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우리 금융 시장에 단비가 내렸습니다. 한미간에 체결된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효과가 어제부터 바로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에 반영이 됐는데요. 이 협정을 성사시킨 주역입니다. 기획재정부 신제윤 차관보 연결해보죠.
◇ 김현정 / 진행
고생 많으셨습니다.
◆ 신제윤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시장에서 제법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 신제윤
네, 반응이 컸죠.
◇ 김현정 / 진행
예상을 하셨습니까?
◆ 신제윤
어느 정도 예상 했는데요. 그만큼 제가 느낀 건 그동안 시장을 누르고 있었던 근거 없는 루머가 많았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상황에 있다, 뭐 IMF로 갈 것이다, 이러한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그런 것들인데요. 그런 것을 통화 스와프로 한번에 해결하게 되니까 시장이 확 좋아지게 됐는데요. 한편으로는 좀 서글프기도 하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습니까. 실무 협상 도맡으셨는데요. 결정적으로 미국이 받아들인 이유가 뭘까요?
◆ 신제윤
우선 강만수 장관이 항상 주장했던 것처럼 우리가 만약 외화 유동성이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면 우리가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외환보유액 중에 일부를 팔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주로 미국 국채로 갖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를 팔게 되면 미국 시장이 안 좋다, 그 다음에 여기에 나와 있는 외국계 금융기관, 특히 미국계 금융기관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우리가 어려워지면 너희의 은행도 금융기관들도 굉장히 어려워진다, 그리고 한국이 전략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나라냐, 금융 시장 전체로 봤을 때도, 세계 제 13위 국가이면서 금융시장이 굉장히 잘 발달된 나라인데, 이것이 잘 안 될 경우에는... 그리고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통화 스와프를 맺는 게 좋다, 이러한 여러 가지 논리가 있었죠.
◇ 김현정 / 진행
그 마지막 부분요,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설득을 하셨다고요.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 전에 한중일 공동 펀드 만들자고 중국하고 일본에 제안했잖아요. 미국이 혹시 여기에 좀 위협을 느낀 건 아닐까요?
◆ 신제윤
글쎄요, 약간의 관심은 좀 보였습니다. 그것은 아시아 국가들 또는 중국의 부상 또 EU 국가들의 부상, 통화로서요, 그러한 부분에 대한 관심은 항상 미국이 갖고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한중일 공동펀드가 만들어지면 상대적으로 이 지역에서 달러가 약화되니까 굉장히 위협을 느꼈던 게 아닌가?
◆ 신제윤
글쎄요, 그건 뭐 제가 그쪽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저렇다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하나의 요인은 됐겠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이 한중일 공동 펀드 만들려고 하던 건 어떻게?
◆ 신제윤
그건 계속 갑니다.
◇ 김현정 / 진행
계속 갑니까?
◆ 신제윤
네, 이번에 맺은 한미 통화 스와프 계약은 어떻게 보면 전 세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하나의 장치였고요. 지금 한중일 또 아세안 국가들하고의 펀드를 만든다, 협력을 강화한다는 건 아시아 쪽의 시장 안정을 하는 겁니다. 국제 금융 시장이라는 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국지적으로, 지역적으로 협력을 강화해야하고, 또 전 세계적으로 강화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EU 국가들 보면 EU 국가들 나름대로의 자기네들 지역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한중일 공동펀드를 안 만드는 조건으로 미국이 오케이 했다, 그런 건 아니군요?
◆ 신제윤
그러니까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시장에 너무 근거 없는 루머가 많아요. 저희가 발표하는 액면대로 받아주셨으면.
◇ 김현정 / 진행
사실 지난 9월 초에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에 실패를 하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하셨죠?
◆ 신제윤
그건 지금 생각해도... 이번 기회에 말씀드리면, 그게 10억 달러였고 그 당시에 나가는 건 우리나라가 금리를 잘 받아서 우리나라가 건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간 거거든요. 그런데 금리를 턱없이 높게 요구를 했기 때문에 그걸 포기하고 온 것 자체가 저는 우리 시장이 튼튼하다, 우리는 10억 달러 정도에 목매지 않는다, 그런 걸 보여줬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런 데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 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말씀드리면, 저는 지금 그 상황이라도 포기하고 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다른 계획을 다시 세우고는 계십니까?
