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문제를 비롯한 여러 현안들 오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경제가 심각한데 대북 문제까지 어려워져서요. 집권 여당 대표로서 상당히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의 잇따른 강경 조치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박희태
이 강경 조치를 왜 이렇게 취하는지 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짐작이 잘 안 갑니다. 김정일 위원장만이 대답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예측할 수도 없고 전혀 생각지 않았던 일들이 자꾸 벌어지는데요. 북한 정권이 그만큼 가변적이고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정권이다, 이렇게 밖에 얘기할 수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쨌든 우리가 해법을 쥐고 있어야 될 텐데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법은 뭘까요?
◆ 박희태
지금 우리는 계속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의 창문을 열어놓고 그 다음에 또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하겠다, 이런 취지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우리 정부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 박 대표님 말씀처럼 북한에 계속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건데요. 그런데 이런 대화 요청에 답이 안 오는 상황이라면, 계속 대화하자고 이렇게만 하고 있을 수 있을까요?
◆ 박희태
북한의 태도라는 건 하루아침에 확확 변하니까요. 어떻게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다고 해서 북한을 자극하거나 하지 않고 우리가 정말 인내심을 가지고 차분히 기다리면서 대화의 창을 자꾸 두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미 북한에서는 자극을 받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UN 인권결의안에 우리가 참여한 문제라든지, 삐라를 살포한 문제라든지?
◆ 박희태
그걸 이번에만 했습니까? 지난번 작년에도 우리가 UN 인권결의안에 찬성했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번에는 공동 제안국으로 처음으로 참여하고, 삐라에 김정일 위원장 건강이 이상하다, 이런 것들을 뿌려서, 물론 정부가 한 건 아닙니다만, 이렇게 삐라를 살포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자극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 박희태
글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일은 남북관계에 대한 일련의 경색을 가져온 조치는, 한 번 따져봅시다. 금강산 총격사건에서 비롯된 것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그때부터 심각해졌죠.
◆ 박희태
그것을 빌미로 해서 그 뒤에 계속 이러한 남북관계의 통로를 좁히는 그런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총격사건이 우리가 잘못해서 생긴 겁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것은 의도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거기에 관해서는 갖가지 추측이 있습니다.
북한 내부 정권에 무슨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를 정권 변동기에, 말하자면 미국에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고 또 우리나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이러한 정치적인 변화에 편승해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해 보겠다는 이런 뜻이기도 하다, 뭐 갖가지 해석이 다 있습니다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북한의 태도는 김정일 위원장 외에는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아무리 하는 행동이 밉고 그래도 똑같이 대응하다 보면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일종의 치킨 게임이 될 텐데요. 이렇게 자꾸 팽팽하게 양쪽이 맞서서 우리는 대화 기다린다, 북한은 그거 아니다, 다른 것을 먼저 하자, 이런 식으로 팽팽하게 가고 있는 형국에서 이럴 때는 우리가 좀 전략적인 유연함, 먼저 손 내미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 박희태
지금 우리가 계속 대화를 하자고 하고 인도적 지원을 계속 하는 게 다 그런 유연한 자세에 속하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우리가 뭐 어떻게 하겠습니까? 완전히 손들고 거기 가서 허리를 굽혀서 대화하자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물론입니다. 예를 들어서 삐라 살포를 묵인하는 문제를 좀 적극적으로 나선다든지, 아니면 개성공단 노동자 기숙사 지어주는 문제, 이런 작은 것부터 해결할 수는 없을까요?
◆ 박희태
그런 거야 얼마든지 검토 가능한데, 삐라 문제는 아시다시피 그것이 우리 정부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정부가 그런 걸 하지 말라고 단속할만한 법적 근거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저희들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법령이라는 건 찾으면 찾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설득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박희태
저희들도 깊이 연구 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이렇게 저렇게 컨트롤하기 어렵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실용정부의 대북정책에 근본적인 재검토를 할 생각, 이런 구상은 없습니까?
◆ 박희태
저희들이 대북정책을 내놓고 그것이 무슨 문제가 있다고 하면 모르지만, 현재는 그것이 옳은 방향이고 그것이 대도다, 큰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비핵 개방 3000 말씀하시는 거죠?
◆ 박희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더 이상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상황이어서 문제인데. 일단 대북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는 없다는 방침, 다만 삐라라든지 이런 작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법 가지고 계시는군요.
◆ 박희태
지금 개성공단 문제도 다 합의를 해 놓은걸 그렇게 깨면 됩니까? 그렇게 해서 무슨 상호 신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모든 걸 협상을 통해서 대화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해결 한다는 게 기본 아닌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걸 다 강조해 온 북(北)이고 또 우리 아닙니까? 이제 정말 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끌려 다녀서는 안 되겠다 하는 게 일반 국민들의 대다수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2666님이 이런 질문 주셨네요. 북한이 아니라 혹시 남한이 가변적인 것 아닌가요, 예를 들어 10년 간 유지해온 정책을 지금 바꾸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이게 변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이렇게 질문을 주셨네요?
◆ 박희태
글쎄, 저희들이 별로 변한 게 없는데요. (웃음) 지금 북이 말이죠. 세계 앞에 공언한, 약속한 핵 문제 하나도 지키지 않지 않습니까. 우리가 가장 북쪽에 대해서 문제 삼고 있는 것은 핵 문제입니다. 핵 문제를 깨끗이 포기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몇 번 약속을 했습니까?
그리고 북한이 살기 위해서는 개방을 해야 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에 가서 상해를 보고 그 발달된 모습을 보고 천지개벽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왜 평양은 천지개벽을 못 시킵니까? 빨리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도 덜고 굶주리는 우리 민족도 구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걸 하기 위해서 우리가 개방을 요구하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대북 특사,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금 이 심각한 상황을 타개해보자는 대책으로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박희태
대북 특사 문제를 당장 검토하고 있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앞에 두고 있는 것 같은데?
