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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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금) 데뷔 20년 봄여름가을겨울 "백발 성성해져도 관객 기절할 무대 만들것"
200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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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청바지에 기타 하나를 메고 그 뒤로는 감각적인 선율이 흐릅니다. 이 그룹을 생각하면 아직도 청년의 느낌이 강한데요. 벌써 20년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얘깁니다. 이번에 20주년 기념 앨범 ‘아름답다 아름다워’를 발표하고 우리 곁으로 다시 왔습니다. 쉽게 빠르게 새로운 것만 찾는 요즘 음악계에서 20년 동안 함께 음악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씨 만나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아니 벌써 20년 되셨어요?

◆ 김종진
하하하. (웃음) 20년이 그렇게 빨리 가는 줄 처음 알았어요.

◇ 김현정 / 진행
두 분 생각하면 항상 청바지에 턱수염도 기르시고 자유스러운 청년의 이미지 워낙 강해 가지고요. 데뷔 20년이라고 하니까 낯서네요.

◆ 김종진
처음에 10년은 정말 열심히 일을 하느라고 시간이 빨리 가는 줄 몰랐고 그 이후에 10년은 음반이 두 장밖에 안 나왔어요. ‘브라보 마이 라이프’ 그리고 이번 음반 ‘아름답다 아름다워’. 그래서 그런지 좀 여유 있게 생각이 될 수 있었지 그런데도 빨리 가버리네요.

◇ 김현정 / 진행
한국에서 그룹 한다는 게 쉽지가 않죠?

◆ 김종진
그렇죠. 한국... 외국도 물론 그렇겠지만 더더욱 한국에서는 그룹 한다는 것 자체가 음악적인 견해 차이도 있겠지만 열심히 해서 인기가 좀 있으면 리드 보컬을 다른 기획사에서 빼 가요. 그래서 솔로로 데뷔키시고 그런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사실 연주자들끼리만 모여서는 생활이라고 하죠? 먹고 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팀을 유지를 하고 그런게 사실 힘들어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그룹으로 20년 이상 간 그룹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정도죠?

◆ 김종진
맞습니다. 부활 같은 경우에 그렇게 해 주셨고. 사랑과 평화, 지금도 건재하게 활동하고 계시죠.

◇ 김현정 / 진행
굵직굵직한 분들 대를 이어서 봄여름가을겨울 20년 맞으셨는데. 사실은 20년이면 부부들 간에도 싸울 일 많고 형제, 자매, 부모님들하고도 싸우게 되는데 두 분은 다툰 적 없어요?

◆ 김종진
거의 없다고 봐야죠. 아니면 많이 싸웠는데 지나고 나니까 그게 다 아름다워 보였을 수도 있고요.

◇ 김현정 / 진행
어떤 것 가지고 주로 다투세요?

◆ 김종진
저희는 아무래도 음악의 견해 차이 때문에 다투는 경우가 있었어요. 가령 전태관씨는 드러머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강렬한 일렉트릭 음악 같은 것을 해보고 싶은데 전태관씨는 드러머로 어쿠스틱 드러머를 계속 고집을 해요. 그래서 당시에는 좀 우리가 음악에 뒤처지는 것 아닌가. 다른 후배 밴드에 비해서 뉴한 느낌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돌고 돌다 보니까 결국은 이제 어쿠스틱 드럼 연주하고 그런 게 더 멋있는 그런 시대가 왔어요. 약간 길게 보는게 결국은 승리로 가는 길이 아닌가.

◇ 김현정 / 진행
결국은 음악적인 견해 갖고 다툰다는 것도 더 좋은 음악 만들기 위해서 그만큼 두 분이 치열하게 20년 지내셨다는 얘기가 될텐데요.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실 것 같아요?

◆ 김종진
척 하면 삼천리라는 얘기 있잖아요. 눈만 봐도 이 친구가 식당에 가면 메뉴를 고를 필요도 없어요. 넌 짬뽕? 그쪽에서는 너는 자장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와요.

◇ 김현정 / 진행
부부 같으실 것 같아요?

◆ 김종진
어떻게 보면 부부보다도 저는 결혼해서 2년 살았으니까. 전태관씨와는 25년 지났거든요. 그러니까 더 가깝죠.

◇ 김현정 / 진행
주로 공연을 많이 하시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 김종진
아무래도 저희의 첫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단독 공연으로 가지지 못했고요. 거장 한영애씨 단독 공연에 저희가 중간 게스트를 했어요. 그 때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이라는 연주곡을 했는데 그게 끝나자마자 3분 정도 저희가 입을 열지도 못하게 관객들이 박수 계속 쳐 주셨어요. 손을 들어도 잠깐 멈췄다가 다시 이어지는 박수가 저희를 결국 눈물 흘리게 만들었고 다음 곡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를 앞 부분을 울먹이면서 부르다가 결국 1절 부분은 관객들이 대신 불러주셨어요. 그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고요.

◇ 김현정 / 진행
게스트로 나간 공연이었는데 연말 시상식 분위기 같았겠네요?

◆ 김종진
비슷한 느낌의 공연이 또 하나 있었던게 지난 2002년에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발표하고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졌어요.

◇ 김현정 / 진행
그때 그 노래가 굉장히 인기가 있었잖아요?

◆ 김종진
그런데 저희는 그런 대중의 반응 사실 알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가슴 떨리면서 여러분이 우리의 컴백을 6년 만에 발표한 음악이었으니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무대 위에 올랐는데 막이 딱 떨어졌는데 4천석 되는 객석 가득 채워 앞에부터 끝까지 가득 채워주시고 손에 야광봉을 들고 노란종이비행기를 접어서 우리를 반겨주시던 그 모습에 그때도 역시 그때 연주곡을 첫 곡 했어야 했는데 노래를 하다가 앞부분 또 1절을 못 불렀잖아요.

◇ 김현정 / 진행
또 우셨어요? (웃음) 말만 들어도 전율이 오르네요. 김종진씨는 롤 모델이라 그럴까요? 닮고 싶은 선배 그룹이나 가수 어떤 분들 있으세요?

◆ 김종진
전태관씨하고 적어도 1년에 네 번쯤은 그런 얘기를 해요. 우리의 롤 모델은 누구였을까? 그러고 보면 정말 우리 앞에 길을 만들어 주신 모든 음악가들이 한 분도 빠지지 않고 그레미상을 받은 연예인이라도. 작은 선술집에서 생계를 위해서 연주를 하시던 그런 선배들이라고 좋고 그런 분들이 저희의 롤 모델입니다. 정말 저희한테 중요한 롤 모델의 단어의 의미는 우리가 후배들한테 진정한 롤 모델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문을 해요. 그래서 저희는 진짜 음악을 놓지 말자. 그리고 이 음악으로 상업적으로 성공적으로 대단히 성공해서 흰머리가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도 무대에 올라서 관객들을 너무 멋있어 하면서 기절하게 만들자. 서로한테 용기를 붇돋아요.

◇ 김현정 / 진행
예순되서도 칠순되서도 흰머리 휘날리면서 소리지를 수 있게 해주세요.

◆ 김종진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래 흐르고)

◇ 김현정 / 진행
지금 흐르고 있는 노래 20주년 기념 앨범 중에 한 곡이죠. ‘슬퍼도 울지 않을거야’ 맞습니까?

◆ 김종진
네. 맞습니다. 뉴스쇼 청취자 여러분들 애청자 여러분들 요즘 많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도 힘들어도 웃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아침 정말 반가운 목소리였습니다. 끝까지 장수하는 그룹 돼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