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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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수) 진중권 중앙대 교수 "아들 저지경 만든 지만원 집안보단 문근영 집안 훌륭"
200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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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근영 씨의 선행은 빨치산 선전용이다, 좌익들이 문근영을 국민 천사로 띄워놓고 빨치산이었던 가족사와 연결시켜서 좌파를 띄우려는 정치적 무기로 쓰고 있다” 보수 논객 지만원 씨의 주장입니다. 일파만파 커다란 논쟁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이 지만원 씨 주장에 대해서 어제 진보 논객 진중권 씨는 참으로 앙증맞은 발상이다, 이렇게 일침을 가하는 글을 썼습니다. 중앙대 진중권 교수 직접 연결해보죠.

◇ 김현정 / 진행

70년대 반공 초등학생이 쓴 글 같다, 앙증맞다, 이렇게 평가를 하셨던데요. 무슨 말씀이신가요?

◆ 진중권

수준이 너무 낮다는 뜻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그렇게 느껴지시던가요?

◆ 진중권

일단 문근영 씨 같은 경우는 정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또 이 분이 한 행위가 남한테 알리지 않고 익명으로 기부한 것 아닙니까. 이걸 갖다가 이념적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좀 이해할 수 없었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만원 씨 개인이야 옛날부터 그밖에도 다채롭게 망언들을 해 오셨거든요. 가령 광주 사태는 좌익과 간첩이 일으킨 폭동이다, 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가짜 같다, 또 김구 선생은 빈 라덴과 다름없는 테러리스트다, 등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런 분이 또 한 번 이런 망언을 했으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인데.

문제는 이게 이 분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거거든요. 보수 우익 성향의 꽤 많은 사람들이 문근영 씨한테 색깔론 공세를 펼치는데 동참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만원 씨가 그 말하기 전부터 이미 보수 우익 네티즌들은 문근영 씨를 향해서 인터넷에서 그와 비슷한 악플들을 뿌려대고 있었거든요. 제가 볼 때는 지만원 씨가 이른바 논객이라고 해서,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일정하게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만원 씨 반론을 제가 대신 전해보자면 이렇게 얘기합니다. “문근영 씨의 기부 행위 자체는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데 그 기부 행위를 등에 업고 빨치산 집안을 훌륭한 집안으로 미화하는 게 문제다, 나는 그걸 지적한 것이다” 라고 하더라고요?

◆ 진중권

발뺌하는 건데요. 문제의 그 글을 읽어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지난 3년 전까지도 빨치산 할아버지에게서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는 동안 그녀는 빨치산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을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해놓고 자기가 그렇게 판단한 이유가 뭔지 근거까지 달아놓고 있거든요. 한 마디로 문근영 씨가 외할아버지로부터 사랑받으면서 빨간물이 많이 들었을 거라는 것이죠.

게다가 또 이분이 문근영 씨만 비판한 게 아니라, 그분이 출연한 연속극까지 국가를 전복하는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또 그 바탕에 북한의 사주가 있었을 것이라고 암시하거든요. 그러면서 남조선의 문화를 점령하라는 김일성의 교시를 인용까지 딱 해놨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문근영 씨 외조부가 빨치산이었던 건 분명한 사실 아니냐, 여기까지는 사실이라는 건데요?

◆ 진중권

문제가 됐던 동영상을 봤거든요, 소위 미화한다는 동영상을. 그런데 외조부가 빨치산이었지만 그분은 장기수로 충분히 처벌을 받았거든요. UN에서 인권문제를 거론할 정도로 과잉 처벌이었고. 그 다음에 전향하셨고. 전향한 다음부터는 통일 운동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그 통일 운동이라는 건 시민사회가 보편적으로 인정할만한 가치에 속하지 않습니까?

또 나머지 가족들은 광주 항쟁에 참여하셨습니다. 광주 항쟁 같은 경우는 오늘날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 인정을 받았고, 한나라당에서도 참배를 하는 마당인데. 이런 데에서 훌륭한 집안이라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지만원 씨 시각은 뭐냐 하면, 통일 운동 자체가 친북 활동이에요. 또 광주 항쟁은 이 분이 옛날에 망언을 했다가 구속도 당한 적이 있으니까.

◇ 김현정 / 진행

폭도라고 한 부분이요?

◆ 진중권

그렇죠. 간첩과 좌익이 일으킨 폭동이다, 이렇게 보면 집안 전체가 다 빨갱이가 되는 거죠. 간단한 거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모르겠습니다, 문근영 씨 집안이 훌륭한 집안이나 안 훌륭한 집안이냐는 가치 평가 문제 아니겠습니까? 다른 건 몰라도 딸을 저렇게 키웠다면 저는 훌륭한 집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아들을 저 지경으로 만든 지만원 씨 집안보다는 훨씬 더요.

