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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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화) 택배 7년차 신일현 기사"밥먹고 가라는 시골할머니들 많아 "
200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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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주말이면 벌써 추석입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이 분들이 참 바빠질 것 같은데요. 특히 올해처럼 유달리 명절 연휴 기간이 짧을 때는 직접 찾아뵙지 못하고 선물로 대신하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더 바빠지는 분들입니다. 바로 택배 기사들이에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택배 기사 한 분을 만나보고 추석 풍경과 이 분들의 애환을 들어보겠습니다. 7년차 택배 기사세요. 신일현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 진행

지금이 오전 8시 47분, 뭐 하십니까?


◆ 신일현

지금 한참 물건 내리고요. 오늘부터가 추석, 본격적으로 물건이 시작되는 날이라서 한창 바쁠 시간입니다.

◇ 김현정 / 진행

죄송합니다. 바쁠 시간에 시간 내주셨어요. 이쯤 되면 선물 많이 오고갈 것 같은데 평상시보다 많이 늘었나?


◆ 신일현

그럼요. 보통 오늘 저번주하고 이번주하고 비교해 보니까 지금 배가 늘었거든요.

◇ 김현정 / 진행

배면 하루 몇 건 정도?


◆ 신일현

보통 하루에 배달하는게 150개 정도 배달하는데요. 오늘은 300개니까. 제가 300개를 다 치진 못해요. 그러니까 230개 정도는 내가 오늘 하루에 배달해야 돼요.

◇ 김현정 / 진행

평소보다 배로 는 건데 작년 이맘때하고 비교하면 어떤가요? 요즘 경제 어렵다고 하는데?


◆ 신일현

작년에 비해서는 작년에는 개인적으로 직접 주시는 선물도 많았었는데 그런거는 뜸하고, 경제가 안 좋아서 그런지 은행권이라든지 기존에 나왔던데 그런 물건들만 왔다 갔다 하는 추세에요.

◇ 김현정 / 진행

어떤 회사에서 VIP 고객에게 돌리는 선물 그런 것들이 주로 이루고 있군요? 주로 어떤 선물 많습니까?


◆ 신일현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옛날에는 와인이라든지 작년이나 재작년에는 그런게 많았는데 요즘은 멸치, 김, 굴비 아주 저가, 그런 물건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확실히 선물 내용을 비교해 보면 경기가 좋구나, 안 좋구나 느낄 수 있겠어요?


◆ 신일현

네. 금방 느끼죠.

◇ 김현정 / 진행

신일현 기사님, 지금 7년차라고 하시니까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배송하고 보니까 아는 집에 배달을 갔다든지? 잘못 배달하는 일은 많을 것 같고요.


◆ 신일현

그럼요. 그거는 허다하고요. 배달하다 보면 시골에 가면 할머니들이 밥을 먹고 가라 그래요. 우리는 시간이 바쁜데 명절 때는 시간이 돈인데 자꾸만 밥 먹고 가라고.

◇ 김현정 / 진행

청년 들어와서 한 끼 하고 가, 이런 분들이요?


◆ 신일현

네. 그런 분들 많이 있고요. 애들 같은 경우는 제가 선물을 주는게 아닌데 제가 주는줄 알고 고맙습니다 나와서 따라하고 그런 애들도 있고, 그런데서 보람을 느껴요.

◇ 김현정 / 진행

그런 에피소드는 좋은 기억이네요. 안 좋은 기억은?


◆ 신일현

방송에서 말하기 그런데, 좀 까다로운 고객님들이 가끔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어떤 손님들?


◆ 신일현

택배 배달을 하다 보면 물건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그래도 찌그러지거나 그럴 수가 있거든요. 그런걸 갖고서도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제가 최대한 우리들은 고객 시간에 맞춰주려고 하는데 꼭 자기는 배달하는 주소지에 지금 안 계신데 바로 옆 동에 있으니까 거리가 금방인데 왜 못 갖다 주냐. 우리는 그걸 갖다 주고 오면 하루에 1시간에 20개 이상 배달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갖다 주고 오면 1시간을 까먹어요. 우리는 1시간을 소비하고 오면 또 다른 고객님이 그 시간 맞춰달라 그러고. 그런 경우도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가까운 거린데 10분 정돈데 오세요. 이런 분들.


◆ 신일현

우리도 어떻게 하면 맞춰 주려고 하는데 명절 때 곤란한 경우가 생겨요.