◆ 신제윤
지금은 시장이 워낙 안 좋아졌기 때문에 금년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금년은 어렵고, 내년에는?
◆ 신제윤
내년에는 시장 상황 좋아지면 또 나갑니다.
◇ 김현정 / 진행
시장 상황이 좋아진다는 건 어떤 상황이 돼야?
◆ 신제윤
그건 저희가 전문적으로 판단을 해 봐야 되는데요. 항상 우리나라 시장이 항상 어려울 때 소위 ‘아이스 브레이커’라고 얼음을 깨고 나가는 아주 좋은 바로미터가 되는 채권이거든요. 그래서 내년도에 봐서 시장이 좀 좋아질 기미가 있다고 하면 저희가 과감하게 나갈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어제 체결된 한미 통화 스와프의 효과도 질문을 드려보죠. 일단, 환영합니다만, 300억 달러 규모가 좀 아쉽다, 너무 작다, 이런 비판도 있거든요?
◆ 신제윤
처음에 EU 국가가 200억불로 시작했습니다. 300억불이라는 건 작은 돈은 아니고요. 저희가 보기에는 지금 이 돈을 쓸지 안 쓸지도 판단을 해 봐야겠지만, 이게 마이너스 통장의 개념이거든요. 그러니까 만일을 위해서, 우리가 지금 돈은 충분히 있는데 혹시 목돈이 필요하게 될 경우에 좀 단기적으로 갖다 쓸 수 있는 돈들이거든요. 이런 쪽에 의미를 찾아야지 금액이 적다, 이런 건 아닌 것 같아요. 호주 같은 경우는 처음에 100억불로 시작했거든요. 지금 300억불이지만.
◇ 김현정 / 진행
지금같이 금융 위기시기에 맺은 게 아니라, 그쪽들은 좀 평화스러울 때 맺은 것 아닌가요, 작아도 상관없었지만?
◆ 신제윤
아니죠, 그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호주가 9월 18일인가 맺었거든요. 9월 24일에.
◇ 김현정 / 진행
거기도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
◆ 신제윤
리먼 다 끝나고 맺은 거고요. EU 국가들은 조금 작게 했지만. 그런데 이번에 우리 한국이 미국 스와프 대상에 들어갔다는 건, 이건 굉장한, 제가 그 실무 작업에 참여를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조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에 다 선진국이었거든요. 그리고 다 유럽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지역적으로 봐도 싱가포르, 한국, 멕시코, 브라질, 이건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상당한 큰 의미가 있다고 봐지죠.
◇ 김현정 / 진행
어제 저희가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와도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분 말씀은 300억 달러라는 게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하루 외환 거래량도 안 된다, 헤지 펀드가 마음먹고 달려들면 금방 무너진다는 부분을 지적을 하시더라고요. 규모를 좀 더 확대해야 된다는 주장이신 것 같은데?
◆ 신제윤
그러면 우리 주한 미군이 4,000명 들어와 있거든요. 그거랑 비슷한 겁니다.
그러니까 무슨 얘기냐 하면, 그러한 장치가 있기 때문에 헤지 펀드가 못 들어오는 겁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그건 통화 스와프 하지 말라, 이건 그런 효과도 없으니까 하지 말라는 얘기나 똑같거든요.
저는 이것이 제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얘기 하는 게 아니고요. 이것을 계기로 해서, 지금 다 어렵거든요 전 세계가, 그러니까 이걸 계기로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다른 나라 어려울 때 우리가 좀 더 앞서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얘기를 해야지, 이것이 뭐 우산 하나에 불과하다, 이것이 뭐 다는 아니다, 저희 겸허하게 봤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폄하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상징적인 의미를 좀 봐달라는 말씀이세요?
◆ 신제윤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는.
◇ 김현정 / 진행
기간 문제인데요. 다른 나라는 무제한으로 기간 만들어 놓은 데도 있던데, 우리는 4월 30일이라서 이거 좀 확대할 여지는 없나요?
