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은행 5위인 베어스턴스가 먼저 매각됐고요. 4위 메릴린치도 매각이 됐습니다. 3위죠, 리먼 브러더스는 아예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3, 4, 5위 투자은행이 모두 이렇게 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는데,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지금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을 해보겠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분이죠. 민주당의 경제통, 이성남 의원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9월 위기설 겨우 수습했는데요, 웬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나 폭발력을 가진 사건으로 보십니까?
◆ 이성남
어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그리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이라는 말로 표현이 됐거든요. 이미 세계의 금융시장이 글로벌화 된 상황을 보면 동조화 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리먼의 경우도 그 폭발력을 보여줬어요.
다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나 바클레이즈의 리먼 인수 협상이 무산된다는 소식이 계속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월가에서는 그때 이미 회생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린 것 같고. 즉 리먼의 경우는 월가에서 그 충격을 한 번 흡수한 셈이 아닌가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러면 AIG가 더 심각하다는 말씀처럼 들리기도 하네요?
◆ 이성남
AIG 부분 문제도 있고, 이게 끝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도 많은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관련해서 위험도가 높은 금융기관들로 리먼, 메릴린치, AIG 등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언급돼 왔거든요. 그런데 이 세 곳이 모두 결국 문제가 터진 셈이에요.
이로 인해서 금융시장이 한쪽에서는 불확실성이 완화된 게 아니라는 의견도 있고. 또 물어보신 것처럼 한편으로 아직까지 금융위기 정점에 도달하지 않아서 AIG가 더 위험하지 않냐 라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단지 AIG 위기가 만약에 잘못돼서 현실화 되는 경우가 있더라도 우리 경제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요. 과거와 같은, IMF 위기 같은 경제 전반을 아주 위기로 몰거나 하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낙관적으로 보시는 건데요. 과거하고 지금하고 어떤 면이 좀 다른 걸까요,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 이성남
과거와 다르다는 부분은 그동안 체질을 굉장히 튼튼하게 만들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체질이 변했다고?
◆ 이성남
그럼요.
◇ 김현정 / 진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려되는 경제 상황, 경제 지표들 보면 상당히 안 좋거든요. 환율 오르고 증시 떨어지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어딘가요?
◆ 이성남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부분을 말씀하시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네, 우리 경제.
◆ 이성남
우리 경제지표 변화에 있어서는 흔히들 경제는 심리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심리가 바로 표현되는 곳이 아무래도 주식시장하고 외환시장이거든요. 특히 이번 미국발 금융 불안으로 인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유동성이 악화될 것이 뻔해요. 그리고 우리 역시 외화 자금 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 같고요.
그런데다가 얼마 전에 정부가 외평채 발행을 시도 했다가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 진행
조건이 안 맞아서 그냥 가방 싸서 돌아왔죠.
◆ 이성남
조건이 안 맞았지만, 시기가 맞았는지 그런 걸 잘 살펴야 하는데 일종의 실패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좀 커지고 변동성도 더 커질 상황이라 이런 부분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달러 강세 현상을 좀 더 조장한 게 아닌가 해서 그런 부분이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 마련에 고심을 하고 있을 텐데, 어떤 대책이 시급할까요? 사실 외부 상황이 변하는 것을 우리가 컨트롤하기가 참 어려워서요?
◆ 이성남
그렇게 생각하시는 게 일반적인 견해인데요. 한편 그동안 우리 경제팀, 강만수 경제팀이 무엇을 했나 보면, 그중에 가장 아주 무분별한 것이 외환 시장에 대한 개입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성공적이지 않았고 실패한 면이 많아요. 그래서 그 결과를 보면 다른 나라에서는 달러 약세 현상을 보이는데도 우리나라만 유독 달러 강세 현상을 보이기도 하고. 경제를 어렵게 했거든요.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현 경제팀을 보는 불신이 팽배한 것으로 봅니다. 여러 가지 대책 마련을 고심하지만, 그런 현실을 잘 봐야할 것 같고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 우리가 정부 대책을 해야 될지, 그런 것을 말한다면, 이번에 IMF 위기에서 볼 때는 우리나라 국민이 천문적인 수업료를 내고 뼈저린 경험을 한 경우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 때는 일종의 그게 자산이라고 말 할 수 있거든요. 당시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시장 상황에 너무 휘둘리거나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한다면 될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대책을 요구를 한다면, 현재 우리 경제가 미국발 금융 불안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보면 그것보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 요인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제가 한 가지 예를 든다면, 현재 금리가 상당히 상승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당장 내년에 보면 장기로 가계 대출 연장을 받은 가계 대출들이 원리금 상환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상황이에요. 이것이 큰 문제 아닙니까? 그리고 부동산 PF도 있고. 이런 문제 하나하나를 어떤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가를 잘 짚어내고 이 문제들에 대해서 매우 세심하고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라, 그게 제가 주문하고 싶은 대책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조금 전에 강만수 경제팀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참 문제라는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그러면 더 이상 외환시장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까?[BestNocut_R]
◆ 이성남
저는 기본적으로 앞서 말했지만 정부가 무분별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그게 아주 원칙이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환율의 움직임은 시장에 맡겨야 되는 게 원칙인데 다만 어느 나라든지 환율이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히 쏠림 현상이 있거나 요동을 치는 경우에는 그럼으로써 우리 경제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정확히 판단이 될 때는 개입을 하면서 굉장히 단호하게 해야 하겠죠.
◇ 김현정 / 진행
단호하게 한다는 게 뭘까요?
◆ 이성남
찔끔찔끔 불필요하게 시장의 심리를 잘 못 가져가는 게 아니라 정말 시장에 정부가 그런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 단호하게 하면, 다시는 투기 자금이나 이런 데가 범접을 못 하게 만드는 거죠.
◇ 김현정 / 진행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7(수) 이성남 민주당 의원 "강만수 경제팀이 경제 더 어렵게 해"
200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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