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어제 발표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4천 4백억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지만, 무역 수지는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다, 이런 뉴스가 나왔습니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서 내년도 수출 전망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 됐는데요. 마침 11월 30일이 제45회 무역의 날이었습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을 연결해서 현장에서 보는 내년도 시장 전망 들어보기로 하죠.
◇ 김현정 / 진행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무역의 날을 맞게 됐네요?
◆ 이희범
우리가 1964년 11월 30일 날 우리가 수출을 처음으로 1억불을 달성한 것을 기념해 가지고, 그 당시에는 수출의 날이라고 그랬죠. 그 뒤에 무역의 날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만, 이제 우리 수출은 4천억 불 대에 들어서게 됩니다.
아마 이번 주 중에 내일이나 모레 사이에 4천억 불 대를 넘어설 전망이고요. 이제 수출입을 합친 무역 규모가 지난 11월 말일자로 이미 8천억 불 넘어섰죠. 이제는 우리가 7천억 불에 이어서 세계 11위 무역국으로 올라섰지 않습니까. 64년에 1년에 연간 수출이 1억불이었습니다만, 이제 금년에는 1시간에 1억불씩 수출하는 이런 규모로 올라섰죠. 어려운 무역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 무역 성장이 이렇게 늘어나게 된 것은 무역 업계 임직원, 또 정부의 지원 대책 등등에 이어서 이룬 업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올해 총 무역 수지는 1백억 달러 이상 적자를 내면서 외환위기 당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 된다, 적자 폭이 말입니다, 이런 뉴스가 동시에 나왔더라고요. 그러니까 수출은 많이 했는데 수입이 훨씬 많았던 그런 해가 되는 건가요?
◆ 이희범
무역 적자는 따지고 보면 기름 값에서 주로 기인이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원자재 값, 기름 값 이런 거요?
◆ 이희범
원자재 갑, 기름 값, 주로 에너지 값에 요인이 있고요. 금년 10월 말까지 석유하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 11월 말까지 1,235억불이었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거의 489억불, 거의 500억불 가까이 늘어났거든요. 이래 가지고 10월 말까지 136억불의 무역 적자가 났고, 11월 말까지는 133억불의 무역 적자가 난 거거든요. 그러니까 유가 요인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흑자 날 수 있었던 것을 기름 때문에 적자가 났다, 이렇게 보실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앞으로도 걱정인데요. 경기는 위축되고 소비는 줄어들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2009년도에도 흑자로 돌아서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 이희범
그렇습니다. 세계 경제가 금융 위기에서 시작해서 실물로 전이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최근에 미국에서도 3/4분기에 이미 마이너스 성장이 됐다고 발표가 됐죠. 최근에 IMF라든가 OECD도 지난 한 달에 IMF가 세계 선진국 경기 전망을 두 번이나 수정 발표를 했습니다. 그 정도로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죠.
특히 미국이나 일본, 유럽 같은 경우는 내년도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이뤄진다고 보는 거죠. 아마 선진국 소비가 꽁꽁 얼기 때문에 우리 수출도 내년에는 크게 늘기는 어려울 걸로 보여 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불을 훨씬 넘어가고 한때는 200불 넘어간다고 우리 전문 기관들이 예측을 하고 그랬지 않습니까? 그것이 50불 밑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무역 수지 자체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소비가 이렇게 얼어붙는데도 무역수지가 흑자 가능할 거라고요?
◆ 이희범
수출도 줄고 전반적으로 줄지만 우리는 이미 선진국 시장의 수출은 우리 전체 수출의 30% 수준이고요. 70%는 주로 틈새시장으로.
◇ 김현정 / 진행
어디일까요?
◆ 이희범
개발도상국. 주로 중남미, 러시아, 중동 지역, 아프리카 이런 나라들인데. 이런 나라들은 아직도, 물론 러시아가 최근 들어 수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죠.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자원 부유국들은 아직도 소비가 그런대로 조금 유지가 되거든요. 이런 틈새시장을 계속해서 개척해 나간다면, 그리고 유가 안정이 된다면 무역만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중국 같은 경우는 주요 수출국 1위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중국 경제가 불안해서요. 중남미, 중동에서 아무리 잘 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시장이 얼어붙으면 어려운 것 아닌가요?
◆ 이희범
그렇습니다. 지금 중국 시장이 많이 얼어 있고요. 이미 중국 시장에는 우리가 이미 지난 10월 달에도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을 하고 있고요. 내년 상반기도 계속 이럴 것 같고요. 제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또 우리가 그 외의 시장에서 우리가 계속해서 수출 개척을 해 왔거든요.
◇ 김현정 / 진행
틈새시장 말씀하시는 거죠? 좀 낙관적이신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희범
네. 저희들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죠.
◇ 김현정 / 진행
얘기를 넘겨보죠. 대일 무역에서 해마다 적자 기준은 커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일 FTA 실무 협의가 이번 달 4일이 되나요, 재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희범
2004년까지 6차례 협상을 하다가 양국 간 이견이 있어서 협상이 중단이 되고 있죠. 또 지금 말씀하신대로 대일 무역 역조, 우리 쪽의 불균형이 계속 늘어났지 않습니까? 60년대 국교 수립 이후에 우리가 계속해서 무역 적자를 해 왔고 작년에 이미 299억불의 무역 적자를 냈거든요.
