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러시아에서 돌아왔습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냈다는 보도들 나오고 있는데요. 러시아에 동행했던 청와대 박병원 경제수석과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이번 방러의 최대 성과는 뭐라고 보시나요?
◆ 박병원
최대의 성과... 성과가 하도 여러 가지가 많아서요. 보시는 분에 따라서 어느 게 최대의 성과인지 다를 수 있는데, 대통령께서 회담 과정에서 정리를 하시기를 러시아와 한국 간의 에너지 실크로드와, 철의 실크로드, 녹색 실크로드, 세 가지 실크로드를 놓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전체를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에너지 실크로드라고 하는 게 자원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박병원
그렇습니다. 시베리아하고 캄차카, 사할린 이쪽에 에너지가 굉장히 많다는 게 지금 확인돼 있지 않습니까. 이미 저희들이 사할린에서 150만 톤 가스를 내년 4월부터 들어오게 돼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750만 톤을 2015년부터 추가로 들여오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2015년 기준으로 그 사이에 우리 가스 수요도 많이 늘어나지 않겠어요? 늘어난 수요의 20%를 충족할 수 있는 굉장히 큰 거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을 만들어서 기체 상태로 그대로 들여올 수도 있는 그런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그 질문을 드려보려고 했는데요.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게 한러 간의 가스관 연결 사업인 것 같습니다. 이게 북한 땅을 통과해야 하는 문제라서 사실은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는데 러시아가 책임지고 북한을 설득 하겠다고 말했죠?
◆ 박병원
러시아가 아무래도 나서면 북한을 설득하기도 좋고 가스관이 연결된 후에라도 안전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러시아가 추진을 한 사업일 경우에는 안전 보장에서도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이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북한과 어느 정도 사전 교감, 접촉이 있지 않았을까요?
◆ 박병원
그런 데에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는 회담 도중에 없었습니다. 어쨌든 러시아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 시켜보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회담 중에 그런 얘긴 없었어도 정황 상으로는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은 할 수 있겠네요?
◆ 박병원
그런 추측가지고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왜 제가 그 부분을 자꾸 질문을 드리느냐 면요. 일부에서 좀 걱정의 목소리가 좀 있습니다. 만약 북한과 러시아가 사전에 얘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남한과는 얘기를 해서 발표를 한 거라면, 외교 관례상 상당히 북을 자극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남북관계 더 경색되는 것 아니냐?
◆ 박병원
북한한테 아무런 부담이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없을 거라 보고요. 또 저희들 입장에서는 사실은 블라디보스토크 정도까지 가스관이 러시아 자체가 부설하는 걸로 돼 있거든요. 우리는 거기에다가 액화가스 공장 지어 가지고 지금처럼 계속해서 LNG로 바꿔서 수입해 와도 됩니다. 이것은 순전히 북한에 관해서는 아주 호의적인, 북한이 부담 없이 통과료를 받을 수 있는, 철도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좋은 제안이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보시는군요. 철의 실크로드도 좀 연결해서 질문을 드리면요, 그러면 이 가스관 사업과 함께 시베리아 철도 연결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이 되는 건가요?
◆ 박병원
러시아에서는 지금 나진-하산 간의 우리나라 철도와 북한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 연결을 이미 추진을 하고 있고요. 다만 저희들 입장에서는 이게 공동성명 내용에 나진-하산 철도는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진-하산이 연결된다고 해서 우리나라까지 연결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저희들은 한국 종단 철도로까지 발전을 시켜서 궁극적으로 시베리아 횡단 철도로 연결해서 우리한테 도움이 될 텐데, 그게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것 같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얼마나 걸릴까요?
◆ 박병원
우선 북한의 양해도 필요하지만 절대적인 공사 기간도 상당히 걸릴 걸로 생각을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 물동량 증가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이번에 대통령께서 또 하나 제안하신 게 바로 두만강 건너편에 보면 블라디보스토크 주변에 러시아 항구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그게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바로 연결이 될 수 있거든요. 그 항구 중에 한 곳을 지정을 해서 우리 한국전용 부두를 하나 만들자 하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포시에트라는 항구하고, 보스터니치 항구라고 이게 블라디보스토크 좌우에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듣기로는 포시에트 라는 항구가 일본에서도 상당히 탐내는 항구였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이렇게 선뜻 내주게 된 건 어떤 이유일까요?
