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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수) 류현정 씨티은행 외환딜러 "현 상황, IMF와 비슷하지만 또 달라"
2008.10.01
조회 804
오늘 외환 딜러 한 분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16년차 외환 딜러인데, 7월 하순 이후로는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 최소한 딜링룸에는 IMF 사태가 온 것 같다, 이런 말들 요즘 외환 딜러들이 많이 하신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스트레스 심하게 받고 있을 이 분, 직접 만나보죠. 한국씨티은행 외환 데스크의 류현정 부장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 8시 47분 넘어서고 있는데, 이 시각 외환 딜링룸 풍경은 어떻습니까?
◆ 류현정
지금은 사실은 전일 뉴욕 시장 체크 하고 하루 거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조금은 긴장과 그리고 기대 섞인 그런 상황이 교차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외환 딜러들 일하는 것 생각해 보면은 데스크에 컴퓨터가 쭉 늘어져 있고 한 손에는 전화기 잡고 자판 두드리고 이런 모습이 상상이 되는데, 하루 종일 그런 겁니까?
◆ 류현정
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이 전화기와 스크린으로 하루가 보내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 앞에는 스크린이 9개 정도, 8개 정도 놓여져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한 사람 앞에?
◆ 류현정
맡고 있는 업무에 따라 조금씩 틀립니다. 제가 조금 업무 폭이 넓다 보니까 스크린이 조금 더 많은 편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외환 딜러가 무슨 일 하는가 막연하게는 알겠는데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어요. 어떤 일이죠?
◆ 류현정
가장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외화를 사고팔아서 이익을 실현시키는 업무가 외환딜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증권으로 말하면 펀드 매니저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은행 대신해서, 기업 대신해서 외화를 팔고사고하면서 최대한 환차익 남기는 역할?
◆ 류현정
그렇습니다. 펀드 매니저는 대부분 고객을 위해서 고객을 대신해서 거래를 수행하지만 제가 하는 일은 은행의 자기 이익을 위해서 은행을 위해서 사고파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돈을 만지는 거니까 얼마나 스트레스 받을까 그냥 생각해도 알겠는데, 7월 이후에는 외환 시장 어려워지면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시다고요?
◆ 류현정
네. 예상이나 거래 전략이 빗나갔을 때에는 당연히 큰 손실 보게 될 거고 그것뿐만 아니라 작은 오퍼레이션상 실수도 적게는 수만불 많게는 수십만불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 다들 긴장하고 거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작은 오퍼레이션 실수라면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 류현정
예를 들면 거래 점표를 하나 누락을 시킨다든가 또는 만기를 점표를 투입하면서 거래 만기를 잘못 등록한다든가 그런 작은 실수들이 항상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통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은데, 이렇게 환율이 며칠 사이에 수십원, 수백원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는 그 결과가 엄청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다 보니까 계속 신경 써야 되고 점심을 제대로 드신 적이 없다면서요? 7월 이후에는?
◆ 류현정
거의 대부분을 햄버거, 샌드위치, 또는 김밥으로 먹고 있고 밖에 나가서 밥 먹는건 거의 생각을 못 하고 있고 가끔씩 여유가 생기면 구내 식당에서 10분 15분씩 점심 먹는건 거의 호사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월급 많이 받으시는데 점심은 제대로 못 드시는 군요? 햄버거로 하시는 군요? (웃음)
◆ 류현정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 진행
외환 딜러들의 애환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류현정 부장께서는 16년차시니까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많으실 것 같아요? 실수했다든지 우연히 했는데 대박 났다든지? 기억나는건?
◆ 류현정
결국은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많이 돈을 벌거나 많이 손해를 보는 경우일텐데, 저 같은 경우에는 번 것 보다는 손해를 본 게 큽니다. 97년도 외환 위기가 막 한참 정점에 도달했을 때 최고가에 달러를 상당액 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니까 환율이 200원 빠지더라고요. 그 기억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경우였고, 그리고 거래를 하면서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은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실수를 보면서 그런 실수들을 보완하는 디커버리 하는 그런 거래를 상황을 보면서 많이 간접적 경험을 많이 했었고 그런 것들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난 번에 200원 손해 봤으면 다 합치면 어느 정도 손해보신 거예요?
◆ 류현정
그 거래가 500만불 짜리 거래였는데, 500원에 200원이니까 그냥 10억이 되겠죠.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한 번 실수가 나고 나면 잠을 며칠 동안 못 주무실 것 같아요?
◆ 류현정
그런 스트레스에 어쩔 수 없이 익숙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트레이더 라는 직업이 탐욕과 공포, 또는 절제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 필요한 상황이고 그런 스트레스를 나름대로 즐길 수 없으면 이 업무를 오래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느 정도 도의 경지에 올라야 할 수 있는 직업 같은데, 어제 1,207원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5년 4개월만에 환율이 최고치를 기록을 했는데 이게 IMF 사태 때와 비슷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류현정
일정 부분 유사한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 차이가 있습니다. IMF 때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은행들이 달러를 살 수가 없어 가지고 한국은행에서 배급을 받다시피 했었습니다. 그런 정도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이나 은행들이 상당 폭의 외화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분은 IMF와 유사한 부분을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나 국내 원화 자금 시장 또는 그 당시와 비교해서는 현격하게 틀린 기업의 재무 같은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겠고, 다만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그 당시 비해서는 가게 부채가 굉장히 많이 증가한 상황이고 그리고 재정 수지가 그 당시에 비해서 악화돼 있는 부분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류현정 부장님 오늘도 고생 많이 하셔야겠네요.
◆ 류현정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어저께 뉴욕 상황이 미국 구제 금융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그리고 다우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을 했습니다. 거기에 따라서 소위 이머징 통화들은 굉장히 많이 약세를 보였었는데 어제께는 시세가 상당 폭 안정이 됐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국내 시장이 하향 안정으로 출발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하루도 점심 잘 챙겨 드시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