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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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목) 박성효 대전시장 "수도권은 규제가 아니라 밀집도가 문제"
20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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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 완화 발표가 난 뒤에 반대 목소리가 거셌는데요. 그 후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시죠. 일단 아직까지는 변화가 없습니다. 예정대로 가는 겁니다. 물론 지방의 반발은 거셉니다. 그래서 오늘 대통령이 전국의 시도지사들을 만납니다. 꼭 수도권 규제완화 얘기만 하자는 자리는 아니지만 가장 뜨거운 건 뭐니 뭐니 해도 그게 되겠죠. 대통령을 만나러 오늘 청와대에 오는 박상효 대전시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대통령 만나러 가실 텐데요. 가장 먼저 어떤 얘기부터 하시겠습니까?

◆ 박성효

아마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한 내용을 설명도 하시고, 경제와 관련된 어려움을 협조를 당부 하시면서 지역의 현안을 들으시는 자리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가슴속으로 가장 하시고 싶은 말씀은 어떤 건가요?

◆ 박성효

제일 이슈 하는 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 문제일 겁니다. 그런 부분들이 자연히 비수도권 시도지사들로부터 집중적으로 건의가 될 걸로 저는 예상이 되는데요. 지난 10월 30일인가요, 그때 균형발전인가 계획이 나오면서 지방이 들끓기 시작했죠. 국토이용효율화 방안이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발표를 했는데. 사실 그것은 말은 효율화라고 했지만 대부분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는 그런 내용이 주여서 지방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굉장한 실망과 우려, 급기야는 분노를 느끼는 그런 상태까지 이르러서 지금 상당히 갈등 요인이 확장되고 있죠. 그런 부분이 안타까운 입장입니다.

지방에 있으니까 지방적 입장이라고 말씀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바둑을 두면서도 보면 두는 순서를 잘못하면 집니다, 바둑에. 그 순서를 잘못두면 그 판을 다 버리는데. 이번 형국이 꼭 그런 형국입니다. 지방에 대한 발전 대책이나 지방에 대한 권한 이양, 이런 것들을 먼저 시행함으로써 지방에게 안심과 희망, 어떤 제도적 장치에 따른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 놓고 그 다음에 수도권을 논의해야 오른 순서일 텐데, 이게 뒤바뀐 형국이 돼서 지방이 아주 들끓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수도권 규제 완화 왜 그렇게 반대를 하시는 건가요?

◆ 박성효

우리 수도권이라는 게 전 세계에서도 유일한, 아마 밀집도가 최고로 달하는 그런 수도권의 형상입니다. 사람과 돈과 권력, 문화, 교육, 금융, 특히 언론, 모든 국가의 주요 기능들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많은 시각들이 수도권 중심적으로 사고를 하고 수도권의 현상을 중심으로 해서 모든 정책을 펴는 이런 느낌을 받으면서 제가 주장하기는 여기가 지금 대한민국인지 여기가 수도민국인지 분간이 안 간다, 라는 말씀을 드린 바가 있고.

특히 옛날에는, 아마 개발 연대나 이럴 때는 저희도 그렇게 큰 세대입니다만, 장남 하나만 잘 키워주면 장남이 알아서 동생들도 도와주고 키워주고 하는 걸로 되던 시대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다양해지고 복잡해져서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장남이 하나가 잘 커서 혼자 잘 먹고 잘 하면, 집안에 갈등이 생겨서 동생들로부터 파탄이 납니다. 지금 형국이, 저는 수도권과 지방의 형국이 이런 형국이 아닌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경제적인 부분과 크게 연결이 돼 있는데 경제는 심리적인 부분이 상당히 먼저 앞서고 중요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볼 때 지방은 대폭 위축이 되고 희망이 없어지고 이런 느낌이 아주 가중되는 것이죠. 이런 내용들을 보면서 몇 가지 저희가 알고 있는 통계가 있는데 들어보시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네, 말씀 하십쇼.

