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제 얘기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습니다. 세계 경제가 위급한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요. 어제 원달러 환율 1,395원까지 갔습니다.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도 1300선 무너지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데, 고환율 때문에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이 바로 수출중소기업입니다.
보통 수출을 하는 기업은 환율이 오르면 덕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군요. ‘키코’라는 상품으로 인한 피해는 이미 많이 알려졌습니다만, 어제 국정감사에서는 ‘환변동보험’이라는 또 다른 상품이 중소기업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 연결해서 자세히 살펴보죠.
◇ 김현정 / 진행
‘환변동보험’이라는 게 어떤 상품인가요?
◆ 정태근
환율이 올라가게 되면 수출 기업은 이익을 보게 되고, 환율이 내려가면 수출 기업은 손해를 보게 되는데, 손해를 보는 것에 대해서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서 수출보험공사가 미리 일정 환율로 환변동보험에 가입하게 되면 그 손실만큼 환율이 내려가서요, 그 손실만큼은 기업이 수출보험공사로부터 보장을 받는 거고요. 환율이 올라가면 그 차익만큼 수출공사에게 돌려줘야 하는 상품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수출 계약해놓고 보통 돈을 주고받는 건 몇 개월 뒤니까, 그 몇 개월 뒤에 환율이 떨어지면 보험에서 그 손해만큼 보전해주고,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기업이 보험에게 그 이익만큼을 내놓는, 안전성을 찾아주자, 이런 거군요?
◆ 정태근
네, 다만 키코와의 차이점은, 키코 같은 경우는 예를 들면 환율이 일정 이하로 떨어지면 기업은 전혀 손실을 보상받지 못 하는데, 반대로 일정 환율, 즉 낙인 환율이 아주 높은 환율에 들어가게 되면 2-3배로 환수금을 은행에 물어줘야 하거든요. 키코는 훨씬 위험성과 투기성이 높은 상품이고 그것에 비해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어서 오히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이것을 많이 권했었죠.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그리고 이게 수출공사에서 하는 건가요?
◆ 정태근
수출보험공사에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더 많은 사람들이 믿고 여기에 안전성을 찾아서 많이 들었겠습니다?
◆ 정태근
아무래도 키코를 이용하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많이 이용을 하게 되고요. 물론 일부는 역시 투기적인 게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말씀하신 것처럼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어떻게 보상받을 것인가, 환율이 내려갈 것을 걱정해서 드는 상품이죠.
◇ 김현정 / 진행
제가 그 질문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환율이 올랐지 않습니까. 그러면 수출 기업으로서는 이익을 냈으니까 그 이익만큼 보험에 돌려주면 되는 것 아닌가요. 뭐가 문제가 되는 거죠?
◆ 정태근
지금 환율이 아주 급격히 올라가고 있거든요. 키코도 마찬가지이고, 이 상품도 마찬가지인데요. 작년에 이 상품이 가입될 때 환율이 대략 900원대 초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을 고비로 1,030원을 돌파한 다음에, 어제는 무려 1,395원까지 갔습니다. 이렇게 되면 환수를 해야 될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요.
그렇게 해서 이미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업들의 손실 금액이 6,449억원이었고요. 앞으로 연말까지 3달 동안 만약에 환율이 1,350원대라고 가정하면 추가로 한 7,000억 정도, 7,086억 정도, 만약에 1,400원대로 간다고 하면 7,985억원 대, 약 8천억이죠. 이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거고요.
그렇게 되면 환변동보험과 관련해서 기업들이 총 환수해야 할 금액이 올해만 해도 1조 3천억 내지 4천억 정도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수출을 잘 하고도, 특히 이 기업들이 신용 등급이 낮기 때문에 흑자 도산을 하는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 진행
들으시는 분들이 헷갈릴 것이, 그러면 번 돈이 있을 테니까 번 돈만큼 환수하는 것 아니냐, 번 돈은 어떻게 되는 거냐, 이걸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번 돈은 이미 다른데 투자를 한다든지 급한 불을 끄는데 이미 써놓고?
◆ 정태근
환수금 만큼 환율이 올라간다고 해서요. 환수금 만큼 이익이 생기는 건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기업이 수출하기 위해서는 자재를 들여오지 않겠습니까. 사실은 환수금은 환율이 올라가는 만큼 그대로의 돈이고, 수익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실제로 구조가.
◇ 김현정 / 진행
원자재 수입하는 돈은 같이 올라가고. 그런 데에 써버렸는데 보험에 내야 할 돈은 많아지고. 제2의 키코 사태까지 가겠습니까?
