정치적인 안정이라든지 모든 것이 보장되지 않는 한 북한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이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 하면서 반대했는데.
◇ 김현정 / 진행
어쨌든 그때 반대를 하셨어도 그동안 10년 동안 잘 유지돼 왔고. 개성공단 보면서 뿌듯하게 여기는 국민도 많고. 실제로 외국에서도 개성공단을 우리 평화와 화해의 상징으로 신뢰도를 매기는데 높이 평가가 됐었거든요.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용갑
그렇게 해서 잘 나가면 저도 거기에 반대하지 않고 계속 하고 있는데. 지금 이걸 이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걸 인질로 삼아서 우리 보고 굴복하라고 하는데 우리가 지금 어떤 식으로 굴복합니까? 우리가 충분히 대화하자,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해 주겠다, 이렇게 하는데도.
북한은 늘 그랬어요. 미국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늘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여론몰이를 하고 그랬는데. 과거 좌파 정부 때는 거기에 늘 동조를 하고 끌려가고 했지만, 보수 정권에서는 이걸 제대로 바로 잡아줘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북한이 늘 그래왔던 조직이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10년이나 계속 잘 유지해 왔던 것은 이번에 이 위기도 잘 극복을 해서 살려봐야 하는, 좀 좋은 쪽으로 가야 되는 게 아닌지, 이렇게 문을 닫아 버리는 건 너무 아쉽지 않습니까?
◆ 김용갑
방법이 타협인데 그러면 과거처럼 또다시 북한이 하자는 대로 같이 따라가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데. 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아요. 우리가 개성공단을 할 때도 북한이 개혁 개방을 전제로 해서 우리가 시도한 겁니다. 그러나 북한이 아무 변화도 없고 계속 이것을 이용하려고 고집하면 개성공단의 설립 목적이 사실상 훼손되는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거기에 투자한 중소기업들은 도산 위기에 처했는데. 이것도 좀 감수를 하고, 우리 정부가 보상해 주더라도?
◆ 김용갑
우리는 폐쇄를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북한이 마음대로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합니까? 만약 거기에 손실이 생기면 정부가 어느 정도 약속한 부분에 대해서 정부도 보조해야겠지만. 이건 전적으로 북한이 책임이 있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7(목) 김용갑 한나라당 상임고문 "대통령, 요즘 TV 너무 자주나와"
200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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