◆ 박성효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의 일자리 증가분이 98만 2천개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91만 7천개인 93.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통계에 의하면 10년간 SOC에 대한 투자가 수도권이 67%고 지방이 27.5%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런걸 보면서 출세하거나 돈을 벌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 하는 얘기가 아직까지도 통용이 되는 상황. 이런 내용을 가지고 지방이 가지고 있는 박탈감이나 열등감, 이런 부분을 빨리 치유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난 다음에 수도권을 논하는 게 옳지, 저희들이 생각할 때 지금 수도권은 규제가 문제가 아니라 밀집도가 문제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반론 입장에서 질문을 드려보죠. 지금 정부에서는 수도권 밀집이 잘 됐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수도권도 좀 규제 완화 해 주고, 지방에도 규제들 완화해 주고, 수도권에서 번 돈 가지고 지방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동반 성장을 해 보자, 이 부분을 강조하던데요?

◆ 박성효

그런 말씀은 전혀 지방에는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왜 그럴까요?

◆ 박성효

수도권에 규제를 완화해서 공장 몇 개를 집어넣는다고 해서 그것이 수도권 경쟁력을 높인다고 하는 논리에 대해서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죠. 수도권이 많은 권력과 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내재적인 다른 문제가 있는 거라고 보는 겁니다.

부동산 문제를 한 번 얘기해 봅시다. 경인일보인가 어떤 자료를 보니까 경인 지방 산업 단지에서 부동산이 투기장으로 변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2005년부터 3년간 공장 부지를 분양받은 뒤에 그걸 양도한 건수가 3,200건에 이르는데, 이건 분양 받은 건수의 약 77%가 됩니다. 이건 무엇을 얘기합니까? 공장 용지들이 부동산 투기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하는 걸 볼 수 있고. 이 당시 3년간 경인지방의 지가 상승률이 12.42%입니다. 그런데 전국의 평균 지가 상승률은 그 당시에 2.6%입니다.

이래서 부동산적인 개념이 왜곡된 구조들, 또 교통비용, 물류비용, 환경비용, 이런 사회적 비용들이 수도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지 공장 몇 개가 못 들어왔다고 해서 있던 공장을 증축을 못 한다고 해서 이것이 수도권 경쟁력의 결정적 변수라고 보는 것은 참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입니다.

특히 지방은 최근에도 그렇고 늘 말씀은,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방이 경쟁력이다, 이런 표현들을 수없이 듣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방은 계속 어려워지고 있고, 지방을 육성하기 위한 획기적인 정책과 대책들이 먼저 발표되거나 먼저 육성되지 않으면서 수도권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서 지방에 있는 많은 분들이 크게 우려하고 심지어는 좌절감을 느끼는 그런 형태까지 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 발표된 이후에 혹시 지금도 이미 변화가 있나요, 예를 들어서 대전에 지었던 공장을 서울로 다시 가져간다든지 이런 움직임이 벌써 있습니까?

◆ 박성효

일단 그게 발표된 지 얼마 안 됐죠. 그래서 심리적 효과가 굉장히 크고. 최근에 저희 지역에서 사전 수요 조사를 해 본 게 있었는데, 일부 들어오겠다는 기업이 계약까지 갔다가 마음을 돌린 사례가 서너 건이 발생 했습니다. 그런 문제로 볼 때 수도권에서 뭔가 기대치가 느낄 때 사람은 안 옵니다.

그리고 기업은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회사원이나 이런 분들이 지방에 발령 나도 지방으로 안 오는 이유를 자세히 들어봤더니 교육 문제도 있겠지만, 서울 집을 가지고 있어야, 수도권 집을 가지고 있어야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는 폭이 큰데, 그걸 팔고 지방으로 이사 오면 부동산 가치가 안 올라간다는 거죠.

그런 것들이 현실적으로 표현은 안 해도 아주 크게 작용하는, 재산 가치 증식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구나, 하는 것도 저는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걸 쉽게 노골적으로 얘기는 안 할 테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다 그런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런 얘기들이, 수도권에 가야 돈도 벌고 벼슬도 올라간다, 하는 논리가 전국적으로 아직도 맞구나, 하는 논리 속에 있다면 지방은 좌절감을 가질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 진행

정부가 다음주 8일에 지방발전 종합대책을 내 놓기로 했죠. 저는 이 날이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무슨 말인고 하니, 지방발전 종합대책에서 각 지역들이 상당히 만족할 만큼 뭔가가 나오면 이때 마음을 좀 돌려서, 이 정도도 받아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지역도 나타날 것 같거든요?[BestNocut_R]

