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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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수)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 "부동산 과열 투기, 아직 가능성 낮아"
200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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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투기 지역을 해제하고 대출 규제도 완화하고, 9조원 정도를 풀어서 자금난에 빠진 건설사들의 미분양 주택, 또 보유 토지를 공공기관이 매입해 준다, 어제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건설 부문 유동성 지원 및 구조조정 방안입니다.

건설업이 무너지면 은행권을 비롯해서 줄도산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지원이었다, 이런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해봤자 건설 경기 사라나지도 못 하고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만 부추길 뿐이다, 이런 비판들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부동산 시장에서는 어제 발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부동산 정보업체죠, 스피드뱅크 연구소의 박원갑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발표된 내용들 가운데 소장님은 어떤 부분 가장 관심 있게 보셨습니까?

◆ 박원갑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겠는데요.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투기 지역이나 투기 과열지구 해제가 눈에 띠고요. 두 번째로 처분조건부 대출 기한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고, 또 일시적인 1가구 2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나고.

또 하나는 그동안 수도권에서는 집을 등기 후에 팔 수 있었는데요. 그런데 앞으로는 계약 후 1년, 아니면 곧바로 팔 수 있는 일종의 분양권 시장이 IMF 이후에 처음으로 이게 하나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 이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현장에서 예상했던 수준보다 파격적입니까?

◆ 박원갑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건설업체 자금난 해소, 또 하나는 가계의 거주부담 완화, 전체적으로 건설, 부동산 경기에 지금 경착륙이 많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연착륙 시키는 과정이라 봐야 될 것 같고요. 투기 지역이나 투기 과열지구는 다음 달에 결정하겠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렇게도 인식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수도권 투기 지역 해제 이 문제에 대해 살펴보죠. 수도권 투기 지역하고 투기 과열 지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해서 건설 경기를 살려보자, 이런 목적인 거죠.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갑

투기 과열 지구는 주로 분양 시장에 얽혀있는 문제이고요. 투기 지역은 흔히 재고시장, 기존 주택 시장과 분양 시장이 모두 걸쳐있는 분야인데요. 투기 과열 지구가 해제되면 한 10가지 정도의 규제들이 한꺼번에 풀리는 효과가 있거든요. 재당첨금지 라는 게 5년에서 10년 동안 재당첨 금지 기간이 있고. 또 비세대주도 1순위 청약이 현재 안 됩니다. 그런데 그것도 허용이 되고. 오피스텔도 전매제한, 지난 9월 22일부터 묶었죠. 그런데 그게 자동적으로 풀리는 효과가 있고요.

전체적으로 분양 시장의 온기를 불어넣는 효과, 이 정도는 예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투기 지역 해제 같은 경우는 DTI나 LTB가 40%에서 60%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으니까 역시 주택 구매가 더 늘어나는 긍정적 측면은 다분히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우려되는 면은 어떤 건가요?

◆ 박원갑

지금 당장 우려되는 것이라고 하면 과열, 투기, 이런 쪽 아니겠습니까. 지금 당장 될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할 것 같고요. 이게 시장이 안정되거나 나중에 활황세를 되찾을 때, 이것은 가격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효과, 그리고 시장 불안을 더 키우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런 규제 완화는 지금처럼 극도로 시장이 위축됐을 때는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고요.
기간이 지나서 누적적으로 한꺼번에 분출되는 경우는 우리 IMF 때 그걸 겪어 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좀 걱정이 되는 것은 경기 살린다고 그동안 묶어놨던 것을 한번에 확 풀면, 이게 지금 당장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3년 후에 투기 광풍으로 밀려들면서 지금 미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무너지듯이 우리나라도 부동산 거품 꺼지면서 더 큰 문제 생기는 것 아니냐, 이 부분 걱정되는데요?

◆ 박원갑

그런데 지금 부동산 시장을 보실 때요. 말씀하신대로 지금은 거시경제침체라든지 금리가 오른다든지 금융시장이 불안하다든지 여러 가지 악재들에 시장이 짓눌리는 상태고, 그래서 이런 규제 완화가 전혀 약발을 발휘하지 못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데 나중에 이게 2-3년 뒤에 수급 불안, 지금 주택 공급을 하지 않지 않습니까. 수급 불안과 규제 완화들이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에는 시장이 충분히 들썩이거나, 투기 광풍 정도는 아니더라도 불안 가능성은 다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하더라도 좀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거든요.

