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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금) 670여명 이산가족 상봉을 도와준 남양주경찰서 이건수 경사
2008.10.31
조회 268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산가족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6.25 전쟁으로 헤어지신 분들 계시고요. 어릴 때 길을 잃어서, 너무 가난해서 입양을 시키는 바람에 헤어지신 분들 있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헤어진 사람들. 이런 이산가족을 일일이 찾아서 다시 만나게 해 주는 경찰관 한 분이 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무려 670명의 이산가족을 만나게 해 준 분인데 이분이 이번에는 기지촌 할머님들의 자식 찾기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의 이건수 경사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이미 사람 찾아주는 경찰로 유명한 분인데, 이번에 어떻게 기지촌 할머님들의 자식 찾아주는 일에 나서게 되셨어요?
◆ 이건수
이 일을 처음 해 온 건 아니고 입양자 입장에서 그동안 가족을 많이 찾아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입양자 입장에서 찾다 보니까 기지촌 할머니가 인적사항이라든지 주소가 불분명해서 서로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번 일을 통해서 더욱더 만남을 활성화하고자 적극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기지촌 할머님들 중에서 자식하고 헤어진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얼마나 간절할까요? 자식을 향한 사랑이라는게? 어떻든가요?
◆ 이건수
상당히 많고 인원이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상당히 많습니다. 최근에 만남을 시도했던 기지촌 할머니 같은 경우에 아직도 자녀를 어릴 때 자녀 모습 사진을 집에 걸어 놓고 매일 보고 그리워 했던 분인데요 그런 사연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찾아준 분이 이미 있으신가요?
◆ 이건수
최근에 이제 이런 케이스로 해서 많은 우리 입양자를 통해서 기지촌 할머님들 연결해 드렸는데요. 사연이 다양합니다. 우리 70년대 80년대에 해외 입양되신 분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많이 신청을 했고 이번에 기지촌 할머니 통해서 할머니 자녀를 만나보려고 하는데요. 자녀 입장에서는 어머님을 만나보고 싶어 하고 어머니는 자녀를 찾을 방법이 없어서 누군가는 만나게 해줘야겠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경사님, 찾아줘서 자식도 애타게 찾고 있었고 할머니도 애타게 찾고 있었는데 만약 막상 만나고 나서 우리 엄마가 이런 이런 사연으로 나를 낳았다, 기지촌 여성이었다 혹시 이걸 알고 실망하는 자식이나 혹은 어머니가 부끄러워 하거나 그런 경우 없었나요?
◆ 이건수
그런 경우 상당히 드문 것 같습니다. 왜 그러냐면 문화가 다르고 특히 이제 이 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이 분들 중에 순수하신 분들 많고, 미군 클럽에서 일하신 대부분은 6.25 전쟁과 부모님 사망으로 어린 동생을 키우기 위해서 또 가족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일하신 분들 대부분인데요. 입양하신 분들은 미국 군인과 결혼을 약속했으나 월남전 파병이라든지 여러 가지 사건으로 사망을 해서 결혼하지 못한 경우 많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당시 태어난 자녀에 대해서 당시 문화 환경이 놀린다든지 이런 자녀를 가진 분들에게 전세방을 주지 않는다든지 해서 많은 어려움 겪었고, 아이 장래를 위해서 대부분 입양을 결정하게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어떻게 알고 찾아주시게 되신 건가요? 경찰서 업무하기도 바쁘실텐데?
◆ 이건수
이런 경우는 이제 이 일 처음 하는건 아니고 지금까지 입양 자녀 입장에서 기지촌 할머님들 자녀 많이 찾아 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머니들 입장에서 자료를 받아서 이산의 아픔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방법이 궁금한데요. 경찰서 전산만 두드리면 그게 다 나오나요?
◆ 이건수
그렇진 않습니다. 이제 저 같은 경우에 여러 가지 조사 방법을 시행하는데 무엇보다 마음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함께 아파하면 찾을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있거든요. 가장 먼저 이산의 아픔을 가진 분들에게 내 가족, 내 형제라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 다음에 이런 분들의 환경을 조사하고 환경을 단서로 이력 조사를 하고 동명인 조사를 해서.
◇ 김현정 / 진행
한 사람 찾아주는데, 한 가족 찾아주는데 시간이 보통 얼마나 걸려요?
◆ 이건수
그 분들 신청 내용이 다양한데요. 빠른 분들은 금방 찾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동명인 조사까지 해서 1000명 2000명까지 해서 상봉하기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몇 년씩 걸리고 이런 경우도 있겠네요? 하나 하나 일일이?
◆ 이건수
네. 5년 정도 해서 상봉을 시킨 분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기지촌 할머님들뿐만 아니라 670명 가족 찾아주면서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가족은?
◆ 이건수
제가 가족 찾기 하면서 자유당 시절에 군인과 다방 아가씨가 교제 중에 아이를 임신한 케이스인데요. 자유당 시절에 군인이 처벌 받을까봐 당시 다방 아가씨 임신했다고 하니까 다른 곳으로 전출을 갔습니다. 그 후 48년 세월 흘렀는데 자녀가 경찰서를 방문해서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방문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해서 뭐를 아냐고 했더니 당시 입었던 군복 이름만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군복 이름만 알고 있다고. 그래서 그 이름을 대상으로 수 천 명에게 동명인 연락을 했거든요. 아버지가 나타나서 눈물겨운 상봉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을 만나서 당시 엄마 이름도 물어보고 다 맞는 거예요. 그리고 딸도 아빠를 많이 닮았어요. 그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 사연들 하나 하나 책으로 한 번 내셔도 괜찮겠어요. 이 분들의 가슴 아픈 사연 말입니다. 바쁘신데 좋은 사연 소개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