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중일 3개국 지방정부 지도자 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현지에서 만나서 대북 정책을 논의했습니다. 이게 상당히 화제가 됐었죠. 사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햇볕정책하고 지금 실용정부의 대북정책이 사뭇 다르기 때문에 이 만남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어떤 말들이 오고갔는지, 방중 성과는 무엇인지 김문수 지사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중일 지방정부 지도자 회의, 지방 정부들끼리 잘 해 보자는 지도자들의 회의인데, 여기에서 주목되는 게 한중일만 모일 게 아니라 남북 지자체도 모여보자, 이런 제안을 직접 하셨다고요?
◆ 김문수
북한의 평안북도도 중국의 요녕성과 한 40년간 우호 교류 관계가 있어서 제가 한중일, 중국의 요녕성, 일본의 가나가와현, 또 우리 경기도, 평안북도, 이렇게 모여 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 제안을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다른 국가, 지자체들 반응은 어떻든가요?
◆ 김문수
중국은 좋다고 합니다만, 일본 같은 경우도 북한이 제대로 응하겠느냐, 그런 면에서 일본 같은 경우는 조금 신중론이고요. 중국도 북한에 대해서는 자기들이 이야기해도 잘 안 되는 점이 많기 때문에, 하여튼 가능하면 하면 하기만 하면 좋겠는데 과연 그것이 어떻게 될지, 그건 더 대화를 해 보기로. 북한하고 직접 자기들이 교류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요녕성은 북한하고 200km 이상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이 요녕성입니다. 단둥, 이런 데죠, 압록강 하류 지역이니까. 그래서 자기들 교류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한 번 이야기를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가 하면 남북간 교류 협의기구도 만들자는 제안 하셨는데, 이건 남한과 북한만의 지자체 모임을 말하는 건가요?
◆ 김문수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한 지자체 모임은 우리 남쪽의 경우입니다. 우리 한국의 지자체들이 북한하고 교류를 할 때 우리끼리는 서로 정보 교환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먼저 정보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해서 북한하고 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취지이고요.
제가 중국 가서 제안한 내용은 중국의 요녕성과 북한의 평안북도가 1960년대부터 우호 교류 관계가 깊으니까 그것을 활용해서 우리 같이 남북한과 중국, 일본, 이렇게 4자 교류 관계로 하자고 제안 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 회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어떻게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우연히 만난 건가요?
◆ 김문수
제가 중국 요녕성 정부 초청으로 갔고, 마침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거기에 있는 포럼의 강연에 오셔서 같은 호텔에 묵게 됐습니다. 그래서 같은 호텔에 묵다 보니까 인사를 드려서 제가 만나 뵙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이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에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 김문수 지사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하신 건가요?
◆ 김문수
경기도에서는 지금도 계속 북한에 농업 협력 사업을 200헥타르 하고 있고요. 또 개성에 9헥타르짜리 나무 묘목이죠, 양묘장이라고 해서 묘목 지원도 하고 있고, 말라리아 퇴치 장비 사업 지원도 하고, 북한과 여러 가지 교류 협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수원에 있는 중학생들이 북한에는 학생들하고 축구대회도 3게임 하고 돌아왔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자체 차원에서는 하고 계신데, 우리 정부 차원에서 보면 식량 지원도 소극적이고, 10.4 선언의 이행이라는 장애물 때문에 아무것도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거든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시나요?
◆ 김문수
좀 답답한데요. 우리 정부가 소극적이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우리 경기도에서도 북한 식량이 어렵다고 해서 올 봄에 지원을 하겠다, 우리가 워낙 쌀이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창고에 있는 것 좀 갖다 주겠다고 하니까, 북한에서 처음에는 받으려고 했는데 좀 있다가 뭐 여러 가지 곡절 때문에 못 받겠다고 해서 못 받겠다는 걸 어떻게 드릴 수도 없잖아요?
지금 우리 정부도 북한에 도와주겠다는 건, 식량 도와주겠다는 건 변함없는 방침입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다른 정치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서 북한이 이걸 못 받는 형편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서도 지원 방침은 변함이 없는데, 다만 채널이 끊어져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 경기도 같은 경우는 채널이 연결돼 있고요. 정부 차원에서는 채널이 좀 끊어져 있는 게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이 내부 사정 때문에 안 받는 것도 있습니다만, 지금 정책적으로 예전의 햇볕정책하고는 사뭇 다른 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북한을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인데요. 정책 부분도 수정이 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김문수
전체적으로 수정이라기보다도 우리 정부가 인도적인 지원, 북한에 대해서 식량이라든지 약품, 재해에 대비하는 지원, 이런 것은 아낌없이, 뭐 아프리카도 도와주는데 우리가 북한을 못 도와줄 이유가 뭐 있겠습니까? 그건 얼마든지 전 국민적인 공감이 있고, 우리 정부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나머지 여러 가지 국군 포로문제든지, 탈북자 문제나 핵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과거 정부보다는 보다 더 원칙론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불협화가 나고. 또 정권 교체기이기 때문에 장관도 바뀌고 여러 가지로 대통령도 바뀌고 하다 보니까 어떤 이해와 대화 부족, 이런 것 때문에 일시 조정내지 마찰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부분 조속하게 극복이 돼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 실용적인 분들은 다들 그건 아니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 김문수
햇볕정책이 양면이 있죠. 특히 북한에 대한 긴장을 완화하는 측면에서 햇볕 정책, 교류와 협력의 정책이 상당한 효과를 봤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걸 받으면서 과연 올바른 개방의 길로 나오고 있느냐, 이런 면에서는 여러 가지, 핵을 가져 버렸지 않느냐 비판적 측면도 있습니다.
햇볕정책이 무조건 옳다 그르다는 걸 떠나서, 햇볕정책의 공과 과 부분, 부족한 부분은 고쳐 나가고, 또 우리가 10년 동안 해왔던 부분이기 때문에 성과는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은 고쳐나가는,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최근에 남한의 민간단체에서 북한에 삐라 날려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김문수
일부 탈북자들이든지 탈북자 지원단체에서 자신들이 하는 부분을 법률적으로 규제하기는 어렵지만, 사실관계에서 너무 자극적이라든지, 사실에 얼마나 입각했느냐에 대해서는 그 단체들이 잘 판단할 것으로 보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운 부분이겠습니다만, 이 부분은 정부와 단체 사이에 대화도 있어야 되고 특히 북한에서도 당국자간의 협의가 잘 이뤄진다면 훨씬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 사이에도 대화가 안 되는 것 같아서요. 뾰족한 답은 찾지 못 하는 좀 안타까운 상황이죠.
◆ 김문수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중국 가서도 중국의 요녕성은 아시다시피 심양에 바로 중국의 북방관구사령부가 있습니다, 거기에. 그래서 국경 지역, 국경 수비 부분도 그 심양에서 맡고 있는데, 따라서 요녕성은 매우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 요녕성장과 당 서기, 주요 인사들, 사회과학원에 있는 많은 분들을 만나서 장시간 동안 토론도 허심탄회하게 해 봤는데, 중국 정부에서도 북한에 대해서 제가 여러 번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만, 매우 대화가 잘 안 되는 것으로, 거의 참 어렵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일관성이라든지 투명성이 없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가장 가까운 데가 또 요녕성입니다. 어려우면 식량도 서로 주고받고, 이렇게 가까운 중국의 요녕성에도 이런 어려운 점이 많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31(금) 김문수 경기도지사 "북한 좀 답답해..못받겠다는걸 줄수도 없고"
200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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