또 하나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면 최근에 엔화가 엔고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상대적으로 원화가 엔화에 비해서는 환율이 좀 좋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서 10월부터는 대일 무역 적자의 폭이 조금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요. 사실 작년엔 엔화에 비해서 우리 원화가 고평가가 되면서 작년에는 우리가 골프 치러 전부 일본에 갔지 않습니까? 일본 사람들 우리나라에 오지 않고. 이런 현상들이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에 일본 관광객이 한국에 오는 것이 늘어나고 있고요. 10월 달에 처음으로 관광 수지가 처음으로 5억불의 흑자를 냈지 않습니까? 작년에 우리 관광 수지 150억불 적자 냈습니다. 이런 것들이 좀 경제 침체가 조금씩은 바뀌고 있으니까 이런 면에서도 우리가 일본에 수출 가능성이 꽤 있다는 것을 발견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말씀을 듣고 보니 한일 FTA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이고 뭔가 희망을 걸고 계신 것 같아요?
◆ 이희범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보는 측면은 아니고, 난제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일 FTA 실무 협의가 이뤄지고 한일 FTA가 성사되는 게 과연 그렇게 바람직한가, 걱정하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괜히 열어났다가 적자폭이 더 커지는 것 아닌가, 이런 걱정?
◆ 이희범
농산물보다는 우리 공산품을 하는 업체, 자동차, 기계류 같은 경우가 적자 폭이 늘어나지 않겠느냐 걱정하는 분들 꽤 많습니다. 사실 그 걱정도 사실이고요. 그러나 우리가 칠레하고 FTA를 맺은 지가 4년 반이 되지 않습니까? 칠레하고 FTA를 맺을 때 굉장히 걱정 많이 했죠. 그런데 실제로 FTA 하고 난 다음에 우리 수출이 한 6배 이상 늘어나고 있거든요. 전체적으로 한일 FTA도 되면 무역은 늘어난다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무역은 늘어나는데 수출하고 수입이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을까. 무역 규모야 물론 늘어나겠지만.
◆ 이희범
적자폭이 좀 늘어날 수 있고, 또 부분적으로 산업별로는 피해를 입을 업종도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실무 협의에서는 이런 것을 보완 대책을 어떻게 하면 되느냐, 이런 문제가 광범위하게 논의하고 있고요. 물론 한일 FTA를 하더라도 이런 보완 대책 충분히 논의가 돼야 되고, 양국 간의 입장이 충분히 밸런스가 맞춰줘야 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만약 조정 과정, 지금 실무 협의입니다만, 조정이 잘 안 되면 갈 필요 없다, 이렇게도 보십니까?
◆ 이희범
뭐 그렇게 좀 부정적으로만 얘기하기 보다는 일본은 어쨌거나 우리의 이웃입니다. 예컨대 유럽도 마찬가지로 프랑스와 독일간의 관계도 유럽이 통합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멕시코와 미국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나프타라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자유무협협정이라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입니다.
제가 한국과 일본하고 FTA를 했을 때 문제되는 분야가 없다, 이렇게 얘기 하는 건 아니고요. 양국 전체의 소득을 늘리고 고용을 늘리고 이럴 수 있는 길은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수입 업체들은 환율도 아주 걱정이 크던데요. 지금 환율 움직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희범
사실 적정 환율이라는 것은 학문적으로는 있을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적정이라는 것이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많이 다르죠. 또 관점이 국내 시장의 물가의 안정이냐에 따라서 다르죠. 사실 수출 업체 입장에서만 본다면 환율이 높으면 좋을 수 있죠.
그러나 제일 중요한 건 높다, 낮다기보다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돼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환율이 지금 1,400원이 넘지 않습니까. 1,400원 환율이 된다고 하면 저쪽 바이어는 1,400원에 계약을 하자고 할 겁니다. 원자재도 1,400원에 들어올 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물건을 만들어가지고 수출할 시점, 한 석 달이나 여섯 달 후에 수출하려고 하는데, 환율이 1,200원 됐다고 하면 수출업체도 손해를 보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환율도 그렇고 모든 경제지표는 예측 가능한 것이 돼야 한다, 라고 저희들이 보고 있고요. 또 세계 실물 경제가 지금 예측이 불가능하게 돼 있지 않습니까. 현실적으로 우리 환율 시장도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게 어떻게 예측 가능한 상태로 안정시켜 놓을까, 이게 큰 과제일 텐데요. 어떤 방법이 가능할까요?
◆ 이희범
사실 그 방법을 알면 금방 풀어 나가죠. 저보고 대안이 뭐냐에 대해서 질문을 하시면 저도 사실 대답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것은 세계 경제 자체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죠. 그러나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죠. 정부와 금융, 기업, 근로자, 더 나아가서 국민들 모두가 서로 양보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귀한 시간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화) 이희범 무역협회장 "한-일 FTA, 난제가 많긴하다"
200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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