◆ 박병원
지금 단계에서 선뜻 내어줬다, 까지 표현하기는 어렵고요. 우리가 지도까지 펼쳐서 대통령께서 열심히 설명을 해서 그쪽에서 구체적으로 나중에 장소가 포시에트가 될지 보스터니치가 될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다, 즉시 추진을 해보도록 하자, 하는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저희들이 얻어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전용 부두, 물류 단지가 생기면 운송하는 기간이 얼마나 단축 되나요?
◆ 박병원
보통 우리나라에서 남쪽으로 배로 한 40일 정도 걸리는 걸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쪽으로 수송을 하면 한 20일 정도, 반으로 기간이 줄고, 코스트도 낮아질 수 있고 그렇게 들었습니다.
하나 꼭 더 말씀드릴 것은 소위 그린 실크로드라고 해서 농업과 임업 개발을 우리가 연해주에 대규모로 한번 해 보겠다, 하는 그런 합의도 있었고요. 그리고 그것보다 더 당장 가시화 된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러시아 해역에서 명태를 잡아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기에서 명태를 잡을 수 있는 쿼터가 한계가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획 할당량이죠?
◆ 박병원
그렇습니다. 그게 자꾸 줄어서 지금 반 정도로 줄어있는 것을 대통령께서 제시를 해서 그때 마침 러시아 수산청장이 배석을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바로 수산청장하고 얘기를 하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명태 쿼터를 회복시켜주는 그런 약속도 이번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러시아를 다녀오신 사이에 세계 경제는 상당히 어두운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 이야기로 넘어가 보죠. 우선 지금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 박병원
제가 모스크바 있을 때 구제금융안이 의회에서 승인을 못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잠을 거의 못 잤습니다. 마침 국내에서 우리 대통령 실장님하고 재경부 장관, 금융위원장이 아침부터 모여서 적절한 대책을 발표해 주셔서 생각보다 저희들은 타격을 받지 않고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선제 대응을 잘 해서 다른 국가에 비해 충격이 적었다, 이런 말씀을 이 대통령께서도 하셨는데요. 그 선제 대응이라는 건 외환 보유고를 적절히 잘 풀었다는 말씀이 되는 건가요?
◆ 박병원
시장에다가 직접 달러를 푸는 건 아니고요. 은행의 유동성 부족을 일시적으로 매꿔 주는 거거든요. 그것뿐만이 아니고 공매도를 당분간 제한한다든가 하는 조치도 바로 장이 열리기 전에 아침에 바로 있었지 않습니까. 그리고 바로 중소기업들이 흑자 도산 하는 일이 없도록 대책도 발표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이 좀 신속하게 잘 되기도 했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좀 신중하게 판단을 하고 움직여 준 점도 굉장히 저는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미국에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벌어진 일이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당장 그렇게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돌아 돌아서 오긴 오는데 당장 흔들리진 말라는 당부를 하시는 것 같아요?
◆ 박병원
그렇습니다. 지금 사실은 주식 시장과 외환 시장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봐서 그런 게 아니고 지금 전세계적으로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그것을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다른 어디보다도 확보하기 쉽다, 그래서 자기네들이 여태까지 주식 사 두고 있는 것을 팔아서 자꾸 팔고 나가는 그것 때문에 그런데. 우리가 거기에 휩쓸릴 이유는 없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그럼 우리 외환 보유고는 넉넉하다고 판단하십니까?
◆ 박병원
넉넉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한쪽으로 계속 벌어들이고 있고요, 한쪽으로 지출하고 있고. 그것의 차이만큼만 외환보유고로 막으면 되는 거거든요. 마치 우리한테 돈 줘야 될 사람들은 아무도 우리한테 돈 안 주고 우리가 돈을 지불해야 될 사람한테는 우리가 다 줘야 되는 그런 식의 상황을 전제해 가지고 얘기를 하는 거는 현실과 너무 괴리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 나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걱정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보시는군요?
◆ 박병원
지금 경상수지 적자의 제일 큰 원인은 기름값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 진행
환율도 거기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 박병원
환율도 한 몫을 하고 있겠지만, 과거에 우리가 분석해본 바에 의하면, 환율에 따라서 그렇게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출은 28-9% 씩 늘어나고 있고. 유가가 지금 수준에서 안정되어 준다면 90불 안팎에서만 안정되어 준다면, 10월 달에는 저희들이 경상수지 흑자도 바라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너무 낙관적으로 보시는 건 아닌지?
◆ 박병원
아닙니다. 중국이 철강 수출에 대해서 수출 관세를 매기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우리나라 철강 수요 업체들이 철강 수입을 굉장히 앞당겼어요. 한 달에 한 20억불 수입 되던 게 지난 9월에는 44억불이나 수입이 됐거든요.