◆ 박희태
개성공단도 그것이 누구를 위한 공단입니까? 이성을 가지고 판단하길 바랍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에 이득이 된다는 말씀?
◆ 박희태
개성공단이라고 하면 우리 쪽에는 그 정도 공단은 수백 개가 있습니다. 그거 하나 우리 경제에 무슨 큰 어떤 악영향을 미치겠습니까? 우리는 그것을 통해서 북한에 지원을 하고 북한이 거기에서 개방사회의 이점을 알고 좀 문을 여는데 과감 하라, 이런 뜻으로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거기 개성공단에서 벌어서 우리 경제 플러스되기 위해 하는 겁니까?
이거야 말로 남북경협 사업입니다. 경제협력사업. 그런데 그걸 마치 우리가 무슨 개성공단에서 큰 이익이나 보는 것처럼 북한 당국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단적인 처방은 안 나와야겠습니다만, 만약 나오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다, 북한이 자충수를 두는 거란 말씀이신가요?
◆ 박희태
안 되도록 우리가 노력을 하려고 하는데 지금 문을 닫고 있으니까 문제 아닙니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대북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 갖고 계신지 충분히 이해를 했고요.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지난 17일에 박 대표님하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회동 가진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굳이 비밀로 만날 필요 있었느냐, 어떤 정치적 타협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희태
만날 때는 공개적으로 공식회담도 있고 또 친구끼리 아닙니까? 야당 대표나 내나, 둘이서 사적으로 공개 안 하고 또 저녁을 먹을 수도 있는 거고. 정치라는 게 꼭 공개적으로만 하는 게 정치가 아닙니다.
◇ 김현정 / 진행
사적인 자리였다는 말씀이시군요?
◆ 박희태
그렇죠. 공식적으로 무슨 회담 한건 아니고요. 우리 오랜만인데 저녁이나 먹고 하면서 이런 저런 나라 걱정도 하고 국회 걱정도 해보자, 그래서 만난 것 아닙니까. 정치라는 게 전부 다 표면에 다 그냥 내 놓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인간적인 관계를 기초로 해서 서로 마음의 문을 여는, 마음으로 대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고. 특히 우리 정치판에는 지금 그게 제일 아쉽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서 그런지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이 두 분의 만남을 마음의 대화였다, 이렇게 표현을 했더라고요. 어떤 소득이 있으셨나요?
◆ 박희태
서로의 고민이 무엇이다, 서로가 이 시점에 뭘 많이 생각하고 있다, 이런 것도 서로 알게 되고요. 서로 대화를 하다보면 상대방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또 나의 어려움을 상대방이 알게 되고. 마음의 대화라는 말은 제가 쓴 말입니다. 우리 대변인 보고 마음의 변화를 했다고 발표하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때가 때이다 보니까 사적인 자리까지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은데요. 김민석 최고위원 문제가 아주 초미의 관심사일 때 만난 것이어서, 불구속 수사를 정세균 대표가 요청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인가요?
◆ 박희태
그런 요청한 일 없고요. 저희들 둘이 그랬습니다. 김민석 최고위원 문제가 연일 언론에 보도가 되고 또 그것으로 인해서 민주당이 상당히 어려움을 당하고 있고 자연적인 걱정을 했죠. 뭐 어떻게 해준다고 내가 한 일도 없고 그런 요청 받은 일도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표적수사다, 억울하다, 이런 주장을 계속 해왔는데. 또 하나 표적수사 반발이 나오는 것이 세종증권 매각 비리 비롯해서 일련의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친노 진영의 반발도 나오더라고요?
◆ 박희태
그건 수사의 초점이 어느 쪽으로 가는 것인지 저는 모릅니다. 모르는데, 항간에 보면 자기가 수사 대상이 되면 모두 표적수사라고 그래요. 한 사람도 표적수사 아니라고 하는 사람 내가 못 봤습니다. 표적수사라는 것이 이제는 무슨 보편화된 단어가 돼서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말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에도 역시 표적수사 운운할 수사가 아니라는 말씀?
◆ 박희태
그냥 통상적으로 수사만 하면 좌우간에 수사의 대상자는 표적수사라고 나오지 않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노무현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이상하게 요즘 몇 번 있었던 수사들이 측근들 하고 연결이 되다보니 혹시 전 정권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 박희태
제가 알기로는 검찰에서 의도적으로 전 정권을 표적으로 삼아서 그것을 수사를 해서 처벌해야겠다는, 이렇게 기획을 한, 소위 기획수사는 아닐 것입니다. 표적수사라는 말은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무의미한 이야기이고요.
검찰에서 뭘 한다고 하면 기획수사라고는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전 정권에 비리가 있으니까 이걸 우리가 계획을 세워서 정보도 수집하고 해서 의도적으로 계획적으로 수사하는 것, 이건 기획수사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닌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봉화마을 기록물 유출된 것 관련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출두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희태
출두 할 수도 있습니다만 굳이 검찰에 나오실 필요 없이 다른 조사 방법으로,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를 갖춘 조사 방법으로 검찰에서도 하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마지막 질문 될 것 같습니다. 내년 4월에 박 대표님께서 재보선 출마하실까, 이 부분도 관심인데요. 혹시 고려를 하고 계십니까?
◆ 박희태
저는 전혀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재보선 지역이 한 군데도 지금 정해진 것도 없고요.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들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25(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노 前 대통령, 검찰 직접 나올 필요없어"
200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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