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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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화) 유범재 KIST 인지로봇연구단장 "'마루'가 걸었을때 최고의순간"
2008.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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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 20cm 키의 덩치 좋은 로봇이 ‘원더걸스’의 ‘Tell me’에 맞춰서 춤을 춥니다. 상상이 가십니까? ‘마루’라는 이름이 붙은 인간형 로봇인데요. 어제 ‘Tell me’ 춤을 추는 모습이 공개가 돼서 화제입니다. 직립보행이 가능하고 팔과 다리를 함께 움직이는 이런 로봇은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거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로봇 수준 어디까지 와 있는 걸까요? ‘마루’를 만든 분이세요. 키스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인지로봇연구단장 유범재 박사 연결돼 계세요.

◇ 김현정 / 진행
‘마루’가 ‘원더걸스’ ‘Tell me’ 춤을 추는 모습 깜짝 놀랐습니다. 기존에도 걷고 움직이는 이런 로봇은 자주 봤는데 ‘마루’ 로봇은 어떤 점이 달라진 것, 어떤 점이 진보한 건가요?

◆ 유범재
아시겠지만 이제 이전에 있던 인간형의 어떤 이런 것들은요. 주로 이제 양팔을 이용해 가지고 움직이려고 하면은 그러면은 걸으면서 할 수는 없었고, 한 자리에 정지해 있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상체를 움직이려면 하체는 고정해야 하는 군요?

◆ 유범재
네. 이번에 개발된 것은 걸어가면서 양팔 운동을 할 수 있는 거거든요. 움직이면서 인사를 한다거나, 걸어가면서 인사를 한다거나, 아니면 걸어가면서 식탁 위를 닦아 준다거나, 이런 식으로 걸어가면서 양팔을 이용을 해서 일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하나가 있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사람의 동작을 금방 배울 수 있도록 그래서 인간이 어떤 동작을 하면은 그러면 그 동작을 실제 로봇의 동작에 맞게 변환을 해 주고 그것을 이용해 가지고 실제 로봇에 적용해 가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그런 기술 개발 됐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걸어가면서 하체와 상체를 같이 움직이게 하는 게 어려운 기술인가요?

◆ 유범재
그렇습니다. 걸어갈 때도 안 넘어지도록...

◇ 김현정 / 진행
균형을 맞추는 것들?

◆ 유범재
네. 그런 건데 걸어가면서 다시 또 이제 한 팔이라든가 아니면 두 팔을 움직이면 전체 무게 중심이 움직이거든요. 흔들리거든요. 그렇게 움직이더라도 안 넘어지도록 벨런싱을 해 주는 그런 기술 필요하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마루’ 같은 로봇 하나가 탄생하려면 연구 기간 얼마나 걸리나요?

◆ 유범재
지금 실제로 저희가 5년째 이 연구를 하고 있거든요. 하드웨어적으로는, 전체 외형이나 이런 것을 갖추는 데는 2년 반쯤 걸렸는데요. 그런데 그 이후에 안쪽에다가 우리 인간처럼 유사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어떤 운동 제어라든가 아니면 인시 알고리즘 같은 것을 입력을 해 주는데 2년 반 정도 걸렸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연구진은 얼마나?

◆ 유범재
연간 50명 정도씩.

◇ 김현정 / 진행
어마어마한 연구네요. 규모가. 우리가 쉽게 말을 합니다만 로봇이 두 발로 일어서고 사람 얼굴 인식하고 이게 참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거구나 이런 생각 설명 들으면서 와 닿는데요. 우리가 공상 과학 연구에 워낙 익숙해서. 그렇게 열심히 연구하는데도 발 하나 움직이고 손 하나 움직이고 이 정도밖에 못해? 이렇게 할 수도 있겠어요? 좀 허탈했던 기억은 없으세요?

◆ 유범재
그러니까 지금 이제 어떤게 있냐면 저희가 만약에 5년 정도쯤 연구를 하더라도 실제 언론이라든가 일반인들을 위해서 시연을 하는건 2-3분 아니면 길면 10분 정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떤 일반인한테 파는 어떤 그러니까 일반 제품이 아니고 연구실에서 지금 우리가 연구용으로 이제 한 것이기 때문에 10분 안에 할 때도 혹시나 오동작이나 이런 것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안에 그 한 번 오동작을 하면은 그러면 5년 동안 한 일이 마치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실패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 저희들은 굉장히 힘들죠.

◇ 김현정 / 진행
모르겠어요. 기억나는 에피소드 많으실 것 같아요? 5년 동안 ‘마루’ 하나 잡고 연구하다 보면은?

◆ 유범재
맨 처음에는 이게 인간형이기 때문에 걷게 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하드웨어를 맨 처음 개발한 다음에 걷게 하는데까지 6개월 정도 계속 걷는 연습을 했거든요. 어느 날 갑자기 이제 한 친구가 막 들어오더니 달려 들어와서 ‘저희 걸었습니다’ 할 때 그 때 기분 굉장히 좋았고요. 실제 안쪽에다가 인식하거나 어떤 인공 지능을 일부 집어넣어서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앞에 있는 물건이 어떤 것들인지 하는 것을 인식했을 때.

◇ 김현정 / 진행
그야말로 마루 아버지시네요. 박사님, 이런 저런 얘기 들으면 시간 더 걸릴 것 같은데. 오늘은 맛 보기로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해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