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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4(금) 사투리 헌법소원 탯말두레 "사투리 앞으로 박물관에서만 보게될지도"
2008.11.14
조회 307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의 서울말> 지금 우리나라는 표준어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규정이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헌법 소원을 제기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벌써 2년째 계류 중에 있는데요. 어제 헌법재판소에서는 이 헌법 소원을 놓고 공개 변론도 열렸다고 하죠. 우리 모두는 표준어가 서울말이다 이렇게 배우고 또 알아왔는데 도대체 어떤 부분이 문제라는 걸까요? 탯말두레의 박원석 간사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어떤 부분에 대해서 헌법 소원을 제기한 건지 정확하게 말씀해 주시죠?
◆ 박원석
두 가지로 먼저 나눠서 말씀드리죠. 먼저 우리나라 표준어 정책은 표준어를 국가가 심의해서 결정하고 고시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다른 나라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그리고 표준어 규정에는 어떤 어휘는 표준어고, 어떤 어휘는 아니다 라는 식으로 어휘에 따라서 표준어와 비표준어로 구분을 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표준어집에서는 요즘 김장철에 많이 김장 담그는 무 있잖아요. ‘무’가 표준어이고 ‘무우’는 아닙니다. 그리고 부추만 하더라도 부추를 충청도,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르고 전라도에서는 ‘솔’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솔’과 ‘정구지’는 사투리로서 사용을 하면 안 되는 말입니다. 컴퓨터에서 빨간 색깔이 그어지고요. 이게 만약에 지역에서 아이들이 썼다고 하면 선생님이 빨간 글 그어버립니다.
◇ 김현정 / 진행
표준어를 아예 정하지 말라는 말씀이신가요? 서울말을 표준어 이렇게 하지 말자는 말씀이신가요?
◆ 박원석
그거는 아닙니다. 지금 두 번째로 문제는 현행 표준어 규정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제1부 1장 1항 규정을 보면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교양 있는 사람들의 실체라는게 뭐냐. 두루 쓰는 말이 뭐냐.
◇ 김현정 / 진행
사투리 쓰는 사람은 교양이 없다는 얘기냐? 그런 말씀이시네요?
◆ 박원석
그럴 수도 있겠죠. 현대라는 것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느냐. 이런 불확실한 조건을 전재로 정부가 표준어를 이건 표준어다 이건 아니다 결정을 해서 국민들에게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것은 언어권의 침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들으면서도 헛갈리는 부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표준어를 없애자는 말 아니시고. 그러면 어떤 식으로 바꾸어 가자는 말씀이신지를 들으면 정확해 질까요?
◆ 박원석
그러니까 언어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말이죠. 현재 우리나라 언어는 아주 어휘가 부족합니다. 단어도 굉장히 부족하고. 어제도 헌재에서 그런 논의가 나왔어요. 인터넷 용어들이 왜곡된 용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 지역 어느 가운데 방언 가운데 좋은 말들 골라서 대체할 수 있도록 어휘 늘려주자. 그러니까 공통어 기능으로도 할 수 있겠고 지금 복수의 표준어를 많이 발굴해 내고 있습니다만 더 많은 언어들을 표준어 속에 포함을 시켜 가지고 우리 언어 자산을 풍요롭게 만들자.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은 거죠.
◇ 김현정 / 진행
아까 예를 드신 부추, 정구지, 솔 같은 경우에는 세 개 다 표준어로 인정해 주자? 사전에 다 싣자?
◆ 박원석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느 한 서울이랄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말이 부추라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쓰는 말을 무시하고 사용을 못 하게 한다면 이것은 우리 언어적 자산에 크나큰 손실이라 이거죠.
◇ 김현정 / 진행
저는 사실 서울말 쓰는 사람이라서 사실은 그런 불편함을 몰랐는데요. 지방 사시는 분들이 표준어 안 쓴다고 해서 불이익 그렇게 많이 당하십니까?
◆ 박원석
글쎄요. 불이익은 조금 전에 언어권의 침해라고 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언어권 또는 언어인권이라는 것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언어권이라는 것은 어머니와 고향으로부터 배운 모어겠죠. 이 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표준어 규정에 의해서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이 언어권을 상실 당해요.
◇ 김현정 / 진행
가능하면 사투리를 못 쓰게 하나요? 지방에서도?
◆ 박원석
가르치지 않잖아요.
◇ 김현정 / 진행
가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쓰면 지적도 받고 그렇습니까?
◆ 박원석
일단 시험 점수를 맞을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지금 사투리를 쓰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요. 사투리가 사라져 가고 있어요. 지금 지방의 대도시는 물론이고 중소 도시에 가도 우리 젊은 아이들은 사투리를 거의 안 씁니다. 그리고 30대 이런 교육을 받은 이런 젊은 세대들도 안 씁니다. 그래서 문제는 30년 정도만 지나가면 지금 우리 사투리라는 문화유산은 박물관에서 구경하게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런 이유들로 헌법 소원을 제기를 하셨고요. 판결은 아직 안 났지만 판결 어떻게 날지 저희도 끝까지 주목을 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