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국회에서 2008년도 예산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할 계획입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내년도 예산을 직접 설명하는 대통령의 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일단 정부가 짠 내년도 예산안은 금융 위기 상황이 지금처럼 심각해지기 조금 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 수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들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어떤 내용을 내놓든지 국회에서 동의를 해줘야 할 텐데요. 국회 예결산특위의 의사봉을 쥐고 있는 분, 이한구 예결특위위원장 연결해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내년도 예산안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시죠?
◆ 이한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떤 점을 고려한, 어떤 방향이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한구
제일 큰 부분이 세입비, 정부가 제출한, 예상한 수준까지는 못 할 것 같아서요. 지금 대충 경제 성장률 전망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적게는 1조 5천억, 많게는 3조 정도 세입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메울 거냐, 재정 적자를 더 늘릴 거냐, 지금 재정 적자가 정부안도 한 10조원이 되거든요. 그걸 더 늘릴 수 있겠느냐, 또 국가 부채가 그만큼 늘어나잖아요.
정부안대로 해도 20조가 늘어나 있어요. 이걸 더 늘릴 수 있겠느냐, 그게 안 되면 세출을 그만큼 줄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그만큼 줄일 데가 얼마나 되겠느냐, 이런 문제 있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종부세나 상속세 같은 건 급하지 않으니까 1, 2년 뒤에 하면 거기에서 조금 세수가 확보 되니까, 세출은 좀 덜 손봐도 되지 않겠느냐, 그렇게 제안하고 있죠.
◇ 김현정 / 진행
정부에서는 계속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를 동시에 시행 할 거다, 강만수 장관 말씀을 그대로 옮기면 “감세는 감세대로 하고 지출은 지출대로 늘리면 된다” 이런 입장이시더라고요. 지금 이한구 위원장 말씀을 들어보니까 그런 건 좀 힘들다는 입장이신 것 같아요?
◆ 이한구
저는 좀 생각을 약간 달리 합니다. 감세 중에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 되는 감세가 있습니다. 그건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 이한구
법인세율하고 소득세율 인하하는 문제, 특히 중소기업 관련 R&D 관련된 세금 우대 같은 것, 이런 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나 아까 말씀드린 종부세니 상속세니 하는 것은 그렇게 경제 활성화하고 직결되는 것은 아니니까 조금 늦추는 것이 낫겠다는 입장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법인세, 소득세 감세하고 동시에 재정 지출 확대하는 그 정도는 가능하겠습니까?
◆ 이한구
그건 금액을 따져 보니까 지금 종부세, 상속세만 정부 계획하고 달리 하면, 거기에서 1조 5천억 내지 1조 8천억 쯤 나오거든요. 그러면 세출을 좀 덜 줄여도 재정 적자는 정부안대로 가져갈 수 있지 않겠나, 재정 적자도 사실 10조원이면 굉장한 거거든요.
그리고 국가 부채가 20조원이면 굉장한 거고. 그것조차도 야당이 받아주겠나 하는 걱정이고요. 그리고 재정 지출도 용도가 어떠냐에 따라 다르거든요. 아마 내년은 경제가 어려울 것 같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재정 지출은 불가피하게 늘어나야 될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되면 그 늘어나는 만큼은 다른 데 어디에서 줄여야 하는데, 지금 효과가 덜 급하다고 생각되는 공공부문에 대한 지원 예산은 줄이고.
또 지금 정부가 직접 융자를 해주는 사업이 있습니다. 그런 것은 융자하는 방식보다는 이자율 차입 방식, 그러니까 이자율을 낮춰주는 대신에 그 낮아주는 이자율만큼 정부가 보조해 주는, 그런 방식으로 돌리면 세출을 좀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재정 건전성도 유지해 가면서 또 경제상황 악화에 대한 대비도 하고,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감세에서 핵심 쟁점이 되는 종부세 얘기 좀 해보죠. 이한구 의원께서는 당장 급하지는 않다는 입장인데, 제가 얼마 전에 한나라당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하고 인터뷰를 해 보니까 오히려 지금의 여러 가지 경제 활성화 대책들이 빛을 발하려면 종부세 인하가 전제조건이다, 상승 작용 일으키려면 종부세부터 빨리 인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시더라고요?
◆ 이한구
상황 판단,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겠죠.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급하지 않다고 보는데, 우선 종부세 내는 건 개인이잖아요. 그리고 또 비교적 재산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경우는 이거 세금 깎아준다고 해서 소비를 더 할 것이라고, 깎아주면 더 하고, 안 깎아주면 덜 하고 하는 그런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큰 (효과)도 없고.
또 하나는 국민들 전반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단합을 해야 하는데 이걸 갖고 싸움을 하고 있으면 국민들이 더 단합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 저는 오히려 그래서 국민 정서 내지 국민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안 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 안정 빨리 시키고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돼서, 그게 오히려 사회가 안정돼야 사람들 투자 심리도 나아지고 소비 심리도 나아지는 것 아니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야당이 주장하는 부가세 30% 인하 요구, 이건 어떻게 보시나요?
