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2009년도 국가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짠 첫 국가 예산안인데요. 내년도 우리나라 살림 잘 꾸렸는지, 가계부를 챙기는 마음으로 꼼꼼하게 함께 짚어보죠. 기획재정부 배국환 제2차관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우선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6.5% 증가를 했네요?
◆ 배국환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2007년에서 2008년 넘어올 때 증가율이 7.9%였으니까 그거보다는 낮은 수준이고, 또 2005년, 2006년 하고는 비슷한 수준인 건데요. 이번 예산 수립의 기조랄까요, 방침은 뭐였습니까?
◆ 배국환
내년도 예산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첫 예산입니다. 그래서 이 정부의 국정 철학과 과제들을 잘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짰는데요. 우선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굉장히 일자리가 잘 안 늘어나기 때문에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에다가 집중 투자를 했습니다.
그래서 시장 활력과 성장 동력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 능력을 올리는데 역점을 두고, 그리고 감세를 통해서 경제가 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디에 얼마를 배정했는지를 보니까요, 눈에 띄는 것이 통일이나 환경 분야에 대한 배분이 이전 정부보다 줄었더라고요?
◆ 배국환
그것은 좀 내용을 설명을 드려야 해요. 왜냐하면 지금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있지 않습니까. 북쪽에 지원하는 예산은 남북협력기금을 통해서 나가는데, 금년에 지출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보니까 그 돈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내년에 대폭적으로 늘릴 수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인도적인 지원이나 쌀 비료 주는 것은 그대로, 그 수준은 그대로 갑니다. 쌀 40만 톤, 비료 30만 톤, 이렇게.
◇ 김현정 / 진행
이월이 된다는 말씀이시죠, 올해 안 쓴 것들이?
◆ 배국환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환경 분야는 어떻습니까?
◆ 배국환
환경 분야도 교통에는 환경세가 개편이 되면서 다소 좀 줄어들 것으로 저희도 예상을 했습니다만, 환경이 또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줄이진 않고 현상 유지 정도는 한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복지 예산을 살펴보면 9%가 증가가 됐네요. 사실 당초에 크게 깎일 것으로 우려를 했는데, 특별히 좀 신경을 쓰신 건가요?
◆ 배국환
복지 예산은 9%가 증가가 됐는데, 우리 재정지출규모 증가율이 7.9%에서 6.5%로 적어지지 않았습니까? 그것에 비해서 복지 지출이 금년에 10.2에서 9%로 줄어든 것은 상대적으로 적게 줄어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전체 분야별로 보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에요, 복지가.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복지라는 것은 한 번 제도가 도입되면 그대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우리나라 복지 예산의 한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굉장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낮아진 것 아니란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예산안을 보면 감세를 하면서도 재정 지출은 크게 줄이지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돈 들어올 곳은 별로 없는데 씀씀이는 그대로 유지를 하는 게 되는데요. 가계부 적자 내지 않겠다는 건데 이게 가능할까요?
◆ 배국환
저희가 감세를 하면서 균형재정도 달성 하겠다고 돼 있습니다. 뭐냐 하면, 기본적으로 재정지출증가율이 자기 벌어들이는 수입보다도 적어야 합니다. 그래서 적게끔 그렇게 짜져 있습니다, 내용을 보시면.
그 다음에 구조 조정 같은 걸 많이 했어요. 대표적인 게 내년도에는 공무원들의 증원, 처우, 이런 것들을 전부 동결 시켰습니다. 그런 것들이 굉장히 사실 아픈 부분이죠.
◇ 김현정 / 진행
그런 것들 통해서 감세를 하는데도 재정 지출 줄이지 않게 하는 어떤 바탕이 됐다는 말씀이신데요?
◆ 배국환
그렇습니다. 그런 데에서 생긴 재원을 SOC라든지 R&D라든지 경제를 살리는 쪽에 투입을 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럼 공무원 얘기가 나왔으니까 그것부터 질문을 드려볼게요. 공무원들의 희생을 통해서라도 일단은 좀 경제를 살리고 재정 지출은 줄이지 않으면서도 감세하는 방안을 마련해보겠다는 말씀, 참 좋은 말씀입니다만, 지금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소비자 물가가 이렇게 오르는 상황에서 우리를 희생하라는 건 너무하다, 우리도 가족이 있다, 너무 긴축한 것 아니냐, 이런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배국환
저도 공무원입니다. 공무원들이 우리 경제가 어려울 때는 항상 공무원들이 솔선수범을 해야 합니다. 그게 공공 부문에 있는 사람들의 책임과 역할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 물가도 오르고 하는데, 공무원들도 공무원이기 이전에 하나의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좀 어려움이 있으시겠지만, 경제를 살린다는 큰 대의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협조를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그런데 예산안을 들여다보니까요. 경제 성장률을 5년 내에, 지금은 4% 후반인데, 5년 내에 7%까지 끌어 올린다, 이런 이야기들이 들립니다. 가능할까요?
◆ 배국환
국가재정운영 계획상 중기 계획입니다. 2012년까지 6.8% 성장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어요. 보시기에 따라서는 굉장히 높은 성장이다, 너무 장밋빛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렇게 되면 좋겠습니다만, 지금 워낙 세계 경제가 어려워서요.
◆ 배국환
이렇게 보셔야 합니다. 목표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목표가 없는 사람은 그것도 못합니다. 저희는 목표를 가지고 경제를 운용하고 있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비전이자 목표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꼭 달성을 못 하면 어떻게 할 거냐, 미리서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지금 미국 경제가 저렇기 때문에 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해서 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가능성은 얼마나 보십니까?
