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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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2(수) 국내 최초로 사법시험 2차에 합격한 시각장애인 최영
2008.10.22
조회 272


오늘 만날 화제의 인터뷰에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은 분입니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 시험 2차에 합격한 최영씨. 어제 오후 발표가 나면서부터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 시험 1차에 합격하고 나서 시각을 그 무렵 즈음에 상실했습니다. 시각 장애 3급. 집중을 하고 봐도 한 글자가 보일까 말까 하는 그런 정도라고 하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5번 낙방 끝에 2차에 합격한 최영씨 만나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축하드립니다.

◆ 최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죠.

◆ 최영
2차 시험 합격 소식 듣고 기뻤고요. 부모님이나 여러 도와주신 분들한테 감사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누가 제일 좋아하세요?

◆ 최영
어머니가 제일 좋아시고.

◇ 김현정 / 진행
어머니 뭐라고 하세요?

◆ 최영
잘 했다고 하시죠.

◇ 김현정 / 진행
2005년에 그러니까 이미 사법 공부 시작한 상황에서 시력을 잃으신 거군요?

◆ 최영
그러니까 1차 시험 붙기 전에 제가 2003년부터 공부를 시작했거든요. 1차 시험은 2002년부터 봤는데. 2005년 즈음에 눈이 갑자기 악화가 돼서 거의 포기할 뻔 했었죠.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갑자기 눈이 안 좋아진 거라서 점자도 읽을 수 없는 상황이고 그런 막막한 상황이면 중도에 포기할 것 같은데 어떤 힘이 다시 일으킬 수 있었을까요?

◆ 최영
처음에 어릴 때부터 변호사가 되고 싶어서 법대에 진학하려고 했었거든요. 법대에 들어와서 거의 포기할 즈음에 갔다가 2005년 즈음에 컴퓨터 음성을 통해서 시험을 칠 수 있다고 하는 외국 사례랑 그런 프로그램을 시각 장애인 선배님이랑 시각 장애인 친구에게 소개 받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됐고 법무부에서도 그때 마침 2006년도에 그렇게 제도를 바꿔줘서 도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래도 보이지 않는데 공부하는게 상상 안 됩니다. 음성으로 법전을 만들었다면서요?

◆ 최영
이제 시각 장애인들이 컴퓨터를 이용해서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텍스트 파일 등을 읽어주는 프로그램 이용해서 복지 재단에서 책을 컴퓨터 파일로 만들어 줘서 법전과 다른 교제들을, 법무부에서도 음성으로 시험 칠 수 있게 도와주셨고요.

◇ 김현정 / 진행
수십번 반복해서 해야 되는 거잖아요?

◆ 최영
열심히 해야죠.

◇ 김현정 / 진행
남들이 두 시간 공부할 분량을 네 시간 해야 하고.

◆ 최영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러진 않았는데 듣고 공부해야 돼서 보는 거와 듣는 거와 공부 방법 다르잖아요. 듣고 공부하면 계속 빠져 나가는 양이 많은데 그걸 보충하려고 노력했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방대한 분량을 저는 상상이 안 갑니다. 쓰면서 외워도 될까 말깐데 들으면서 말입니다. 중간에 웃으면서 괜찮습니다 음성도 있고요 말씀하시지만 중간에 얼마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 많으셨겠어요? 언제가 제일 어려우셨어요?

◆ 최영
눈이 갑자기 악화되었을 때 방금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보는 방법으로 공부하다가 듣는 방법으로 공부하려니 적응하기 힘들었고 일상 생활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거든요. 눈이 안 보이게 되면. 자잘한 것들 챙겨가고 하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 김현정 / 진행
좀 울기도 하셨나요? 남 몰래?

◆ 최영
(웃음) 울진 않았고요.

◇ 김현정 / 진행
지금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참 따뜻하고 긍정적인 이런 젊은이가 아닌가 이런 느낌을 받습니다. 이제 곧 3차 시험, 면접을 앞두고 있는 것?

◆ 최영
면접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면접 무난히 통과할 것 같고요. 앞으로 어떤 법조인 되고 싶으세요?

◆ 최영
연수원 지나고, 만약에 최종 합격하게 되면 실무에 나가게 되면 제가 시각 장애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 찾고 싶어요. 아직 찾지 못 했고요. 길을 찾아 가고 싶고.

◇ 김현정 / 진행
최영씨 보고 희망을 갖는 시각 장애인 많을 것 같아요. 지금의 다짐. 잊지 마시고 사회에 빛이 되는 좋은 법조인 돼 주십시오.

◆ 최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