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복 디자인을 양장 디자인보다 한수 아래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를 한복쟁이라고 얕잡아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영희라는 사람은 얼마든지 오해해도 좋다. 하지만 우리 한복을 오해하는 일은 너무 슬프다.”
한복에 대한 사랑을 줄줄이 펼치고 있는 이 분은 1993년에 한국 디자이너 최초로 파리 프레타 포르테에 참가를 했고요. 뉴욕에 한국 박물관을 짓고 한복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입니다. 이번에 한복 인생 30년을 책으로 펴내셨다고 해서 저희가 직접 한 번 연결해 봤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책 제목이 <파리로 간 한복쟁이>네요? 한복하고 파리하고 사실은 잘 연결이 안 되거든요. 어떻게 처음에 파리로 가게 되신 건가요?
◆ 이영희
그런데 그 이외에도 우리 생각 밖으로 너무나 한복에 찬사 많이 보내요. 파리에서요. 처음에 파리에 갔을 때부터 그 날 그 시초 그 무대에서부터 한복에 매료됐어요. 그 사람들이. 너무 놀라운 사실 아니에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1993년인가요?
◆ 이영희
네. 1993년.
◇ 김현정 / 진행
처음에는 어떻게 그 한복을 들고 어떻게 파리 무대로 가 봐야겠다 생각을 하시게 된 거예요?
◆ 이영희
갑자기 간 것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은 보기에 한복을 들고 어떻게 파리에 가느냐, 무모하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저는 10여 년 간, 7년 8년 동안 그 문제를 계속 연구하고 내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죠. 처음에 우리 88올림픽, 86아시안 게임 있을 때 그때 해외를 내가 가고 싶어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아름다운데 세계인들도 몰라볼까 이런 생각으로 알아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으로 제가 자비로 <88올림픽이 서울에서 있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개인적으로 돌아다녔어요. 모델 15명을 데리고요. 지금 생각하니까 제가 약간 돌았던 사람 같아요. (웃음)
◇ 김현정 / 진행
(웃음) 그때는 상당히 무모한?
◆ 이영희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더라고요. 진짜 이 책을 쓰면서 나는 한복에서 여러 가지 배웠고, 내 인생을 배웠고, 철학을 배웠거든요. 그런데 공짜가 없듯이 그 한복을 1983년에 처음으로 해외에 첫 쇼를 했는데 그때 세계로 나가시오. (라디오 상태 안 좋음) 이런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인사로 그런 줄 알았죠. 그런데 그게 밀라노, 파리 가서 확인을 하고, 100주년 기념 때 갔어요. 파리. 한국 수교 100주년 기념쇼에 가서 그때 결심을 했죠. 파리 무대에서 우리 한복을 이렇게 아름답게 보고 그 아름다움을 아는 나라는 이 나라가 최고다 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때 제가 비행기에서 결심을 했어요. 꼭 나는 세계 무대 진출하겠다. 한복을 갖고 세계 무대 진출하겠다. 그런데 편하게 조금 고름도 없이 모던하게 할 수 없느냐 해서 그때부터 개량 옷을 약간 변화시켜서. 84년도에. 개량 옷을.
◇ 김현정 / 진행
지금 처음 하여튼 처음 보는 순간부터 파리 사람들, 전세계 사람들 찬사를 보냈다 하셨는데 그런데 일부 서양인들 중에는 한복을 보고 기모노 꼬레, 그러니까 코리아 기모노다 이렇게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면서요?
◆ 이영희
네. 그 아름다움은 물론 칭찬이지만 기모노라고 그랬어요. 잡지나 신문에 발표할 때. 기모노를 보고 만들었다. 기모노다 그렇게 말 해서 그때 내가 열이 났죠. 그래서 오랑게리 라는 궁에서 전시회를 가졌어요. 기모노 라는 말을 없애기 위해서. 2년 만에. 그래서 그게 전시하면서 한본 ‘바람의 옷’이라는 글을 써 줬어요. 전시회 이름을. 제목을. 그래서 한복이라는게 언론에 발표가 되니까 그 다음에는 기모노라는 말이 지금까지 없고 아무도 기모노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 김현정 / 진행
한복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개척자 역할을 지금까지 쭉 해오신 건데요. 이영희씨께서는 문근영, 박신양, 이영애 이런 연예인 스타들은 말할 것도 없고 2005년 에이펙 정상 회의가 있었을 때 세계 각국 정상들이 입었던 두루마기 다들 기억하실텐데 그것도 직접 디자인 하신 거라고요?
◆ 이영희
그 옷 할 때 굉장히 어려웠어요. 보기에는 우리 두루마기가 저렇게 전통이 좋구나 하지만 전통이 좋다고 그대로 입혀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시대에 맞게 또 입는 사람에 맞게 약간의 변화를 줘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 옷이 입고 계신 그 자리가 자연 속에서 있었거든요. 누리 마루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하늘의 색깔, 땅이 황토색이었었어요. 그래서 황토색, 물결, 또 소나무의 색깔, 이런 것 기왓장 색깔, 그런 색깔을 다 한 사람 한 사람 다섯 색을 만들어서 여자분 두 색은 제가 정해 버렸고, 이 다섯 가지 색깔을 각 나라에 보냈어요. 자기가 선택하게.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제일 까다로웠거든요. 민속 의상은 안 입겠다. 이렇게 돼서 전에 판초를 입어서 너무 안 맞았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와서, 치수도 제일 나중에 주고. 옷에 굉장히 조예가 깊고 까다롭답니다. 그 분이. 그래서 푸른 바다의 색깔을 원했기 때문에 그 색을 만들었는데 제가 좀 걱정을 많이 했어요. 부시 대통령이 이건 내게 안 맞다 하면 전체 분위기가 그렇잖아요. 제일 먼저 와서 입어보고는 너무나 좋다고 칭찬하고 갈 때도 계속 말을 했어요. 저하고. 너무 아름답다고.
◇ 김현정 / 진행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연예인, 유명인 통틀어서 가장 한복 입혀 놓으니까 예쁘더라? 누구 생각나세요?
◆ 이영희
여러 분이 다 있지만 그래도 이영애씨가 제일 예쁘죠. 베를린 영화제 가서 너무나 인기 많이 얻었답니다. 그 옷 입고 가서.
◇ 김현정 / 진행
오늘 아쉽지만 여기에서 인사 드려야겠네요.
◆ 이영희
한복 입어 주시고 관심 있게 봐 주십시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7(금)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 "바람의 옷 한복, 이영애 최고 잘어울려"
200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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