◇ 김현정 / 진행

아직도 연좌제가 유효한 겁니까, 지금 집안에 대한 평가는 따로 놓고라도, 문근영 자체의 기부 행위는 참 훌륭한 건데 이걸 연결시켜서 이렇게 가는 논리는?

◆ 진중권

이 사람은 자기는 연좌제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동생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민망하게 스포츠 스타 두 명의 이름을 대고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김연아, 장미란 같은 사람이 진정한 국민 스타다?

◆ 진중권

그렇죠. 참 이름도 참 대기 모한데. 왜냐하면 그 분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스포츠 스타들에게 굉장히 뭐랄까 모욕이 될 수가 있는 거거든요. 엄한 사람들 왜 자꾸 고생을 시키는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진중권 교수가 참 앙증맞은 발상이라고 글을 올리니까 지만원 대표가 비판을 또 하셨더라고요.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 앙증맞다는 표현이 뭐냐, 이것도 모욕이라는 말씀이신데요?

◆ 진중권

그 발상법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지 않습니까. 저는 그 분이 하는 걸 보면 옛날 70년대 덕산제과 소동이 생각납니다. 글 수준이 완전히 초등학생 수준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지도에 벨트 채운 표지를 보고 음모라고 했던?

◆ 진중권

네. 허리띠가 휴전선이고 버클이 남친 땅굴이고 과자 제목을 거꾸로 읽으면 6.25라는 글자가 나온다, 암호다, 이런 소동이 있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네, 회사가 망했죠.

◆ 진중권

초등학교 애들이 했던 얘기인데 지금 지만원 씨 따라서 악플다는 반공 초딩들, 이런 분들 보면 지만원 씨 나이처럼 한 60 넘으신 분들일 겁니다. 이런 분들은 손자 보시기에 창피한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문근영 씨 같은 경우 보십시오. 지금 보면 엄청나지 않습니까? 악플에 개의치 않겠다, 법적으로 대응할 생각도 없다고 하면서 스물 갓 넘은 아가씨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그 대가로 어처구니없는 비난을 받아도 그냥 쿨하게 용서하고 넘어가지 않습니까.

이걸 보면 정말 어린 아가씨가 대견하고 의연하고 어른스러운데, 그 할아버지는 뭐냐 라는 겁니다. 나이를 드셨으면 나이 값을 해야하지 않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지만원 씨의 이번 글이 사이버 모욕에 해당된다고 보십니까, 사이버 모욕죄가 생긴다면 그 부분에?

◆ 진중권

사이버 모욕죄가 생기기 이전에 현행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 정도면 모욕죄를 넘어서 명예 훼손까지 해당하거든요. 제가 판단할 때는 만약 문근영 씨가 고소한다면 실형을 살 수도 있는 그런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외 여러 악플을 다는 네티즌 중에서요. 그들 중에서도 사이버 모욕죄가 생긴다면 바로 처벌 받아야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실 진중권 교수께서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에는 반대하는 분이시잖아요. 이런 논란들 보면서 입장을 바꾸셨는지 어떤지 궁금한데요?

◆ 진중권

바꿀 필요 없죠. 왜냐하면 이미 현행법만으로도 이런 사안들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모욕죄만 하더라도 지금 징역 1년에 벌금 200만원까지 선고가 가능하고요. 명예 훼손에는 징역 5년에서 벌근 500만원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에서 더 처벌을 강화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 김현정 / 진행

처벌이 좀 번거로워서 과정을 좀 축소시키자는 얘기들이 있는데요. 그건 사이버 모욕죄와는 별개가 될까요?

◆ 진중권

가장 큰 문제가 뭐냐 하면 그 법이 도입되면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검찰 수사에 들어가고 처벌한다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상식적으로 설마 대한민국 검찰에서 그렇게 할 일이 없겠습니까? 저만큼 사실 인터넷 악플에 많이 시달리는 분도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 법이 저 같은 사람을 보호해줄 거라고 절대로 믿지 않고요. 또 네티즌들도 어떤 분들은 그 법에 찬성하는 것 같은데, 상식적으로 그 바쁜 대한민국 검찰이 4천만 네티즌을 한 사람 한 사람 다 악플 피해를 입는지 보살펴 줄 거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검찰에 그럴만한 시간과 인력이 없거든요. 그 법이 보호해줄 대상은 대기업이나 고위 관리, 관료, 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일 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역시 반대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