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당연히 성폭행의 피해자가 될 수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행법은 아직 그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국회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대표로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하는데요. 직접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좀 들어보기로 하죠.
◇ 김현정 / 진행
우선 개정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부터 들어보죠.
◆ 박선영
사회가 굉장히 복잡해지고 다원화 되면서 성폭력을 당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형법은 강간의 객체를 여성, 부녀자로만 한정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행위의 양태도, 아침부터 말씀드리기 좀 송구스럽습니다만, 성기의 결합만 강간의 양태로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 다양하게 또 복잡하게 일어나는 성폭력 행위들을 여기에서 걸러 내지를 못해요.
◇ 김현정 / 진행
세월이 흐를수록 성폭력의 유형은 다양해지고 있는데 법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 박선영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저는 그중에서도 눈에 띠는 것이 그동안 남성들은 성폭행을 당해도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 부분이더라고요. 그러면 기존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처벌이 강력해지는 건가, 어떻게 달라지는 건가요?
◆ 박선영
과거에는 이성간에만 강간이 성립이 됐는데요. 이제는 성 중립적이라고 하죠. 법이 특정한 성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돼 있지 않고, 그 성 중립적인 입장에서 신체의 일부나 도구를 신체 내부에 삽입하는 성적 행위를 간음으로 보게 되면, 여성에 대한 여성의 또는 남성에 대한 남성의 또는 특이하게들 생각하시는데 남성에 대한 여성의 강간 행의도 모두 처벌할 수 있게 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성폭행 피해를 입는 남자들도 실제로 그렇게 많이 있습니까?
◆ 박선영
많죠. 그동안 군대 내에, 교도소 내에, 학교 내에서 또는 직장 내에서 벌어졌던 성을 뛰어 넘는, 그러니까 여성과 남성을 뛰어 넘는 성폭행들이 새로운 법이 개정이 되면 거기에 적용을 받게 되죠.
◇ 김현정 / 진행
수치로 볼 때는 아직 여성 성폭행 피해자들보다는 적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의미 있기 때문에 고쳐야 된다고 보시는 거죠?
◆ 박선영
남성 대 남성 또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비정상적인 간음으로 인해서 생겨 나는 피해가 훨씬 오래 가고 더 깊고 더 크고 더 강렬해요. 그런 것은 다시 말씀드리면 인간의 존엄을 헤치는 성행위라고 볼 수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조금 다른 얘긴데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박선영 의원께서도 논평을 통해서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셨던데, 이런 얘기였죠. “1등 신부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이고, 2등 신부감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 신부감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이고, 4등 신부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다” 이런 걸 여성지도자모임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어떤 부분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보십니까?
◆ 박선영
우리 사회에 알게 모르게 만연해 있는 외모 지상주의, 부, 가진 것에 대한 가치 부여, 이것이 일목요연하게 들어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선생님이라고 하는 것은 늘 고정적인 수입이 있는, 말하자면 어떤 경우에도 부 창출이 가능한 직업이라는 것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이고요.
그 앞에 있는 수식어는 외모 지상주의, 예쁘냐 미우냐 이런 것. 그 다음에 3등, 4등으로 가면 이혼을 했느냐 안 했느냐 또 애가 딸려 있느냐 안 딸려 있느냐 이것은 나에게 그만큼 수치심이나 경제적 손실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것에 가치 기준을 부여한 거거든요.
[BestNocut_R]
그래서 저는 처음에 이 보도를 보고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의원이 어떻게 이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을까 참 믿어지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우리나라에 지난 10년 동안 형식적인 평등주의가 자리한 것 같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부와 외모에 따라 사람 서열을 매기는 듯한 풍조도 동시에 자리를 잡았거든요.
참 불행하고 아이러니한 현상입니다만,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정말 몰 인성적인, 사람의 가치를 그 사람의 됨됨이나 인격으로 판단하지 않고. 부, 가진 것이나 외모로, 보이는 것에 의해서 판단하는 현상은 참 개탄스런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나경원 의원 측에서는 여성 비하 의도는 전혀 없었고, 그만큼 교사가 인기 있는 직업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농담이기도 하고,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의도는 없었다고요?
◆ 박선영
그게 더 큰 문제라고 합니다. 이게 무의식에 깔려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성인지적인 인식은 전혀 없다고 보여 지는 거죠. 그게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떻게 수습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공식 사과라도 해야 되는 걸까요?
◆ 박선영
그럼요. 당연히 공식 사과를 하셔야죠. 나경원 의원 같은 경우는 정말 뛰어난 외모를 가지신 분 아닙니까. 그런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신다는 건 정말 우리 사회에 얼마나 외모 지상주의, 물질 만능주의, 물질 숭배주의, 이런 것들이 배어들어 있는지, 만연해 있는지, 이것을 아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최소한 공개적인 대국민 사과도 해야 되고 당 차원에서도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이 그냥 평의원이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 과거에 대변인도 하셨고 지금은 또 정조위원장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진심 어린, 입으로만 하는 사과가 아니라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되고.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과거에도 남성 의원들에 의한 성희롱도 있었고 지금 이렇게 판사를 지내신 여성 의원 입에서 이런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는 걸로 봐서 성 평등에 관한 교육도 좀 당 차원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7(월)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한나라당, 의원들 성평등 교육하라"
200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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