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8(수) 삼성 라이온스 마스코트 9년, '사순이' 김상헌
2008.10.08
조회 1004
오늘 저녁 6시입니다. 벌써 아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시각입니다. 요즘 야구 인기가 대단한데요. 오늘 만날 화제의 인물은 선수도 아니고 감독도 아닌데 야구 팬들에게 선수, 감독 못지않게 사랑을 받고 있는 분입니다. 바로 야구단의 마스코트인데요. 마스코트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삼성 라이온즈의 블레오를 초대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삼성 마스코트 블레오 인형을 쓰고 일하는 분이신거요?
◆ 김상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자기 소개를 직접 부탁드립니다.
◆ 김상헌
안녕하세요. 저는 삼성 라이온즈 마스코트 블레오 중에서 블레오팀 팀장 맡고 있는 김상헌이고 하고요. 저는 거기에서 좀 난폭하다고 소문나 있는 빨간 리본 암사자를 지금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김상헌 팀장님, 반갑습니다. 팬들은 블레오라는 이름이 있는데 안 쓰고 사순이라고 부른다고요?
◆ 김상헌
블레오라는 이름 생긴지 지금 2년 3년밖에 안돼서 그 전에 이름 없을 때 사순이, 사돌이 불렀던 그 이름들을 친숙해 하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사자할 때 사순이, 사돌이 그러는 거죠. 제일 난폭하고 그러면서도 굉장히 춤도 잘 추고 익살스러워서 아주 마스코트들 중에서도 인기가 굉장히 높다고 들었어요. 동영상도 여기 저기 인기고요. 느끼십니까? 그 인기를?
◆ 김상헌
그게 제가 원래 난폭하려고 난폭했던게 아니라 제가 이 일을 한지 오래 됐습니다. 지금 9년째고요. 그리고 또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지자 라고 했을 때 제가 그냥 군기 반장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 봤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포악해진 것 같고. 저희가 원래 캐릭터를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들이 아니고, 원래 대구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남들 다른 구단보다는 춤을 잘 춘다 이런 소문들이 좀 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들으니까 김상헌 팀장님 혹은 마스코트 쓰시는 분들 어떤 분들인가 더 궁금해지는데, 저는 그냥 그때그때 아르바이트로 오시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네요?
◆ 김상헌
네. 전문 팀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삼성 직원이신 건가요?
◆ 김상헌
아니오. 삼성의 밑에 하청 업체 이벤트 회사에서 무용단으로. 원래는 무용단이고요 야구 있을 때는 야구 캐릭터, 농구 있을 때는 농구 캐릭터 이렇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다 보니까 9년 10년 계속 하실 수도 있는 거군요. 그야말로 전문직이네요. 그러면 같이 모여서 춤 연습도 많이 하시고 캐릭터 연구도 하시고 이러시나요?
◆ 김상헌
매일 6시간 정도는 춤 연습을 하고요. 캐릭터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손수 다 발고 다시 꿰매고 하거든요. 지금까지 9년 동안 쭉 선배들부터 해왔기 때문에.
◇ 김현정 / 진행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많겠습니다. 어떤 것 기억 나십니까?
◆ 김상헌
경기를 저희가 한 번 졌을 때는 약주 많이 하신 분들 와서 때리실 때도 많았고요.
◇ 김현정 / 진행
너네 때문에 졌다. 화풀이?
◆ 김상헌
저희가 거기에 대응할 수 없죠. 그 분들 마음을 알기 때문에.
◇ 김현정 / 진행
무리한 것 요구하는 분들은 없으세요?
◆ 김상헌
2-3층 높이 되는데서 덤블링 하라고. 재미로 하는 것 같은데 안 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인형 탈 쓰고 있으면 말 소리가 바깥으로 안 나가지 않나요?
◆ 김상헌
저희들 말을 하면 절대 안 되고요.
◇ 김현정 / 진행
답답한 상황 어떻게 설명합니까?
◆ 김상헌
답답하다고 몸으로 표현하면...
◇ 김현정 / 진행
가슴 치면서?
◆ 김상헌
네. 하다보면 얘기가 풀리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동영상 보니까 선수들이 와서 마스코트 엉덩이 치기도 하고 그런 장면 나오기도 하는데 그리고 마스코트가 감독님이나 주심에게 가서 애교 피기도 하고 사전에 짜고 하는 겁니까? 즉흥적으로 하는 건가요?
◆ 김상헌
경기 중에 일어나는 퍼포먼스는 다 즉흥에서 이뤄지고, 만약에 저희가 중간에 철가방을 들고 나간다든가 그런건 사전에 준비하고요. 경기 중에 주심이 많이 공을 몸에 맞았다거나 힘들면 박카스 근처에 있는 것 찾아서 드리기도 하고. 거의 즉흥에서 이뤄지는게 많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사랑의 메신저네요. 그야말로... 선수들하고도 친하세요?
◆ 김상헌
많이는 아니고 있고 친한 선수들 몇 명 있고.
◇ 김현정 / 진행
어떤 선수하고 제일 친하세요?
◆ 김상헌
개인적으로 진갑용 선수와 친하고. 진갑용 선수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존경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언제 한 번 탈 쓴 마스코트들이 탈 벗고, 선수들이 한 번 써보는 탈 바꿔 써보는 그런 이벤트 어때요?
◆ 김상헌
저희야 영광이죠.
◇ 김현정 / 진행
은근히 경쟁심도 있을 것 같아요? 다른 구단의 마스코트들하고?
◆ 김상헌
처음에는 그런 경쟁심 같은건 없었는데요. UCC라든가 인터넷들이 발달하다 보니까 올해 신생 구단인 우리 히어로즈의 턱돌이라는 캐릭터와 경쟁을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경쟁심이 느껴진다는 것도 재미 아니겠습니까?
◆ 김상헌
저도 그렇지만 저희 동생들이랑 많이 하기 때문에 동생들이 많이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재미있는 일만 있는게 아니라 서러운 일도 많으실 것 같아요? 힘들고 덥고? 어떤 때가 제일 힘드세요?
◆ 김상헌
저희가 치어리더랑 응원 단장이랑 같은 그룹이거든요. 다 끝나고 나오면 저희는 스피커 치우고 뒷정리하고 정신 하나도 없는데 치어들은 사인해 주는데 정신없고, 응원단장은 사진 찍어 준다고 정신없고 그럴 때 서럽죠. 저희는 (탈 벗으면) 아무도 못 알아보니까.
◇ 김현정 / 진행
우리 야구 팬 여러분들 현장에 가시면 마스코트들의 애환도 좀 알아주시고 격려도 해 주시고 악수도 해주고 신경 써 주세요.
◆ 김상헌
쓰고 있을 때는 굉장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경기 있잖아요? 삼성이? 롯데하고? 오늘도 굉장히 땀 흘리면서 응원하셔야 될 것 같아요. 잘 싸워 주시고. 저는 어느 쪽도 편을 못 들겠습니다. (웃음) 너무 뜨거운 경기라.
◆ 김상헌
아유, 삼성 응원해 주셔야죠.
◇ 김현정 / 진행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