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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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화) 이장무 서울대 총장 "과학고 학생들은 원하는 대학 가게해야"
20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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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가 올해 개교 62주년을 맞아서 노벨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지난 14일에 개교기념식 자리에서 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앞으로 2015년까지 서울대 교수들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이런 발표를 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인데요. 어떤 구체적인 계획들 가지고 있는 걸까요. 서울대 이장무 총장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짚어보기로 하죠.

◇ 김현정 / 진행

취임 당시를 제가 기억하는데, 그 당시 말씀하셨을 때는 추상적인 다짐이 아니겠느냐 했는데 그동안 꾸준히 구체화를 시킨 거군요?

◆ 이장무

그렇습니다. 작년에도 이맘때 유럽에서 노벨상을 제일 많이 배출한 대학이 괴팅겐 대학입니다. 그 대학의 쿠르트 피규라 총장하고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 또는 세계 최고의 석학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역시 국내는 물론이고 국외 최고 수준의 교수를 유치하고 이분들이 단기적인 연구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도전적인 연구를 통해서 장기적인 큰 연구 성과를 추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저희도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교수평가 연구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 가까운 장래를 봐서는 지금 서울대에도 노벨상에 근접했다고 생각이 되는 기초과학 분야 교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분야가 지금 노벨상에 가장 가까이 갔다고 보세요?

◆ 이장무

물리학, 생명과학, 물론 화학분야도 상당히 잘 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분야가 상당히 노벨상에 근접한 교수님들이 여러 분 계시기 때문에, 이 분들을 앞으로 석좌교수로 임명을 하고 국제적인 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또 이분들의 연구 결과가 국제적으로 많이 홍보가 되게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런 논의가 나오면 늘 대학 쪽에서 하는 얘기가 학생 선발에 자율권을 줘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인재를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뽑아야 제대로 키울 수 있다, 이런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이장무 총장도 비슷한 생각이신가요?

◆ 이장무

그렇습니다. 인재의 포트폴리오에 따라서 자율적으로 계획이 돼야 되는 건 사실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2012학년도부터 대학입시가 완전 자율화 되는 것에 지금 환영을 하고 계시겠네요?

◆ 이장무

네, 환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본고사라고 우리가 흔히들 얘기하는 자율선발시험제도에 대해서도 도입돼야 한다는 입장이십니까?

◆ 이장무

저는 제 임기 내에는 본고사를 보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2012년부터 완전 자율화가 되고 나서는 본고사를 들이는 것도 좋겠다고 보십니까?

◆ 이장무

그 문제는 좀 신중하게 접근이 돼야합니다. 본고사나 기여입학제, 이런 것이 우리 사회에 사교육 열풍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특히 서울대학교는 국립대학교이면서도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크게 느끼는 대학이기 때문에 더욱이 저희는 이 부분에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2012년부터 대학 입시가 완전히 자율화가 돼도 본고사니 고교등급제니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말씀?

◆ 이장무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2012학년, 2013학년 입시부터는 수능에서 아예 영어가 빠지고요. 2012년부터는 수능 과목도 5개로 대폭 줄어들어서 사실 이것만 가지고는 대학들이 학생 선발을 용이하게 하기 어렵다는 주장들도 있거든요?

◆ 이장무

만약 그렇게 되면 여러 가지로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것은 어떤 한 가지 획일적인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선발 방법을 통해서, 그 다양한 선발 방법은 학교에 위임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게 뭐가 있을까요. 그게 본고사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닐까요?

◆ 이장무

(웃음) 앞으로 입학사정관제도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한 가지만 보지 않고 여러 가지 학교 성적도 보고 수능 성적도 보고 고등학교 다닐 때 여러 가지 과외 활동도 보고 이런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요. 조금씩 확장해 나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대학 입시가 자율화가 돼도 지필 고사 위주의 본고사보다는 좀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할 것이다?

◆ 이장무

저는 지필 고사 한 가지로만 하는 것은 어떤 한 가지 방향에서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지필고사 위주의 본고사는 어쨌든 반대한다는 입장이시고.

◆ 이장무

(웃음)

◇ 김현정 / 진행

이건 어떤가요. 우리 사회에서 특목고, 국제중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뜨거운 감자 중 하나입니다. 필요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 이장무

저는 우리나라 같이 작은 나라가 앞으로 세계 각국과 경쟁해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 분야에 뛰어난 엘리트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고등학교에 대해서는 그런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에 많이 들어가고 또 입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과학고등학교는 모든 대학의 부속 고등학교라고 생각을 하고 그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 해주는 제도가 저는 개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굉장히 파격적이네요. 어떻게 보면. 2010년 안에도 이뤄질 수 있습니까?

◆ 이장무

(웃음) 저 개인적으로는 그런데 역시 상당히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좀 다른 얘기입니다만, 이번 국감에서 서울대의 법인화 추진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미 법인화 추진위는 발족을 한 상태인데요. 이장무 총장께서는 법인화 전환이 왜 필요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 이장무

요즘에 지식 기반 사업에서 국제적인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학의 교육과 연구 환경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변화되고 또 개혁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것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역시 유연성과 자율성이 필요한데 대학이 국립대학교라고 하면 정부의 기관 아니겠습니까? 또 교수와 직원들도 일종의 공무원 신분으로 굉자히 경직된 체제 하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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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새로운 학과, 새로운 단과 대학을 새로 만들고 폐지하고, 이럴 때도 굉장히 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시일이 오래 걸리고요. 또 교수를 증원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허가, 행정자치부의 허가, 기획재정부의 동의, 그리고 또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번에도 국립대학교 전체로는 한 250명, 서울대학교로서는 약 30명의 신임 교수 증원을 요청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저희가 대학원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것이 국가 공무원 동결이다, 이렇게 해서 바로 국립대학교 전체가 동결이 됐고요. 또 예산 운영, 시설 운영, 이런 것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방향은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반대 논리도 많은데, 국립대 서울대가 독자적으로 법인화를 하면 시장 논리에 휩쓸릴 수밖에 없고, 비인기 학과라든지 순수학과는 위축이 되다가 어느 순간 사라질 수도 있고. 또 등록금도 인상되지 않겠느냐, 그렇기 때문에 국립대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반대 논리 말입니다.

◆ 이장무

저희도 그런 걱정 하고 있습니다. 대학도 자구 노력을 해서 응용학문에 들어오는 예산의 일부를 기초 학문에 지원한다든지 하고. 국립대학교로서의 사명은 그대로 계승을 하는 거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 규정을 만들 생각은?

◆ 이장무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정부가 기초 학문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원을 하는 배려를 해야 될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법인화 추진과 동시에 시장 논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는 규정도 같이 만든다는 말씀이신데요.

◆ 이장무

네.

◇ 김현정 / 진행

임기 내에 완료하고 싶은 심정이신 거죠?

◆ 이장무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내후년까지는 완성을 하고 싶은?

◆ 이장무

그렇습니다. 이왕에 시작했으니까 잘 성공시켰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국감에서도 뜨거운 논란이 됐습니다만, 폴리페서들, 그러니까 현실 정치에 깊숙이 발을 담고 있는 교수들이죠. 이분들에 대한 규제 장치가 있어야 하지 않나?

◆ 이장무

많은 경우에 있어서 수업의 장기적인 결손, 또 학사 운영에도 차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정을 엄격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의견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의견을 받아들여서 현재 그런 규정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내용이 들어가나요?

◆ 이장무

너무 지나친 경우에 징계를 하고 승진이나 성과급, 업적 평가에 반영하는, 그것이 과다한 경우에는 상당히 징계 수준을 높여가는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