◆ 이한구
저는 이건 무리한 요구라고 봅니다. 그 사람들 주장대로 하면 12조원의 세수 감소가 생깁니다. 지금 이판에 12조원이나 세수를 감소시키고 어떻게 위기 극복에 필요한 지원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몇 달 전보다 경제 상황이 많이 어려워져서요. 서민층을 돕기 위해서는 부가세 인하를 다시 고려해볼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 이한구
야당 주장이 논리에 모순이 있는 게요, 흔히 부자들한테는 감세 많이 해주고 왜 가난한 사람들은 감세 안 해주냐고 그러잖아요. 그러면서 이걸 내놓는데. 부가세야말로 부자들이 더 많이 쓰잖아요. 그건 왜 그렇게 얘기를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 진행
일단 그런 걸 떠나서라도 30% 인하가 세수를 따졌을 때 불가능하다는 말씀?
◆ 이한구
그렇죠. 지금은 그걸 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이라는 말씀이고.
◇ 김현정 / 진행
그럼 조정은 안 되나요?
◆ 이한구
그래서 우리 당에서 지난 번 선거 공약으로 내 놓은 것이 중산층 이하가 주로 소비하는 품목의 경우에는 부가세를 내려주자, 그게 우리 당의 안으로 국회에 제출돼 있어요. 그런데 정부가 이것도 하기 싫어해요. 한나라당에서는 하고 싶어 하는데, 정부는 이것도 싫어하거든요. 그리고 종부세 깎아주고 상속세 깎아주자고 그러니까 이게 판단이 도대체 어떻게 되느냐, 그렇게 얘길 하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위원장께서는 중산층 이하가 주로 쓰는 물품에 대한 부가세 인하만이라도 꼭 통과 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신가요?
◆ 이한구
선거 공약입니다. 그래서 법안을 제출했는데 지금 정부가 하기 싫어하면 또 이게 잘 실현이 안 돼요. 세법이라는 것은. 그런데 어쨌든 야당이 주장하는 전반적인 부가세 인하는 절대로 할 수 없는데, 그렇다면 타협안으로 우리 한나라당이 제안했던 중산층 이하 서민들이 쓰는 품목에 대한 부가세 인하, 그건 타협 볼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 민주당, 민노당, 이런 야당에서는 현재 경제 위기 대처가 미흡했던 데에 대해서 오늘 대통령 시정연설 중에 좀 사과를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은행권에 지급보증안 처리도 동의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 이한구
사과하고 안 하고 하는 것하고, 지금 우리 은행들이 대외적으로 외화 차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을 상대적으로 참 불리한 것을 좀 균형을 맞춰주자는 그런 정책적인 것하고, 그걸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좀 제정신인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거는 그거고 지급 보증은 지급 보증 아니냐, 저는 그런 생각인데.
◇ 김현정 / 진행
물론 따로 이기는 합니다만, 지금 민주당이나 민노당에서는 어쨌든 경제 위기 대처를 미리 빨리 못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 아니냐, 이런 게 아닐까요?
◆ 이한구
제가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요, 지금 은행이 대외적으로 신용이 좀 떨어져 있잖아요. 그래서 못 빌리는 거잖아요. 은행이 그렇게 떨어지게 만든 것은 누가 만들었어요? 지난 정권 때 은행들 몸집 불리기 한 것을 방관하다가 이렇게 된 것 아니에요? 그래놓고는 지금 와서 다른 얘기 하면 어떻게 해요.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국제금융 본산지인 미국에서 터져서 온 나라 온 지구에 퍼진 거잖아요. 원인은 거기에 제일 큰 게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지난 정권 때 각종 거품을 우리나라에 만들어 냈는데 거기에 불이 붙은 거거든요. 부동산도 그렇고 주식 시장도 그렇고 은행도 그렇고.
그러면 이런 걸 원인이나 누가 책임 있느냐 이런 걸 자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고, 지금은 어떻게 하든지 푸는데 노력을 하면 좋겠고, 정부도 일부 잘못한 게 있으면 잘못했다고 넘어가면 되는 거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걸 어떻게 넘길 거냐, 그게 제일 중요한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어떻게 넘길 거냐, 이런 말씀해주셨는데. 이런 얘기 나올 때마다 하는 질문이 강만수 경제팀의 교체가 시장의 특단의 조치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제팀 경질론 말입니다. 이 부분 어떻게 보시나요?
◆ 이한구
제가 여당 의원이잖아요. (웃음) 여당한테 그렇게 질문하면 제가 뭐라고 답하나요?
◇ 김현정 / 진행
제가 여당 의원님들 나오셔도 꼭 이 질문 드리는데요. 지금 워낙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뭐 사람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좀 객관적으로 어떻습니까.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팀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 이한구
글쎄요, 그건 청와대에서 계속 듣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게 원체 위기의 가운데 있기 때문에 지금 한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사람보고 계속 물러나라고 하면 이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중간에 그만둬야 될 정도의 신뢰가 떨어져 있는 건지.
◇ 김현정 / 진행
여러 가지 경제 정책 내놓는데도 약발이 안 듣는 건 경제팀 자체를 못 믿기 때문이라는 얘기들도 있어서요?
◆ 이한구
그런 것도 물론 전혀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제일 큰 것은 미국 정부가 내 놓은 것도 약발이 안 먹히잖아요. 유럽 각국 정부가 내놓는 것도 약발 안 먹히고. 지금 상황은 그런 거거든요. 그러면 한국 정부가 뭐 다른 나라 정부보다 훨씬 유능해야 된다, 그런 전제하라면 몰라도. 지금 상황이 원체 어려운 상황입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여러 가지 여쭐 이야기가 많은데요. 여기에서 정리를 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7(월) 이한구 예결특위위원장 "서민층이 쓰는 품목, 부가세 인하해야"
2008.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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