◇ 김현정 / 진행

사실은 살림 어렵다 힘들다 하는데 택배 기사분들 근무 환경 대단히 열악하다고 들었다. 택배 회사 소속돼서 월급을 받나요?


◆ 신일현

거의 택배 그게 관리하시는 분들 사장님들이나 소장님들 우리가 하나가 영업소에 떨어지는게 평균 단가가 750원, 800원밖에 안 떨어져요.

◇ 김현정 / 진행

택배 하나 하면 우리 낼 때는 2500원, 3000원 이 정도 내는 것 같은데?


◆ 신일현

예를 들어서 부산을 간다 해도 우리가 직접 갖다 주지 못하잖아요. 고객님한테. 중간 단계가 열 사람의 손을 거쳐야지만 반대쪽 고객님한테 전달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보통 요새 택배기가 2500원 나오는데 열 사람이 노나 먹으면 실질적으로 배달하는 우리 같은 사람은 750원, 800원밖에 단가가 안 떨어져요.

◇ 김현정 / 진행

월급제가 아니군요?


◆ 신일현

월급하기에는, 그렇다고 초봉을 주면 하루에 오는 양이 있기 때문에 몇 백 만원을 줄 수가 없으니까 초봉이 140만원, 150만원밖에 안 하거든요. 젊은 사람들이 올 생각을 안 해요.

◇ 김현정 / 진행

그래요? 월급으로 주는 회사도 있고 개인 용달 가지고 뛰는 사람도 있고? 택배 회사는 중간 다리 역할. 신일현 기사님은 어떤가요?


◆ 신일현

저는 지입으로 해요. 차를 사서 제일 처음에는 직원으로 있다가, 일한 만큼 배달 한만큼 대가를 얻는게 훨씬 나은 것 같아서 지입으로 돼 있어요.

◇ 김현정 / 진행

택배 회사가 연결만 해주고 개인이 하는. 물건당 750원, 800원 받는 형식으로. 하루에 몇 개 배달한다고 했죠?


◆ 신일현

보통 하루에 150개 배달해야 기름값 제하고, 보험료 제하고 그래야 월급쟁이보다 조금 나아요.

◇ 김현정 / 진행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세요?


◆ 신일현

평상시에는 7시에 나와서 8시 9시까지 배달하고. 명절 때는 거의 밤 12시까지.

◇ 김현정 / 진행

하루에 몇 시간 근무하시는 건가요? 15시간? 16시간?


◆ 신일현

집에 가서 씻지 못해요. 피곤하니까 누워서 자다가 3-4시간 자고 세수도 못 하고 또 나오고 그래요.

◇ 김현정 / 진행

넉넉하게 돌아다니면서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초를 다투며 배달하는 거잖아요? 가끔 밥도 못 먹고 그러겠어요?


◆ 신일현

허다해요. 명절 때는 그러니까 오늘 같은 경우에도 나올 때 김밥을 분식점에서 사 왔거든요. 운전하는 중간에 다음 집 가는 중간에 입에 먹으면서 배달을 다녀요.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해서 시간 맞춰서 갔는데 문도 안 열어주는 손님도 있고 놓고 가세요 그러면 서운하겠어요?


◆ 신일현

있으면 괜찮으신데 없으면 전화를 드려야 되잖아요. 부재니까 옆집에 맡겨달라든지 고객이 원하는데가 있을 거 아니에요. 최대한 맞춰주려면. 차라리 계시면 고마운 일이에요.

◇ 김현정 / 진행

놓고가세요 하면 고마운 일이군요. 어디다 놓을지 모르면 난감한. 방송 듣고 계시는 택배 고객님들께 한 말씀?


◆ 신일현

우리도 고객님들께 최대한 시간을 맞춰주려고 하는데, 그게 우리도 사람이다 보니까 못 맞출 때도 있고, 명절 때는 꼭 한 번 물건을 보내실 때 하도 물량도 많으니까, 포장 깔끔하게 해 주었으면.

◇ 김현정 / 진행

튼튼하게 말이죠?


◆ 신일현

네.

◇ 김현정 / 진행

아침에 열심히 사는 사람 만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요. 힘 내시고요. 올 추석 풍성하게 보내십시오. 아무리 바빠도 점심 거르지 마시고요. 고맙습니다.


◆ 신일현

네.