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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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화)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 "대통령 모시는 분들이 진솔해져야"
200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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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국회 시정 연설에 나섰습니다. 늘 총리가 대독을 해왔는데 이 관행을 5년 만에 깬 거죠. 그만큼 우리 경제가 심각하다는 걸 반영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어제 시정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현재 경제 난국 돌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의지를 밝혔습니다.

여당에서는 감동이라고 합니다만,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아예 연설 중에 집단 퇴장하기도 했죠. 어떤 부분이 아쉬웠던 걸까요.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대통령 시정 연설 어떻게 들으신 건가요?

◆ 박병석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국민의 마음을 잡는 진솔한 것이 못 돼서 국민의 설득 얻는데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으로서 직접 시정 연설을 했다는 점, 그리고 국가 지도자로서 단합을 호소한 것은 당연하고도 필요한 것이었지만, 그것이 마음속에 와 닿지 않았던 것은 자신의 정책에 대한, 이 정부의 실책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반성이 없었고요.

특히 1천억 달러, 140조에 대한 정부지급보증을 국회에 요청하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대단히 미흡했다고 봅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7천억 불 국회동의안을 통과 시키면서 15일 동안 무려 14차례에 걸쳐서 TV 연설과 기자회견을 했고요. 미국의 재무장관 폴슨은 하원의장인 낸시 팰로시에게 무릎을 꿇고 통과를 빌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민들에게 사과와 그 책임 규명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씀도 없습니다. 국민들이 매출이 반 토막 가까이 떨어지고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이 반 토막이 나고 가장 안전하다는 펀드도 1/3씩 떨어지는 상황에서 왜 이렇게 됐는지, 이런 상황에서 왜 또 내 세금 부담이 될지 모르는 보증을 정부가 무려 140조씩 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 지경에 이른 데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저희가 한나라당의 이한구 의원과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그 부분을 질문을 드렸어요. 대통령이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했더니, 이렇게 지급보증안을 서게 되고 경제가 이렇게 된 것은 사실은 지난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할 건 아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박병석

지난 정부의 책임도 있죠. 현 정부의 책임도 크고 지난 정부의 책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게 됐든 간에 지금 나라를 다스리는 건 이명박 대통령이고, 한나라당 정부입니다. 언제까지나 남 탓만 할 수는 없는 것이고요. 처칠 대통령은 과거와 싸우는 사람들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죠. 바로 그러한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려는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국민의 마음을 잡기가 어려울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진솔한 사과에는 경제팀 교체까지도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거죠, 포함돼야 한다고?

◆ 박병석

저희 민주당으로서는 일관되게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잃은 강만수팀의 교체를 일관되게 주장해왔죠. 정부, 대통령의 신임을 가지고는 국민을 끌어갈 수 없다, 문제는 국민이 신임하고 시장이 신뢰한다는 것이 저희들의 입장이었고요.

강력한, 정말로 과거에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조치들을 내 놓으면서도 왜 시장은 거꾸로 가거나 다른 방향으로 가는가, 세계 6위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왜 우리 원화의 가치는 반 이상 떨어지는가, 이것이 바로 정부가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이고, 신뢰의 위기와 리더십 부족이 이런 사태를 불렀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강만수 경제팀을 경질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일관 되게 해오고 계세요. 팀을 바꾼다면 대안이 될 인물도 생각해보셨습니까?

◆ 박병석

우선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테고요. 또 하나는 지금은 세계적 금융 쓰나미로 인한 파급이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외환 위기, 금융 위기를 극복해 본 경험이나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같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어느 인터뷰에서 했더라고요. 혹시 박병석 의장께서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경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인물, 떠오르는 분 있으세요?

◆ 박병석

DJ 정부 때 10년 전에, 우리가 IMF 외환 위기가 터졌을 때, 김대중 대통령께서 이규성 장관을 임명을 하셨어요. 이규성 장관을 임명하면서 무슨 말씀을 하셨느냐 하면, 나는 이 장관 당신과 일면식도 없고 개인적 연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임명하는 이유가 있소, 그것은 당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적임자라는 평 때문에 당신을 임명하는 거요,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중요한 참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대통령 당선되는데 누가 도움을 줬느냐, 나하고 평소에 누가 가깝나하는 연고와 과거의 공론만 가지고 장관을 임명한다면 그것은 실패할 것이다, 누가 시장과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가, 그런 천하의 인재를 찾아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당파를 초월해서 인재를 기용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 이규성 전 장관을 기용하자는 말씀은 아니시고요?

◆ 박병석

그건 아니고, 그와 같은 정신으로, 그와 같은 분을 찾아야 된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떠오르는 분은 없으시고요?

◆ 박병석

마음에 이런 분은 괜찮지 않겠나, 하는 분이 계시지만 구체적으로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한지 좀 생각해볼 일입니다.

◇ 김현정 / 진행

학자 분들 생각하십니까?

