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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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5(월) 고속버스 운전기사 백운현 "손님들,차타는 시간은 꼭 지켜주세요"
200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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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연휴에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일하는 분들 상당히 많이 계십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명절마다 우리를 고향으로 데려다는 주지만 정작 본인들은 가지 못하는 그런 분들의 애환을 들어볼까 합니다. 바로 고속버스 운전기사분들이세요. 15년간 기사로 근무 해 온 금호고속의 백운현 기사님 연결해 보죠.

◇ 김현정 / 진행
지금은 어디 계십니까?

◆ 백운현
지금 배차 전에 지금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도 일을 하시는 거죠?

◆ 백운현
10시 40분에 울산에 배차가 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보통 기사님들은 명절에 어떻게 근무 표를 짜서 운행을 하세요?

◆ 백운현
이틀 근무하고 하루 쉽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우리 백 기사님 같은 경우에는?

◆ 백운현
오늘 나왔습니다. 어제 쉬고.

◇ 김현정 / 진행
올해 귀성길에는 울산만 다녀오신 거세요?

◆ 백운현
네. 12일 날 울산하고, 13일 울산.

◇ 김현정 / 진행
울산까지는 몇 시간이나 걸리나요? 올해는?

◆ 백운현
올해는 많이 안 걸려서, 제일 많이 걸린 시간이 7시간 조금 못 걸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원래 울산이 4시간이면 가는 곳이죠?

◆ 백운현
4시간이 아니고, 4시간 30분에서 40분 정도.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비교적 괜찮네요? 명절치고는? 7시간이면?

◆ 백운현
그 전에 비하면 너무나 편한 시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예전에 한참 막힐 때는 울산까지 얼마나 걸렸나요?

◆ 백운현
20시간에서 22-3시간까지도 걸렸습니다.

◇ 김현정 / 진행
20시간이면 아침 밥 먹고 9시에 출발하면?

◆ 백운현
그 다음 날 아침에.

◇ 김현정 / 진행
비행기 타고 미국 가는 것 같네요?

◆ 백운현
그보다 더 걸린 거죠.

◇ 김현정 / 진행
과거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고속도로 소통이 나아진 건가요? 아니면 올 추석만 좋아진 건가요?

◆ 백운현
올 추석만 좋아진게 아니고요. 고속도로가 많이 개통 돼서 그랬고, 그리고 금년에는 연휴가 짧아서 안 가는 분도 많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20시간 정도 걸리면 그 안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많았을 것 같아요?

◆ 백운현
저는 운전대 잡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앉아 계신 분들은 너무나 답답하고.

◇ 김현정 / 진행
화장실은 어떻게 하세요?

◆ 백운현
그때는 보통 손님들도 4-5시간 정도는 준비를 하고 오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참을 준비?

◆ 백운현
네.

◇ 김현정 / 진행
그래도 아이들이 급하다 그러면 세워주세요?

◆ 백운현
그때는 갓길에 대고, 남자 분들하고 어린이들은 거기에서 볼일 보는데 여자 분들이 문제더라고요.

◇ 김현정 / 진행
그렇죠.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요. 불과 몇 년 안 됐습니다.

◆ 백운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고속도로가 완전 주차장이었던 시절 말이에요.

◆ 백운현
네.

◇ 김현정 / 진행
졸음이 심하게 올 때도 있지 않습니까? 20시간 달리다 보면?

◆ 백운현
그때는 저희 나름대로 그런게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노하우가?

◆ 백운현
네.

◇ 김현정 / 진행
뭘까요?

◆ 백운현
겨울 같은 경우에는 물티슈가 있어서 그러를 창문에 붙여놓으면 얼어붙어요. 그러면 그걸 목에도 문지르고 가슴에 문지르고. 그리고 심할 때는 물도 조금씩 등에다 붓고 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제가 사실은 재작년이던가요. 명절에 기사님 한 분과 비슷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기사분도 찬물을 등에 붓는다고 했어요. 물고문이네요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요?

◆ 백운현
모든 사원들이 그러한 것을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노하우들을?

◆ 백운현
네.

◇ 김현정 / 진행
고속버스 운전기사분들의 애환이라면 애환일 수도 있는데, 15년 전하고 비교하면 손님들도 많이 변했을 것 같은데? 손님들 정 이런 것?

◆ 백운현
정이라고 하면 그때만 못 한 것 같고, 그리고 명절에 내려가고 올라오시는 분들이 대가족으로 가지 않고, 단출하게 가기 때문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잘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예전에는 타면 들썩들썩 거리고 노래도 부르고 아이들이 떠들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 백운현
가족들이 다 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가족들이 다 가지 않는 것 같아요.

◇ 김현정 / 진행
그렇다 보면 기사님 챙기는 사람도 적겠어요. (웃음) 얄미운 손님은 어떤 손님?

◆ 백운현
차에 출발하기 전에 늦게 오셔 가지고 또 휴게소 가면 휴게소에서도 시간이 지나서 오는 분들 꼭 있어요. 그리고 그 전에는 10년 전에는 휴대전화 처음 나왔을 때요. 그때 대중으로 보급이 됐을 때 자랑하기 위해서 심야 운행을 하는데도 계속 통화하는 끊임없이 하는 분들 계셨어요.

◇ 김현정 / 진행
고생 많으세요.

◆ 백운현
고생이 아니죠. 저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백 기사님은 정작 명절에 친지들하고 가족들하고는 못 지내시는 것 아니에요? 15년 동안?

◆ 백운현
15년이 아니고 제가 버스운전한지 27년 됐는데요.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15년은 고속버스 운전이 15년?

◆ 백운현
네. 그리고 시내버스 운전하고 그랬었는데요. 그런데 명절에는 대중교통 수단은 쉴 수가 없기 때문에 가족들이 다 이해를 해 주시고.

◇ 김현정 / 진행
부모님들한테 이 기회에 한 말씀 하시죠?

◆ 백운현
부모님, 그동안도 참아주시고 이해를 많이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서 효도할 때 많이 효도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 김현정 / 진행
코끝이 찡해 오네요. 백 기사님, 동료 분들한테도 고생하신다고 감사 말씀 전해 주시고요. 오늘까지 더 고생해주셔야겠어요. 안전운전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