IMF 때 분양권 전매를 허용하고 투기 지역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고 여러 가지 완화책을 급해서 했는데, 2-3년 뒤에 그게 부메랑으로 다가왔고, 결과적으로 지금의 부동산 과열과 고평가, 급거품, 이런 것을 유발했기 때문에 나중에 정책적인 타이밍, 이런 걸 많이 신경을 써야 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까지 투기 과열 지구, 투기 지역으로 묶어 놓는 것으로 해서 생겼던 긍정적인 효과들은 어떤 게 있었을까요?

◆ 박원갑

첫 번째로는 주택 시장을 어떤 가수요나 투기 수요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재편한다는 측면이 있었고. 두 번째로는 DTI나 LTB, 즉 소득이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무분별한 대출이라 할까요, 이런 것에 대해서 제동을 하는 효과는 있었죠. 시장 과열을 막는 이런 긍정적인 측면은 있었지만 이게 장기간, 특히 시장이 위축될 때는 더 시장을 움 추리게 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현장에서는 어느 정도 반기는 분위기가 많은 거군요?

◆ 박원갑

건설업체 측에서는 많이 환영을 하는 입장이고요. 다소 부족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소 온기를 불어넣는 효과 있지 않겠나 보고.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도 LTB, DTI를 상향조정해서 집을 새로 넓히겠다, 사겠다, 이런 사람들이 많진 않겠지만, 아무래도 처분조건부 대출 때문에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1년 안에 팔아야 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다급한 분들이 조금 숨통을 트는 분들이 있고.

또 이사를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제가 집을 하나 샀는데 종전 집이 팔리지 않아서 양도세 50%를 내야 하는 다급한 분들도 있으니까, 그런 숨통을 틔워주는 측면에서는 이게 어느 정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문자 메시지 질문에, 현재 건설경기 침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국민과 현장 전문가는 좀 다른 것 같네요. 국민 입장에서는 높은 분양가 때문에 사고 싶어도 못 하는, 그러니까 경기는 침체됐는데 여전히 분양가는 높은 문제를 지적하신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박원갑

그 지적이 맞는 말씀이고요. 소비자 입장에서 볼 거냐, 공급자 입장에서 볼 거냐에 따라서 이게 천차만별한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건설사들이 수요 예측에 실패하고, 자기 사업에 실패 했는데 왜 정부가 돈을 들여서 그걸 보전해야 되느냐, 이런 쪽에 충분히 비판이 가능하다고 보고요.
[BestNocut_R]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구 노력이 충분히 전제돼야 만이 국민적인 공감을 얻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국가 전체의 어떤 시각으로 좀 본다면 저번에 은행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 줬는데, 이게 생각보다 건설부동산 경기의 위축이 실물 경제 전반에 걸쳐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뭐 금융뿐만 아니라 가계 동반 부실이라든지, 어떤 전체적인 거시경제 스펙트럼으로 접근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정부는.

그래서 일부 그런 사실상 지금 미분양이 생기는 근본적 원인이 대출이 안 되는 것도 물론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고분양가의 상당 부분을 기인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적해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또 하나는 건설업체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이 됐지 않습니까, 9조원 정도를 풀어서. 이게 말씀하신 것처럼 건설업체들이 줄 도산 하면 거기에 납품 주는 업체라든지 돈 빌려준 저축은행이라든지 같이 무너질 수 있으니까 정부가 시급하게 막는 것,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이 정도 해서 건설업체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인가요?

◆ 박원갑

지금 부분적인 효과, 그러니까 자금난에 처한 건설업체들에게 숨통 트여주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그런 차원이고요. 지금 건설업계가 활력을 찾는다고 하면, 특히 주택 분야에서 그런 말씀한다는 얘기는 결과적으로 미분양이 팔려야 되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미분양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투자 심리가 얼어붙거나 고금리라든지 이런 문제, 그 다음에 지방 같은 경우는 기존 주택 가격에 곱절에 해당되는 비싼 분양가, 이런 것 때문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동기들이 많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냐.

어차피 미분양들이 주변 집값이 올라야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주변지 값은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미분양은 더 메리트가 없어지는 것이고, 더 고전을 할 수밖에 없는 적체현상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인데요. 어쨌든 지금은 임시방편, 응급 처방의 일종으로 보셔야 할 것 같고. 결과적으로 정책적 효과가 건설업계 활력으로 이어지려면 거시 경제가 안정 되고 집값 하락세가 멈춰야 만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