◆ 신제윤
지금 잉크도 안 말랐습니다. 그걸 가지고 미국에다가 우리 4월 28일까지니까 더 연장하자고 지금 얘기하는 건 그건 너무 시기상조이고요.
◇ 김현정 / 진행
일단은 시기상조입니다만 생각은 하고 있어야겠죠?
◆ 신제윤
그건 상대방 국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에서 너무 앞서 나가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금은 상징적인 의미와 심리적인 안정,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 해서 우리 국민들이 다같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이것부터 금액이 작다, 4월 28일까지다, 그건 어떻게 할 거냐, 그건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미국을 생각해서는 물어서는 안 될 질문이시란 말씀이신데, 국민들은 궁금해 해서 여쭤봤습니다.
◆ 신제윤
저희를 믿고 하세요.
◇ 김현정 / 진행
정말 믿고 싶습니다. (웃음)
◆ 신제윤
좀 믿어주세요.
◇ 김현정 / 진행
시장의 신뢰 얘기가 항상 나오는데요. 그래서 장관도 바꿔야 되는 것 아니냐, 경제팀 경질 얘기도 나오고, 이런 것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팀이 항상 부담 가지고 계시겠습니다.
◆ 신제윤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지위, 지위 자체가 그렇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지금은 다들 어려울 때니까, 이번 계기로 해서 우리라 모멘텀을 잡아갖고 일할 단계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 부분은 제가 차관보 입장에서 그 얘길 드리긴 어렵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아까 작은 우산이라도 지금 같은 시점에 상당히 중요하고 유용하다고 지적을 하셨는데요. 혹시 지금 일각에서 얘기 나오는 IMF의 단기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이건 구제금융하고는 다른 겁니다. 이걸 신청해서 조금 더 든든하게 하는 건 어떠냐 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신제윤
지금 신청할 계획 전혀 없고요. 그 정도로 우리가 급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IMF가 우리 국민들한테 주는 나쁜 인식, 이런 것 때문에 저희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거든요. 그 부분은 사실 저희가 환영을 하는 입장입니다, 그 제도 자체는. 사실 우리나라를 한미 통화 스와프를 해주게 되면 다른 나라가 가만히 있겠습니까, 왜 한국만 해주고 우리는 안 해주느냐, 그런 부분들도 포함해서 생각해야 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고요. 제가 사실 그 문제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신제윤
제가 그때 기자회견 하는 과정에서, 며칠 전에 IMF의 그런 제도를 안을 보고 결정해야 될 것 아니냐, 택할지 안 택할지, 똑같은 질문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있었는데, 그건 아니에요. 그건 절대 구제금융도 아니고, 만약에 국민들이 그렇다면 저희는 전혀 안 갑니다. 그렇게 필요가 절박한 상황도 아니고.
◇ 김현정 / 진행
구제금융하고 다르더라도 IMF라는 이름만으로도 일단 그쪽은 안 가겠다는 말씀이시군요?
◆ 신제윤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증시가 상당히 불안한 이유 중에 하나가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팔고 나가기 때문인데요. 혹시 이것을 IMF 이전처럼 다시 규제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 신제윤
그렇게는 생각 전혀 없습니다.
◆ 신제윤
없습니까? 상당히 외국인들 매도세가 심각해져도?
◇ 김현정 / 진행
그건 우리 실력으로 수습을 해야지, 그걸 갖고 자본 장치를 못 나가게 한다, 이런 건 그동안 우리가 국제적인 신뢰를 해 왔던 것에 아주, 아주 나쁜 영향입니다. 그건 뭐 그 순간에 다시는 신뢰가 회복될 수 없는.
◇ 김현정 / 진행
또 한 가지는요. 정부가 외화예금에 대해서도 원화예금처럼 5,000만원까지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
◆ 신제윤
그건 제가 잘 모르겠고요, 그건 좀 기다려 주시죠.
◇ 김현정 / 진행
검토 중인 건 맞습니까?
◆ 신제윤
검토 중인 걸로는 알고 있는데, 그건 제가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앋요.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31(금) 신제윤 기재부 차관보 "한미통화스와프, 주한미군같은 역할!"
200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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