◆ 배국환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니고요. 되지도 않을 목표를 저희가 설정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감세를, 아마 대한민국 생긴 지 대규모 감세를 이렇게 많이 한 것은 처음일 겁니다. 27조원 가량 되는 돈을 감세를 해서 그렇게 되면 소비나 투자가 살아나서 그게 경제로 다시 돌아와서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그렇게 되면 성장 활력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요.
그 다음에 추가해서, 규제 완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기업 활동을 하시는 분들 제대로 기업할 수 있게끔 해주고, 그 다음에 공공 부분에서 효율성을 올려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다 합쳐지고, 그 다음에 노사간에도 대 타협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경제가 어려운데 서로 다 제몫 찾기만 한다면, 경제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것들이 다 모아진다면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죠. 747 공약이 어느 정도 다시 재상정 됐다, 다시 비전으로 세워졌다, 이렇게 봐도 괜찮을까요?
◆ 배국환
이게 변한 게 아니고요. 당초부터,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가요, 경제가 어려워서 수정을 한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요?
◆ 배국환
수정을 한다는 것은 단기적인 겁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예산을 다 짜고 나니까 미국발 금융 위기가 발생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순간에 그걸 다 수정을 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 다음에 경제가 갑자기 나빠진 것도 아니고. 지금 상황을 그래서 보고 있습니다. 상황이 예를 들어서 급변해서 더 나빠진다면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 그렇게도 어제 국회에서 보고를 했어요.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배국환 제2차관님 담당 분야는 아니지만, 이 질문을 안 드릴 수가 없네요. 외환 시장이 계속해서 심각하게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외환당국에서 구두 개입을 하든 실제 개입을 하든 모두 효력을 잃은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배국환
환율이 최근에 많이 급등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것은 원인을 잘 분석을 해 보면 아무래도 경상 수지가 최근에 굉장히 나빠졌어요. 미국에 수출을 하던 게 굉장히 수출이 둔화가 되고 개도국에도 약간 둔화가 되는 지표로 나타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이 있고.
그리고 미국 금융위기가 되다 보니까 우리 쪽에서 주식 매도를 통해서 외국인들이 많이 빠져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이 겹쳤고. 또 유가가 그동안에 올랐기 때문에 그걸로 인한 수출 대금 결제 수요, 이런 것들이 월말에다가 분기 말에다가 하는 것들이 겹쳐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유가가 다행히 지금 떨어지고 안정되는 추세로 갈 것으로 예상이 되기 때문에 10월 이렇게 가면 무역수지나 이런 게 개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환율도 거기에 따라서 안정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1207원인데, 1300원까지도 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무리한 관측입니까?
◆ 배국환
환율이라는 건 예측을 해서는 안 됩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서 흘러가야지, 정부가 예측을 해서 제시하거나 하는 것은 안 되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차관님 말씀을 들어보니까 안정될 거라는, 조금 마음을 놓으신 것 같아서 제가 질문을 드렸어요.
◆ 배국환
안정되길 바래야죠. (웃음)
◇ 김현정 / 진행
혹시라도 안정이 안 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해 놓고 계십니까?
◆ 배국환
정부가 환율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지나치게 급변할 경우에는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번 같은 공개 개입도 있을 수 있군요, 지나치게 급변할 경우에는?
◆ 배국환
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참 문제인데요. 이게 흑자 도산 막기 위한 대책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우량 중소기업이 상당수 키코에 가입돼 있어서 지금 자금 경색이 심각한데요. 중소기업 측에서는 일단 공적 자금 투입해서 숨쉬게 해 달라, 살려달라는 주장인데 어떻습니까?
◆ 배국환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이게 은행과 중소기업 간의 사적인 거래에 의해서 통화옵션상품을 거래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개인 간의 거래로 끝나야 되는데, 국가가 거기에 개입을 하는 것은 사실 원칙적으로 바람직스럽지 않은 겁니다. 바람직스럽지 않은데, 중소기업들이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걸 수수방관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부로서는 금융기관들에 대해서 대출 연장해 준다든지, 정부가 직접 보증하는 문제 등을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이건 발표가 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대책회의에서 나온 부분이군요?
◆ 배국환
조만간에 발표를 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공기업 선진화 3차 방안은 언제 발표 되나요?
◆ 배국환
지금 1,2차가 8월에 다 발표가 됐고요. 3차가 쟁점이 굉장히 많은 기관들만 남아 있어요. 신보 기보 등을 비롯해서. 정부로서는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부처간에 충분하게 협의를 통해서 합의점을 찾고 있는 단계에 있고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저희가 특별한 사유 없이 미루는 게 아니고요. 그게 다 정리가 되면 10월 초중반 경에 발표를 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 중에 민감한 하나가 민영 미디어렙 문제인데, 이번에 포함이 됩니까?
◆ 배국환
민영 미디어렙 문제는 아직 확실하게 결론이 안 났고요. 기본적으로 정부의 생각은 코바코도 독점체제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이것도 경쟁시스템으로 가는 게 맞다, 이런 것은 기본 원칙은 있습니다. 다만 그런 과정에서 종교방송이라든지 소위 마이너 방송들, 마이너 방송들이 어려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충분한 지원과 보완 대책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충분히 검토해서 이분들이 어려움 겪지 않도록 함께 고려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번 종교방송 지역방송 사장단들과 문화부 장관 만났을 때, 내년도에 실시는 아니다, 검토를 충분히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기조는 여전히 유지가 되는 거고요?
◆ 배국환
그렇습니다. 2009년에 이걸 당장 시행한다, 그런 취지는 아니란 걸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 김현정 / 진행
내년도도 충분히 검토하는 그 단계에 머물 것이다?
◆ 배국환
네, 이게 부작용이 없도록 충분히 검토가 돼야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수) 배국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 "경제상황 급변하면 국회에서 예산재논의"
200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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