◆ 정태근
비교적 키코보다는 위험성이 적고 안정성이 있다고 해서 이 상품을 운영했는데, 지금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오니까 환율이 급격하게 올라서 이 사태가 발생한 거죠. 이것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거고요. 어제 이것 때문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여야의 많은 위원들이 수출보험공사에 대해서 대책을 얘기했는데요.
먼저 말씀드릴 것은 사실은 정부가 이미 키코 사태 때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정책 자금 4조 3천억에, 보증 확대 4조원으로 총 8조 3천억 정도의 추가 공급을 발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수출보험공사에서도 10월 5일에 환수금 연체 이자 납부를 연장해주는 등의 세 가지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해당 기업의 요구들은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환수금과 연체 이자로 인한 자금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서 장기 저리로 대출을 해주거나 환수금과 연체 이자 납부를 유예하거나 연장해 달라, 이런 거거든요. 결국 방안은 건실한 기업인지 여부를 엄격히 선발하는 과정이 먼저 있어야 하고요. 이에 근거해서 연체 이자를 일부 감면해주는 방안, 공사에서 환수금 회수에 대한 특례 보증을 해서 저리 대출을 해주는 방안, 환수금 분할 상환 기간을 3년까지로 해놨는데 더 늘려주는 방안들이 고려가 될 수 있고요.
제가 꼭 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정부의 대책뿐만 아니라 금융권과 대기업의 상생 정신이 매우 절실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세계적인 금융 위기니까 은행들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대출 연장을 안 한다든지 신규 대출을 급속히 억제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면 기업들은 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더 어려워지는 거거든요.
예를 들면 우리 금융권의 대출 자산이 총 850조인데요. 이 중에 가계대출이 400조, 중소기업이 400조, 대기업은 한 50조 정도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 우선적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중소기업과 서민들입니다. 그래서 은행권에서 너무 신용을 억제하는 것들은 하지 말아야 된다는 거고요. 대기업도 마찬가지인데요. 지금 대기업들이 이미 해외에 예치해 둔 외화 계좌가 상당히 있다는 거거든요. 사실은 이 외화 계좌를 국내 외화 계좌로 전환하는 것도 외환위기를 타개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요.
◇ 김현정 / 진행
해외에 들어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요?
◆ 정태근
그건 저희도 파악하기 어렵고요. 또 한 가지는 일부 기업 같은 경우는 워낙 환율이 계속 올라가니까 결제를 지금 홀드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은 빨리 결제를 해서 중소기업들이 다 납품하고 하청하지 않았겠습니까. 이런 걸 풀어주는, 대기업도 앞장서서 우리 중소기업들을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외환위기를 넘기기 위해서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알겠습니다. 요즘 국감 현장 보니까요. 민본 21에 함께 참여하고 계신 분이죠, 한나라당의 김성식 의원은 현 경제팀에서 연일 비판하는 목소리 내시던데, 지금 경제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정태근
일부 문제점이 없는 건 아닌데요. 지금 사실은 경제 위기가 이미 실물 경제 위기로 접어든다고 얘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보여 지거든요. 지금은 경제팀의 교체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요. 우선적으로는 이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어떻게 가는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보고, 그건 정치권도 마찬가지라고 보고, 이 사태가 좀 더 진정되고 나면 그때 가서 논의할 문제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일부에서는 일단은 어떤 결단을 해야 될 시기가 아니냐, 더 이상 신뢰 회복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어떤 처방을 내놓아도 약발이 안 듣는 상황 아니냐, 그래서 조금 시기가 그렇긴 하지만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 정태근
저는 지금 이 문제로 논란을 벌일 시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네, 기재부와 금융위원회가 이원화 된 문제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로 통일하는 것도 처방전 중 하나가 되지 않겠느냐,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경제부총리제 부활로도 얘기 되는?
◆ 정태근
경제부총리 부활 문제의 핵심은 이런 것 같습니다. 지금 이렇게 금융 위기가 오고 여러 군데에서 위기가 왔을 때 이것을 총괄하고 그야말로 리베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나눠져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여 지거든요. 문제는 직제를 신설시키는 문제도 물론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역할을 어떤 사람이 제대로 할 것인가.
◇ 김현정 / 진행
순위를 정해주는 거요, 지금 이원화 된 상황에서?
◆ 정태근
그렇죠.
◇ 김현정 / 진행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군요. 그렇지만 지금 국내, 국외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그게 가능할까요?
◆ 정태근
어차피 지금 청와대 입장에서 보면 우리 경제 전체를 내다보는 거거든요. 그래서 국내 국외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을 함께 볼 수 있는 역할을 누군가에게 주어져야 하고. 실제로 그 분이 문제가 생긴 지점에 대해서 조정하고 총괄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이라도 그건 당장 할 수 있겠네요?
◆ 정태근
네.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9(목)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 "대기업들,외화계좌 국내로 전환시켜야"
200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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