그런데 이거는 앞으로 쓸 것을 굉장히 앞당겨서 샀지 않습니까. 그건 이번 달 적자를 만드는 요인은 되지만 앞으로는 몇 달 동안은 철강재 수입 안 해도 된다는 계산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앞으로는 흑자를 만드는 요인이 되고 그렇습니다.
제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제가 계산한 게 아니고요. 전문 기관들이 모여서 계산을 한 건데, 10월 달에는 흑자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10월에 환율 사정도 나아지리라 보시나요?
◆ 박병원
당연히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하나 제가 말씀드릴 것은, 예를 들어서 지금 확정치 국제 수지가, 통계들이 항상 한참 늦게 나오거든요. 지금은 사정이 굉장히 많이 개선되었는데 신문에 보도되는 국제수지 통계들은 무역수지 통계들은 지난 달 아니면 지지난달 거거든요. 지금은 개선이 빠른 속도로 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아침 기사를 보면 7월부터 9월까지 우리가 외화를 184억 3천불 풀었다, 외환 보유고를 말입니다. 이런 공식 발표가 났는데, 이 정도면 너무 쓴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 박병원
외환 보유고를 우리가 하염없이 쌓아놓기만 하려고 가지고 있는 것 아니지 않습니까? 외환 보유고라는 게 필요할 때 쓰려고 가지고 있는 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어제 저희가 기재부 배국환 차관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747 공약 유효하다, 이런 말씀을 하셔서 크게 보도가 됐습니다. 어떻게 경제 수석 보시기에도 전망이 가능한가요?[BestNocut_R]
◆ 박병원
747의 해석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7% 성장이 가능하다, 라고 하는 부분은 이 정부 임기 내에 7% 성장이 가능한 그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경제로 만들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경기 상황에 따라서 잠재 성장 능력 보다 더 될 때도 있고 덜 될 때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잠재 성장력이라는 것은 실제 성장률하고는 다르다는 점을 우선 말씀드리고. 이 잠재 성장률이라는 건 그러면 어떻게 하면 높이느냐, 이게 투자를 많이 하면 그만큼 생산 능력이 확충돼서 성장 가능한 그게 높아질 거고요. 그 다음에 여러 가지 규제 개혁이나 이런 제도 개혁을 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하면 성장 잠재력이 커지는 거거든요. 결국은 앞으로 4년 반 동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수정을 하거나 이럴 계획은 없으시고요?
◆ 박병원
왜냐하면 그거 충분히 가능한 거거든요.
◇ 김현정 / 진행
세계 경제가 워낙 안 좋아서요?
◆ 박병원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규제 개혁을 하고 제도 개선을 하고 국내외 투자를 일으키느냐, 그래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느냐, 그런 우리들의 노력에 달려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것을 불가능하다고 얘기를 하면 나라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직무 유기가 될 것 같습니다. 최대한 노력을 해야죠.
◇ 김현정 / 진행
마지막 질문입니다.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이 어제 발표가 됐는데, 중소기업들 반응이 뜨뜻미지근해요?
◆ 박병원
키코에 가입하신 분들 중에서, 원래 이게 환 위험을 환율 등락의 위험을 피해가기 위한 상품으로 제시가 됐던 건데요. 1년에 자기가 수출하는 금액 범위 안에서 키코 상품에 가입하신 분들은 다 득을 본 걸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 보면 자기가 1년 수출하는 수출 총액보다 2배를 가입하신 분들 있고요. 그런 경우에 손해를 보신 걸로 돼 있는데.
저희들이 이번에 중소기업에 대한 8조원 자금 지원 계획은 키코 상품에 가입해서 지금 기업경영 사정이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특별히 더 많이 해드리고 그럴 성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원인이 어떻게 되었든지 간에 일시적으로 자금난에 빠져 있고, 그 다음에 저희들이 분석을 한 결과 앞으로 일시적인 자금난만 해결해 주면 계속 수익성도 좋고 얼마든지 앞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경우에 대책을 해 드리는 거거든요. 일시적인 자금 지원으로는 회생하기가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하겠죠.
◇ 김현정 / 진행
다른 방법 어떤 것?
◆ 박병원
그런 경우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야겠죠. 일시적인 자금 지원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수단을 써야 될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목)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 "외환보유고, 필요할 땐 써야..내달은 흑자날것"
200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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