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집권 8개월을 넘어섰지만 지지율은 좀처럼 30% 대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권당인 정부 눈치를 보면서 할 말을 하지 못해서 그렇다, 이런 주장이 여당에서 나왔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요즘 정부 발 정책 현안들을 놓고 한나라당이 이리 저리 휩쓸리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던데요. 도대체 한나라당 안의 분위기가 어떤가요?
◆ 권영세
저로 여러 당직을 맡아본 사람으로서 요즘 우리 당을 보면 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이리 저리 휘둘리고 무기력하다는 얘기들을 하시는데, 저는 냉정하게 얘기해서 받아 마땅한 비판이라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휩쓸린다는?
◆ 권영세
수도권 규제 완화 부분에 있어서도, 물론 의원들에 대해서 설득의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당이 전적으로 일치해서 도움이 되기는 쉽지 않았을 이슈이지만, 그러나 당 지도부가 최소한 우리 당에 사전 설명은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요.
또 FTA 비준 문제를 놓고 보더라도 저도 외교통상위에 있습니다만, 그동안 급하게 조기 비준을 해야 한다고 하다가 갑자기 일방 처리가 없다고 변하고.
◇ 김현정 / 진행
어제 신중론으로 돌아섰죠?
◆ 권영세
그 과정상에 있어서도 의원들의 의견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어찌된 일인지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한 마디 하면 거기에 따라 좌지우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 우리 당에서 국정원이 정책 일반에 대해서 정보 수집을 가능케 하는 법안을 낸 모양인데, 저는 이런 법안이 당론으로 추진됐다가는 우리 당이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거라고 봅니다.
사실 국정원 같은 정보기관은 지난 문민정부 때인가요, 94년 때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서, 엄격하게 역할 권한에 대해서 법으로 정해놨습니다. 저는 그 정해진 역할에 충실하게만 한다면 국정원 본연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당에서 추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은 정말 당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대통령 지지율보다 훨씬 웃돌던 우리 당 지지율이 최근에 오히려 10% 가까이 낮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최근 청와대나 정부 개편 얘기를 하시는 분도 있었는데, 그런 쇄신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 당부터 지도부를 중심으로 그간의 노선이나 운영 행태 등에 대해서 전반적인, 그리고 근본적인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당이 최소한 정부나 청와대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은 짐이 된다고 보시나요?
◆ 권영세
지금은 그런 형국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도부가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는?
◆ 권영세
네.
◇ 김현정 / 진행
최고위원회도 마찬가지이고요?
◆ 권영세
어느 한 단위를 얘기할 게 아니라 당이 전체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수도권 규제완화라든지 한미 FTA 몇 가지 사안 들어주셨습니다만, 연말 개각론을 두고도 당과 청이 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같던데 어떻습니까?
◆ 권영세
개각론에 대해서는 지도부 중에서 유독 한 분이 연말 개각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 김현정 / 진행
홍준표 원내대표 말씀하시는 거죠?
◆ 권영세
뭐 누구라고 얘기는 특정은 안 하겠습니다만, 그분은 얼마 전에는 조기 개각에 한동안 부정적인 얘기를 했던 분이고, 또 그 전에는 거꾸로 조기 개각이 필요하다고 했던 분입니다. 좀 왔다 갔다 나오고 있는데, 분명한 건 이런 개각 주장이 개인적인 이해관계 속에서 나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거고요.
또 조금 더 근본적으로 현재 경제 위기로 사회 전반 분위기가 침체돼 있기 때문에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장관직을 분위기 쇄신용으로, 불쏘시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조금 전에 개인적인 이해관계라고 말씀 하셨는데요. 그러면 지금 연말 개각론은 개인적인 이해관계도 끼어들어서?
◆ 권영세
주장하는 분들에 따라서는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많이 포함돼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것은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 문제와도 연결이 됩니까?[BestNocut_R]
◆ 권영세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 문제는 아까 당이 무기력하고 활력이 없고, 오히려 정부나 청와대에 짐이 되고 있다는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아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공유하면서 거기에 대한 해법으로 어떤 분이 제시를 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우리 당이 처해 있는 문제는 지도부의 무능, 무기력도 있지만, 더 큰 이유가 당이 현재 반신불수 상태에 있다, 라는 데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지금 현재 한나라당이 숫자로는 170명이 넘지만 실질적으로 절반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
◆ 권영세
170여명의 의원을 가진 거대 정당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안을 들여다보면 한 100명 내외만 움직이는 그런 정당에 불과한, 반신불수 정당, 눈치 보고 활력이 없는 정당, 그런 상태이고. 이것이 극복되지 않는 이상 당 지지율이나 당청관계, 모든 점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이와 관련해서 아까 잠깐 얘기하셨듯이 우리 최고위원 중의 한분인 것 같은데, 이 정부 성공을 위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분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하면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역할론을 주장하고, 심지어 이방호 전 총장까지 언급한 걸 보도를 통해서 봤습니다만.
◇ 김현정 / 진행
공성진 의원이죠?
◆ 권영세
물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미국에서 계속 계시든 들어오든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겠습니다만, 지금 당에 필요한 거는 지도부나 소위 주류, 이런 분들이 당의 화합을 통해서 다시 170명의 한나라당을 만드는 일이지 누구를 데려와서 여권 전체를 강제로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재오 전 최고의 복귀는 당장 시급한 문제나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는 입장?
◆ 권영세
시급한 해결책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저는 이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당분간 조용히 물러나 있는 게 이 정부를 위해서 정말 큰 도움이 되는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이 되고. 이분들도 아마 냉정한 자기 성찰을 해본다면, 진정 이 정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자신들의 역할이 그냥 조용히 있는 게 가장 바람직한 역할이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사실 사냥은 다 끝났고, 사냥개나 꽃게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고, 당 화합이 정말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아까 그 말을 한 분이 사실은, 얘기한 부분 중에, 이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지 않는다는 세력이, 바라지 않는 세력이 있다는 의미로 얘기한 거라면 저는 거의 망언 수준의 말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금 간신히 봉합되고 훨씬 더 봉합돼서 활력 있는 정당으로 바뀌어져야 할 때, 우리 한나라당을 더욱 찢어 놓는 행태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 당은 170명의 정당이 반신불수가 아닌, 온전히 움직이는 170명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우리 당을 위해서도 좋고 이 정부 성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이재오 전 의원 복귀하면 당이 다시 분란해지고 갈등이 일어나고 이게 재연될 것이란 말씀이신데요. 어제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이 만찬도 있었습니다, 이상득 의원하고. 이런 움직임들이 다 그런 일환이라고 우려된다고 보시는 거죠?
◆ 권영세
이상득 의원께서는 이런 저런 사람들 지금 두루두루 만나고 다니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얘기는 하지 않겠지만, 그러나 얼마 전에 대통령께서 안국포럼 인사들하고 저녁을 하신 데에 대해서는 좀 아쉬움이 크단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오히려 반대로, 경선 당시 상대편에 있었던 사람들 불러서 식사를 하고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2(수)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이재오, MB정부 성공 위해 물러나 있어야"
200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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