◆ 박병석

그렇지 않습니다. 위기 돌파에는 큰 조직을 경험해 본 분들이 학계에 계신 분보다 더 낫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지난 정부에서 IMF 극복해 보셨던 분을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 박병석

그러한 곳에 종사했던 분 중에서 시장에서 좋은 평을 받는 분이 몇 분 계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말씀하시기를 꺼려하시니까 제가 더 질문을 못 드리겠네요.

◆ 박병석

(웃음)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박병석 의장께서는 경제부 기자 출신이셔서 경제 문제를 폭 넓게 알고 계신데, 지금 답답한 우리나라 경제 상황 보면서, 어떤 부분에 가장 우려를 갖고 계십니까?

◆ 박병석

제일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위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위기관리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왜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 못 하고 현 정부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 하고 있느냐? 바로 신뢰 부족에서 나온 겁니다. 신뢰의 부족은 왜 나왔느냐? 일관된 정책을 갖고 있지 못 했다, 그리고 후보 공약 시절에 내세웠던 747로 표현되는 고속 성장에 집착해서, 현재 현실을 도외시했다, 그러한 것들로 귀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시장과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지에 대한 것을 진실 되게 귀를 열고 들으셔야 되고요. 제가 충언의 말씀을 드린다면 대통령 주위에서 여당이 됐든 청와대가 됐든 대통령을 모시는 분들이 좀 더 대통령을 진솔 되게 모셔야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 박병석

어제 시정연설에서 1천억 달러 지급에 대해서 단 한 마디의 사과가 없었다는 것, 단 두 구절로 끝났다는 것은 바로 주변에서 대통령을 잘 못 모시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고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경제팀의 교체는 이미 저는 시기적으로 늦었다고 보지만, 지금이라도 교체해서 심기일전해서 반성과 쇄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난국돌파에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한국은행이 말 그대로 파격적인 금리 인하를 했는데도 증시나 환율 시장에 별 반응이 없는 것도 다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시는?

◆ 박병석

그렇습니다. 시장이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정부의 조치와 거꾸로 가거나 빗나가는 것은 바로 믿지 않기 때문이고, 그 믿는다는 신뢰의 위기가 모든 것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내년도 예산안 수정하는 방안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는 감세와 재정 지출을 동시에 해서 일단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걸 좀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박병석

정부 예산으로 재정 지출을 더 늘려야 된다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우리 민주당의 방향과도 같습니다. 다만 감세의 방향은 저희들과 크게 다릅니다.

한나라당의 감세는 상속세, 법인세, 종부세로 대표되는 것이죠. 그러나 상속세가 경기 회복하고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상속세는 개인 재산이 약 10억 정도 돼야 실질적인 세금을 내는 것인데 이것이 경기 회복과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한나라당이 그렇게 집착하고 있는 종부세도 6억 이상의 자산을 가진 분들에게 해당하는 전국 2%의 문제인데, 이 문제가 그렇게 집착할 문제인가, 저희들은 정부가 여당이 그렇게 필요하다고 주장하더라도 이것을 다음으로 미루자, 다음으로 미루고 지금은 경기 회복과 난국 돌파에 주력하자는 입장이고요.

◇ 김현정 / 진행

종부세 같은 경우는 여당 일부에서는 종부세를 일단 감세해야 지금 내고 있는 부동산 정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제대로 약발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세요?[BestNocut_R]

◆ 박병석

지금 종부세를 내는 분들이 38만 명, 전체의 2%인데요. 정부의 안대로 따지자면 반절이 떨어져 나갑니다. 한 20만 명이 떨어져 나가서 18만 명만 세금을 내게 되는 것인데요. 실질적인 세금 부담이 별로 되지 않는데요. 그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겁니다. 다만 자산이 디플레가, 많이 자산 가치가 떨어졌는데 세금 부담을 더 높이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의 세금 수준을 유지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릴 수 있겠죠.

◇ 김현정 / 진행

은행이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정부가 지급 보증하는 문제, 이게 어제 기재위 심의에서는 통과가 안 됐는데요. 후속 조치가 너무 미흡하다, 이런 내용 때문에. 그래도 어쨌든 민주당에서는 큰 틀에서는 동의를 해 준 상황이시죠?

◆ 박병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김근태 전 의원이라든지 천정배 의원, 이런 민주당 내 일부에서는 이것 큰 틀에서도 동의해 줘서는 안 된다, 절대 반대다, 아직도 여당인줄 아느냐, 이런 소리 나오더라고요?

◆ 박병석

제가 지금 말씀드린 분 중에서 직접 얘기해 본 분은 한 분밖에 안 계신데요. 그분들도 큰 틀 동의에는 찬성을 하시고요. 동의하기 전에, 동의 처리를 해 주기 전에 몇 가지, 강만수팀 교체라든가 상속세를 비롯한 부자3법의 철회라든가 이런 것을 받아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지, 큰 틀에서 찬성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요. 큰 방향은 동의해 주고 시장을 안정시킨 뒤에 나중에 책임을 물어도 된다, 급한 불은 꺼놓고 방화범은 나중에 처벌하자, 그런 얘기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