◆ 박성효

그럴 수 있겠죠. 정부가 그런 걸 준비하고 하겠죠... 그런데요. 이것이 얼마나 어렵냐면 한 번에 먼저 했다면 얘기가 쉽겠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 한다고 했다가 지방에서 반발하니까 달래는 식으로 뭘 주는 것처럼 하면, 잘 안 믿겠죠, 누구든지.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는 믿을만한 확실하고 시기나 재원, 구체적인 대책들이 발표되지 않으면 그 부분이 사그라지기 어려울 겁니다. 우는 아이 사탕 줘서 달래는 식의 형국이 될 거라고 하는 우려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와서 확실하게 믿음을 줘야 된다는 말씀?

◆ 박성효

그렇죠.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그런 부분이 먼저 선행된 다음에, 수도권에 대한 규제 문제가 논의돼야지, 동시에 가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듯이 수도권 경쟁력이 지방을 앞서가서 그 효과도 잘 안 나타나는 이런 것들을 저희는 여러 번 봅니다.

오죽하면 얼마 전에 저희가 지역에 있는 종교 지도자들하고, 천주교, 불교, 기독교 분들 모시고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종교인들께서 이건 안 맞다, 종단별로 우려의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한다, 하는 논의까지 하시고. 어제는 저희 지역 기독교연합회에서 수도권 규제완화가 잘못됐다, 철폐하라는 성명을 내면서 모임도 가진 바가 있는 것이 지역의 실정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관심 갖는 것은 8일 날 나오는 지방발전 종합대책이 만족스럽게 나오면 대전이라든지 각 지역이 수도권 규제완화에 동의할 수도 있나, 이 부분이 관심이었는데. 지금 시장님 말씀 듣고 보니까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하면 확실한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고 확실히 못을 박으시는 거군요?

◆ 박성효

그래야겠죠. 누구든지 그렇게 안 하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다른 시도 분들도 다 비슷한 생각이신가요?

◆ 박성효

저는 다른 시도도 같은 입장이라고 추정을 하는데요. 쟁점은 얼마나 확실하고 실행 가능하고 시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먼저 실행돼야 된다, 그런 부분에 확신이 없으면 잘 믿지 않을 겁니다.

대개들 뭘 하면 달래는 형태로, 수도권과 관련된 갈등이 나니까 한나라당이나 중앙에서 시도지사를 불러 모아서 얘기도 들어주고 설명도 하는 식으로 했는데, 사태에 대해서 계속 하니까 확실한 걸 먼저 보여주지 않으면 다 달래기용이지, 수도권을 풀기 위한 수순 정도로 보지 않는가 이런 불신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다른 지방에서는 그래도 대전은 살만하지 않느냐, 다른 지역은 더 심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대전에서는 아니다, 충청홀대론이다, 계속 말씀하시더라고요?

◆ 박성효

저희 지역에는 또 어떤 아픔이 있냐하면, 사실 대전에는 R&D 특구라는 게 지정돼 있습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정부 계획에 6,600억을 투자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현재 한 것은 1,400억이 조금 넘습니다. 그러니까 투자하겠다는 청사진 같은 계획도 계획이지, 집행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용두사미 꼴이 되는 걸 많이 봐왔고요.

또 행복도시 문제도 명확하게 안 보이는 문제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행복도시가 주변에 건설된다는 이유로 대전은 기업도시든 혁신도시든 이런 데에서 다 빠졌습니다. 그런 아픔이 있고.

또 최근에는 대통령께서 공약하신 사항들이 하나는 거의 무산되는 것처럼 보이고, 하나는 눈에 보이는 청사진이 없고. 이런 등등의 논란거리가 되다 보니까 중앙정부의 발표에 대해서 신뢰를 갖는 부분이 참 어렵게 돼 있습니다. 불신감 있는 사람들을 믿게 해준다는 것은 아주 특단의, 누구든지 봐도 확실하다, 하는 부분을 보여줘야 할 것이고. 또 그 순서도 지방에 먼저 한 다음에 시기적으로 시차를 충분히 둬서 그 다음에 수도권을 논의 하자, 하는 부분이 전제가 돼야 납득하실 거예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어떤 말씀이신지 아마 충분히 청취자들이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 박성효

수도권에 계신 분들이 많이 좀 이해해주세요.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